*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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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행 실패 이유 전혀 납득 안돼
- 애초에 살해 후 다른 목적 있었을 것
- 성급한 수사종결과 판결, 이해안가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수원살인사건 피해자 남동생 곽00 씨

지난 1일,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의 범인 오원춘에 대한 결심 공판이 있었습니다. 검찰은 이날 사형을 구형했고요. 오는 15일 1심 선고가 내려집니다. 그런데 유가족들은 “수사를 더 해야 한다. 아직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라고 주장을 합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오늘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피해 여성 곽 모씨의 친 동생이 연결 되어 있습니다.

[IMG0] ◇ 김현정>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 지났는데, 가족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시나요?

◆ 곽OO> 다른 생활을 지금 전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사건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사건 직후에 어머님도 거의 생활이 어려우실 정도로 쓰러져 계시고, 이런 이야기들을 저희가 다 전해 드렸는데 몸은 좀 추스르셨나요?

◆ 곽OO> 수면제 같은 거에 의지 안하면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계십니다. 똑같습니다. 처음이랑.

◇ 김현정> 지난 금요일에 검찰이 범인 오원춘에게 사형을 구형했고요. 이제 곧 거기에 대한 1심 재판이 있는데요. 지금 다른 사건보다 수사도 빠르게 진행이 됐고, 재판까지 빨리 진행이 됐습니다. 일단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하십니까?

◆ 곽OO> 빠르다는 것 자체가... '명백한 사실 여부가 많이 나왔고, 더는 수사를 늦춰서 뭐하냐'는 식으로 재판 같은 게 너무 빨리 진행된 것으로 아는데요. 저희 가족이 느끼기에는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보다 더 다른,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더 많다고 생각을 하고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 것도 다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재판이 빨리 빨리 이뤄지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흡족하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이대로 수사를 종결하고 사형 선고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곽OO> 네. 맞습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성범죄가 목표였다"라고 보여지는데 저희 입장은 좀 다르다는 거죠. 목표가 강간으로 시작이 된 것 같지 않아요. 강간이 목적이었는데 그걸 실패하면서 어떤 증거인멸을 위해서 살해를 했다? 이거보다도 '애초에 살해가 목적이었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성폭행이 의도였는데 그게 살해로 간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살해,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는 말씀인가요?

◆ 곽OO> 그렇죠. 저희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어떤 고기를 목적으로, 인육을 목적으로 살해를 하려고 했다는 것. 그거에 대해서 더 무게감을 두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사실은 이 사건이 있던 후부터 시중에서는 "오원춘이 인육업자가 아닐까" 이런 소문은 있었습니다만, 그 부분에 대해서 유가족들도 그럴 수 있겠다 정도가 아니라 '조금 더 심증을 가지고 있는 상태' 라고 봐야 되는 겁니까?

◆ 곽OO> 감히 100% 확신한다고는 못하고요. 무게를 많이 두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강한 의혹을 가지게 된 어떤 결정적인 이유가 있습니까?

◆ 곽OO> 재판장 신문에서 피해자가, 저희 누나가 “거세게 반항을 해서 강간을 실패했다”고 계속 진술을 하거든요. 그런데 오원춘이라는 사람이 덩치 자체가 보통 평범한 일반인, 남자보다 훨씬 좋습니다.

◇ 김현정> 아주 건장하고 팔, 다리도 보통 남성들보다 훨씬 두껍고 긴, 이런 묘사들을 제가 봤습니다.

◆ 곽OO> 그런데 저희 죽은 저희 누나는 정말 약하디 약합니다. 보통의 여자보다도 좀 약하다고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여자인데요. 반항을 했다고 할지언정 자기가 성범죄가 목표였다면, 못했다고 하는 것 자체가 믿을 수가 없는 말이고요. 못 했다는 말보다 안 했다는 말이 더 맞는 것 같아요. 안 했다면 또 다른 목적이 있을 거라는 거죠, 왜 안 했는지.

◇ 김현정> 오원춘이 너무 술에 취했다든지, 이런 이유는 아니었을까요?

◆ 곽OO> 일단 범행 시작부터 술에 취한 사람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게 갑니다.

◇ 김현정> CCTV를 통해서 기다렸던 모습, 넘어뜨려서 끌고 가는 모습이 다 드러났으니까요.

◆ 곽OO> 술,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에 관해서는 재판에서도 그렇게 별로 언급이 안 됐고요. 계획적이라는 포인트는 재판부에서도 인정을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성폭행 의도로 보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바로 인육업자, 인육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연결되기는 어려울 텐데요. 그 사이에는 어떤 근거가 있을까요?

◆ 곽OO> 빨리 증거인멸하기 위해서 시신을 유기하려고 했다는 말은 하는데요. 그렇다면 여행용 가방에 그냥 보통의 사람이 들어가기는 정말 쉽지 않은 상황이니까 그 시신 자체를 어떻게 보면 절단을 내서 빠르게 했어야 하는데, 일용직 노동자인지라 집에 절단기며 다른 어떤 공구 같은 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뼈는 거의 건들지도 않고 살점만 도려낸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 김현정> 그것을 몇 봉지로 나누어서 담아 냈다면서요?

◆ 곽OO> 제가 거기서 의심이 폭발하는 게 봉지 한 두 개도 아니고, 그 봉지를 범행 당일 날 구입한 것도 아니고, 사전에 비닐봉지가 집에 이미 있었고, 그것을 다른 쪽으로 비슷한 걸로 묘사를 해 보자면 공장에서 고기 자체를 조금씩 부위별로 포장했다는, 그런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아서...

◇ 김현정> 이 부분에 대한 게 수사가 불충분하는 말씀인가요?

◆ 곽OO> 오원춘이 말도 안 되는 말을 마지막에 진술했던 게 “그럼 그 시신을 어떻게 하려고 했냐?” 말하기를 “집 앞에 쓰레기 버리는 데 같이 버리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어떤 범인이 내가 이런 일을 했으니 봐라, 구경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자기 집 앞에 시체를 버릴 수 있습니까?

◇ 김현정>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냥 생각해낸 답변이다, 그것은 엉터리라는 말씀이시군요?

◆ 곽OO> 애초에 그런 생각이 없었던 사람 같아요. 다른 생각을 했으면 했지.

◇ 김현정> 봉지를 몇 개로 나누어서 담았죠?

◆ 곽OO> 10봉지가 넘습니다.

◇ 김현정> 10봉지가 넘는데 그것을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려고 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 곽OO> 네.

◇ 김현정> 그러면 분명히 의혹은 있는 상태고, 이런 상태에서 물증은 안 나왔기 때문에 더 이상 가지는 못하고, 재판은 서둘러서 진행이 되고. 유가족들이 지금 이 상황에서 바라는 점은 뭘까요?

◆ 곽OO> 의혹들이 의혹으로만 끝나지 않아야 한다는 거죠. 너무도 많은 의혹만 남기고 잘잘못을 따지는 거 자체가 저희에게 너무 억울하고 답답한 얘기고요. 제 생각은 이게 성범죄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제가 들었을 때 그게 말이 안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거의 100% 확신하시는 건가요?

◆ 곽OO> 네. 정말 살아 있었다면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게... 진짜 그게 너무 한이 됩니다, 지금. 그 현장에 오원춘이라는 사람하고 저희 누나 둘만 있었는데, 둘은 사실은 알 건데 한 명이 지금 하늘나라로 가버린 상태니까 이게 너무 답답한 겁니다.

◇ 김현정> 일각에서는 성폭행이 원인이든 혹은 다른 게 원인이든 "사형 구형 받으면 끝나는 것 아니냐" 라고 하는데요?

◆ 곽OO> 제 느낌으로는 오원춘이 사형을 받는 거나 조현오 청장님이 책임지지 않고 사퇴만 한 거, 비슷하게 봅니다. 자기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어떤 한 사람이 물러나버린다는 개념으로 보면 맞을 것 같은데, 없어져버리면 끝입니다. 그걸 바라는 게 아닙니다. 끝까지 책임을 지고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할 건 하고 가라는 겁니다. 오원춘이라는 사람 사형시키면 안 됩니다. 오원춘이라는 사람은 지금 어떤 사실이, 객관적인 사실 증거가 나왔을 때 그때 다시 자백을 합니다, 번복을 하고요.

◇ 김현정> 자료가 하나 나오면, 증거가 하나 나오면 거기에 대해서 또 번복하면서 진술하고, 또 하나 나오면 또 말 바꾸고 이런 식으로 계속 수사가 진행이 된 거죠?

◆ 곽OO> 그게 대표적으로 CCTV였고요.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를 하면 분명히 시인을 하고 자백을 할 겁니다, 오원춘이라는 사람이.

◇ 김현정> 수사를 더 해 달라는 말씀이군요?

◆ 곽OO> 장례식장에서 다짐했던 게 "누나 한이라도 없게 내가 끝까지 다 파헤치고 잘못한 사람 다 찾아내서 다 벌주겠다" 이걸 다짐을 했습니다.

◇ 김현정> 만약 개인적으로 '성폭행 의도가 아닌 다른 의도가 있었다면 관계된 다른 범인이 또 있을 수도 있다. 이것까지 다 파헤쳐야 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는 말씀이군요?

◆ 곽OO> 당연한 말이죠.

◇ 김현정> 심정이 다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어려운 가운데 인터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