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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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4(목) 정경택 용산경찰서 형사과장 "공덕실종녀,귀가후 머리잘리고 감금"
2012.06.14
조회 244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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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붓아버지 잇단 비상식적 언행
- '동거녀 자살기도' 트윗도 허위
- '여대생'이란 신분도 잘못 알려져
- 감금과 가혹행위 7년간 이어져
- 트위터 신상노출, 제2의 피해 우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용산경찰서 정경택 형사과장


공덕역 여대생 실종사건, 지난 주말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었죠. 실종된 딸을 찾아달라는 아버지의 호소와 함께 실종 여대생의 사진, 프로필이 SNS를 통해서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여대생이 친할머니 집에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단순 가출사건으로 사건이 끝나는 듯했죠. 그런데 사건의 진실은 따로 있었습니다. 딸을 찾아달라면서 눈물로 호소했던 남자는 엄마의 동거남이었고 무려 7년간이나 이 여대생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이 남성 지금 검찰에 체포된 상태인데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공덕역 여대생 실종사건. 이 수사를 지휘했던 경찰에게 자세한 내막 들어보죠. 용산경찰서 정경택 형사과장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자신이 여대생의 아빠라고 주장하던 사람, 알고 보니까 여대생 어머니 의 동거남이었다고요?

◆ 정경택>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집에는 엄마하고 동거남하고 이 여대생 딸하고. 세 식구가 함께 살고 있었던 거고요?

◆ 정경택>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언제부터요?

◆ 정경택> 한 6, 7년 정도 같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6, 7년. 그러다가 딸이 실종됐다면서 글을 올린 게 9일인데, 그때 경찰에도 이미 실종접수는 됐던 건가요?

◆ 정경택> 네, 공덕역 실종녀 사건이 접수된 것이 6월 5일 22시 30분경입니다.

◇ 김현정> 6월 5일이요?

◆ 정경택> 그래서 처음 접수받고 우리 용산서 실종수사팀에서 실종자 모친 동거남과 함께 이태원 지하철역 CCTV에서 6월 5일 10시 55분경에 실종자가 혼자 개찰구에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실종자의 소재 발견을 위해서 실종자 친구 등 주변인, 관계기관 협조 의뢰 등 다각도로 수사를 하고 있었고. 저희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실종 사건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 동거남.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동거남이 인터넷에 글을 올렸어요. '딸이 사라지자 와이프가 자살 기도까지 해서 혼수상태로 지내다가 깨어났다. 실종됐는데도 경찰은 단순가출로 보고 기다리라고만 한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도와 달라.' 이런 내용인데요.

◆ 정경택> 수사하면서 모친하고 동거남하고 협조가 안 되는 거예요. 가령 실종자 친부, 친아버지의 연락처 등 가족 사항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고.

◇ 김현정> 이혼한 친아버지가 있는데 알려달라고 해도 알려주지를 않았어요?

◆ 정경택> 이혼을 안 하고 별거중인 친부가 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를 통해서 삼촌이라 불리는 동거남이 괴롭혀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또 우리 수사팀 직원들이 모친을 만나는 것을 동거남이 싫어했어요. 그런 비상식적인 언행들이 있었고요.

◇ 김현정> 엄마를 만나서 조사하겠다고 하는데 그걸 동거남이 싫어했다?

◆ 정경택> “나한테만 얘기하고, 나한테만 통화하자.” 이런 언행들이 있었고요.

◇ 김현정> 나한테만 얘기해라.

◆ 정경택> 이런 석연치 않은 일들이 있었는데 6월 10일 새벽에 공덕역 실종녀라는 제목으로 트위터에 사진과 인적사항을 올려놓고 내용에는 집사람이 자살기도 했고, 하반신 불구가 되었고 약값 등 형편이 어려운데 경찰이 단순가출이라고 수사를 하지 않는다. 등 허위사실을 기재해서 또 의심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럼 미심쩍다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계셨던 거군요?

◆ 정경택> 수사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부분도 있었고 저희들이 수사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보니 의심하게 됐죠.

◇ 김현정> 그러면 어머니가 자살기도 해서 하반신 마비가 됐다는 것도 거짓말입니까?

◆ 정경택> 네.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들이 같이 이태원 지하철역에 가서 확인도 했었고요. 또 중간 중간 통화하고 이렇게 했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다가 여대생을 친할머니집에서 찾은 건 경찰입니까? 아니면 여대생이 스스로 나온 거예요?

◆ 정경택> 그게 실종자가 저희들이 수사하다가 친부 연락처를 가르쳐달라. 저희들이 계속 요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안 가르쳐주다가 진술이 없으면, 연락처가 없으면 수사하는 데 지장이 있다. 이게 가족관계 수사가 기본 수사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실종이 됐으면.

◆ 정경택> 그래서 한 3, 40분 요구해서 친부 핸드폰을 알아서 전화를 했는데. 친부가 딸이 집에 와서 할머니 집으로 데리고 갔다. 이런 진술이 있었어요.

◇ 김현정> 그걸 안 게 언제입니까?

◆ 정경택> 그게 6월 10일 날 일요일 날이죠. 일요일 한 2시 경 될 겁니다.

◇ 김현정> 동거남이 글을 올린 건 정확하게 언제?

◆ 정경택> 6월 9일 토요일 날 한 12시부터 1시 그 사이에 올렸어요.

◇ 김현정> 6월 9일 날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동거남이 글을 올리고 10일에 딸을 찾게 됐는데 친부한테 전화번호 알아내서 전화하니까 금방 알게 된 거네요.

◆ 정경택> 금방 알게 됐죠.

◇ 김현정> 그래서 여대생이 집으로 돌아왔으니까 해프닝으로 끝났다. 저희도 그렇게 끝이 났다고 보도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반전이 일어납니다. 동거남이 긴급체포.

◆ 정경택> 그것은 실종자가 일요일 날 오후에 귀가했잖아요. 그런데 실종자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우리 직원한테.

◇ 김현정> 실종 여대생의 친구가 전화를 했어요?

◆ 정경택> 여대생은 아닙니다.

◇ 김현정> 대학생이 아닙니까?

◆ 정경택> 대학생은 아니고요.

◇ 김현정> 지금까지는 다 여대생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 정경택> 그것도 잘못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실종자의 친구가 뭐라고 전화를 하던가요?

◆ 정경택> 실종자 친구가 “형사님, 삼촌, 그러니까 동거남이죠. 삼촌이라는 사람이 실종자를 감금시켜놓고 못 나가게 하고 누구 하나 죽을 것 같아요. 빨리 와주세요.” 하고 다급하게 전화가 왔어요.

◇ 김현정> 잠시만요. 그 아버지라고 주장했던 동거남이 '지금 돌아온 여성을 감금해 놨다. 빨리 와보세요.' 라고 말입니까?

◆ 정경택> 감금해서 못 나가게 하고 “누구 하나 죽일 것 같아요. 빨리 와주세요.”라는 다급한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출동해서 집에 도착했고 집에 가서 들어가 봤더니 두발이 깎이고 펑펑 울고 있는 실종자를 발견했습니다.

◇ 김현정> 두발을 깎인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 정경택> 머리카락을 깎였죠.

◇ 김현정> 머리카락을 그 동거남이 깎았어요?

◆ 정경택> 그래서 그 동거남하고 분리해서 진술을 들어봤는데 가혹행위 당했다는 진술이 있어서 긴급체포를 하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가혹행위 당했다는 진술이라는 건 무슨 말씀이시죠?

◆ 정경택> 기간이 6, 7년 정도 되고요. 늘 일상화된 것 같아요. 이게.

◇ 김현정> 감금 이상의 가혹행위도 있었습니까?

◆ 정경택> 감금 부분도 있고요. 자세히 얘기하면 피해자의 명예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겠네요. 실생활에 있어서 삼촌이라는 사람이 상당히 통제가 심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폭행과 감금이 7년 동안 이어졌다. 이런 말씀인데요. 출동했을 때 피해자 상태.. 굉장히 불안했겠죠?

◆ 정경택> 상당히 불안해 하는 것이 전형적인 피해자의 모습 아니겠습니까? 불안해하고 상당히 두려움 있었고, 그런 것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우리 과장님한테 경찰이 출동하니까 뭐라고 얘기를 했다든지, 이런 게 있나요? 도와달라고?

◆ 정경택> 우리 강력 팀에서 출동을 했거든요. 경찰서에서 보호하고 있었는데 그때 제가 만나봤죠. 관내 대학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 놨습니다.

◇ 김현정> 정신과 치료를 요할 만큼 충격이 워낙 크고 불안한 심리상태.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정경택> 그런 면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신상이 널리 퍼뜨려진 것에 대해서도 이 피해 여성이 불안해하고 있죠?

◆ 정경택> 지금 경찰에서도 트위터에 올려놓은 사진과 인적사항을 삭제하고 내려달라고 계속 요구하는데. 저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든요.

◇ 김현정> 권한이 경찰에는 없군요?

◆ 정경택> 네. 그런데, 자기도 이제 트위터를 봤으니까 상당히 불안해하겠죠, 정신적으로. 그리고 피해자에 대해서는 제2의 피해도 있을 수 있고요.

◇ 김현정> 이미 신상이 다 노출됐기 때문에 제2의 피해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말씀.

◆ 정경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사건을 끝까지 철저히 파헤쳐서 이 피해자에게 더 이상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애써주시기 바랍니다.

◆ 정경택> 저희 경찰도 미귀가자나 가출인, 실종자 등 범죄 관련성이 없는 사건도 철저히 수사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찰 좀 믿어주시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 김현정>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