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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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3(수) 박준영(전남도지사) 시도지사協 "무상보육, 두달 뒤면 파산"
2012.06.13
조회 63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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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 예산 고려 안한 포퓰리즘 정책
- 중앙 정부 지원 확대해야
- 대선 출마? "요청에 고민 중"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준영 전남도지사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소득에 관계없이 전계층이 영유아 무상보육 지원을 받는다' 현재 그렇습니다. 만 0세에서 2세까지의 아동들이 어린이집에 다닐 경우에 부모 소득에 관계없이 전액 무료입니다. 작년에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부터 전면 시행이 되고 있죠. 부모들은 대환영입니다. 그런데 전국의 시도지사들이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다고 나섰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이시죠. 박준영 전남지사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IMG0] ◇ 김현정> 학부모들은 좀 의아합니다. 이게 시행된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지원이 힘들다? 버티기 힘들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 박준영>저희들도 어린이들 보육을 그렇게 무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출산율도 낮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죠. 그런데 문제가 뭐냐 하면 이미 지방정부는 작년에 예산을 다 통과시키고 난 후에, 그리고 중앙정부가 국회와 함께 예산을 통과시켜서 그렇게 확대를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지방 정부에서는 깜짝 놀란 거죠. 예산을, 살림살이를 이미 다 짜놨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 정부하고 계속 얘기를 했습니다만, 정부가 거기에 대해서 아무 대책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지방 정부가 어느 정도나 분담하고 있습니까?

◆ 박준영> 지방정부는 다니는 애들만도 한 7000억 정도가 되고요. '공짜로 보육원 다니면 다 준다' 이렇게 되니까 너도 나도 또 보내거든요. 그럼 이게 1조가 넘어설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금액으로는 그렇고, 분담률로 따지면 중앙 대 지자체가 어느 정도의 분담률이 되나요?

◆ 박준영> 반반 되죠.

◇ 김현정> 50%씩 내는 것으로요?

◆ 박준영> 그 절반을 분담 시키면서 너무 일방적으로 급하게, 또 지방정부하고는 아무 상의 없이 그렇게 해 버리니까 저희는 대책이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국회가 무상보육 대상을 전계층으로 확대하면서 국비 3697억 원을 증액편성했던 걸로 압니다. 이렇게 도와줄 테니까 해 봐라, 그걸로는 턱없이 부족한가요?

◆ 박준영> 대단히 부족하죠. 저희가 한 7000억 원. 그리고 지금 보육원을 가는 어린이가 늘어나면 그보다 더 많은 액수가 부담이 되어야 되는데요. 지방은 지금 아시다시피 부동산 침체라든가 여러 가지 이유로 돈이 들어올 데가 없죠. 그리고 전체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 약 80%를 정부가 갖습니다. 지방정부는 20%밖에 받지 않아요. 그런데 이걸 50%를 넘기면서 아무런 협의도 없이 했거든요. 협의를 했다고 한다면 저희가 안을 세우죠.

◇ 김현정> 이게 전남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이 다 비슷합니까?

◆ 박준영> 서울을 비롯해서 제주도까지 다 똑같습니다.

◇ 김현정> 이대로 가면 그럼 이 정책, 얼마나 버틸 수 있나요?

◆ 박준영> 제가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만, 지금 한두 달 정도 가면.. 왜 그러냐? 보육원을 가면 보육원에 돈을 주게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누구나 보내려고 그러죠. 저는 이것도 잘못됐다고 봅니다. 학부모가 집에서 키우고 보내려면 보육원으로 보내고, 그래서 학부모 선택권이 주어져야 되는데 일방적으로 주게 돼 있다는 말이죠. 도시로 갈수록 더 많습니다. 그나마 8월쯤 가면 못 낼 지자체가 많이 나올 겁니다.

◇ 김현정> 저는 들으면서 참 황당한 것이 이걸 정한 게 불과 6달 전 아닙니까? 그런데 이게 예측이 안 됐던 건가. 그러니까 전에 무상이 되면 당연히 하루에 1시간을 맡기더라도 너도 나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건 아마 동네 아주머니들 10명만 만나 봐도 알았을 텐데요. 그런데 이렇게 시작해 놓고 몇 달 안 돼서 못하겠다, 이게 예측이 안 됐던 건가요?

◆ 박준영> 저도 그 이유를 모르겠는데요. 이번에 정부나 국회가 철저히 반성을 해서 이거 바로잡아야 됩니다.

◇ 김현정> 그 당시에도 중앙정부에 항의를 하셨어요?

◆ 박준영> 저희들은 전혀 몰랐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오래갈 수 없을 거라는 걸 말씀을 하셨어요?

◆ 박준영> 그러니까 통과되기 전에 저희하고는 일체 상의가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이것을 전체로 무상 확대한다. 70% 계층만 받았던 것을 전체로 확대한다는 얘기를 전혀 몰랐죠.

◇ 김현정> 모르고 있다가 법이 통과되고 나서 알게 됐다는 말씀인가요?

◆ 박준영> 제가 통과된 바로 다음 날 보건복지부 장관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하려고, 지방정부의 예산안은 이미 다 통과가 됐고 대상은 더 늘어날 것인데 그것을 체크할 길이 없다. 누가 보냈는지, 안 보냈는지.

◇ 김현정>안 보내고 받는 건지 이것도 체크할 길이 없다?

◆ 박준영> 그렇죠. 그러면 이 책임은 지방정부 공무원들한테 온다. 전부 다 범법자를 만들려고 그러느냐. 지방정부가 예산 사정이 안 좋으니까 이건 중앙정부가 맡는 게 좋다. 지금까지 국무총리실에 TF팀을 구성을 해서 운영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도 그걸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까지는 답이 없습니다.

◇ 김현정> 이대로 급작스럽게 중단을 해 버리면 아마 여론의 반발이 또 대단할 겁니다. 이거 해결책이 없을까요?

◆ 박준영> 중앙정부가 정말 이 정책을 계속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한다면 마지막 한 가지 길이 있죠.

◇ 김현정> 뭡니까?

◆ 박준영> 필요한, 부족한 돈을 지방정부가 올해 한해서 빚을 내라. 그러면 그걸 내년 예산에서 다 갚아주도록 하겠다. 그런 방법이 하나 있을 겁니다.

◇ 김현정> 중앙정부는 또 그 정도를 부담할 만큼 넉넉합니까? 그건 또 아니잖아요.

◆ 박준영> 말씀드리지만 전체 세수를 중앙정부가 80%를 받습니다. 지금 지방자치라는 것은 완전히 중앙에 종속된 지방자치라고 보면 됩니다. 80%를 받고 저희가 20%를 받아서 집행을 하는데요. 지방정부는 바로 국회에서, 또 정부에서 지정한 세목 외에 자질구레한 게 대단히 많습니다. 이웃마을의 도로를 고쳐 달라, 비가 와서 막히는 농로를 뚫어야 된다. 그런 게 여기서는 대단히 많죠.

◇ 김현정> 0세부터 2세까지의 무상보육. 아직 1년도 실시를 안 해 봤습니다만, 1년에 예산이 어느 정도나 들 걸로 맨 처음에 계획을 잡았나요?

◆ 박준영> 전체 소요액이 한 1조 4000억 원.

◇ 김현정> 1조 4000억?

◆ 박준영> 아마도 신청을 하는 어린이가 더 많다고 하면 이걸 훨씬 뛰어넘죠.

◇ 김현정> 넘을 수도 있다는 말씀인데, 이거 혹시 포퓰리즘 아닙니까?

◆ 박준영> 이것을 국회가 먼저 사실은 제안 했다고 그래요. 정부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할 계획인데, 저도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일종의 포퓰리즘적인 면이 있다는 말씀이군요. 총선과 대선 앞두고 좀 서두른 느낌은 없으신지 모르겠어요?

◆ 박준영> 예산의 소스(source)를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것을 정부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 김현정> 대책이 하루 빨리 좀 마련이 돼서 학부모들 사이에 또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될 것 같고요.

◆ 박준영>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연결된 김에 이 질문 제가 좀 드려야겠어요. 민주통합당 내 유력 대선 주자들의 출마소식이 지금 속속 들어오고 있는데요. 박준영 지사님도 얼마 전부터 출마를 하신다, 이런 소문이 여기까지 바람 타고 들려오더라고요?

◆ 박준영> 그래요?

◇ 김현정> 결심 하셨습니까?

◆ 박준영> 제 출마는 지난번 국회에서 '지사가 나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왜 그러냐, 제가 물어봤더니 '많은 분들이 대선을 출마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국회의원을 가라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이 됐는데요. 저는 이제까지 그 출마를 위한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민주당이 돌아가는 분위기와 민주당이 지향하는 좌표들이 정통민주당, 과거민주당이 해 왔던, 그 추구했던 가치들을 좀 벗어나기도 하고 또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느냐, 이런 암울한 우려 때문에 저한테 그걸 요청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고민을 해 보고 곧 답을 드리려고 합니다.

◇ 김현정> 아주 문을 닫아놓으신 건 아니군요?

◆ 박준영> 제가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사실은 당혹스럽죠. 그러나 몇 달 전부터 제가 받고 있기 때문에, 도민들께 제가 결정을 해서 또 국민들께 밝히겠다,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 김현정> 적어도 7월 안으로는 고민의 결과가 나오는 건가요?

◆ 박준영> 그래야 됩니다.

◇ 김현정> 지난 4월에 시진핑 부주석을 만나셨어요. 그래서 이것 또한 '대권을 도전하기 위해서 활동범위를 늘리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왔었는데요?

◆ 박준영> 그것은 전혀 관계가 없고요. 제가 대권 도전해야 하니까 만납시다 하면 그쪽에서 만나겠습니까? (웃음) 저하고 그분은 절강성 당서기를 할 때부터 여러 번 만나서 서로 생각을 잘 알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양국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그런 것을 오랫동안 나눴기 때문에 제가 중국에 가니까 농업 문제를 갖고, 또 여수엑스포, 이런 얘기들을 많이 나누기로 해서 만난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무엇보다 무상보육 문제, 여론을 잘 들어보시고요. 학부모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좋은 해결책 마련해 주세요.

◆ 박준영> 저희들도 고민해서 중앙정부와 빨리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