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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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2(금) 이종우 홍성군농민회 회장 "지독한 가뭄, 관정을 뚫어도 물 안 나와요"
2012.06.22
조회 40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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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충남 홍성군농민회 이종우 회장


"104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에 농심이 바싹바싹 타들어가고 있다." 뉴스에서는 연일 이런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사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만 할 뿐 실감이 나지 않죠. 그래서 짧은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가 그 애끓는 농부의 심정을 얼마나 헤아릴 수 있겠습니다만, 오늘 이 시간 한번 다가가 보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농민 한 분 연결합니다. 충남 홍성군 농민회의 이종우 회장, 연결이 됐나요?

◇ 김현정> 충남 홍성,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비를 본 게 언제입니까?

◆ 이종우> 한 60일 넘은 것 같아요.

◇ 김현정> 2달이 넘었어요.

◆ 이종우> 네.

◇ 김현정> 회장님은 농사지은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이종우> 한 30년 가까이 됐습니다.

◇ 김현정> 무슨 농사지으세요?

◆ 이종우> 논농사 짓고 밭농사 짓고 가축도 기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가축은 얼마나 키우십니까?

◆ 이종우> 40마리 정도 키우고 있습니다, 소.

◇ 김현정> 소 40마리 정도.

◆ 이종우> 네.

◇ 김현정> 지난 30년 동안 지금처럼 심했던 적이 또 있나요?

◆ 이종우> 제 기억으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대체 어느 정도기에. 사실은 도시에서 잘 모르겠어요. 우리야 수도꼭지 틀면 수도에서 콸콸 나오고. 좀 덥다뿐이지, 가뭄이라는 게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는데.
대체 어느 정도기에 최악이다, 104년 만에 이런 적은 없었다, 이런 말씀까지 나오는 겁니까?

◆ 이종우> 예전에는 논은 조금 말라서 천수작 같은 경우는 피해는 있었어도 개울물, 흐르는 물이 마른 적은 없었어요. 산에서 흐르는 물, 이런 물은 없었는데. 올해는 바닥 나온 지가 지금 한 달이 넘어갔어요, 개울물마저.

◇ 김현정> 개울물마저.

◆ 이종우> 네.

◇ 김현정> 그러면 밭하고 논은 어떻게 됐어요?

◆ 이종우> 밭은 그래도 비가 안 온다고 해도 어느 정도 괜찮은데 예전에는 괜찮았는데 지금은 거의 낮에는 고사하다시피 마르고, 비틀어지고 저녁에는 수분을 안 뺏기니까 좀 살아나고 가망이 없죠.

◇ 김현정> 지금 밭에다가는 뭐 키우세요?

◆ 이종우> 옥수수를 주로 키우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옥수수, 제가 어디 TV에서 양파를 보니까 원래는 주먹 크기만 해야 될 양파가 마늘 크기더라고요.

◆ 이종우> 네.

◇ 김현정> 옥수수는 어떻습니까?

◆ 이종우> 옥수수는 사료작물로 사용하기 때문에 비가 한 번 온다고 그러면 8월달 경에 수확을 하기 때문에 조금 클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전기에 원체 크지를 못하니까 보통 1m가 넘어야 되는데 60cm, 70cm밖에 안 되니까.

◇ 김현정> 반 토막이네요, 반 토막. 말하자면 고등학생만큼 키가 커야 될 상황에서 초등학생 정도밖에 안 된 거예요, 지금까지.

◆ 이종우> 그렇습니다.

◇ 김현정> 논농사는 어때요? 논농사는 더 심각하죠?

◆ 이종우> 논농사도 심각하고 지금 저희 같은 경우는 거의 다 식부는 다 되어 있지만 서도 논바닥이 거의 하루가 다르게 누가 보면 물 빼간 듯이, 양수기로 빼간 듯이 하루 지나면 마르고. 아침에 가보면 조금 고여 있다가 밤에, 저녁 때 가보면 바닥 나 있고. 그마저 물이 댈 수만 있다면 얼마 떨어져 있어도 댈 수만 있다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니까.

◇ 김현정> 댈 수도 없다는 건 무슨 말씀이세요?

◆ 이종우> 반 정도 지금 거의 고갈이 되고 안 나오고 있는 상태고 그 전에 잘 나오던 물이 안 나오고 개울물이 흐르지 않으니까.

◇ 김현정> 갖다 댈 물이 없다, 줄 물이 없다는 거군요. 물이라도 있으면 밤새도록이라도 갖다 퍼 나를 텐데. 그마저도 없다는 말씀. 그런데 회장님, 이럴 때를 대비해서 우리가 저수지에다가 물을 많이 가둬놓는 거잖아요.

◆ 이종우> 가둬놔도 봄철 강수량이 워낙 떨어지기 때문에 그간 사용을 했기 때문에, 논들 대느라고 못자리에 보통 대기 시작해서 모 심느라고 대고 그렇기 때문에 거의 논이 저수지가 바닥이 나 있어요.

◇ 김현정> 워낙 가뭄이 오래되다 보니까. 그 사이에 빼다 쓰고 보충은 안 되고. 급수차가 어디 저쪽 도시로부터 온다든지, 그런 건 없어요?

◆ 이종우> 서부지역의 일반 급수차하고 탱크차하고 동원을 시켰는데 그건 거의 언 발에 오줌누기 형식이더라고요.

◇ 김현정> 그 정도로, 어느 정도로 채워집니까? 급수차가 한 대 오면?

◆ 이종우> 급수차 한 대가 와봐야 고작 300평이나 될 둥, 말 둥 물 대고, 잠깐 조금 대고 물만 축이는 정도밖에 안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갈증이 심한데 물 한 방울 축이는 정도 느낌? 이게 지금 회장님만의 얘기가 아니라 그 마을 전체가 그런 거죠?

◆ 이종우> 그렇죠.

◇ 김현정> 특히나 충남 홍성이 심해서 거기 충남도지사, 국무총리까지 연이어서 시찰을 하고 이랬다는 뉴스를 제가 봤습니다. 군부대가 와서 시추장비도 투입하고. 그렇게 해도 역부족인가요?

◆ 이종우> 네, 역부족이죠. 방법은 하늘에서 비가 내려줘야만이 모든 것이 해결이 날 것 같아요. 전곡도 추수작도 그렇고 그렇지 않으면 저수지 물도 지금 거의 70%, 80% 정도 담수량이 꺼진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거든요. 제한급수 하고 있거든요, 저수지물도.

◇ 김현정> 저수지 물도 제한급수를 할 정도로. 그러면 소한테 줄 물은 있습니까?

◆ 이종우> 소한테 줄 물은 아직까지는 괜찮아요. 다른 지역에서 소한테도 떨어지고 생활식수도 떨어진다니까. 그것보다는 조금 복 받은 동네라고 봐야죠.

◇ 김현정> 그나마 그래도 소들은 목을 축이고 있군요. 그 쩍쩍 갈라지는 논바닥, 자라지 못하는 옥수수를 보면 심정이 어떠십니까?

◆ 이종우> 심정이야 엄청나죠. 쌀값이 비싸든 싸든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데 물이 없어서 낮에는 말라죽고 밤에는 살아나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저녁에 보면 고맙기도 하고.

◇ 김현정> 그래도 살아줘서 고맙다.

◆ 이종우> 자식 간병하는 부모의 마음하고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이고 제가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자식 간병하는 부모 마음 같다.
정말 며칠 내로 비가 안 오면 버틸 수 없다, 만약 최대 기한을 둔다면 며칠이나 가능할 것 같으세요?

◆ 이종우> 지금 뉴스를 보면 제일 중요한 게 농민들은 일기예보거든요.
일기예보를 매일 중점으로 보는데 비 온다는 얘기는 없고 10일 후면 이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을 합니다.

◇ 김현정> 열흘 내로 비가 하늘에서 펑펑 쏟아져주기를, 시원하게 빗줄기 쏟아지기를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회장님, 힘내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