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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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쁘기는 하나 방재기능 상당히 약해
- 한꺼번에 모인 물 빠지기엔 역부족
- 세빛둥둥섬 다리 고정, 물 저항 커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연세대 토목공학과 조원철 교수
강원도 춘천, 경남 밀양, 서울 우면산, 강남, 광화문. 지난여름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던 재해지역입니다. 이제 가뭄이 끝나고 본격적인 장마시즌이 시작되죠. 지난해 피해가 다시는 재현되지 않아야 될 텐데요. 1년 동안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방재전문가죠,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조원철 교수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지난해 물난리 겪었던 곳들, 미리 쭉 돌아보셨다고요?
◆ 조원철> 늘 관심사라서요. 겨울이나 봄이나 비가 올 때 되면 늘 다녀옵니다.
◇ 김현정> 우선 방재사업이 잘 된 곳은 어디입니까?
◆ 조원철> 잘 된 곳요? 작년에 산사태가 나서 온 국민의 관심을 가졌던 곳은 방재사업을 상당히 했습니다. 굉장히 예쁘게 했어요. '예쁘게 했다' 라는 말씀을 제가 강조 드리고요. '예쁘게 했다고 하는 것은 방재 기능 면에서는 상당히 약하다' 라고 하는 의미를 제가 함축시키겠습니다.
◇ 김현정> 예쁘게 했다는 게 지금 칭찬하신 게 아니네요?
◆ 조원철> 칭찬만은 아닙니다.
◇ 김현정> 외관만 신경 썼다, 이런 말씀이에요?
◆ 조원철> 네.
◇ 김현정> 그 얘기를 조금 깊이 해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우선 제일 걱정스러운 곳은 어디입니까?
◆ 조원철> 시가지 침수 부분인데요. 도심이 침수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표면에 떨어진 물이 하수관도나 땅 속으로 들어가지 못해서 지면에 고여 침수가 일어나는 중요한 원인이 하나 있고요. 다른 하나는 하수관도로 들어갔다가 이것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서 지표면으로 다시 원류해서 올라오는, 솟구쳐 오르는 그런 현상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서울 광화문 같은 데 보면 우선 지표면에서 하수관도로 들어가는 우수받이라고 하는 물구멍이 전과 똑같습니다.
◇ 김현정> 달라진 게 없다는 말씀이세요?
◆ 조원철>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올해도 비가 많이 오면 또 물난리 난다는 말씀이십니까?
◆ 조원철> 네, 날 수가 있죠.
◇ 김현정> 청계천, 광화문. 그쪽은 물난리를 계속해서 겪었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 조원철> 그래서 우리가 상습침수지역이라는 용어를 쓰거든요. 상습이라는 건 매년 일어나고 1년에 2번, 3번도 일어날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개선이 안 돼요.
◇ 김현정> 그럼 1년 동안 한 게 없다고요?
◆ 조원철> 별로 한 게 거의 없습니다.
◇ 김현정> 대책은 뭐였습니까, 대책이 있기는 있었습니까?
◆ 조원철> 대책이 있어야죠. 있어야 되는데. 특히 지표면에서 관로 속으로 들어가는 시설은 그냥 크기만 늘였다고 하는 것뿐이지, 규격이 늘어났어요. 규격은 늘어났지만 절대수가 그야말로 절대 부족한 상황인데, 그걸 개선하지 못하고 있어요.
◇ 김현정> 우면산은 어떻습니까? 우면산도 산사태가 발생해서 한 10여 명 목숨 잃었는데요.
◆ 조원철> 제가 사는 마을도 여섯 분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 김현정> 조원철 교수님도 그쪽 사시죠?
◆ 조원철> 저도 좀 피해를 봤습니다만, 예쁘기는 물길을 잘 만들어서 물이 잘 흐르도록 해 놨습니다. 물이 한꺼번에 계곡 밑으로 모이도록 만들어놨어요. 이건 뭐냐면 위에서 물 빠지는, 내려가도록 하는 것만 잘 만들어놨지 그 모이는 곳에는 시가지가 있거든요.
◇ 김현정> 모이는 곳에 시가지가 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산다는 말씀이시죠?
◆ 조원철> 그렇죠. 그러면 모이는 곳은 어떻게 됩니까? 한꺼번에 내려오기 때문에 넘쳐서 흐르게 되어 있죠.
◇ 김현정> 한꺼번에 모았다가 또 물길 잘 내서 빼면 되는 거 아니에요?
◆ 조원철> 저기 한강까지 다 물길 잘 만들어야 되거든요.
◇ 김현정> 지금은 그게 아닙니까?
◆ 조원철> 그게 아니죠. 위에만 있죠.
◇ 김현정> 그럼 아까 전에 '예쁘기만 했지 좀 걱정스럽다'고 했던 것이..
◆ 조원철> 바로 그 부분입니다. 그 물길을 지금 계곡에 가보면 산사태 사방공사를 해 놨는데요. 바닥을 작년보다도 훨씬 두 배 이상의 속도로 물이 빠질 수 있도록 잘 만들어놨습니다.
◇ 김현정> 위쪽은 잘 만들어놨다?
◆ 조원철> 그런데 그게 계곡 밑으로, 도로 옆으로 보면 한꺼번에 모이게 되어 있거든요. 그 모이는 곳에 시설이 너무 빈약하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 거기에 조경을 굉장히 잘해 놨어요. 예쁘게 참 잘해 놨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작년과 같은 비가 온다고 하면 굉장히 불안해지죠.
◇ 김현정> 조경사업만 했지 방재는 부족하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럼 거기를 어떻게 했어야 됩니까?
◆ 조원철> 물이라고 하는 것은, 물길을 그렇게 예쁘게 크게 잘 만들어놨으면 거기에서 내려오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물길 가운데다가 큰 자연석을 심는다든지 해서 물이 계곡별로 천천히 시차를 두고, 계곡 맨 밑바닥에 도착하도록 해야 됩니다. 한꺼번에 모일 수 있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물은 모으면 문제가 생겨요.
◇ 김현정> 지금은 한꺼번에 쏟아져서, 이게 한꺼번에 모이면 넘쳐흐를 수밖에 없다. 소화가 안 된다, 이 말씀이에요?
◆ 조원철> 네, 그렇죠.
◇ 김현정> 제가 듣기로는 우면산 같은 경우에는 정상 부분하고 아래쪽 부분을 책임을 달리해서 두 기관이 따로 따로 방재사업을 했다던데요?
◆ 조원철> 그거는 공간관리자들이 다르기 때문에, 군부대하고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했는데요. 그 위에 산의 입장에서 보면 물이 빨리 내려가도록 해서 산사태를 막을 생각만 했지, 이게 내려와서 시가지 도로 옆이나 우면산 밑에 한꺼번에 모이는 생각은 아주 부족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이원화해서 위쪽은 국방부가 맡고, 아래쪽은 서울시가 맡은 이 작업부터가 뭔가 손발이 척척 안 맞았다는 말씀이군요?
◆ 조원철> 그렇죠. 산꼭대기부터 밑까지 같이 되어야 되고요. 그 다음에 물길이 여러 개, 예를 들어서 5개가 모이는 것을 5개가 한꺼번에 내려올 게 아니라 시차를 두고 한 점에 두고 모일 수 있도록 해 줘야 되거든요. 그래서 시차를 고려하지 않은 그런 계획이 됐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고 하는 겁니다.
◇ 김현정> 굉장히 위험하다는 말씀은 결국 올 여름에도 지난해만큼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 조원철> 어쩌면 더 큰 일이 일어나죠. 산사태는 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물난리는 더 크게 볼 수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물난리는 작년 수준도 아니고, 더 커진다고 보는 것은 왜 그러세요?
◆ 조원철> 왜냐하면 한꺼번에 모이기 때문에요. 100명이 좁은 문을 차례대로 나가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10명이 있더라도 그 좁은 문을 한꺼번에 나가려면 넘쳐버리거든요.
◇ 김현정> 마치 교통으로 치자면 병목현상처럼 될 수 있다는 거군요. '산사태는 막아도 물난리는 걱정이 된다'는 말씀. 그럼 춘천은 어떻습니까? 작년에는 춘천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했었죠?
◆ 조원철> 네, 그렇습니다. 거기도 사방공사는 잘했어요. 그런데 공사하는, 일하시는 분들이 꽃 같은 개념을 가진 강원도 분들이 하셨는데요. 순수하게 산림지역, 산 계곡 지역에서는 그것이 통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꺼번에 내리더라도 밑에는 하천이거든요. 그런데 밑에가 시가지인 곳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되죠.
◇ 김현정> 그러니까 춘천은 한 곳으로 모아도 여기는 괜찮은 곳이다?
◆ 조원철> 조금 덜하다는 얘기죠.
◇ 김현정> 춘천은 조금 덜하고, 우면산 같은 경우는 굉장히 위험하다?
◆ 조원철> 바로 밑에가 시가지거든요.
◇ 김현정> 지금 말씀을 듣고 보니까 좀 걱정스러운 지역들이 있는데요. 지금 장마가 시작 됐다고 합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대책, 뭐가 있을까요?
◆ 조원철> 우선 시가지 침수 방지를 위해서는 우수받이, 길거리에 보면 물이 하수관도로 들어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걸 빨리 청소 해야 돼요.
◇ 김현정> 구멍 뽕뽕 뚫린 그 부분 말씀하시는 거죠? 사각형으로?
◆ 조원철> 네, 맞습니다. 길가에 있는 경계석 있는 데, 거기 청소가 안 된 구역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제가 특정 구의 잘 된 곳을 이야기해도, 칭찬해도 괜찮죠?
◇ 김현정> 하셔야죠.
◆ 조원철> 서울 마포구 같은 데는 참 잘하고 있어요. 어른들 모시듯 청소를 잘하고 있는데요. 다른 구역은 보면 아주 모자람이 많아요. 예를 들어 신문 전단, 광고지 같은 거 있죠? 이게 비닐로 코팅되어 있는 것이 그대로 놓여 있고, 겉에만 있고 속을 보면 구멍만 뻥 뚫어놓은 곳도 많이 있고요. 이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매년 제가 방송을 하고 건의를 합니다만, 안 되고 있어요.
◇ 김현정> 일단 그것부터 청소를 해야 물이 그나마 빠진다는 말씀이군요?
◆ 조원철> 그것부터 청소를 하는 게 중요하고요. 그 다음에 우면산 수로 문제, 사당댐 수로 문제는 지금이라도 큰 거석들 있죠. 큰 돌을 수로 끝에다 좀 놓아서 물이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해 줬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끝에만 놓으면 됩니까?
◆ 조원철> 원래는 저 위에서부터 서서히 속도를 줄여나가야지요. 그러려면 지금 시간이 필요로 하거든요.
◇ 김현정> 그래서 지금 거석이라도 놔서 유속을 좀 줄이는, 병목현상 막는 걸 생각해 봐라. 이런 대책도 주셨어요. 지금 한강에 가면 세빛둥둥섬이라고 있습니다. 마치 흉물처럼 떠 있는데, 여기는 이번에 비 많이 오면 괜찮겠습니까?
◆ 조원철> 작년에 제가 큰 비가 왔을 때 9번 관찰을 했습니다. 거기가 바로 잠수교 밑이기 때문에 잠수교하고 상관성이 상당히 많고요. 특히 한강 전체를 크게 보면 거기는 속도가 증가되기 시작하는 곳입니다. 그 다음에 내려오면 동작동 국립묘지로 해서 하천이 꺾이거든요. 그래서 속도가 증가되는 부분인데요. 왜 거기에다가, 가장 불리한 곳에다가 그런 위치를 선정했는지, 이게 근본적인 문제이고요.
그 다음에 현재 또 다리를 고정 시켜버렸어요. 작년까지는 부동식으로 해서 뜨고 내릴 수 있도록 했는데 고정시키면 물의 저항을 더 많이 받거든요. 저항을 받는다고 하는 것은 물에다가 작용을 더 많이 한다는 얘기입니다. 바로 위가 잠수교이기 때문에 잠수교 주변 시설물이든지 또는 홍수 수위를 올리는 큰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그게 역작용이거든요. 부작용인데, 거기까지는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럼 지금 이렇게 흉물스럽게 있을 바에는 아예 철거하는 게 낫습니까?
◆ 조원철> 철거를 하든지 좀 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겨서 사업성도 키울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조원철 교수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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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목)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 "우면산 물난리 더 크게 날수도"
201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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