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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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발적 단순폭행 아닌 계획적 범행
- 길고양이, 생태계 구성원으로 봐야
- 중성화 수술, 엉성히 할땐 도움 안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인천 캣맘 폭행 피해자 지인 박은미씨, 박소연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
여러분 '캣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주인 없이 떠도는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사람을 가리켜서 고양이들의 엄마, 캣맘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얼마 전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준다는 이유로 한 주민, 한 캣맘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이 온라인상에 알려지면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닌가, 이 논란으로까지 번졌는데요. 우선 당시 상황을 직접 들어보고요. 길고양이 밥주기 논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을 해 보죠.
먼저 피해자를 직접 만난 뒤에 온라인상에 이 사건을 알린 분입니다, 박은미 씨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당시 상황을 좀 듣고 싶은데요. 어떻게 하다가, 어떤 장소에서 일이 벌어진 겁니까?
◆ 박은미> 7월 13일, 인천 연수구 아파트 단지 내에서 우유배달을 하는 피해자분이.. 이 분은 평소 길고양이밥을 주는 캣맘이시거든요. 그분이 우유배달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가해자가 이름을 불렀대요. 그래서 뒤돌아봤더니 머리채를 갑자기 끌고 가서 음식물 쓰레기통에 사람을 거꾸로 넣어버린 거죠.
◇ 김현정>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끌고 가서?
◆ 박은미> 네.
◇ 김현정>거기에 사람을 어떻게 쳐박을수가 있습니까?
◆ 박은미> 사람을 뒤집어서 거꾸로 집어넣은 거예요. 주변에 만류가 있어서 그나마 거기서 바로 꺼냈어요. 그 분은 이마가 찢어지고 갈비뼈가 금이 가서 병원에 입원을 하셨대요. 온 몸에 피멍이 드셨고요. 주변에는 피를 흘린 게 아주 끔찍하게 남아 있었죠.
◇ 김현정> 한 전치 4주 정도가 나왔다고요?
◆ 박은미> 네.
◇ 김현정> 주변에서 만류하지 않았으면 더 끔찍한 상황까지 갈 수도 있었겠네요?
◆ 박은미> 당연하죠. 왜냐하면 요즘에 날씨가 덥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는 유독가스가 나와요. 그래서 만약에 그 상태로 음식물 쓰레기통에 완전히 들어가서 문이 닫힌 채로 있었다면 그 분은 지금 이 세상에 안 계시겠죠.
◇ 김현정> 그러니까 몸이 서 있는 채 머리만 집어넣은 게 아니라 문을 닫으려고 시도까지 했답니까?
◆ 박은미> 아예 그렇게 하려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짠 거예요. 그 전날에 사람들이 목격을 했대요. 가해자가 음식물 쓰레기통을 하나하나 다 열어보면서 음식물 쓰레기가 얼마나 차 있는지 확인을 했대요. 어디가 가득차서 어디가 더 고통스러울까 미리 알아보신 거죠.
◇ 김현정> 왜 그런 일을 했다고 합니까?
◆ 박은미> 그 피해자분이 평소에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줬다는 이유인데요. '그 주변이 더러워지고 냄새가 난다' 라고 말을 하셨대요, 가해자분은.
◇ 김현정> 가해자가 항상 피해자에게 왜 이렇게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느냐, 그것 때문에 여기가 더러워진다, 이렇게 항의를 했다고요?
◆ 박은미> 네. 그런데 그 피해자분은 항상 밥을 주실 때 고양이가 나타나면 밥을 주고 그 다음에 그 자리를 깨끗이 청소까지 하셨대요. 그래서 사실은 냄새나고 지저분해지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알고 있거든요. 두세 달 전부터 주변 사람들한테 '길고양이 밥 주면 죽여 버린다', '성형수술하고 싶냐?' 이런 식의 폭언을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경찰서에 가서 조사는 제대로 받았습니까?
◆ 박은미> 방금 전에 경찰하고 통화를 했는데요. '구속되지 않았고 검찰이랑 협의중'이라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이렇게 되면 경미한 처벌인가요?
◆ 박은미> 그냥 일반 폭행상해로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제 생각에 이건 살인미수거든요.
◇ 김현정> 지금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아파트 주민인 거죠?
◆ 박은미> 네. 현재에도 같이 살고 있어요, 한 아파트에.
◇ 김현정> 좀 위협을 느끼겠습니다.
◆ 박은미> 위협을 느끼는 정도가 아니고요. 같이 방송 인터뷰를 하신 분들이거나 그 일로 얼굴이 좀 알려진 분들도 혼자서는 무서워서 못 잔대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떤 정황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늘 고맙습니다.
포털사이트 청원방에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린 분, 이 사건의 자초지종을 올린 분입니다. 박은미 씨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어서 이번 폭행사건으로 인해서 또 하나의 이슈가 됐죠. 지금 논란중입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이 과연 옳은가 아닌가. 이 문제 한번 짚어보죠.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사건의 계기가 길고양이에게 먹이 주는 문제였기 때문에 우리가 자연스럽게 이 부분에 대한 논란으로 좀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요. 우선 길고양이가 어쩌다가 이렇게 많아진 겁니까?
◆ 박소연> 길고양이가 사실 많아진 것은 아닙니다. '길고양이가 밥을 주시는 분들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많아진다' 라고 사람들은 생각하는데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길고양이는 대개 1년에 두세 차례 번식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한배에서 많으면 5마리 정도가 태어나는데요. 이 중 한 마리 정도가 살아남고 2대에 걸쳐서 또 한 마리 정도가 살아남죠. 나머지는 질병이나 사고 또 서열에 밀려서 죽게 되고요. 살아남은 한 마리의 수명조차도 2, 3년이 채 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거라고 좀 잘못 생각하시는 건데요. 이건 그렇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아파트라든지 주택가 골목에서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을 다 길고양이라고 하는 거죠?
◆ 박소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굶주리는 길고양이들을 생각하면 안됐지만 쓰레기봉투 다 헤집고 다니고 밤에 무섭게 울어대고. 그래서 혐오감 느끼는 사람도 많은데요. '왜 그렇게 계속 밥을 줘서 더 살리느냐. 밥 주지 마라' 이런 분들도 꽤 많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소연> 사실 밥을 주시는 분들의 마음은.. 진짜 지금 길고양이들은 굉장히 굶주리고 있거든요. 사실 음식물 쓰레기통이 분리수거함으로 대체되면서 고양이들이 밥을 구하기가 아주 어려워졌어요. 저는 실제로 아기고양이들이 쓰레기수거함에서 어쩌다가 떨어진 상추를 뜯어먹으면서 냠냠 소리내며 먹는 걸 봤거든요. 고양이들이 굉장히 배고플 때 내는 소리가 냠냠. 사람들 냠냠 하는 소리가 그냥 사람들이 만들어낸 의성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런 소리를 낼 정도로 많이 굶주려 있다는 거죠.
그런데 요즘에는 동물보호에 대한 의식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분들, 내가 기르는 집 안의 동물뿐만 아니라 이제 그 외의 동물의 고통이나 이런 것까지도 배려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많이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시는 분들, 아주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냐 하면, 이 길고양이를 쥐나 바퀴벌레처럼, 마치 해충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 박소연> 그렇죠. 그런 분들이 있죠. 그래서 이런 분쟁들이 일어나는데요. 사실 그분들이 싫어하는 문제가 쓰레기봉투를 뜯는다는 거, 이거거든요.
◇ 김현정> 그리고 밤에 우는 것도요.
◆ 박소연> 캣맘들의 밥주기로 오히려 해소될 수 있다는 거죠. 캣맘들이 밥을 주게 되면 고양이들이 쓰레기봉투를 뜯는 일이 아주 상당히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오히려 이분들이 좀 당당하게 밥을 주실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실 수 있다면 오히려 그렇게 불결하게 쓰레기봉투 뜯는 일이 줄어들 수가 있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얘네들이 쥐도 좀 잡긴 합니까?
◆ 박소연> 길고양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사람들의 편견을 줄이는 게 해법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길고양이가 그냥 사람들한테 어떤 해만 끼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도심의 동물이거든요. 도심의 야생동물이라는 거죠. 생태계 질서를 이루고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우리한테 이익을 주는 측면도 분명히 있거든요. 그러니까 고양이가 만약에 줄어든다면 설치류인 쥐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수 있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쥐를 잡아먹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쥐를 잡아먹는군요?
◆ 박소연> 그럼요. 쥐도 잡아먹고 비둘기도 잡아먹고 많이 잡아먹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도심 생태계를 이루는 구성원으로 봐 달라, 이런 말씀이시고요?
◆ 박소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떤 분들은 이런 얘기도 하세요. '고양이를 포획해서 중성화수술을 좀 시켜보면 어떨까? 그러면 번식하는 걸 좀 줄여서 혐오감 느낀다는 사람들한테도 좋고, 고양이한테도 좋은 거 아니냐' 중성화 수술,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소연> 지금 일부 지자체에서 TNR이라고 해서요. 포획해서 중성화수술를 해주고 방사하는 그런 사업을 예산 들여서 시행하고 있는데요.
◇ 김현정> 하는 곳이 있군요?
◆ 박소연> 있습니다. 그런데 엄격하게 시행하지 않으면 오히려 고양이들을 아주 심각한 고통 또는 죽음으로 몰아넣고, 또 예산만 어마어마하게 낭비되는 결과가 일어나는 거죠. 중성화된 고양이는 일단 서식지에서 밀려나게 되고요. 그리고 중성화된 고양이가 자기 서식지에 정확하게 방사되지 않으면 거의 죽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수술하러 간다고 데리고 갔다가 정확하게 자기 서식지에 안 놓으면 문제가 된다?
◆ 박소연>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게 굉장히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에, 그리고 고양이들이 이 지역, 저 지역에서 한 두 마리씩만 포획돼서 한꺼번에 다 섞여 중성화수술이 되기 때문에, 이 포획자들이 방사할 때 자기 서식지를 찾을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하고, 혹은 또 그 지역에서 싫어하는 분들이 아직도 있기 때문에 그런 시선 때문에 야산에 다 풀어버리는 일도 아주 비일비재하죠. 그러니까 그렇게 수술돼서, 포획돼서 또 방사된 고양이들이 자기 서식지에서 방사되지 않는다면 그냥 다 죽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중성화 수술은 돈만 들여서 하는 거지 결국 별로 쓸데없는 일이다. 하려면 정확하게 해라, 이런 말씀이시군요?
◆ 박소연> 그렇죠. 고양이를 너무 싫어해서 고양이를 죽이고 싶어하는 분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많기 때문에 TNR이라는 것이 대안적인 방법으로 떠오른 것이지, 이것이 정확하고 분명한 해답은 아니라는 거죠.
◇ 김현정> 대표님. 지금 청취자 문자가 '혐오스럽다'는 내용도 적지 않게 들어오는데요. 공공존의 해법,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박소연> 일단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고양이가 도심의 한 동물로 우리 사회에서 자리잡아가는 것이 오히려 인간한테도 이익이라는 걸 좀 우리 사회가 깨달아갔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밥을 주시는 캣맘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고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렇게 동물을 좋아하시는 분도 많지만, 동물을 혐오하고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분들과 분쟁 없이 조화롭고 슬기롭게 이런 문제들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사람은 물론이고 밥을 얻어먹는 고양이들까지 위험해질 수 있거든요. 분쟁 없이 잘 헤쳐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대표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7(금) [캣맘 사건] "고양이 밥주면 성형당할것...폭언 일삼아"
201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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