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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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북 경산시 농민 정한태 씨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 지금 전국이 온통 가마솥 더위입니다. 특히 어제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는데요. 밖에 나가기 두려울 정도였죠. 서울 33도, 전주 35도, 대구 36도. 그 중에서도 어제 하루 가장 더웠던 곳은 경북 경산이었습니다. 특히 여기는 뙤약볕에 농사짓는 분들이 많은 지역이어서 참 걱정이 되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경산 한번 연결을 해 보죠. 정한태 씨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한태>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경산이 어제 하루 몇 도까지 올라갔습니까?
◆ 정한태> 어제 우리 경산 지역이 한 38도까지 올라갔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냥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쭉쭉 흘러내렸겠네요?
◆ 정한태> 네, 말 그대로 장난 아니죠. 엄청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농사를 지으신단 말입니다. 무슨 농사지으세요?
◆ 정한태> 깻잎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몇 평이나 지으세요?
◆ 정한태> 평수로 따지면 한 800평 정도 짓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근데 좀 더울 때는 작업을 쉬면 안 되나요? 매일 해야 돼요?
◆ 정한태> (웃음) 그런데 깻잎은 저희들이 매일 작업을 해야 됩니다.
◇ 김현정> 매일 물도 주고 솎아주기도 하고 이래야 되나 보죠?
◆ 정한태> 네, 그렇습니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작업시간이 새벽 6시부터 오전 11시까지 하고요. 그리고 너무 오후에는 더우니까 한 5시에서 한 7시까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제만 봐도 오후 7시지만 대낮처럼 환했어요.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요. 아무리 한낮은 피한다 그래도 상당히 더웠을 텐데,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가면 몇 도쯤 됩니까?
◆ 정한태> 거의 뭐, 한 50도에서 60도 보시면 됩니다, 하우스 자체 온도가.
◇ 김현정> 그러면 체감온도는 어느 정도 돼요? 이제 거기 안에서 작업을 하니까.
◆ 정한태> 거기서 플러스 한 20도에서 30도. 그러니까 70도에서 80 정도.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 지금.
◇ 김현정> 저는 지금 7, 80도라는 게 상상이 안 되는데 대체 어느 정도로 더운 거예요?
◆ 정한태> 그러면 쉽게 말해서 우리가 사우나 갔을 때 한증막 문을 딱 여는 순간, 숨이 콱 막히는 그 기분 있지 않습니까. 그 정도 보시면 되고요. 또 보면 쇳덩어리가 가열이 됐을 때 만지면 굉장히 뜨겁습니다. 그게 한 80도 정도 합니다. 열기 자체가 엄청납니다.
◇ 김현정> 그러면 거기서 작업하고 나서 티셔츠 짜면 땀이 한바가지 나오겠어요?
◆ 정한태> 네. 저희들이 들어가서 작업하면 1시간 정도 있으면 전체가 거의 땀입니다, 땀.
그리고 쉽게 말해서 진짜 땀이 줄줄 흐르고, 그냥 짜면 물같이 줄줄 흘러나옵니다.
◇ 김현정> 거기다가 혹시 날달걀을 두면 비닐하우스에서 익을까요?
◆ 정한태> 익습니다.
◇ 김현정> (웃음) 해 보셨어요?
◆ 정한태> 제가 어제 진짜 안 그래도 우리 선배님하고 그냥 한번 장난삼아 그걸 해 봤는데. 차 뒤에 깨서 그냥 딱 놨는데 반숙이 되더라고요. 거짓말이 아니고요. 장난삼아 해 봤는데.
◇ 김현정> (웃음) 경산이 정말 더운 곳이네요.
◆ 정한태> 오늘도 지금 거의 38도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농사 지은 지 얼마나 되셨어요?
◆ 정한태> 저 같은 경우에는 귀농한 지 한 10년 정도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10년 동안 이렇게 더운 적이 있었습니까?
◆ 정한태> 지금 올해가 최고로 더운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 김현정> 그렇죠. 주변에서 혹시 농사짓다가 열사병이라든지 일사병 걸리는 분은 없으세요?
◆ 정한태>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없는데요. 우리 주위 관내 지역에 보면 들리는 소문에는 쓰러졌던 분도 있고, 병원에 응급실에 실려 가신 분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특히 어르신들이 이럴 때 많이 조심하셔야 돼요.
◆ 정한태> 그렇죠. 이제 노약자들께서 조심해야죠.
◇ 김현정> 어쨌든 이러나저러나 아무리 더워도 농사는 지어야 되고, 깻잎 가꾸러 하루에 두 번씩은 꼼짝없이 들어가야 되니까 열을 식히는 노하우 같은 게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 정한태> 네. 노하우라고 할 수 있겠죠. 쉽게 말해서 아이스팩 조끼를 입는다든지 목에다 얼음목도리를 두른다든지.
◇ 김현정> 얼음목도리는 어떻게 두릅니까?
◆ 정한태> 그냥 얼음아이스 목도리가 있습니다.
◇ 김현정> 얼음목도리, 그런 게 나와요?
◆ 정한태> (웃음) 그런 게 시중에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쉽게 말해서 장난삼아 한번 해 봤는데 야구 선수들이 양배추를 갖고 머리에 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모자하고 머리 사이에 양배추 놓는다, 그런 얘기 들었어요.
◆ 정한태> 그것도 저희들도 한번 해 봤습니다. 해 보니까 효과는 좀 있는 것 같고요.
◇ 김현정> 긴팔 입으시나요?
◆ 정한태> 긴팔 입는 분도 계시고 저희들은 토시를 해요. 일단 너무 더우니까 자외선도 너무 강렬하고 이러니까 그것에 대한 대비는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 저도 학창 시절에 농촌봉사활동을 몇 번 갔었는데 수박 비닐하우스 작업을 했었어요. 하우스에서 작업하고 문 딱 열고 나올 때, 그때 기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냉장고, 냉동실 들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 정한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 문을 딱 열고 나올 때 기분 어떠세요?
◆ 정한태> 진짜 세상이 날아가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진짜 너무 기분 좋죠.
◇ 김현정> 그렇죠. 그리고 집으로 걸어와서 찬물 한바가지 짝 얹고 나면.
◆ 정한태> 등목도 하고 이러면 엄청나죠. (웃음)
◇ 김현정> 그 기분으로 하우스 작업할 수 있는 거겠죠?
◆ 정한태> 네.
◇ 김현정> (웃음) 경산, 참 더운 지역인데요. 집에서도 덥기는 마찬가지일 텐데 열대야는 어떻게 피하십니까?
◆ 정한태> 저희들도 3일 전부터 계속 열대야가 있습니다. 오늘도 일기예보 보니까 열대야라고. 다른 거, 노하우라고 할 수 있는 게 그냥 등목을 하고요. 샤워를 하면서 시원한 수박화채라든지 이런 걸 많이 먹고 비타민 같은 거 섭취도 많이 하고. 이런 식으로 나름대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정 선생님. 제가 인터뷰 잠깐 해 보니까 웬만한 더위에는 지치지 않으실 것 같아요.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는 분 같습니다.
◆ 정한태> (웃음) 감사합니다. 아직 젊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덥지만 최대한 참으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덥다 덥다 입으로 하소연하고 있는데, 이 더위에 농사짓는 분들 얼마나 힘드실까 생각하면서 좀 참아야겠습니다. 기운 내시고요. 깻잎 먹을 때마다 감사하면서 먹겠습니다.
◆ 정한태> 진짜입니다. 저희들 생산자 입장에서는 지금 여름이 굉장히 힘듭니다. 그러니까 우리 도시에 계시는 분들은 진짜 깻잎 좀 많이 드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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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6(목) 정한태 경북 경산시 농민 "하우스 안 체감온도 80도, 얼음목도리로 버텨요"
201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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