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3(월) 이주호 해바라기 리더 "포크 인생 38년, 다시 또 새 앨범을.."
2012.07.23
조회 67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해바라기 리더 이주호


‘내 마음의 보석상자’,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사랑으로’. 1980년대, 90년대 참 시 같은 노래를 많이 부른 듀오죠, 해바라기의 노래들입니다. 이 해바라기가 아주 오랜만에 새 앨범을 가지고 돌아왔는데요. 참 반갑습니다. 오늘 아침 화제의 인터뷰에서 목소리 직접 들어보죠. 해바라기의 리더 이주호 씨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주호 씨, 안녕하세요?

◆ 이주호>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새 앨범, 이게 얼마 만이죠?

◆ 이주호> 12년 만이죠.

◇ 김현정> 앨범을 보니까 이번에도 역시 이주호 작사, 작곡의 그야말로 이주호표 감성이 그대로 녹아 있던데요.

◆ 이주호> 그래요? (웃음)

◇ 김현정> 그대로입니다. 타이틀곡이 ‘캠퍼스 러브’ 그런데 지금 캠퍼스 얘기하시기에는 조금 연세가 있으신 거 아니에요?

◆ 이주호> 그런데 마음은 늘 그곳을 떠날 수가 없죠. 그 아름다운 시간 동안의 기억들을 지울 수가 없어서. 우리가 무엇을 그리워하면서 살았는지 무엇을 그리워해야 되는지, 그리고 순수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거기다가 이야기를 하고 있죠.

◇ 김현정> 예전에 통기타 치던 그 시절, 그 시절 그 청춘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거군요, 마음속에.

◆ 이주호> (웃음).

◇ 김현정> 해바라기 데뷔가 정확히 몇 년이죠?

◆ 이주호> 우리가 75년서부터 시작했으니까 지금 38년째인가요.

◇ 김현정> 38년. 참 쟁쟁한 분들이 많이 거쳐갔는데 짝꿍이 지금까지 몇 명이나 바뀌었습니까?

◆ 이주호> 전부 보니까 한 10명 되던데요.

◇ 김현정> 10명. 주옥 같은 히트곡도 개수를 세어보셨어요, 히트곡 개수?

◆ 이주호> 아니요, 안 세어봤어요.

◇ 김현정> 제가 잠깐 좀 읊어보자면 ‘내 마음의 보석상자’,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사랑의 시’, ‘모두가 사랑이에요’, ‘어서 말을 해’, ‘사랑으로’. 셀 수가 없는데 이게 대부분 이주호 씨가 작사, 작곡까지 직접 하신 거죠?

◆ 이주호> 네.

◇ 김현정> 가장 아끼는 노래는?

◆ 이주호> 역시 사랑으로?

◇ 김현정> 사랑으로. 왜일까요?

◆ 이주호> 많은 지식을 쌓고 힘을 기르고 그런 이유 중의 하나는 행복 추구잖아요.
그런데 우리보다 못하고 속도가 좀 느린 약한 누군가를 위해서 그 힘을 나눠줄 수 있는 그런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더 애정이 가는 작품이죠.

◇ 김현정> 이게 어떤 분들은 후렴만 듣고 연인 간의 사랑 얘기 아니냐, 아름다운 사랑 얘기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데 이게 사연이 좀 있다면서요?

◆ 이주호> 네. 그 노래는 86년도에 아시안게임 할 때 우리가 노래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음악이 좀 필요해서 만들었는데 글을 못 쓰고. 88올림픽 할 때도 글을 완성을 못했고. 그 후에 공항동의 어느 환경미화원 가족 중에 어머니, 아버지가 새벽에 일하러 나가시고 6학년짜리 큰 딸부터 세 살짜리 막내가 너무 살기 힘드니까 농약을 풀어서 자살을 기도했는데 세 살짜리 막내딸만 세상을 떠났다라고 하는 글을 보게 됐어요.

그래서 머릿속에 담고 있던 많은 생각들을 거기다가 포커스를 맞춰서 아, 우리가 사느라고 바빠서 우리 인생 후배들은 이렇게 또 슬프게 떠나갈 수가 있구나 그래서. 곰곰히 생각하다가 어느 날 눈 뜨고 일어났더니 메모지하고 연필을 들고 그 글을 써내려가고 있더라고요. 그러더니 기타를 잡고 그 노랫말을 이렇게 쭉 하는데 막 뜨거운 눈물이 쏟아져 내리더라고요.

그래서 아, 그래 내가 이제 내 어머니와 같은 땅에 사시고 내 어머니와 같은 언어를 말하며 이분들을 위해서 내가 할 일이 또 생겼구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그 노래를 아직까지도 매일같이 부르는 편이죠.

◇ 김현정> 지금도.

◆ 이주호> 네.

◇ 김현정> 지금 잠깐 그 후렴구 조금만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 이주호>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와! 그러면 또 하지. 아~ 영원히.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러니까 국민가요라는 게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에요. 이런 시대 정신이 담겨 있고 사랑의 따뜻한 감성이 배어 있으니까 이게 지금까지도 영혼이 있는 노래가 되는 거겠죠.

◆ 이주호> 감사합니다. 영광이고요.

◇ 김현정> 그런데 이 사랑으로라는 노래도 그렇지만 내 마음의 보석상자,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다 가사가 보면 시예요.

◆ 이주호> 그래요?

◇ 김현정> 시입니다. 이런 감성이 도대체 어디서 나옵니까?

◆ 이주호>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서 받은 어머니의 마음. 그리고 10명이라고 하는 많은 형제들 사이에서 아주 자유롭게 생각을 펼치면서 살았던 어린 시절. 또 자연의 모든 것들을 특히 사랑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미소지으면서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라고 하는 데 많이 고민을 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고 그랬죠.

◇ 김현정> 굉장히 풍부한 경험, 이런 것들이 바탕이 된 거네요.
그런데 요즘도 물론 이렇게 좋은 가사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만, 인기 있는 노래라고 그런 아이돌 가요라든지 이런 데 보면 참 가사 좋은 곡 찾기가 어려워요. 어떻게 보세요?

◆ 이주호> 아주 쉽게 오는 것들은 생활하다 보면 쉽게 사라져 버리는 걸 느끼게 되죠.
그래서 느리고 천천히 와 닿는 것은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아주 멋진 추억으로도 남게 되고. 요즘에는 음식 문화나 모든 문화들이 너무 빨리 왔다 빨리 사라지고.

◇ 김현정> 안타까운 생각이 좀 드시는군요, 요즘 노래 들으면서.

◆ 이주호> 때로는.

◇ 김현정> 참 한결같으신 분, 어떻게 그렇게 한결같으세요.

◆ 이주호> 딴 건 할 줄 모르니까, (웃음)

◇ 김현정> 겸손의 말씀. 그런데 가끔은 말입니다. 가끔은 파격적인 변화를 내가 시도해 봐야겠다, 그런 생각은 안 하세요. 어떤 분들은 예를 들어서 트로트를 해 보기도 하고.

◆ 이주호> 나는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내가 무엇을 하기보다는 내가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가다가 내가 다하지도 못한 내 가장 소중한 아름다움까지도 잊어버리고 마는구나.

음악이라고 하는 유행이 자꾸 변해도 언제나 클래식처럼 변하지 않은 자연의 음악은 그대로 그리워하고 있다라는. 죄송합니다, 너무 긴 시간 동안 새 앨범 발표 못 하고 새 노래 여러분들에게 들려주지 못해서 정말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 김현정> 맞아요. 사과하셔야 돼요. 이렇게 좋은 감성을 왜 지금까지 그렇게 오랫동안.

◆ 이주호> 죄송합니다. 이제 여러분들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또 새로운 시간들이 저희들한테 주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이주호 씨, 오늘 참 오랜만에 반가운 목소리 너무 좋았고요. 목소리 자주자주 들려주세요,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