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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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8(수) 울산자매살인사건 父 "식당일 돕던 착한 딸들...지켜주지 못해 미안"
2012.08.08
조회 99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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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분만에 용의자 밝히고도 놓쳐
- 차량 수배, 연고지 추적 등 수사 허점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울산자매살인사건 피해자 아버지 박OO 씨

19일 전 울산에서 발생한 두 자매 살해사건. 두 자매 중 한 명이 숨지기 전에 119에 신고를 했고요. 용의자의 얼굴이 CCTV에 잡혀서 불과 30분 만에 정체가 드러납니다. 그래서 사건 초기에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할 만큼 검거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19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용의자의 행방은 묘연합니다.
지금까지 언론에 인터뷰를 꺼려왔던 이 유가족들이 범인을 꼭 찾아달라면서 지금 언론 앞에 나섰습니다. 특히 경찰에 할 말이 많다고 하는데요. 직접 만나보죠. 울산에서 살해당한 두 자매의 아버지이십니다, 박OO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마음이 많이 아프실 텐데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 피해자 父> 그냥 뭐.. 한 사람이라도 더 범인 얼굴 알아보게끔 계속 전단지 붙이고요. 오후 늦은 시간 되면 마지막 용의자가 출몰했던 그 지역에 다시 한 번 가서 보고 수사 상황 듣고. 시간 날 때는 야간에도 다시 부산 시내에 나가서 전단지 붙이고. 계속 반복되는 일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따님들 장례는 아직 못 지내신 거죠?

◆ 피해자 父> 아닙니다. 그 용의자가 안 밝혀졌으면 못 지내고 있었을 건데, 바로 사건 발생 30분 만에 용의자가 밝혀졌거든요. 당일 날 잡는다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장례는 그냥 3일장으로 치렀어요. 그렇게 3일까지도 '당연히 저녁까지는 잡는다' 했는데, 4일째부터는 바로 잡는다 얘기를 안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게 지금 19일이 지났습니다. 사실 그동안에는 언론 인터뷰를 좀 피해 오셨는데 어떻게..

◆ 피해자 父> 제 나름대로는 경찰에 협조하는 것도 좀 있고, 언론에서 혼선을 일으키고 한다는 그런 말도 있고 해서.

◇ 김현정> 말하자면 경찰에서 자제를 좀 시킨 거군요?

◆ 피해자 父> 네. 인터뷰하는 것을 좀 꺼려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나서게 되셨어요?

◆ 피해자 父> 이제 저도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고요. 날짜가 지나면 제가 좀 마음적으로 안정이 될 줄 알았는데 더 울화가 더 치밀어 오르고요. 특히 밤 되면, 늦은 시간 되면 더 견디기가 힘들어지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범인 얼굴을 알려야 되겠다' 그런 마음에서 어느 언론매체든지 인터뷰를 하면 제가 반기는 편입니다.

◇ 김현정> 아버님, 지금 사건이 세상에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어서요. 사건의 발단부터 짚어봐야 될 것 같은데, 사실은 가족에게 이 상처를 꺼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세상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기꺼이 사건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시겠다, 이런 뜻을 확인하고 저희가 질문을 드립니다. 그러니까 용의자는 부모님 식당에서 일을 했었다고요?

◆ 피해자 父> 네, 가게에서 한 4년 전에 5, 6개월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까지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면서요?

◆ 피해자 父> 그게 저희 집에는 많은 아르바이트가 거쳐 갔는데요. 지금도 저희집하고 관계를 다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하고 같은 나이또래이기 때문에 항상 애들하고도 잘 지내라 하고 가족처럼 대합니다. 군대 간다고 와서 인사하고, 휴가 왔다고 인사하고, 귀대한다고 갑니다 인사하고. 전부 그렇게 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하고만 그런 게 아니고, 우리 애들은 대인관계가 좋아서 친구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들도, 다른 아이들도 다 친구가 다 되어 있어요.

◇ 김현정> 너희들, 허물없이 지내라. 가족처럼 잘 대해주셨군요. 그런데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었던 건가요. 지금 경찰은 '용의자가 언니를 좋아했었다' 이렇게 말하는데요?

◆ 피해자 父> 우리는 이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그렇게 전해 들었거든요. 그 전까지는 우리 애가 일반적인 친구들처럼, 그렇게 평범하게 생각했는데요. 지나고 보니까 그렇게 얘기가 들리는 거죠. 저희들은 꿈에도 생각을 안 해 봤어요.

◇ 김현정> '구애에 실패하자 스토커처럼 변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게 아닌가' 경찰은 그렇게 추정을 하던데요. 이것도 역시 잡아봐야지, 잡아서 도대체 왜 그랬느냐? 듣고 싶은 생각도 있으시죠.

◆ 피해자 父> 그러니까 저희도 궁금합니다. 왜 또 동생까지..

◇ 김현정> 용의자가 그날 배관을 타고 두 자매가 있던 다세대 주택에 침입을 했어요.

◆ 피해자 父> 그런데 이건 좀 아셔야 됩니다. 우리 애들, 자매만 거기서 자는 게 아니고요.

◇ 김현정> ‘따로 살고 있었다’ 이렇게 보도가 되던데, 아닌가요?

◆ 피해자 父> 그게 오보인데요. 저희들하고 같이 삽니다.

◇ 김현정> 그럼 그때는 왜 안 계셨어요?

◆ 피해자 父> 우리는 오후 5시부터 새벽 5시까지 영업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낮에는 우리가 잠을 잡니다.

◇ 김현정> 밤새도록 식당 영업을 하는 동안 자매들끼리만 자고 있었던 거군요?

◆ 피해자 父> 네, 그렇죠.

◇ 김현정> 자매 중에 동생한테 먼저 가해를 했는데, 언니가 119에 신고를 해서 바로 출동을 한 건가요? 경찰과 119가?

◆ 피해자 父> 저희 집에서 119 소방서까지 한 5, 600m 정도밖에 안 합니다. 3분 만에 도착했다고 하고, 그 뒤에 다시 112 경찰이 도착한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경찰이 왔을 때는 이미 용의자는 도주한 상태였고요?

◆ 피해자 父> 네. 119가 왔을 때도 도주한 상태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아까 30분 만에 용의자가 누군지 찾았다고 하셨어요. 어떻게 찾게 된 거죠?

◆ 피해자 父> 집에 올라가는데 1층 영업하는 가게에 CCTV가 달려 있었어요. 그러니까 거기에 찍힌 사진을 보고 제가 딱 아는 그놈이 손에 뭐를, 흉기를 들고 있고.. 그러니까 바로 30분 만에 용의자 파악이 됐죠.

◇ 김현정> 그럼 용의자가 누군지, 이름이 뭐고, 얼굴이 어떻고, 차가 뭐고, 집이 어디고. 전부 다 아는데 도대체 19일이 지나도록 왜 검거가 안 되고 있는 건가요?

◆ 피해자 父> 그러니까 답답하다고 그러죠. 제가 생각했을 때는 초동수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왜 그러냐 하면, 용의자 파악이 됨으로써 걔가 가지고 있는 차량도 바로 파악이 됐지 않습니까? 경찰이 빨리 그 차량을 전국에 수배를 내렸으면 그 사이에 얘가 이틀 가까이 고속도로 안을 돌아다녔거든요. 강원도 원주로 해서 여주로, 경북 김천으로 경부선, 중앙고속도로 이렇게 막 돌아다녔거든요. 그러니까 차량수배만 빨리 했으면 고속도로 안에서 저는 잡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 김현정> 일찌감치 차량수배령을 안 내렸어요?

◆ 피해자 父> 안 한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수배령은 안 내리고, 그냥 울산 외곽 고속도로만 지키고 있었군요?

◆ 피해자 父> 그러니까 좀 지역이기주의 그런 것도 작용하지 않았겠습니까? 우리가 잡아야 한다. 이건 제 생각입니다.

◇ 김현정> 관할에 대한 집착, 이런 것들로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 피해자 父> 울산에서도 빠져나가는 길목이 얼마나 많은데, 한 쪽에서만 계속 잠복해 있는 걸로 제가 그렇게 알고 있거든요.

◇ 김현정> 30분 후에 바로 차량수배령을 전국에 내렸더라도 전국 검문소 어디선가 잡혔을 거라는 생각이시군요?

◆ 피해자 父> 30분이 아니라 24시간 내에만 빨리 내렸어도 저는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관할지역에서 잡아야 된다는, 이런 실적 때문에?

◆ 피해자 父> 제 생각입니다. 뭐 그런 게 있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전국을 돌아다녔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되신 거예요?

◆ 피해자 父> 네. 휴게소 CCTV 잡히고 카드 사용한 내역, 이런 것 때문에 나중에 알게 된 거죠.

◇ 김현정> 마지막으로 용의자를 봤다는 제보가 들어온 건 언제, 어디서죠?

◆ 피해자 父> 부산 기장에 A대학이 있거든요. 걔가 거기서 1년 수료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사고 나고 바로 진술할 때 '얘가 A대학을 나왔다' 그런 것도 말했거든요. 원래 범인은 자기 연고지로 항상 간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김현정> 잘 아는 곳으로?

◆ 피해자 父> 네. 그러니까 우리도 그걸 참고로 하라고 A대학을 나왔다, 이렇게 진술했는데 나중에 제가 알고 보니까 A대학에서 잠복만 해 있었으면 그 차량을 검거했어요. 고속도로 돌아다니다 내려왔으니까. 나중에 내가 그런 걸 의문시하니까 자기들이 A대학을 한번 갔대요. 갔을 때는 이상이 없었고. 다시 그래서 24일 재차 갔을 때 차량을 발견했어요.

◇ 김현정> 그제서야 24일에 그 대학을 내려갔어요?

◆ 피해자 父> 네. 근데 실제 차량은 22일 오후에 들어왔거든요.

◇ 김현정> 거기 학교에 들어간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네요?

◆ 피해자 父> 네. 그런데 경찰이 차량을 24일에 발견해서 잠복을 합니다. 혹시 다시 나타날까 봐. 그래서 아마 제가 알기로는 25일 오후경이 돼서 차량 문을 따고, 차 안을 수색하고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말하자면, 누군지 신원을 금방 알았기 때문에 빨리 연고지 여러 곳으로 파견을 하고, 차량수배도 내리고 하면 금방 잡았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다 놓쳤다는 게 지금 아쉬움이 계속 남는 거죠.

◆ 피해자 父> 네, 그래서 제가 초동수사가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범인은 22일 오후에 부산 A대학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도망간 이후로는 발견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 피해자 父> 그 이후로 일부 목격자가 있었습니다. 산 속으로 올라가는 거, 그게 마지막이고 그 산 속에 남은 거..

◇ 김현정> 그래서 항간에는 '범인의 제보가 이렇게 없을 수가 있느냐. 자살한 게 아니냐' 이런 추측도 나오더라고요. 왜냐하면 마지막으로 컴퓨터에 검색한 말이 자살이었고, 또 주변에다가도 '자살하겠다' 말을 남겼다는데요?

◆ 피해자 父> 그런데 우리가 봤을 때는 처음에는 사건이 났을 때, 자살할 걸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자살할 걸로 생각을 안 하는 이유가 이게 그렇더라고요. 이런 사건을 저지르고 나면 자살을 할 인물들은 빨리 자살을 해 버리는데.

◇ 김현정> 하루 이틀 안에 자살할 사람은 자살한다?

◆ 피해자 父> 그런데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면 살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네요. 제가 심리학자는 아니지만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얘가 겁이 굉장히 많다는 게, 쉽게 말해서 차 안에서 페트병에 소변을 봤어요. 그건 주위가 무서우니까 못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겁이 많은 놈이 어떻게 자살하겠습니까?

◇ 김현정> 지금 말씀 들으면서 부모님의 그 절절한 심정도 느껴지고, 또 왜 초동수사를 그렇게 미흡하게 했나, 안타까운 생각과 분노도 드는데요. 국민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 피해자 父> 우선 언론에 먼저 바라는 건 용의자 얼굴을 좀 많이 내보내줘서 모든 것을 국민들이 좀 보고, 범인의 얼굴을 알아야 제보가 많이 들어오거든요. 내 가족이 이렇게 당했다고 생각하시고, 좀 관심 있게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김현정> 국민과 언론에게 바라는 점이고, 경찰에게는 어떤 말씀하고 싶으세요?

◆ 피해자 父> 좀 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참 어려운 가운데 인터뷰를 응해 주셨습니다. 이 인터뷰를 듣는 모든 분들은 관심 가져주시고요. 인터넷에 들어가서 '울산자매사건' 이렇게만 치면 용의자 얼굴이 바로 나옵니다. 보시고 112로 제보 주십시오. 굳이 울산으로 전화하지 않아도 되죠?

◆ 피해자 父> 네.

◇ 김현정> 아버님, 지금 혹시 딸들이 있던 그 방에 들어가 보기도 하세요?

◆ 피해자 父> 아니요. 저희는 울산에 없습니다.

◇ 김현정> 거기 못 계시는 거군요.

◆ 피해자 父> 장례식 끝나고 부산 친척집에 계속 머무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딸들에게 아마 못 다한 말씀이 많으실 거예요.

◆ 피해자 父> 마지막으로.. 못 지켜줘서 많이 미안하죠. 그걸 지켜주지 못한 게.. 제가 우리 애라고 이러는 게 아니고 정말 요즘 보기 드문 애입니다. 정말 착하고요. 밝고 직장 생활 끝나면 주말 같은 경우에는 밤 12시까지 저희 가게에서 일해 줍니다. 12시가 되면 들어갑니다. 그러면 아침 6시에 또 일어납니다. 자기 출근해야 되니까 준비하고. 그런 애였습니다.

◇ 김현정> 피곤한데도 부모님을 위한 효심 깊은 두 딸.. 범인 꼭 잡아야 됩니다. 국민들이 다 노력을 해서 억울한 일이 없도록 꼭 좀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버님, 기운 내시고요.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