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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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7(화) 양학선 선수 "하늘로 솟구쳐 오른 한국 체조의 꿈"
2012.08.07
조회 109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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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남자체조 도마 금메달 양학선 선수



오늘 화제의 인터뷰 주인공은 정말 어렵게 섭외했습니다. 바로 몇 시간 전에 우리나라 역사상 첫 체조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입니다. 많이들 보셨겠지만 아직도 얼굴에 여드름이 조금 남아 있는, 만 열아홉의 앳된 청년인데요. 정말 큰 일을 해냈습니다. 사실 자신의 이름을 딴 ‘양학선’이라는 기술, 이게 세계에 있는 모든 도마 기술 중에 가장 고난이도 기술이기 때문에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죠. 하지만 도마라는 게 여차 하는 순간 모든 게 결정되는 아주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서 끝까지 안심할 수가 없었습니다. 양학선 선수, 런던 현지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양학선 선수, 안녕하세요? 축하합니다.

◆ 양학선> 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기 직후에는 실감이 안 난다고 이렇게 말하는 걸 제가 들었는데 지금은 좀 실감이 나세요?

◆ 양학선> 아니요, 안 납니다. 아직도.

◇ 김현정> (웃음) 아직도.

◆ 양학선> 하루도 안 지났잖아요. 그래서 아직 실감이 안 나네요.

◇ 김현정>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누구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오르던가요?

◆ 양학선> 당연히 일단 부모님이고요. 부모님이 지금 어떻게 하고 계실까, 그게 가장 궁금했어요.

◇ 김현정> 바로 전화하셨어요, 고창에?

◆ 양학선> 도핑할 때 잠깐 전화를 했습니다.

◇ 김현정> 고창에 계신 부모님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 양학선> 그냥 이렇게 "잘했다", "자랑스럽다, 아들" 이런 식으로.

◇ 김현정> 아마 지금 마을잔치 준비를 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 양학선> 잔치하겠죠?

◇ 김현정> (웃음) 그래요. 제가 앞에서도 말했습니다만, 자신의 이름을 딴 최고난도의 기술, ‘양학선’이라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우리 양학선 선수는 대회 전부터 가장 유력한 금메달 리스트 후보였어요. 스스로는 어떻게 자신이 있었습니까?

◆ 양학선> 이번에 훈련도 잘 안 되는 날이 더 많았었는데요. 이제 이번에 다행히 딱 시합 장 들어서서 손을 드니까 그래도 긴장이 덜 되고 될 것 같다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이번에 잘 나온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쏟아지는 기대들, 양학선은 금메달 딸 거야. 이번에 첫 체조 금메달이 52년 만에 나올 거야, 이런 얘기들이 여기저기서 들리니까 심리적으로도 좀 부담이 됐을 것 같아요.

◆ 양학선> 잠도 잘 못 잘 정도로 이렇게. 잠도 못 자고 꿈도 안 좋은 꿈꿀 때도 많고.

◇ 김현정> 얼마나 부담이 됐으면 악몽까지 꿨어요?

◆ 양학선> 그러게요. 제가 원래 이렇게 악몽 꾼 적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 악몽까지 꿔버리네요. 그것도 운동에 관해서 이렇게 악몽을 꾼 적은 또 처음이거든요.

◇ 김현정> 꿈의 내용이 어땠어요? 어떤 악몽이었어요?

◆ 양학선> 메달을 못 땄어요, 동메달도. 그러니까 같이 나갔던 선배들이랑 주변에서 이렇게 막 응원해 주셨던 분들이 이렇게 다 저를 외면하고 꿈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말까지 했어요. 꿈속에서

◇ 김현정>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꿈속에서조차 그랬을까요.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데.

◆ 양학선> 그런데 오늘은 푹 잘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그렇게 스트레스와 싸워 이기면서 예선까지 잘 통과하고 결선에 왔는데 순서가 맨 마지막이었어요. 이건 괜찮았던 건가요? 더 안 좋았던 건가요?

◆ 양학선> 저는 원래 마지막번, 후반 번호를 싫어하거든요. 차라리 제가 먼저 하고 그리고 기다리는 성격인데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 제가 빼도 박도 못하게 마지막번이 걸렸잖아요. 그래서 좀 부담이 더 가고 그랬었는데요. 오히려 반대로 딱 무대로 올라가니까 더 안정이 되고 더 긴장도 안 되고. 그래서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100% 다 보여주고 내려온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럼 앞에 7명 경기하는 건 다 보셨어요?

◆ 양학선> 아니요. 일단은 마지막번이잖아요. 그래서 다시 연습장 다시 내려가서 연습을 다시 하고요. 그리고 6번 뛸 때 그때 다시 올라갔거든요, 제가. 다른 사람 신경을 안 쓰고 그냥 다시 그냥 딱 제가 생각했던 것만 생각 다시 하게 생각을 했어요. 그것 때문에 제 마음이 좀 더 변화가 오고 그런 건 없었어요.

◇ 김현정> 여홍철 해설위원이 뭐라고 했냐 하면 “최고난이도 ‘양학선’ 기술은 워낙 어렵기 때문에 성공하면 바로 금메달이지만 이게 실패하면 안 하니만 못하다 그래서 결선 올라갈 때까지도 이 기술을 쓸지, 말지 상황에 따라서 결정할 것 같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언제 ‘양학선’ 기술을 하는 걸로 결정을 했습니까?

◆ 양학선> 앞의 선수 중에 16.266 이상이 나오면 ‘양’을 쓰자. 제 기술을 쓰고 그리고 그거보다 밑인 점수가 나오면 ‘여2’만 하자 그렇게 생각을 해서 일단은 시합장에 갔고요. 시합장에서 선수가 16.3 넘게 나온 선수가 2명이나 있어서 그래서 제 기술을 쓰게 됐죠.

◇ 김현정> 어떤 순간에 이거 성공이구나. 됐구나.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까?

◆ 양학선> 손 짚고 손이 도마에서 떨어졌을 때 있잖아요. 그때 진짜 이건 됐다. 진짜 너무 잘됐다. 그때 딱 생각이 들었죠.

◇ 김현정> 1차 시기, 2차 시기. 1차 시기 때는 사실은 두 발짝 뒤로 물러났는데 그 정도도 굉장히 성공한 겁니까?

◆ 양학선> 네. 그 정도도 잘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단은.

◇ 김현정> 워낙 최고난이도이기 때문에.

◆ 양학선> 그래서 ‘양1’이 일단 좀 어려운 기술이잖아요. 그리고 스타트가 그만큼 높기 때문에 일단 서기만 하자 이 생각이었거든요. 그래서 제 목표는 오늘 달성은 다 한 것 같아요.

◇ 김현정> 5초도 안 되는 그 연기를 위해서 4년을 눈물과 땀으로 연습을 했는데 언제가 가장 힘들었어요?

◆ 양학선> 내가 운동이 하기 싫어질 때, 그때가 가장 힘든 것 같아요.

◇ 김현정> 언제 그렇게 운동이 하기 싫어집니까?

◆ 양학선> 몸이 많이 안 좋거나 그렇게 하면 운동의 재미가 떨어지는 약간 저는 그런 게 있어요.

◇ 김현정> 부모님 생각하면 그렇게 쉽게 포기 안 되죠.

◆ 양학선> 부모님 생각하면 아예 그냥 그런 생각은 아예 생각도 안 하죠.

◇ 김현정> 그렇죠. 포기라는 말을 생각할 수도 없죠. 고창에 20가구도 안 되는 마을에서 어렵게 어렵게 체조 선수 아들을 위해서 뒷바라지해 준 부모님 이야기. 양학선 선수만큼 부모님의 이야기도 지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 될 시간인데 이거 하나만 더 질문을 좀 드려보죠. ‘양학선’이라는 기술, 최고난이도의 기술로 올림픽 금메달을 땄는데 혹시 ‘양학선2’, 그러니까 또 다른 기술도 생각하고 있습니까?

◆ 양학선> 지금 저는 생각 갖고 있고요. 그리고 그게 룰이 이번에 체조에서 룰이 바뀐다고 하는데 그 룰이 바뀐 걸 보고 나서 ‘양2’ 기술을 다시 생각을 해 보려고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럼 언제쯤 목표로 삼고 있는 몇 년이라든지 이런 게 있어요, 시기가?

◆ 양학선> 다음 올림픽 전에는 완성이 되겠죠.

◇ 김현정> 다음 올림픽은 그럼 ‘양학선2’를 가지고 도전하겠다, 이런 거군요.

◆ 양학선>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말 잘 싸웠고요. 고생 많이 하셨고 이제부터 두 다리 쭉 뻗고 편하게 좋은 꿈만 꾸면서 주무세요.

◆ 양학선>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