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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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축구해설가 박문성 (런던 현지)
올림픽 첫 4강 신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바로 어제 새벽이었죠. 축구 8강전 영국과의 경기. 몇 번을 다시 봐도 짜릿하더군요. 영국이 홈팀이었기 때문에 시종일관 일방적인 응원 속에 우리 선수들 기죽을 법도 한데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영국에서 이 경기를 직접 본 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전문가세요. 박문성 해설위원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런던 시각이 한 새벽 1시 됐죠?
◆ 박문성> 심야 시간으로 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제 경기가 끝난 지 이제 24시간이 막 지났는데요. 아직도 런던은 충격에 빠져 있다, 이게 사실입니까?
◆ 박문성> 영국 사람들은 이번이 특별했던 대표팀이었죠. 그러니까 그동안 잉글랜드나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이렇게 따로 따로 월드컵의 대표팀을 꾸리다가 이번에 런던올림픽 때문에 52년 만에 영국이라고 하는 이름으로 4개 연방이 모여서 하나의 단일팀을 이루었기 때문에 너무나 많이 특별했고 너무나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8강에서 우리한테, 또 이번에 연장전 끝에 졌잖아요. 승부차기까지 가서 지니까 뭐라고 할까요. 이 사람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대단한 것 같고요. 경기 끝나고 나오는데 뭐라고 할까요. 사람들이 막 화도 나 있고 불만도 차 있고 말은 못하겠고. 이런 표정들이 참 많은 걸 느끼게 했습니다.
◇ 김현정> 그야말로 충격이군요, 충격.
◆ 박문성> 그렇습니다. 사실 영국이 경기 전에는 조금은 쉽게 생각했던 게 있었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를요?
◆ 박문성> 네. 그러니까 경기는 아직 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4강전에서 브라질 만나면 어떻게 할 겁니까?” 이런 질문을 하고요. 당연히 이길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어찌 보면 그렇게 마음가짐을 좀 쉽게 봤던 것.
또 반면에 우리는 많은 분들이 보면서, 또 저도 보면서 느꼈던 것이 연장전 들어가서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 선수가 다리에 경련이 쥐가 올라와서 쓰러졌는데요. 축구 경기에서 체력이 그렇게 떨어져서 한 번 쥐가 올라오면 다시 뛰는 게 어렵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이 그걸 다시 한 번 부여잡고 뛰고, 또 뛰고 하는 거 보면서 약간.. 저는 이렇게 막 뛰는 느낌을 느꼈는데요. 영국은 쉽게 생각했지만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어떤 강한 집중력이랄까, 강한 어떤 열망이 우리가 4강을 이끌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정신력, 집중력, 열망 이런 것들이 승리의 요인이다. 혹시 더 있습니까?
◆ 박문성> 예를 들어서 전술적인 측면들만 놓고 보면 홍명보 감독의 어떤 배짱 혹은 승부수가 아주 주요한 경기였죠. 그러니까 영국 선수를이 잘 알 거다 하는 판단 속에서 그동안 한 번도 선발로 나오지 않았던 지동원 선수를 넣었는데 지동원 선수가 아주 멋지게 골을 넣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어떤 분들은 그러시더라고요. '지동원 선수는 굶주린 호랑이 같았다' (웃음)
◆ 박문성> 그리고 그날 영국이 전반과 후반, 페널티킥 장면에서 골을 넣은 거 빼놓고는 이렇다 할 공격을 못했는데요. 많은 분들이 보셨지만 우리의 수비라인하고 최전방 공격라인이 20m 안으로 좁혀져서 계속 움직입니다.
그러니까 영국은 뭔가를 해 보려면 그 20m 안에서 해야 되니까 해 볼 수 있는 게 없는 거죠. 그러니까 그냥 때려놓고 때려놓고 그랬는데요. 그 20m를 유지한다는 게 전술적으로 굉장히 어렵고, 또 체력적으로도 굉장히 고난이도의 팀전술이라서 영국 선수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고요.
그런 부분들을 후반전, 연장전까지 지켜냈다는 점에서 우리 선수들이 너무나 좋았고요. 한편으로는 너무나 많이 뛰었기 때문에 4강전, 브라질전을 해야 되는데 그때까지 얼마큼 우리가 빨리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너무나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브라질 얘기가 나왔으니까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넘어가 보죠. 운명의 4강전, 브라질전. 브라질은 정말 그냥 말만 들어도 만만치 않은 상대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 박문성> 브라질 하면 세계 최고의 팀이죠. 월드컵도 가장 많이 우승을 했고 세계 축구에 있어서 마르지 않는 화수분입니다. 그러니까 전세계 리그에 아주 뛰어난 선수들을 계속 배출해내는 팀. 한 가지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브라질 선수들이 개인은 상당히 화려한데, 팀은 그다지 강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조직력?
◆ 박문성> 지금 보면 거기에 네이마르나 오스카라고 하는 선수가 있는데요. 이 선수들이 지금 브라질 리그에서 뛰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이 선수들은 유럽에 나가는 게 언젠가는 꿈이죠. 아무리 세계 최고라고 해도 유럽에 나가야지만 더 최고가 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뭐라고 할까요.
영국에서 열리는 축구 종가에서, 이 올림픽에 출전을 해서 개인의 어떤 능력을 에이전트나 유럽에 있는 관계자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플레이를 상당히 많이 합니다. 그게 팀에게 있어서는 그다지 그게 좋은 영향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브라질을 우리가 팀으로써 한번 공략해 보자, 이렇게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이길 수도 있다고 보세요?
◆ 박문성> 충분히 이길 수 있죠. 물론 그 확률이 얼마큼 되는지는 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어떤 팀을 우리가 못 이기겠습니까. 한번 열심히 해야 되겠죠. 믿고 기다려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어제 같은 그런 정신력이라면, 그 정도의 몸상태라면 못할 것도 없다, 이런 생각이 들던데요. 좀 걱정인 것이 정성룡 골키퍼가 다쳤어요. 그리고 질식수비의 핵심을 담당했던 김창수 선수도 다쳤단 말입니다. 이 선수들 몸상태가 어떤가. 브라질 전 나올 수 있나. 이게 걱정이더라고요.
◆ 박문성> 안타깝게 오른쪽 수비를 책임졌던, 수비 전체를 이끌었던 김창수 선수는 뛸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불가능하군요.
◆ 박문성> 네. 안타깝게 지금 팔. 척골과 요골이 있는데 요골쪽이 부러졌습니다. 그래서 금이 간 상태이기 때문에 압박붕대를 하고는 뛸 수가 없어요. 진동이 울리면 엄청나게 아프기 때문에 고통 때문에 뛸 수가 없고요. 그래서 아마 남은 경기는 뛰기가 좀 그렇고요.
정성룡 골키퍼는 좀 보기는 해야 될 텐데요. 홍명보 감독이 그런 거 물어보면 항상 이렇게 대답을 했어요. “안타깝지만 우리의 에이스는 언제나 팀이었다”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저는 우리의 에이스팀을 믿고 싶습니다.
◇ 김현정> 지금 질문이 하나 올라왔는데 “이번 8강전에서 다 잘 뛰었지만 MVP를 딱 한 명 꼽으라면 전문가들은 누구를 주고 싶은가?”
◆ 박문성> 저는 개인적으로는 구자철 선수 뽑고 싶습니다. 구자철 선수의 능력과 성장을 보면서 약간 소름이 돋았는데요. 그러니까 유럽에, 영국의 수비수들이 두세 명이 붙어서 뒤에서 압박을 하는데 등을 진 상태에서 볼을 좀처럼 뺏기지도 않고요.
그 다음에 제가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인 가봉 경기를 박지성, 이청용 선수와 함께 경기장에서 봤었거든요. 그런데 구자철 선수의 그 포지션이.. 박지성 선수를 우리가 쉽게 얘기해서 폐를 2개 가진, 심장을 2개 가진 엄청나게 많이 뛰는 선수라고 얘기하는데요.
박지성 선수가 구자철 선수 이번에 뛰는 거 보면서 혀를. '정말 아니, 어떻게 우리 자철이가 저렇게 많이 뛰는 거지. 어떻게 저런 체력이 있을 수 있지' 막 이렇게 놀랄 정도로 뛰더라고요. 저 위치가 공격도 해야 되고, 수비도 가담을 해야 되고, 볼도 뿌려줘야 되고, 잡아줘야 되고, 지켜줘야 되고, 싸워줘야 되는 포지션인데. 그 포지션을 지금 구자철 선수가 아마 우리 대표팀에서 제일 잘하고 있다.
저도 특히 어제 경기 보면서 영국 선수들이랑 싸우면서도 밀리지 않는 그런 어떤 기술력 혹은 체력 혹은 전체적인 경기 운영 능력 이런 것을 놓고 봤을 때 아직은 나이가 어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독일 무대 가서 많이 성장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굉장한 성장이 기대가 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박지성 선수가 한 11, 12km 뛰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구자철 선수가 그 정도 뛸까요?
◆ 박문성> 일단 올림픽은 구체적으로 거리를 내지는 않는데요. 최고 많이 뛰었을 때가 아마 박지성 선수 14km 가까이 뛰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자철 선수도 지금 그 비슷하게 뛰지 않을까, 그렇게 좀 느꼈어요.
◇ 김현정> 박지성 선수도 극찬한 구자철 선수. 이번에 단 한 명 뽑자면 구자철선수가 단연. 소름 끼친다, 이런 표현까지 하셨어요. 사실 지금까지도 잘했기 때문에 더 부담을 주는 건 안 될 것 같고요. 다만 미련이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해 달라, 이런 주문하겠습니다. 옆에서 많이 응원해 주세요.
◆ 박문성>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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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6(월) 박문성 축구해설가(런던현지) "EPL 전문가가 본, 한국 축구 영국 넘던 날"
201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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