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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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밤부터 "용역 몰려온다" 소문
- 곤봉과 방패 중무장... 車부품들 던져
- 잔인한 폭행 "입술 찢어져 덜렁덜렁"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주) SJM 노조 박00 조합원
여러분 혹시 SJM이라는 회사를 들어보셨나요.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인데요. 노사갈등으로 부분파업 중이던 상태였습니다. 그러자 회사는 지난 27일 직장폐쇄를 하겠다고 경고를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여느 기업의 노사갈등과 크게 다르지 않죠.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27일 새벽에 벌어집니다. 300여 명의 용역이 중무장을 한 채 회사에 들이닥쳤고 회사 내에 머물던 노조원들을 무자비하게 폭력 진압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34명 가까이가 크게 부상을 당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조차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지금 논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올림픽 때문에 묻혔지만 더 이상 묻혀서는 안 되는 뉴스죠. 국회까지 나섰습니다. 오늘 당시 상황, 자세하게 들어보겠습니다. 경찰에 신고를 했던 여성 조합원이세요, 박00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SJM이라는 회사에서는 얼마 동안 근무하셨어요?
◆ 박00> 19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일을 하십니까?
◆ 박00>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 납품회사예요. 서포트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일하는 생산직 아주머니예요.
◇ 김현정>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
◆ 박00> 저희 아주머니들은 안 다쳤어요.
◇ 김현정> 동료들은 몇 명이나 부상당한 겁니까?
◆ 박00> 동료들이 많이 다쳐서 한 30여 명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그럽니다. 어제도 보니까 붕대를 감고서 우리가 있는 곳까지 오셨더라고요.
◇ 김현정> 심하게 다친 분은 어느 정도세요?
◆ 박00> 아우, 너무 너무 상황이 너무 무서웠어요. 얼마나 무서웠으면 그 상황에 전화를 했겠어, 도와달라고 그렇게 하는데도 경찰한테. 세상에 경찰들 나 몰라라 하는 거예요.
◇ 김현정> 조금 진정을 하시고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한번 사건의 발단부터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SJM 사측과 노조와의 갈등, 뭐 때문에 불거졌습니까?
◆ 박00> 임금협상이라는 게 1년에 한 번 있고요. 단협이 있어요. 2년 만에 한 번씩. 회사하고 노조하고 하는건데, 올해는 그 둘이 겹친 거예요. 처음 원인은 물량 가지고 그랬어요. 회사에서 중국에서 제품을 역수입을 많이 해 오는 것 같더라고요. 저희들이 만든 제품이 아니고. 나중에 그 과정을 저희들이 알게 됐어요. 사실 그런 것을 노사 관계가 원만한 상태에서 하면 이렇게까지 될 일은 없었을 텐데... 그 회사가 어렵지도 않은 회사거든요.
◇ 김현정> 제가 정리를 다시 하자면, 그러니까 국내에서 만들어야 될 물품을 중국 공장을 지어놓고 거기서 수입을 하고 점차 국내는 규모를 축소해 가는, 이런 상황에서 노사간의 갈등이 불거진 거라는 거죠. 그래서 유독 올해 노사갈등이 좀 더 심했던 것은 사실이고요?
◆ 박00> 네.
◇ 김현정> 그러다가 7월 27일에 이제 이 사단이 난 건데, 당시 현장에 계셨던 거죠?
◆ 박00> 네.
◇ 김현정> 도대체 몇 시부터 이런 일이 벌어진 건가요?
◆ 박00> 저희가 목요일 날 일을 하고 퇴근하려고 하던 차에 용역깡패들이 회사에 진입하려고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우리가 모이자고 의논을 하고 모였어요. 조금 있으니까 깡패들이 온데요. 우왕좌왕 우왕좌왕 난리가 났어요. 그래서 전화를 서로 한 거예요. 퇴근한 사람들한테 우리 오자, 오자, 모이자, 모이자 하고... 이렇게 해서 인원이 150명 정도 모인 거 같아요. 엄청 많이 왔었어요. 담 넘어서 오고.
그 상태에서 직원들이 전화해서 그 깡패들이 먼저 이쪽저쪽에 왔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알기로는. 현장에는 2층에 사무실에 있었거든요. 우리는 그 사람들한테 몰려서 2층으로 다 올라와 있었어요. 우리 현장을 지키자며.. 그런데 그 사무실에 있는데 깡패들이 온 거예요. 너무 너무 무섭게 하고서..
◇ 김현정> 무섭게 하고 왔다는 게 어떻게 하고 왔다는 거죠?
◆ 박00> 까만 옷을 입고 완전장비를. 헬맷 같은 것을 머리에 쓰고, 방패 까만 거 있잖아요. 그걸 들고, 경찰들이 앞에 막는 거 그거 있잖아요. 그걸로 막으면서..
◇ 김현정> 곤봉 같은 것도 들고 있었습니까?
◆ 박00> 네. 그런데, 곤봉으로만 막 때렸어도 이렇게 사람이 많이 안 다쳤어요. 공포도 없었꼬. 그런데 제품으로 저희들이 만드는 제품으로.
◇ 김현정> 제품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죠?
◆ 박00> 벨로즈가 있어요. 그게 엄청 위험한 거예요. 쇠예요. 쇠.
◇ 김현정> 그걸 가지고서는 사람들을 때린거예요?
◆ 박00> 다 던진 거예요, 애들한테. 사람한테. 나가라고 진짜 나가라고 겁을 줬으면 우리 나갔을 거예요. 안 맞으려고. 그런데 그걸 다 던진 거예요. 세상에 애들한테요. 그래서 그걸로 맞아서 입이 다 찢어지고 머리 터지고.. 맞아죽느니 떨어져 죽는다고 그래서 2층에서 떨어진 거예요. 땅바닥으로.
◇ 김현정> 2층이면 높이가 얼마나 될까요?
◆ 박00> 2층이니까 한 3m 되나? 잘 모르겠어요. 우리는 코너에 몰린 거예요. 조이고 또 조이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나간다고 손을 들면서 나갈게요, 나갈게요. 막 나간다고, 나간다고 그러는데도 그렇게 팼어요. 그렇게. 무자비하게 때린 거예요. 그런 아수라장이 없었어요.
◇ 김현정> 우리가 스스로 알아서 직장을 나갈 테니까 좀 길을 비켜달라는 말을 분명하게 하셨습니까?
◆ 박00> 했어요. 저희들도 그랬어요. 우리 아줌마들도 “우리 나갈게요. 나갈게요.” 우리 어쩔 수 없으니까 우리는 하얀 장갑 하나 밖에 안 꼈어요. 하나도. 누가 뭐 들지도 않았어요. 차마 그렇게까지 하겠느냐 해서.. 설마 회사에 깡패도 올 생각도 못했으니까. 우리는 일을 하고 퇴근하려고 했겠죠. 11시 50분까지.
◇ 김현정> 용역경비업체 측에서는 “우리도 다쳤다. 노조원들이 곤봉 같은 걸 들고 있었고, 각목에다가 못까지 박아서 휘둘렀다.”고 하던데, 전혀 없었어요?
◆ 박00> 아니요. 그런 거 하나도 없었어요, 저희는. 몽둥이 그런 거 없었어요, 진짜.
◇ 김현정> 그러면 그 회사에 모이기 시작했을 때는 그냥 순수하게 회사를 우리가 지켜야겠다. 이런 생각이셨던 건가요?
◆ 박00> 그렇죠.
◇ 김현정>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은?
◆ 박00> 생각도 못 했어요, 진짜 몰랐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와중에 박00 씨가 경찰에 신고를 하셨어요. 전화로.
◆ 박00> 2층에서 상황을 보고 있는데, 용역들이 쫓아 들어오니까.
◇ 김현정> 신고한 지 얼마 만에 경찰이 도착했나요?
◆ 박00> 그때 당시도 경찰이 왔을 거예요. 왔었어요.
◇ 김현정> 이미 와서 있는 상황.
◆ 박00> 네, 있었어요. 그러니까 도와달라고 우리가 소리 질렀어요, 창문을 열고. 그런데도.. 경찰차가 있었어요. 경찰차 불빛도 보이고.
◇ 김현정> 몇 명이나 와 있었어요?
◆ 박00> 30명 정도?
◇ 김현정> 용역업체에서는 한 300명이 와 있고 경찰은 한 30명 정도 와 있는 것 같았다. 와서 이런 폭력이 일어나는 걸 그럼 경찰들이 다 봤다는 얘기인데.
◆ 박00> 봤죠, 다 봤죠.
◇ 김현정> 적극적으로 도와주지는 않던가요?
◆ 박00> 안 도와줬어요.
◇ 김현정> 경찰들이 전혀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이건 분명한 거예요?
◆ 박00> 경찰은 우리한테 하나도 도움이 안 됐어요, 전혀 도움이 안 됐어요.
◇ 김현정> 그럼 경찰은 밖에서 뭐하고 있었나요?
◆ 박00> 밖에서 구경만 했죠.
◇ 김현정> 그냥 보고만 있던가요?
◆ 박00> 보고만 있었어요. 진짜.
◇ 김현정> 신고 전화를 했을 때는 경찰 측에서 뭐라고 했습니까?
◆ 박00> 내가 “지금 SJM 용역깡패들이 와서 우리를 너무 무자비하게 때린다고 빨리 좀 와서 도와달라고, 빨리 좀 오세요.” 그랬거든요. 그래서 “예, 알았습니다.” 그리고 한 30~40분 정도 있으니까 전화가 또 왔었어요. 저한테. 그리고 막 도망가느라고 말도 못하는 상황이어서.. "네, 알았습니다." 하고 끊고 끝났어요. 그리고 보니까 이미 경찰들은 와 있는 상태였고. 와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런데 도와주는 경찰은 없었다.
◆ 박00> 내 생각에는 동시에 같이 왔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가장 심하게 다친 분은 어떻게 다쳤어요? 어느 정도로?
◆ 박00> 그 상황이 진짜 너무 너무 무서워서.. 입술이 찢어져서 덜렁덜렁했었어요. 양쪽으로 벌어져서.. 벨로즈를 던져서 그게 찢어진 거예요.
◇ 김현정> 자동차 부품을 던진 데 맞은 사람들은, 입도 찢어지고 머리도 찢어지고 막 그런 거군요.
◆ 박00> 네, 깡패가 때려서 등허리 이런 데가 회초리로 맞으면 저기 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그랬어요.
◇ 김현정> 그 일이 벌어진 후 지금 회사 상태는 어떤가요? 지금 공장이 돌아가고 있어요?
◆ 박00> 지금은 중국, 말레이시아에 나간 직원들을 현장에 다 복귀시켜서 일을 시키고 있고 또 일용직을 현장에 복귀시켜서 지금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원래 노조원들은 회사에 못 나가고 있고 다른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 박00> 원래 우리 직원들도 처음에는 2명이 개인이 갔는지, 회사에서 요청해서 갔는가 몰라도 기계 보는 공구과 2명이 현장에 들어가서 일하고 어제 가니까 2명이 또 회사에 일하러 들어갔대요.
◇ 김현정> 지금도 용역업체 직원들이 지키고 있습니까?
◆ 박00> 지키고 있죠. 양쪽에 지키고 있죠.
◇ 김현정> 들어가려도 해도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군요.
◆ 박00> 들어갈 수가 없어요.
◇ 김현정> SJM 노조원들이 지금 회사에 바라는 점, 희망하는 점이 있다면 뭘까요?
◆ 박00>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면서 일했어요. 그런데 이 상황이 더 가면 갈수록, 서로 가슴에 아픈 상처만 받아요. 회장님이 나오셔서 직원들과 같이 타협해 가지고 얘기를 해서, 빨리 복귀시켜 주길 바래요. 모두 이 사태가 빨리 수습돼서 현장으로 돌아가서 일하고 싶어 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노사 간의 갈등이 어느 회사에나 있을 수 있죠. 각각의 사정이 다르니까 노조측만 옳다, 사측만 옳다. 이렇게 획일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만, 분명한 건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이 개입해서는 안 되는데 이번 SJM 사건, 철저한 진상규명이 뒤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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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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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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