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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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런던올림픽 유도 81kg급 금메달 김재범 선수
베이징올림픽 때는 죽기살기로 하다 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죽기로 했더니 이기더라. 바로 유도 김재범 선수의 소감입니다. 대한민국에 세번째 금메달을 안겨준 김재범 선수. 석연치 않은 오심 논란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상당히 답답하던 차였기 때문에 이 금메달이 더 시원하고 짜릿했죠. 이미 국민스타가 됐는데 설명이 더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유도 81kg급 금메달 리스트 김재범 선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재범 선수, 안녕하세요?
◆ 김재범>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합니다.
◆ 김재범>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축하전화 어제 하루 종일 많이 받았죠?
◆ 김재범> 오히려 전화를 안 받았어요.
◇ 김현정> 오는 전화를 안 받았다고요?
◆ 김재범> 네. 전화랑 이런 게 너무 많아서 아예 전화기를 꺼놓고 있는 상태라서요.
◇ 김현정> 그래요. 김재범 선수 제일 궁금한 거. 우선 상대였던 비쇼프 선수한테 경기 끝나고 나서 끌어안고 뭐라고 뭐라고 귀엣말을 하더라고요.
◆ 김재범> "너도 챔피언, 나도 챔피언. 우리는 챔피언이다."
◇ 김현정> 우리는 모두 챔피언이다. (웃음)
◆ 김재범> 네.
◇ 김현정> 그랬더니 비쇼프 선수가 뭐라고 그래요?
◆ 김재범> 그냥 4년 전에 그 느낌 자기가 받았었고 이제는 네가 받았다, 그런.
◇ 김현정> 저는 보면서 저 장면이 바로 올림픽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많은 분들한테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장면인데 그런 얘기했군요. 금메달을 확정짓던 순간에 하늘을 보면서 두 팔 벌려서 뭐라고 중얼중얼 하던데 그건 무슨 세리머니인가요?
◆ 김재범> 주여, 주여 모두 돌려받으시라고요.
◇ 김현정> 지금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하셨는데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몸 상태가 한국에 오면 바로 어깨수술을 해야 될 정도로 지금 사실 안 좋다면서요?
◆ 김재범> 어깨, 팔꿈치, 손가락, 무릎이 왼쪽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다 깨져서 다 수술을 받아야 되는 상황이고요. 한 곳을, 한 곳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사실.
◇ 김현정> 손가락 인대는 지금 끊어졌고?
◆ 김재범> 네, 팔꿈치도 끊어졌고요.
◇ 김현정> 팔꿈치도 끊어졌고, 왼쪽 무릎도 잘 못 쓴다면서요?
◆ 김재범> 내측인대가 부분 파열돼서요.
◇ 김현정> 그래서 의사가 런던 떠나기 전에 "출전하지 마라" 말렸다는 것도 사실입니까?
◆ 김재범> 출전을 못하는 게 의학적으로는 낫고요. 사실 어깨 같은 경우에는 이런 말씀드리면 진짜로 신기해할 수도 있는데 지금 나가면 장애 진단이 떨어져요, 왼쪽 어깨가. 각도가 안 나와서 어깨를 사용을 거의 못하니까요.
◇ 김현정> 장애 진단이 나올 정도인 어깨.
◆ 김재범> 오죽했으면 중학생이랑 유도를 해도 못 이길 어깨, 팔꿈치 가지고 하고 있다고.
◇ 김현정> 중학생하고 해도 못 이길 팔꿈치로 지금 뭘 하고 있는 거냐. 대단하다.
◆ 김재범> 네. 어깨랑 팔꿈치 가지고 안 믿긴다고.
◇ 김현정> 그런데 김재범 선수 저는 사실은 32강부터 쭉 다 봤거든요. 그런데 컨디션이 아주 좋은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들락날락 치고 빠지고 하는 모습이 마치 복싱 선수같이 보일 정도로. 그래서 오늘 김재범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뛰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그때도 그럼 아팠던 거예요?
◆ 김재범> 사실 몸이 안 좋았어요. 몸이 안 좋았는데 왜 그랬냐 하면 처음부터 제가 그렇게 움직였잖아요. 몸이 안 좋고 지금 내가 아프니까 처음부터 힘이라도 다 써보고 져보자. 다 써보고 지면 차라리 마음이라도 후련하잖아요. 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경기를 다 몰아붙인 거예요.
◇ 김현정> 죽기로 했더니 이겼다라는 말이 그 말이군요. 죽을 힘을 다했군요, 이번에는.
◆ 김재범> 네.
◇ 김현정> 그런 몸 상태로라면 이번에 뛰고 다시는 못 뛰는 상황이 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 김재범> 사실 지금 거의 수술을 하는 게 맞다고 의료진에서는 다 판단이 나 있고 저 또한 그걸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한 번 더 크게 다치지 않은 이상은 수술을 어떻게 할까 생각중이고요. 사실 자면서도 가끔씩 깨요, 너무 아파서. 사람이 일자로 누워서 잘 수만은 없잖아요. 옆으로도 좀 자고 싶고.
◇ 김현정> 뒤척뒤척하죠.
◆ 김재범> 그걸 못하니까 왼쪽으로는 돌아누울 수가 없으니까 자다가 울고 막 그러거든요, 속상해서.
◇ 김현정> 속상해서 자다가 울 정도.
◆ 김재범> 네.
◇ 김현정> 지금 그렇게 아픈 지가 얼마나 됐습니까?
◆ 김재범> 그렇게 아픈 지가 벌써 4년, 5년 됐네요. (웃음)
◇ 김현정> 이런 상황에서 그렇게 뛸 수 있었다는 게 저는 지금 믿기지가 않는데. 이건 한판승의 사나이가 아니라 한 팔승의 사나이네요. 한 팔로 이긴 거예요.
◆ 김재범> (웃음).
◇ 김현정> 사실은 김재범 선수가 81kg급 경기에서 금메달 따기 전까지 유도가 참 안타까움의 연속이었어요. 조준호 선수는 오심 논란에 휘말리고 왕기춘 선수는 부상으로 패배하고. 선수단 분위기가 그때까지 어땠습니까?
◆ 김재범>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었어요, 분위기가.
◇ 김현정> 부담은 상당히 있었을 것 같아요, 어쨌든.
◆ 김재범> 사실 부담도 없었어요. 저는 지금 하고 나서 제가 이런 말을 드려서 좀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확신이 정말 있었어요.
◇ 김현정> 확신이. 될 것 같다는 확신.
◆ 김재범> 반을 못 쓰는데 몸을 나는 금메달을 따러 왔고 내가 영국땅에 와서 하나님을 나타내는 증인으로 내가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걸 정말 확신을 가졌어요. 확신을 가지니까 두려운 것도 없고요. 겁날 게 없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 투혼과 의지로 딴 금메달. 금메달 따고 어떻게 조준호, 왕기춘 선수는 같이 좋아해 줬죠?
◆ 김재범> 그렇죠. 일단 팀 선후배들 관계고 그리고 끝난 게임이고 다들. 그리고 저 또한 애들 앞에서는 조금 선수들 앞에서는 조심스러운 게 있고요, 아직 남은 선수들이 때문에 또. 티를 안 내고 있어요.
◇ 김현정> 선수들 앞에서는 좀. 그래서 전화기도 꺼놓으셨군요, 너무 축하인사 막 하면서 좋아하는 모습 보이면 동생들이, 후배들이 좀 흔들릴까 봐.
◆ 김재범> 많이 흔들리죠. 미안한 것도 있고 준비하는 단계에도 있어요.
◇ 김현정> 참 후배들 생각하는 마음도 깊은 선배입니다, 김재범 선수. 김재범 선수, 유도한 지는 얼마나 됐죠?
◆ 김재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했어요.
◇ 김현정> 초등학교 2학년 때면 그럼 이게 횟수로는 얼마나 되는 겁니까?
◆ 김재범> 20년 됐네요.
◇ 김현정> 20년. 지금이 아마 유도 선수로서는 가장 행복한 나날들일 텐데. 되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예요?
◆ 김재범> 지금이요.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 김재범> 최고 고난을 많이 당했거든요. 고난도 고난도 그런 고난이 없어요, 사실. 다시 하라 그러면 고민할 것 같아요. 그 고난 줄 테니까 다시 이거 할래? 고난이 이것만 있는 게 아니었거든요. 그런 문제들 아니고서도 또 개인적인 그런 게 있었을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렇게 일상 생활하면서도 스트레스 받는 것도 있고 이런 저런 일들이 조금.
◇ 김현정> 그래요. 이제는 그 고난들 다 이겨내고 행복한 날만 남았습니다.
◆ 김재범> 아니요. 이제 또 다른 고난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또 다른 고난은 뭐예요, 또 다른 고난은?
◆ 김재범> 받고 싶은 복이 너무 많아서요.
◇ 김현정> 그러니까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다 우승해서 지금 유도 그랜드슬램 차지했는데 그거 말고 또 다른 개인적인 목표도 있다는 거예요?
◆ 김재범> 올림픽 금메달은 저한테는 목표의 마지막이 아니에요. 그냥 한 과정일 뿐이에요, 제가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서.
◇ 김현정> 그럼 더 큰 목표는 뭡니까?
◆ 김재범> 살아가면서 나타나겠죠.
◇ 김현정> 올림픽 외에, 이제 운동 외에도 다른 목표도 있는 거군요, 김재범 선수.
◆ 김재범> 그럼요. 운동을 평생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 김현정> 다음 올림픽은 일단 나가나요? 4년 뒤에?
◆ 김재범> 저는 다음 올림픽이 문제가 아니고요. 바로 앞에 국내시합부터 또다시 목표를 삼아서 바로 앞에 있는 시합들 열심히 해 나갈 거예요.
◇ 김현정> 그래요. 한국은 언제 돌아오나요?
◆ 김재범> 5일이나 6일날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한국 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건 뭡니까?
◆ 김재범> 사실 몸한테 너무 미안해요. 맨날 울면서 혼자 그러거든요. 미안하다고 따뜻하게 못 해 주고 다른 사람들처럼 안 아프게 고통 없이 이렇게 못 해 줘서 미안하다고 조금만 참아달라고 맨날 그랬는데 제 몸한테 너무 미안해서라도 병원 가서 치료도 좀 받고.
◇ 김현정> 이제 몸을 좀 쉬게 해 줘야 될 때네요.
◆ 김재범> 이제 또 한 2, 3일 쉬면 나가서 운동할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그래요, 그래요. 런던과 한국 시차 때문에 이게 참 올림픽을 응원하기도 쉽지 않은데 국민들이 그 늦은 시간까지 뜨겁게 응원해 주고 있다는 거 우리 선수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고요. 고생 많이 했습니다. 이제 한국 돌아와서 두 다리 쭉 펴고 주무세요.
◆ 김재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목) 김재범 (유도81kg) "한'팔'승의 사나이, 세계를 메치다"
201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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