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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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목)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 소장 "폭염경보, 어린아이 절대로 차안에 두지 마라"
2012.08.02
조회 48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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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인명피해 가장 큰 기상재해
- 한낮 외출자제, 물 섭취 늘려야
- 취약계층 대책 마련 절실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 소장

여러분, 많이 더우시죠. 이런 날에 창문 하나 없이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은 쪽방촌은 어떨까요. 상상이 어려우실 겁니다.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 폭염주의보가 발령이 됐고요.
특히 어제는 서울에도 이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폭염경보가 발령이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지난 100년 동안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기상재해는 홍수도 아니고 태풍도 아니고 바로 폭염이라고 그럽니다. 이번에도 벌써 7명의 사망자가 났는데요.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 소장과 함께 자세한 얘기 좀 나눠보죠.


◇ 김현정> 어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경보, 주의보가 발령이 됐는데요. 이게 어느 정도나 올라가면 발령이 되는 건가요?

◆ 권원태> 기상청에서 폭염특보를 낼 때에는 일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계속될 때는 폭염주의보고요. 35도가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폭염경보를 내립니다.

◇ 김현정> 여름 이맘때가 항상 더운 건 압니다만, 올해가 유독 덥다고 느끼는 것은 그냥 느낌입니까? 실제로 그런 건가요?

◆ 권원태> 1994년에 굉장히 온도가 높았었습니다. 지금 보면 그때하고 비슷하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굉장히 강하게 발달해 있거든요. 그래서 계속해서 비도 오지 않고 햇빛이 내리쬐고요. 현재로 봤을 때에는 '예년과는 달리 폭염이 좀 심하다' 이렇게 얘기할 수가 있을 것 같네요.

◇ 김현정> 그게 느낌이 아니라 정말 그런 거죠?

◆ 권원태> 네.

◇ 김현정> 이 폭염, 언제까지 갈까요?

◆ 권원태> 일단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 상태에 따라서 달라지는데요. 지금 현재로서는 8월 중순까지는 이런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고요. 이번 무더위는 8월 상순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잘 아시다시피 입추가 8월 8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후 절기상 보면 입추가 지난 다음에 보통 더위가 조금 꺾이기 시작하니까 상순, 중순까지는 더위가 있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준비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오늘이 8월 2일인데 중순까지 버텨야 됩니까? 참 걱정이 많이 되네요. 그런데 '지난 10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기상재해가 태풍도 아니고 홍수도 아니고 폭염이다' 이게 사실입니까?

◆ 권원태> 네. 1994년에 폭염이 굉장히 심했는데요. 그때 우리나라 전체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3,00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현정> 94년에?

◆ 권원태> 네. 그런데 이 폭염은 거의 남부지방 같은 경우에는 전국에 걸쳐서 한 달 정도 계속 지속이 되었던 상황이었고요. 다른 기상재해를 보면 태풍으로 인해서 1936년에 1,100명이 사망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그때는 인구가 적었으니까 지금보다는 더 많은 피해였다고 생각이 되고요. 외국의 경우에도 보면 미국에서도 연평균 폭염 사망자 수가 태풍 허리케인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은 119명 입니다. 114명이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인데 119명이 나타났다, 그런 통계도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폭염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하면 주로 일사병, 열사병 이런 건가요?

◆ 권원태> 우선은 그렇게 봐야 되겠죠. 그런데 사실 폭염 피해가 아까 먼저 말씀하셨다시피 취약계층이 있지 않습니까? 특히 쪽방촌에 사시는 노인들 같은 경우에는, 저소득층 같은 경우에는 폭염에 대한 어떤 대비가 없습니다. 그리고 또 심뇌혈관질환이라든가 호흡기질환, 그리고 만성질환을 가지신 분들한테는 상당히 폭염이 큰 피해를 일으킬 수가 있겠죠.

◇ 김현정> 그러니까 평소에 지병이 있는 분들, 건강이 안 좋은 분들은 계속 이렇게 날씨가 안 좋으면 치명적이 되는 거고. 저소득층 이런 분들은 아무리 더워도 샤워하면 되지, 선풍기 틀면 되지, 에어컨 켜면 되지 이게 통하지 않는 분들이잖아요. 이런 분들한테 또 문제가 된다는 말씀이군요. 그러면 폭염피해가 가장 큰 지역은 주로 어디인가요?

◆ 권원태> 우리가 남쪽이 온도가 높다, 이렇게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은 대구 같은 경우에는 서울에 비해서 폭염에 의한 사망자수가 똑같은 조건에서 보면 훨씬 더 적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1,000명당 몇 명 했을 때 대구가 서울보다 가장 적어요?

◆ 권원태> 서울보다 적고요. 서울이나 인천 같은 경우, 중부지방 같은 경우에는 똑같은 상황에서 피해가 더 많이 발생을 하거든요.

◇ 김현정> 그건 왜 그런가요?

◆ 권원태> 왜냐하면 사람들이 우선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죠. 기후에도 우리가 적응을 하잖아요. 익숙하지 않다는 것도 있고, 그리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일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선풍기 같은 것을 준비 할 때 남쪽에 사시는 분들은 준비를 그래도 많이 하신다고 하면, 북쪽에 사시는 분들은 그런 준비가 좀 어려운 상황이 되는 거죠.

◇ 김현정> 더운 분들은 항상 그 더위에 적응하는 나름대로 노하우도 있고 준비도 되어 있다, 그래서 중부지방은 이런 폭염에 더 취약하다는 말씀이군요. 올해만 해도 7명이 이미 폭염으로 사망을 했는데요. 이게 만약 2, 3주 더 계속된다면 피해가 상당히 늘어날 가능성도 있네요?

◆ 권원태> 그렇죠. 그런데 일단 지금 봐서는 폭염 경보가 서울에 현재 되어 있는 상황인데요. 상승 이후에 무더위가 좀 꺾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선 당분간 일주일 정도 많이 조심을 하셔야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현정> 문제는 대책인데요. 살림이 넉넉하신 분들은 개개인이 잘 알아서 하시고 선풍기 트시고 샤워하시고 이런 얘기할 수 있습니다만, 아까 얘기하셨던 저소득층, 빈곤층. 가령 현재 독거노인이 119만명인데 이 119만명 중에 77%가 빈곤층입니다. 어떤 대책을 세워야 될까요? 이런 분들은 사회가 돌봐줘야 되잖아요.

◆ 권원태> 그렇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선 이런 폭염에 관한 문제가 올해 2012년, 한 해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관해서 그동안 많은 보고서가 있었는데요. 21세기 말이 되면 현재 20년마다 발생하는 폭염이 5년마다 발생할 정도로, 그 빈도가 더 자주 발생할 거라고 보고가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이런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요.

지금 현재로서는 홀몸 노인이라든가 취약계층 같은 분들은 경로당이나 복지회관, 이런 관공서의 좀 시원한 데를 찾으시는 수가 있고. 그 다음에 도우미들이 가서 좀 피하실 수 있도록 알려드린다든가 이런 것들도 필요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이분들은 사실 정보에서도 소외가 되어 있어서요. 어디를 가야 시원한가 모르고 집에 계실 수 있거든요.

◆ 권원태> 그렇죠.

◇ 김현정> 도우미들이 가서 알려드리고 '이쪽 가면 좀 시원합니다. 경로당으로 가시죠.' 이렇게 유도를 해 드릴 수도 있는 방법이 있다는 말씀. 그 대책이 일단 철저하게 필요할 것 같고요. 건강한 사람도 건강을 해칠 염려가 다분해 보이는데 어떻게 2, 3주 폭염 대처하면 좋을까요?

◆ 권원태> 사실 저도 집에 있어도 더워서 땀이 막 나는 그런 상황인데요. (웃음)

◇ 김현정> 박사님도 그러시군요? (웃음)

◆ 권원태> 그건 모든 사람이 다 같죠.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야외활동 하시는 것을 좀 삼가셔야 될 것 같습니다. 12시부터 4시 사이에는 조금 야외활동도 삼가시고요. 그리고 물을 충분히 마셔주는 게 굉장히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제가 그동안에 가끔 있었던 일인데요. 어린아이들을 차 안에 두고 잠시 간다든지 이런 것들은 절대로 안 될 것 같고요.

◇ 김현정> 잠깐도 안되나요?

◆ 권원태> 그럼요. 그 안의 온도가 엄청 올라가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하나는 이렇게 건설현장이나 산업현장에 계신 분들의 경우에는 작업 강도가 아주 강할 때, 시간 중간 중간에 휴식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작업능률도 오르고, 그 다음에 건강도 지킬 수 있을 걸로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리고 혹시 폭염에 신음하고 있는 이웃은 없는지, 특히 노인분들 안 계신지 오늘 주변 한번 돌아봐야겠습니다.

◆ 권원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소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