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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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북 고창군 희성농장 도덕현 농부
여러분 한 그루의 포도나무가 있다면 그 나무에 포도송이가 얼마나 열릴까요. 만약 포도송이가 2000송이 넘게 주렁주렁 열리는 나무가 있다면 이게 쉽게 상상이 되십니까? 실제로 지금 전남의 한 농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게 그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화제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포도나무를 찾아가 보겠습니다. 전북 고창에서 포도농장 운영하고 계시는 분이세요. 도덕현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도 선생님, 안녕하세요?
◆ 도덕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이 시간에도 그 화제의 포도나무 옆에 계시다고요?
◆ 도덕현> 네, 지금 포도 작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말로 나무 한 그루에 2000송이의 포도가 열렸습니까?
◆ 도덕현> 네, 2000송이 열렸고요.
◇ 김현정> 원래 다른 농장에 보통 포도나무들은 그럼 한 그루에 몇 송이나 열려요?
◆ 도덕현> 보통 한 50송이 기준으로 하죠, 다른 데는.
◇ 김현정> 50송이가 열리는 게 보통인데 어떻게 그 나무는 2000송이가 열렸느냐 해서 지금 화제인 건데. 그러면.
◆ 도덕현> 50송이 열리는 게 보통이 아니고요. 사람이 자기한테 편하게 맞추는 거죠. 자기한테 나무를 맞추는 거죠, 그건.
◇ 김현정> 나무를 맞추다 보니까 보통은 50송이가 열리도록 만들었다, 이런 말씀이에요?
◆ 도덕현> 네, 사람들이 그렇게 규제를 한 거죠. 자기한테 편하게끔.
◇ 김현정> 그러면 이 2000송이라는 걸 포도를 따서 상자에 담으면 몇 박스나 나옵니까?
◆ 도덕현> 2kg짜리 담으면 한 500상자 정도 나옵니다.
◇ 김현정> 500상자. 무게도 엄청나겠네요.
◆ 도덕현> 한 1톤 정도 나오겠죠.
◇ 김현정> 1톤. 가격으로 따지면 그게 얼마나 됩니까?
◆ 도덕현> 글쎄요, 한 1000만원 가까이 되겠죠.
◇ 김현정> 그러면 이 포도나무만 그 농장의 이 포도나무만 특이하게 많이 열린 건가요? 아니면 다른 나무들도 좀 많이 열렸습니까?
◆ 도덕현> 다른 나무도 1800, 1600 해서 제일 적은 게 한 700송이 정도 됩니다.
◇ 김현정> 몇 그루나 심으셨어요? 포도 농사 얼마나 지으세요?
◆ 도덕현> 2000평에 한 50주 정도 키워요.
◇ 김현정> 50주, 50그루 정도. 그러니까 도덕현 씨 농장의 포도들은 어쩌다가 한 그루가 돌연변이처럼 나온 게 아니라 전부 다 그렇게 주렁주렁 열렸다는 얘기네요?
◆ 도덕현> 네, 그렇죠.
◇ 김현정> 무슨 비결이 있는 거군요, 이게.
◆ 도덕현> 아까 말한 대로 저는 나무를 따라갔죠. 나무가 원하는 방식대로 키워줬죠
◇ 김현정> 나무가 원하는 방식이라는 게 어떤 걸까요?
◆ 도덕현> 나무가 원하는 쪽으로 제가 따라가는 거죠. 교감하면서 같이 생각하면서.
그런 식으로 했죠.
◇ 김현정> 너무 어렵습니다, 나무하고 교감하면서 하다 보니까 2000송이가 열렸다.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그 방법을, 재배법을.
◆ 도덕현> 다른 사람들은 자기한테 맞춘다고 그러잖아요. 나무가 이렇게 잘 관찰해 보면 스스로 자기 갈 길을 찾아가더라고요. 토양 관리만 해 주면 힘도 넘치고 그것을 찾아내서 따라가는 거죠. 나무를 따라가는 겁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농약 같은 거 절대 안 치고 나무가 좋아하는 것들을 먹여주셨어요?
◆ 도덕현> 천연 재료죠. 대나무 톱밥, 참나무 톱밥, 쌀겨, 보리겨. 천해의 탄소질 재료만 사용을 해서 농자를 지어요.
◇ 김현정> 그리고 가지치기 같은 거 안 하고 뻗어가는 데로 그냥 두고.
◆ 도덕현> 가지치기는 하죠. 그런데 내년에 열매 열 가지는 표시가 나요.
그리고 열매 열기 싫은 가지는 또 쉬고 싶은 가지는 또 표시가 나고. 그러면 또 잘라주고 열고 싶은 가지는 또 놔두고 내년에 또 따고 그렇게 하는 거죠.
◇ 김현정> 쉬고 싶은 가지하고 쉬기 싫은 가지가 다 구별이 돼요? 농부들은 알아요?
◆ 도덕현> 같이 오래 지내다 보면 다 알 수 있습니다. 나무하고 같이 오래 지내다 보면.
◇ 김현정> 제가 사실은 사전조사를 좀 해 봤는데 쭉 조사를 하다 보니까 우리 도덕현 선생님이 예전에는 포도나무 밑에서 먹고 자고 나무들하고 동거할 정도로 정말로 교감을 하면서 나무 농사를 지어오신 분이더라고요. 맞죠?
◆ 도덕현> 네. 해충이요. 해충이 지금 유기농 하는 데 제일 문제가 돼요.
그럼 해충 생태계를 과정을 이해를 해야 되니까 시기별로 이렇게 잠을 자면서 관찰할 때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러다 보면 이게 쉬고 싶은 가지, 일하고 싶은 가지 이게 구별이 될 정도로 교감을 할 수 있는 이런 상황이 된다는 말씀이세요.
◆ 도덕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농사지으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도덕현> 지금 올해 귀농한 지 18년째 돼갑니다.
◇ 김현정> 귀농, 그러니까 도시에 살다 가신 거군요?
◆ 도덕현> 네.
◇ 김현정> 그럼 원래부터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지으신 농사는 아닌 모양이에요?
◆ 도덕현> 아니요, 원래부터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했었어요.
◇ 김현정> 대량, 그러니까 이게 나무들을 자기들이 좋게 잘 가꿔주다 보면 아마 주렁주렁 열릴 거다, 이런 생각도 하고 농사지으신 거예요.
◆ 도덕현> 네, 처음부터 귀농하기 전부터 농사에 관심이 있어서 좀 그쪽으로 많이 연구를 했습니다.
◇ 김현정> 연구를 많이 하셨군요. 17년이나 농사짓다 보면 어려웠던 해도 없지 않아 있겠죠, 이번처럼 풍년이 된 해도 있겠지만?
◆ 도덕현> 농사지어서 어려운 점이 없었는데요. 자연재해 있잖아요. 태풍, 폭설, 폭염. 올해 같은 경우에. 이런 것 때문에 애로사항이 좀 있습니다.
◇ 김현정> 정말 올해는 어떠셨어요? 올해는 폭염이 대단했는데 어떻게 많이 열렸네요, 그래도?
◆ 도덕현> 올해는 다른 때보다 관리를 더 열심히 했죠.
◇ 김현정> 이게 관리를 열심히 한다라고 얘기를 들어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잘 감이 안 와요. 관리를 열심히 한다 그러면 얼마나 애정을 쏟으신 거예요?
◆ 도덕현> 우리 사람하고 똑같죠. 너무 뜨거우면 좀 시원하게 시원한 데로 이동하는 식으로 나무는 이동을 못 하니까 제가 인위적으로 시원하게끔 만들어주고.
◇ 김현정> 어떻게 선풍기라도 틀어주세요? 아니면 천막을 쳐주신다든지 이런 게 있는 거예요?
◆ 도덕현> 아니요, 우리 집은 문을 딱 열면 열리게 되어 있어요. 모기장 딱 쳐져서. 공기 순환이 원활히 되게끔 노력을 많이 해요.
◇ 김현정> 그렇게 비닐하우스 안에다가.
◆ 김종인> 저녁에는 살수 장치로 해서 열을 녹여주면 사람같이 나무도 저녁에는 쉬어야 되거든요. 그렇게 만들어주고 그러죠.
◇ 김현정> 물 뿌려주고. 보통 정성이 아니네요. 그러니까 농부들이 자식 키우듯이 농사짓는다는 게 그대로 맞는 얘기예요, 그러고 보면.
◆ 도덕현> 네, 지금 대다수 농민들이 올해는 고생이 너무 많았습니다.
◇ 김현정> 많았어요. 올해의 한 그루에 2000송이 포도가 열렸는데 그럼 내년에는 몇 송이나 목표로 두고 계세요?
◆ 도덕현> 지금은 5년 기준으로 해서 3000송이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 김현정> 한 그루에 3000송이가 열리려면 이 나무가 얼마나 커야 되는지 저는 상상이 안 돼요.
◆ 도덕현> 지금 현재 나무 하나가 차지한 면적이 한 100평에서 120평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나무 한 그루가요?
◆ 도덕현> 네.
◇ 김현정> 나무 한 그루가 100평을 차지한다. 기네스북에 이러다가 도전을 하실 수도 있겠어요?
◆ 도덕현> 기네스에 기록이 있는지 알았더니 없다고 어떤 분이 또 알려주셔서 지금 해 버릴까 그 생각도 들어요, 지금.
◇ 김현정> (웃음) 기네스북에도 잘하면 오를 수가 있겠군요. 알겠습니다, 도 선생님.
포도 재배법이 좀 널리 알려져서 다른 농부님들도 같이 좀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 도덕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널리 널리 좀 알려주십시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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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6(목) 도덕현씨 "포도나무 한 그루에 2000송이 달렸어요"
201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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