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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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3(월) 한순철 선수 "'아빠복서' 은메달 따던 날"
20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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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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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런던올림픽 남자 복싱 라이트급 한순철 선수



뜨거웠던 지구촌의 축제, 2012 런던올림픽이 17일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종합 5위했죠. 88서울올림픽 이후에 사상 최고 순위를 달성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우리 선수단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경기를 치른 선수. 그러다 보니까 누구보다 가장 마음을 졸였을 선수를 한번 연결해 보겠습니다. 바로 복싱 라이트급의 한순철 선수입니다. 어젯밤 값진 은메달을 안겨줬는데요. 런던 연결해 보죠. 한순철 선수, 안녕하세요? 축하합니다.

◆ 한순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결승전 잘 싸웠는데 은메달. 이게 어떻게 후련함이 큽니까? 아쉬움이 남습니까?

◆ 한순철> 그래도 어떻게 조금은 아쉬움이 좀 남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도 은메달 값집니다. 잘했어요. 이게 16년 만에 복싱에서 처음 나온 은메달이라고요?

◆ 한순철> 네.

◇ 김현정> 그래요. 소감은 어떤가요? 16년 만의 메달.

◆ 한순철> 일단은 너무 기쁘고요. 이렇게 주위에서 응원해 주신 분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보답을 해 드려야 되는데 어떻게 말로는 표현도 잘 못하겠고 일단 너무 감사하죠.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왜 안 그렇겠습니까? 이승배 감독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딸 생각해라. 군대 생각해라.” 이렇게 외쳤다고 하던데 정말 그랬어요?

◆ 한순철> 네, 맞습니다. (웃음)

◇ 김현정> 힘이 됐습니까? 그 말 들을 때마다?

◆ 한순철> 네, 그럼요. 정말 힘이 많이 됐죠.

◇ 김현정> 이승배 감독이라는 분이 그러니까 16년 전에 마지막으로 은메달을 땄던, 그 선수 맞으시죠?

◆ 한순철>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감독님 뒷바라지가 대단했다면서요?

◆ 한순철> 네.

◇ 김현정> 런던 와서 내내 밥 짓고 곰탕 끓여주고 설거지도 다 해 주시고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우리 선수를 뒷바라지했다는.

◆ 한순철> 네. 그래서 너무 감시하죠, 진짜.

◇ 김현정> 참 잘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올림픽 참가하면서 “목숨 걸고 나간다, 목숨 걸고 이긴다.” 이런 얘기를 주변에 참 많이 했다던데. 뭐가 그렇게 우리 한순철 선수를 절박하게 만들었을까요?

◆ 한순철> 일단은 군대 문제가 있어서요. 가족들도 있고 그래서 목숨 걸고 링 위에 올라간 것 같습니다, 군대 때문에.

◇ 김현정> 지금 가족 얘기할 때 아니, 군대 가면 되는 거지 가족은 누구는 없나,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시겠는데. 그러니까 지금 대학생인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이 있다면서요?

◆ 한순철>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이렇게 일찍 결혼하셨어요?

◆ 한순철>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그래서 딸 생각하면서 대학생 어린 신부 생각하면서 간절하게 뛴 건데. 안 그래도 우리 한 선수 별명이 아빠복서, 딸바보더라고요. 맞죠?

◆ 한순철> 네.

◇ 김현정> 그래요.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못했다면서요?

◆ 한순철> 네, 아직 결혼식 못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이제 올림픽 마쳤으니까 어떻게 결혼식 하는 건가요?

◆ 한순철> 네, 이번 12월에 결혼식합니다.

◇ 김현정> 결혼식 날짜 잡았습니까?

◆ 한순철> 네, 잡았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제가 어디서 보니까 금메달 딱 따고 수상소감 하면서 아내와 딸의 이름을 크게 외치고 싶었는데 그걸 못해서 아쉽다, 이런 얘기 하는 걸 제가 들었거든요. 한순철 선수.

◆ 한순철> 네, 너무 아쉬웠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렇게 생방송 연결이 됐으니까요. 한번 그 못다 한 말, 지금 한번 하시겠어요?

◆ 한순철> 네, 알겠습니다. 일단 응원해 줘서 너무 고맙고 그래도 가족의 힘이 너무 커서 제가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고맙고 제가 한국 가거든 좋은 아빠, 좋은 남편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정말 못했지만 도희야, 도희 엄마 사랑해.

◇ 김현정> 딸 이름이 도희예요?

◆ 한순철> 네.

◇ 김현정> 도희 엄마, 듣고 계세요?

◆ 임연아> 네.

◇ 김현정> 한순철 선수?

◆ 한순철> 네.

◇ 김현정> 지금 놀라셨죠?

◆ 한순철> 네.

◇ 김현정> 저희가 도희 엄마 불러놨습니다. 잠깐 두 분 인사 나누시겠어요? (웃음)

◆ 한순철> 여보세요?

◆ 임연아> 여보세요.

◆ 한순철> 통화하는 건 몰랐는데.

◆ 임연아> (웃음)

◇ 김현정> 도희 엄마.

◆ 임연아> 네.

◇ 김현정> 아내 분 지금 이야기 들으셨죠? 못했던 수상소감. 듣고는 마음이 어떠셨어요?

◆ 임연아> 아쉽지만 너무 열심히 해 줘서 저는 되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 김현정> 저한테 말씀하시지 말고요. 우리 남편한테, 잘 싸운 남편한테 한마디 하세요.

◆ 임연아> 오빠, 열심히 해 줘서 고맙고 안 다치고 이렇게 무사히 경기 끝내준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고맙다고 생각한다. 빨리 돌아와.

◇ 김현정> 가만히 계실 거예요, 우리 한순철 선수?

◆ 한순철> 빨리 가서 이제 우리 사랑하는 아내, 도희 빨리 봐야죠.

◇ 김현정> 두 분이 왜 이렇게 쑥스러워하세요. 이거 무슨 영화의 록키의 한 장면 같습니다. 그래요, 아내 임연아 씨. 12월 달에 결혼 날짜를 잡으셨다고요?

◆ 한순철> 네.

◆ 임연아> 네.

◇ 김현정> 결혼식 때 은메달 목에 걸고 행진하는 건 어때요?

◆ 한순철> 그거 괜찮은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추천합니다. 미리 응원하고요. 축하드리고요. 한순철 선수. 사실은 우리 복싱, 권투가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기업 후원, 스폰서도 끊기고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그 이를 악 물고 한 것, 이렇게 해서 우리가 보답을 받네요.

◆ 한순철> 네.

◇ 김현정> 앞으로의 꿈은 뭘까요?

◆ 한순철> 일단은 꿈보다 제가 집에 돌아가니까 좋은 아빠가 되는 게 일단 제 생각입니다.

◇ 김현정> 좋은 아빠. 지금 옆에서 도희가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임연아 씨?

◆ 임연아> 네.

◇ 김현정> 도희 소리 맞죠?

◆ 임연아> 네.

◇ 김현정> 혹시 도희가 말도 할 수 있습니까?

◆ 임연아> 말은 아빠 이런 거밖에 할 줄 몰라요.

◇ 김현정> 아빠라고 한번 전화기 좀 바꿔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생방송인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 한순철> 한도희, 아빠.

◆ 한도희> 빠.. 빠..

◇ 김현정> 아빠. 아이고, 예뻐라. (웃음) 빠빠 하네요, 우리 도희가. 이런 딸, 두 살배기 딸을 놓고 어떻게 이를 악물고 뛰지 않으실 수가 있었겠어요. 얼른 짐 싸서 돌아오시고요. 이제 가족들을 위해서, 가족들 행복 위해서 열심히 싸워주세요.

◆ 한순철>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어요. 임연아 씨도 고맙습니다. 아내 분 따뜻한 밥 해 놓고 기다리세요.

◆ 임연아>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웃음) 두 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