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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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3(월) 윤원득 국립수산과학원 "살인 해파리의 습격, 중국선 어민 8명 사망하기도"
2012.08.13
조회 79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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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왕리 사고, 해파리 사망 첫 사례
- 해독제 개발 안된 상황....치명적
- 입욕통제 후, 해파리 제거해야
- 범정부적인 해파리 대책위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국립수산과학원 해파리 대책반 윤원득 박사

지난 10일 인천의 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여자아이가 독성해파리에 쏘여서 숨졌습니다. 그동안 해파리가 극성부린다, 이런 소식 많이 전해 드렸지만 실제로 이렇게 해파리에 쏘여서 사망까지 한 건 처음 있는 일인데요. 도대체 해파리 독성이 어느 정도길래 이런 일까지 발생한 건지, 또 이런 사고를 막을 수는 없는 건지 짚어보겠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파리 대책반의 윤원득 박사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해파리에 쏘여서 숨진 걸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요?

◆ 윤원득> 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공식보고 된 것입니다.

◇ 김현정> 전에도 해파리에 쏘인 사람은 있었을 텐데, 어떻게 유독 이번에만 사망에까지 이르렀을까요?

◆ 윤원득> 예전 같은 경우에는 노무라입깃 해파리나 작은부레관 해파리에 쏘여도 적은 부위에 적은 독성을 나타냈었는데요. 이번 같은 경우에 저희 추측으로는 좀 넓은 부위에 노무라입깃 해파리들한테 많이 쏘인 경우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우리나라에 돌아다니는 해파리 종류가 많습니까?

◆ 윤원득> 우리나라에서는 총 31종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게 보름달물 해파리하고, 노무라입깃 해파리입니다.

◇ 김현정> 독성이 강한가요?

◆ 윤원득>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그렇게 강한 독성은 아니에요. 그런데 다른 해파리하고 다르게 몸이 굉장히 크거든요. 그러니까 그 갓길이만 해도 약 2m. 몸무게만 해도 한 150kg 정도 나가는 자포가 한 2억 개 정도 되는 독성 생물이거든요.

◇ 김현정> 150kg 나가는 해파리가 있습니까?

◆ 윤원득> 네.

◇ 김현정> 거의 고래 수준이네요. 그런 해파리에 이번에 아이가 쏘인건데, 치료를 잘하면 살 수 있었던 건가요?

◆ 윤원득> 그런데 아직까지 해독제가 개발 되지 않은 상황이고요. 제가 의학전문가가 아니라서 확실히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지만, 해독제 개발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살리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노무라입깃 해파리가 많이 돌아다닌다는 게 정말 맞는 말씀이세요?

◆ 윤원득> 네. 지금 동해와 서해, 남해, 먼 바다 쪽에는 굉장히 많고요. 그리고 특히 서해 쪽하고 남해 연안 쪽, 특히 해수욕장으로 유입 되는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해독제도 없는 이 해파리에 지금까지 사망이 한 명밖에 없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역설적으로 운이 좋았다는 얘기가 되는 거네요?

◆ 윤원득>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최초로 한 명이 사망된 거지만 중국에서는 이 노무라입깃 해파리에 의해서 8명의 어민이 사망을 했다는 공식보고가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바다에서 해수욕 하다가 해파리에 쏘이면 바로 본인이 인지할 수는 있습니까?

◆ 윤원득> 그럼요. 보통 해파리에 쏘이면 따끔하거든요. 물론 해파리에 따라서 통증 정도가 많이 다르지만 노무라입깃 해파리 같은 경우는 따끔하고요. 제주도에서 많이 나오는 작은부레관 해파리 같은 경우에는 인두를 순간적으로 지지는 것 같은 굉장한, 극심한 통증이 오기 때문에 해수욕객이라도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쏘였을 때는 어떻게 바로 대처를 해야 됩니까?

◆ 윤원득> 그럴 경우에는 절대로 당황하지 말고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황해서 행동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촉수에 쏘일 가능성이 크고요. 그 다음에 움직이기 때문에 체내로 유입된 독성분이 더 빨리 순환될 수도 있고요. 그래서 물 밖으로 나오셔서 바로 바닷물이나 식염수로 쏘인 부분을 충분히 씻어주신 다음에 카드처럼 납작한 물체로 그 부위를 긁어서 촉수를 제거해 주셔야 됩니다.

◇ 김현정> 긁어서 촉수가 들어가 있는 게 보입니까, 눈으로?

◆ 윤원득> 보입니다. 손을 대시면 안 돼요. 손도 쏘거든요.

◇ 김현정> 그리고 병원으로 가야 되겠죠. 그게 가장 응급하게 할 수 있는 조치다. 그나저나 이렇게 위험한 해파리가 근해에 돌아다니고 있는데, 지금 이안류 같은 경우에는 이안류 경보도 내리고 대응을 하고 있거든요. 해파리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게 없습니까?

◆ 윤원득> 해파리 경보체제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있어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대량 출현에 따른 해파리 어업피해 대응 매뉴얼’ 이라는 것을 2009년에 만들어서 시행을 하고 있는데요. 그건 짐작하다시피 수산업을 위해서 경보를 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해수욕장에 대해서는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경보를 내릴 어떤 근거라든지 그런 권한이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권한을 요구하셔야지요.

◆ 윤원득> 그건 저희가 해야 되는 게 아니라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부처가..

◇ 김현정>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부처, 국토부입니까? 어디가 되나요?

◆ 윤원득> 국토부도 있을 거고, 그 다음에 해수욕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해양경찰청도 있을 거고요.

◇ 김현정> 그쪽에다가 강력하게 좀 말씀을 하시죠. ‘지금 해파리 실태가 이러이러하다. 빨리 어떤 경보조치를 해야 된다.’ 듣고 나니까 굉장히 불안해지네요.

◆ 윤원득> 그렇죠.

◇ 김현정> 혹시 그런 정보를 공유하고 계시지는 않으세요?

◆ 윤원득> 지금 저희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해파리를 모니터링하면서 작은부레관 해파리라든지 독성해파리도 감시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 자료가 있으면 바로 바로 해경이라든지 그런 쪽에 정보를 제공해서 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좀 다양한 부처가 모여서 대책을 논하는 어떤 범정부적인 대책위가 필요하겠네요, 이 지경까지 갔다면?

◆ 윤원득> 그렇죠. 그게 지금으로서 가장 시급하게 마련해야 되는 방안 중에 하나입니다.

◇ 김현정> 사고가 난 후에도 그 바닷가는 지금도 입욕통제가 안 되고 있다는데, 이것도 사실인가요?

◆ 윤원득> 그건 제가 직접 들은 게 아니라 전해들은 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거기 해경이라든지 지자체 담당하시는 분, 그 다음에 특히 상가, 그 쪽 위원회에서 빨리 입욕통제를 하고, 더 이상 해수욕 피해가 나지 않게끔 그 해파리를 수거 한다든지 필요하면 해파리 유입방지막을 설치한다든지 그런 걸 해야 되는데요. 지금 을왕리에서 발생한 일은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이렇게 독성해파리가 많이 몰려드는 이유는 역시 수온 상승인가요?

◆ 윤원득> 일반적으로 그렇게 많이 생각을 하시는데요. 해파리 종류마다 다릅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노무라입깃 해파리의 경우는 수온 상승이 아니라 수산자원 남획이나 해양오염이 더 큰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해양오염이요?

◆ 윤원득> 네.

◇ 김현정> 해양오염은 그렇다 치고, 수산자원 남획은 왜 해파리가 몰려드는 원인이 되나요?

◆ 윤원득> 지금 노무라입깃 해파리가 발생하는 지역이 중국 쪽 황해의 연안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쪽 지역에 대해서 70년대, 8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많이 물고기를 잡았고요. 지금까지는 중국에서 엄청나게 많이 잡고 있거든요. 그런데 아시는 것처럼 수산자원이라는 게 어떤 일정한 크기의, 일정한 어종만을 계속 잡아내는 거거든요. 잡아내면서 그 크기가 작아지면 더 작은 물고기를 잡게 되고, 그게 없어지면 다른 물고기를 잡게 되고. 결국은 어떤 해양생태계의 먹이망을 파괴 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서 전에 안 나타나던 현상들이 나타난다는 말씀이시군요?

◆ 윤원득> 그렇죠.

◇ 김현정> 빠른 대책마련을 박사님이 좀 촉구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 윤원득> 네. 노력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