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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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0(금) 주세혁 선수 "희귀병 극복하고 따낸 은빛 메달"
2012.08.10
조회 75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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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남자 탁구 단체 은메달 주세혁 선수



2012 런던올림픽,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우리는 많은 금메달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보고 그랬죠. 그래서 금메달 수가 12개라는 건 잘 알고 있는데 그러면 여러분 은메달은 몇 개인지 아십니까? 혹시 동메달 수는 아시나요?

그러고 보면 우리가 참 1등, 1등 금메달 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메달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값진 투혼이 아름다웠던 한 분과 연결을 합니다.

희귀병을 앓고 있으면서 선수 생명까지 걸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입니다. 나이도 사실은 좀 많아요. 노장에, 희귀병에. 그러면서도 은메달까지 목에 건 투혼의 선수, 남자탁구의 주세혁 선수 연결해 보죠. 런던 연결합니다. 주세혁 선수, 안녕하세요? 축하합니다.

◆ 주세혁> 네,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 김현정> 한국 탁구의 자존심을 세워줬어요.

◆ 주세혁> 저희가 최근에 좀 부진했었는데요. 이번 계기를 통해서 어느 정도 자존심이 회복된 것 같아서 저희들도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경기 끝나고 유남규 감독이 뭐라고 하던가요, 우리 선수들한테?

◆ 주세혁> 저희한테 오히려 싫은 소리도 많이 하고 이렇게 질책도 많이 하셨는데요.
그걸 저희가 참고 이겨내 준 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게 고맙다고 생각하시고요.

◇ 김현정> 도대체 뭐라고 그렇게 선수들한데 독한 말을 많이 하셨어요?

◆ 주세혁> 저희가 너무 나이가 많다 보니까 본인의 미래를 위해서 후배들한테 양보를 해야 되나. 저희가 못할 바에는 후배들한테 양보하는 게 저희 입장에서도 맞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감독님께서 저희한테 더 싫은 말, 조금 부진하거나 조금 훈련에 소홀했을 경우에는 “태릉에서 나가고 교체해라” 독하게 말씀하신 게 저희들한테 일부러 더 강해지라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아요.

◇ 김현정> 너희들, 이렇게 할 거면 후배들한테 자리 넘기고 보따리 싸, 나가. 이런 얘기도 그냥 서슴없이 하신 거예요?

◆ 주세혁> 네.

◇ 김현정> 그것들이 지금은 그때는 좀 미웠겠지만, 야속했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약이 된 거네요.

◆ 주세혁> 네, 너무 많이 하셔서 저희 선수들도 막 이거 나가야 되나, 교체해야 되나. 아니면 상처를 많이 받았었는데요. 그런 것 때문에 더 강해졌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지금 들으시는 분들이 아니, 노장 노장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나이가 많기에 노장이라는 건가? 궁금해하실 텐데. 3명의 나이가 지금 어떻게 되는 거죠? 우리 주세혁 선수가 서른둘.

◆ 주세혁> 저는 만으로 저는 서른둘이고요. 80년생이고요. 오상은 선수는 77년생이고요.

◇ 김현정> 서른여섯 정도 된 거네요.

◆ 주세혁> 네. 그리고 유승민 선수가 82년생 만으로 서른입니다.

◇ 김현정> 만 서른, 서른하나. 하긴 유도의 송대남 선수가 서른넷인데 유도계에서는 그 나이면 환갑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우리 선수들도 참 열심히 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 뛴 건데 우리 주세혁 선수한테는 나이 말고도 사연이 또 하나가 있어요. 희귀병을 앓고 있다. 뒤에 늦게 알려졌는데 병명이 류마티스성 베체트. 이게 어떤 병입니까?

◆ 주세혁> 이게 좀 약간 혈관염증염이라고 하더라고요, 만성적인.

◇ 김현정> 혈관염증,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거예요?

◆ 주세혁> 네, 혈관에 염증 생기고 혈관이 자주 붓고 만성적으로 생긴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이건 언제 알게 되셨어요? 지금 몇 달 전이라고 했는데.

◆ 주세혁> 제가 이번 세계선수권 3월 달 세계선수권 때 이게 증상이 아프기 시작해서 갔다 와서 병을 한 4월 달 정도에 알게 됐습니다.

◇ 김현정> 4월 정도에. 혈관에 염증이 생긴다면 그럼 증상이 어떻게 나타나는 겁니까? 어디 몸이 좀 아프고 그런 거예요?

◆ 주세혁> 네. 혈관 주위에 부종 같은 게 막 생기고요. 이게 다리가 어쩔 때는 통풍, 통풍하고 비슷하게 이렇게 많이 부어서요.

◇ 김현정> 통풍 하면 그게 고통스럽기로 유명한 병인데 그런 통증이 오는군요, 바람이 통하는 것 같은. 훅훅 들어가는 것 같은 통증.

◆ 주세혁> 벌레한테 물린 것처럼 되게 많이 붓고 그래서요.

◇ 김현정> 4월이면 올림픽 출전을 불과 몇 달 앞둔 시간인데 그때 알고 나서.

◆ 주세혁> 확실한 병명을 알지 못했던 거예요, 제가.

◇ 김현정> 병명을 찾는 것도 오래 걸렸군요, 이게 희귀병이다 보니까.

◆ 주세혁> 네. 4월 달하고 5월 달, 두 달 라켓을 못 잡고 훈련을 할 수가 없었어요.

◇ 김현정> 두 달을. 병원을 헤매면서 이게 무슨 병인가 찾아다닐 때 그리고 결국은 류마티스 베체트라는 참 듣도 보도 못한 희귀한 병이라는 걸 알았을 때 그래서 선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 주세혁> 일단 의사선생님들 한마디 한마디에 어쩔 때는 좌절감이 됐다가 어쩔 때는 자신감이 됐다가 고칠 수 있다고, 아니면 이게 좀 만성적으로 오래 간다, 아프다,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말 들을 때마다 좀 상심도 많이 하고 그랬었는데요. 이걸 약물로 치료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씀해 주셔서 저도 되게 희망적으로 바뀌었습니다.

◇ 김현정> 라켓을 놓은 건 4월, 5월 두 달 동안은 아예 운동을 못하고?

◆ 주세혁> 네. 두 달 동안은 탁구 운동 시작한 이래 두 달 동안 라켓을 안 들고 운동 안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 김현정> 두 달 동안 운동을 안 하고 이게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스스로 좀 들었을 것 같아요.

◆ 주세혁> 네, 처음에는 훈련도 못 하고 저는 마음은 급해지고 계속 자신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제 감독님들께서 “자신감 잃지 말고 자기 본인들도 몇 개월 쉬다가 시합 나가서 잘한 경험도 있다”, 이런 식으로 많이 자신감도 심어주시고 그래서 저를 끝까지 믿어주셔서 거기에 되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너 이렇게 몸이 안 좋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가 아니라, 그만둬라가 아니라 너는 할 수 있다. 자신감을 심어준 그분들이 계셔서 어떻게 보면 이 어려운 시간을 버틴 거네요.

◆ 주세혁> 네.

◇ 김현정> 그런데 정신적으로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통증이 굉장하다고 들었거든요. 그 극심한 통증을 어떻게 버티고 훈련하고 이번에 그 많은 경기 치르고 했습니까?

◆ 주세혁> 처음에 그 병명 몰랐을 때는 좀 통증이 많이 심했는데요. 병명을 확실하게 알고 나서 약 처방을 잘 하고 그리고 금지약물 복용 스테로이드라는 거 있는데요. 그걸 도핑위원회에다가 신청을 해서 또 허용할 수가 있다 그래서요.

◇ 김현정> 병이 있는 경우에는 치료제로서의 스테로이드는 가능하군요.

◆ 주세혁> 네. 그래서 거기서 허락을 받고 그래서 몸은 굉장히 완벽했습니다.

◇ 김현정> 다행이네요, 다행이네요. 주세혁 선수. 그 힘든 시간 가장 의지가 됐던 사람 한 사람 꼽으라면 누구입니까?

◆ 주세혁> 그래도 집사람이라고 해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집사람, 아내.

◆ 주세혁> 네. 저를 위해서 교회도 다니고.

◇ 김현정> 얼마나 기도를 많이 해 줬을까요. 우리 고마운 아내한테 한마디 하세요.

◆ 주세혁> 이번에 제가 병으로 아프고 나서 저한테 그렇게 헌신적으로 해 주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제가 좀 더 밝게 표현력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사랑해, 말도 많이 하고. 저한테 얘기하지 마시고요. 아내한테 말씀을 하세요, 그걸 그러니까.

◆ 주세혁>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웃음) 지금 해 보세요, 지금.

◆ 주세혁> 항상 나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 주는 우리 집사람, 너무 고맙고요.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행복하게 잘살자. 사랑한다.

◇ 김현정> 사랑한다. 힘차게 마치 탁구공 치듯이 힘차게 한마디 던졌습니다. 잘하셨어요. 귀국해서도 치료 잘하시고요. 후배들 양성하는 것도 힘 써주시고요. 참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