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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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버스노선도 진행방향표시 봉사 이민호 씨
800원짜리 스티커 한 장으로 1000만 시민에게 편리함을 주는 청년이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니 버스정류장에 버스노선도가 붙어있죠? 그런데 진행방향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반대방향으로 탔다가 낭패를 본 분들 더러 계실 거예요. 이 버스노선도마다 찾아다니면서 스티커로 화살표를 하나하나 붙이며 다니는 청년이 있어서 별명이 화살표 청년입니다. 화제입니다. 오늘 인터뷰에서 연결해 보죠. 서울 상암동에 사는 이민호 씨입니다.
◇ 김현정> 이민호 씨, 안녕하세요.
◆ 이민호> 네, 안녕하세요. 화살표 청년 이민호입니다. (웃음)
◇ 김현정> 가장 최근에는 언제 붙이셨어요?
◆ 이민호> 주말을 이용해서 은평구와 강서구 일대에 방향표시를 했던 기억이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늘 가방에는 화살표 스티커가 들어 있겠네요?
◆ 이민호> 그렇죠. 배터리도 같이 들어 있죠.
◇ 김현정> 배터리는 왜 들어 있습니까?
◆ 이민호> 아무래도 핸드폰을 이용해서 검색을 하고 지도도 보고 그래야 되기 때문에 여분의 배터리도 같이 들어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서울시에 버스정류장이 몇 개나 되죠?
◆ 이민호> 서울시는 약 6000여 곳이 있다고 하고요. 그리고 경기권까지 합치면 약 3만여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수도권만 3만여 곳. 그중에서 이민호 씨가 화살표를 붙인 곳이 얼마나 됩니까?
◆ 이민호> 새발의 피 수준인데요. 1000여 곳 정도 됩니다.
◇ 김현정> 지금 새발의 피라고 얘기를 했지만 사실은 화살표 붙이기 시작한 게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굉장히 많이 붙인 거예요. 한 6개월, 7개월 됐나요? 지금.
◆ 이민호> 네. 작년 11월부터 시작했으니까 그 정도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벌써 1000여 곳.
◆ 이민호> 네.
◇ 김현정> 도대체 처음에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 이민호> 이거를 사실 몇 년 전부터 불편을 겪었던 약간 고질적인 문제였는데요. 버스를 역방향으로 타서 곤혹스러웠던 경험도 있고 그리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때문에 길 잃을 걱정은 없는데 어르신 분들은 여전히 많이 길 찾기를 많이 어려워하시더라고요. 버스기사님한테도 많이 물어보시고 이런 모습 보면서 기본적으로 시민들한테 가작 기본적인 편의시설이잖아요. 그런 만큼 좀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운동할 겸 해 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버스노선도 보면 쭉 역마다 이름은 있는데 이게 A방향인지 Z방향인지를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버스기사님들한테 이게 A방향 맞습니까? 이렇게 말하고 타야 되는 건데 우리 이민호 씨가 화살표를 붙이면 물어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 이민호>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런 불편한 점이 있으면 직접 화살표 붙일 게 아니라 이걸 구청이나 시청에 말하면 되는 거 아닌 가요?
◆ 이민호> 사실은 처음에는 이걸 시작하기 전에 120 다산콜센터라든지 민원을 한번 넣어봤어요. 그런데 처리시간도 길 뿐만 아니라 이거를 특정 정류장만 처리하고 가는 방식이라서 이거를 이 일대를 전체적으로 다 관리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게 잘 처리가 안 되더라고요.
◇ 김현정> 이게 어느 세월에 될까 싶어서 그냥 나섰군요?
◆ 이민호> 네, 그렇게 직접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본인이 지나다니는 길에 생각날 때마다 붙일 수는 있습니다만, 아예 갈일도 없는, 볼일도 전혀 없는 동네까지 오로지 이 화살표 하나 붙이려고 일부러 찾아가는 거예요?
◆ 이민호> 처음에는 좀 계획을 갖고 붙어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삼거리가 나오고 사거리, 로터리 또 수많은 사잇길들이 나오다 보니까 소위 말하는 멘탈붕괴가 오더라고요. 이거를 하나하나 현실적으로 다 붙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러지 말고 여행하듯이 길 따라서 가다가 정류장이 보이면 방향표시를 하는 쪽으로 그런 쪽으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자전거 타고 다닌다면서요?
◆ 이민호> 그렇죠.
◇ 김현정> 자전거 타고 가다가 아, 정류장 있네 하나 붙이고 그 다음 정류장 또 찾아가고.
◆ 이민호> 네.
◇ 김현정> 그게 말 들으면 낭만적인 것 같지만 사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고 고생도 꽤 많이 했겠어요?
◆ 이민호> 겨울에는 눈이 내리고 빙판길도 있다 보니까 미끄러지고 넘어졌던 경험도 있는데요. 그래도 크리스마스 때 눈이 내리면서 방향표시를 했던 그런 낭만도 있으니까.
◇ 김현정> 역시 젊어요. 그걸 낭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그런데 지금 대학생이잖아요.
◆ 이민호> 그렇죠.
◇ 김현정> 부모님이 뭐라고 안 하세요? 너 공부 안 하고 뭐하고 다니는 거니?
◆ 이민호> 처음에는 말씀드리지 않고 시작했어요 그거를 좀 말씀드리고 하면 그렇게 잔소리하실 거라고 약간은 생각해서 안 하고 했는데 활동이 좀 알려지게 되면서 부모님도 아시게 되셨는데 아시고 나서 제가 지속적으로 계속 활동하시는 걸 보시고 나서 좀 대견스러워하시는 모습이에요.
◇ 김현정> 그 부모님의 그 아들이네요. 그런데 문방구에서 이 스티커를 다 사야 되는데 돈은 많이 안 듭니까?
◆ 이민호> 돈은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스티커 가격이 그렇게 비싼 게 아니라서요. 800원으로 520개의 방향표시가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괜찮네요, 돈은. 어떨 때 제일 보람을 느끼세요?
◆ 이민호> 보람을 느꼈던 게 한두 번은 아닌데 시민들이 어떤 때 응원을 보낼 때 “되게 고맙다, 되게 감사하다” 이럴 때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지라고 생각을 해도 열 정거장만 더할까? 이런 생각을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이걸 하나하나 붙이기 시작하면서 인터넷과 SNS 상에도 소문이 퍼졌고 이런 청년이 있다더라. 그러니까 동참하는 사람들까지 생겼다면서요.
◆ 이민호> 저랑 같이 작업을 했던 분도 계셨고요. 같이 하고 싶다고 말씀을 하셔서 그리고 또 자신의 동네는 자기가 직접 하겠다라는 제2의, 제3의 화살표 청년도 생기고 있는 것 같아서 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 김현정> 이 서울시 표지판 다 붙이고 나면 목표달성입니까? 끝입니까?
◆ 이민호> 그렇지 않습니다. 경기도로 가야되고 경기도가 다 되게 되면 충청도까지 가야 되고 그렇게 넓혀나갈 생각이에요.
◇ 김현정> 이게 어떻게 보면 거창한 일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작은 노력이 모여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거거든요. 역사는 그렇게 발전하는 건데, 혹시 이민호 씨 전국에 화살표 다 붙이고 나면 또 도전해 보고 싶은 거 있어요?
◆ 이민호> 일단은 전국에 다 되기 전에 먼저 고쳐져야 되겠죠.
◇ 김현정> 대통령이 한 말씀 하시면 그냥 그 다음 날 다 바뀔 일인데.
◆ 이민호> 좀 그래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다음 도전해 보고 싶은 건 그 다음에 찬찬히 생각해 보실 생각이세요?
◆ 이민호> 그렇죠.
◇ 김현정> 장래희망은 뭡니까?
◆ 이민호> 일단은 제가 정비, 기계를 정비하는 정비 쪽으로 하고 싶은데 그런데 일을 하면서 사회복지라든지 봉사활동이라든지 그런 건 계속할 수 있는 부분이잖아요. 그런 쪽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 꿈도 꼭 이루시고 언제까지나 그 마음 변치 말아주세요.
◆ 이민호> 그랬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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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4(금) 이민호씨 "화살표 청년을 아십니까"
201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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