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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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4(금) 김영우씨(목격자), 곽금주 교수 "칼부림 신고하니 112는 통화중"
201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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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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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금주 교수 "과열 경쟁과 박탈감이 원인...선진국형 범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여의도 칼부림 사건 목격자 김영우 씨,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지난 18일 의정부 전철역. 21일 수원. 또 그제는 여의도에서 묻지마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예전에도 묻지마 범죄가 종종 있었지만 요즘은 훨씬 잦은 느낌이죠.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분들 많습니다. 오늘 자세히 들여다볼 텐데요. 우선 지난 수요일 여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묻지마 칼부림. 너무도 짧은 시간에 4명의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의 최초 목격자부터 연결을 해 보죠. 목격자 김영우 씨, 나와 계십니까?

◆ 김영우>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그때 상황이 피해자인 남녀 두 명이 거리를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그 범인이 튀어나온 건가요?

◆ 김영우> 네, 그렇습니다. 여의도 국회 인근 호텔 앞에 제과점 야외테이블이 있거든요. 그때 당시에 제가 도로쪽을 향해서 보고 혼자 앉아 있었고 또 남녀 한 쌍, 피해자죠. 그분이 아마 거리상으로 제 앞에 3, 4m 거리 걸어오고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가해자가 느닷없이 뛰어오면서 여자 분의 옆구리를 치는 것 같은데 거였어요. 그러니까 그 순간에 저는 느꼈던 게 '아 친구들끼리 장난하는가 보다.'

◇ 김현정> 툭치는 거라고 봤지만 그게 사실은 칼로 찌르는 거였어요?

◆ 김영우> 상황이 그랬던 거죠. 남자하고 여자가 뒤로 돌아보니까 그 가해자가 남자의 가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것 같은, 처음에는 장난인 것 같았는데 두 번째는 가슴 쪽을 주먹으로 치는 것 같은 느낌에 '어? 얘들 싸우나 보다, 왜 저러지?’하고 있는데 돌아보니 순식간에 여자의 뺨과 얼굴 쪽, 뭔가 그리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고 그 순간에 '저거 칼인데' 라고 하면서 깜짝 놀란 거죠. 그 순간에 여자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지려고 주저앉으려고 상황. 그런데 피해자를 따라 가면서 가해자가

◇ 김현정> 도망가는 그 남자 피해자를 또 쫓아가는 그런 상황.

◆ 김영우> 그래서 제가 일어나서 119에 전화를 했고요. 그때 상황이 7시 15분이었습니다.그런데 가해자가 저쪽 보니까 경찰들도 있고 사람들이 몰려드니까 왔던 반대 방향으로 다시 도망을 가기 시작했어요. 가는데 그 순간에 세 번째 피해자죠. 남자 분에게 또 가해를 했죠.

◇ 김현정> 앞에서 두 명은 원래 전직 동료고 원한 관계가 있었는데 도망가는 와중에 찌른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 김영우> 아무런 관계없는 사람들이었죠.

◇ 김현정> 어떻게 해서 찌르게 됐습니까?

◆ 김영우> 그때 당시에도 그냥 찌르더라고요.

◇ 김현정> 말하자면 '더 이상 접근하지 말아라. 오지 말아라.' 라는 식으로 무고한 행인을 찌른 거군요?

◆ 김영우> 저희를. 그러니까 우리 따라가는 사람들 쪽을 향해서 칼로 따라오지 말라고 위협하다가 돌아서니까 바로 찌른 거고요.

◇ 김현정> 112에는 언제 신고하셨어요?

◆ 김영우> 그러니까 그것도 통화기록을 보니까 7시 16분이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 119 신고하고 바로 112에 신고를 하셨군요?

◆ 김영우> 그때까지 상황이 1분 안에 벌어졌던 상황이죠. 세 번째 피해자가 나타났던 상황이. 112에 전화를 하니까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이라서 잠시 후에 다시 하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잠시만요, 잠시만요. 112에 신고를 했는데 통화중이 나올 수도 있습니까?

◆ 김영우> 저도 어제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가 있구나.

◇ 김현정> 어디 다른 데 잘못 거신 거 아니에요?

◆ 김영우> 저한테 통화기록이 남아있겠죠.

◇ 김현정> 112, 확인 제대로 하셨어요?

◆ 김영우> 네. 그래서 경찰에 더 이상 신고를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못 했고.

◇ 김현정> 상황이 워낙 긴박하니까 범인을 따라가야하다 보니까..

◆ 김영우> 네. 그렇죠. 따라가다보니까. 그런데, 범인은 칼을 들었는데 시민들은 다 맨손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벨트를 풀었죠. 벨트라도 무기를 해야 되니까 그러면서 압박해서 가는데 마지막 피해 여성들이 또 아무 상황도 모른 채 걸어오고 있었어요. 가해를 한 거죠.

◇ 김현정> 역시 일면식도 없는 행인을 무고한 행인을 찌른 거예요. 경찰이 도착한 건 언제쯤입니까?

◆ 김영우> 한 7시 25분가량 됐었던 상황으로 기억이 나거든요.

◇ 김현정> 112에 누가 몇 시쯤에 신고했는지 모르니까 112가 몇 시에 얼마 만에 도착했는지는 지금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만, 중요한 점은 맨 처음에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112에 신고했을 때 통화중 신호가 났다는 것.

◆ 김영우> ARS멘트가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그랬다는 것 하나하고 또 한 가지는 새누리당사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지키고 있던 의무경찰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왜 의무경찰들은 거기에 바로 합류하지 않았을까요? 몰랐던 걸까요?

◆ 김영우> 몰랐을 수가 없고요. 그랬다면 경찰이라면 당연히 그쪽으로 출동을 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골목으로 몰아넣고 대치를 하고 나서 경찰이 왔던 거죠.

◇ 김현정> 범인이 도망가서 2차, 3차 범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막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용감한 일 하셨어요. 고생하셨습니다.

◆ 김영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여의도 칼부림 사건, 묻지마 폭행의 최초 목격자입니다. 먼저 연결을 해 봤습니다. 그럼 이어서, 도대체 이런 사건이 왜 이렇게 자꾸 발생하는 건가 분석해 보죠.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도 앞서서 여의도 사건은 과거 원한 감정에서 시작을 해서 묻지마까지 간 케이스라면 수원이나 인천 사건은 일면식도 없다는 거죠. 이 묻지마 범죄, 최근 부쩍 늘어난 게 맞긴 맞습니까?

◆ 곽금주>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한 2007년도부터 이런 사건이 일어난 거 같아요. 그 당시에 아마도 강원도에서 한 30대 남성이 세상에 대해서 비관을 하고 이러한 것 때문에 지나가던 여고생을 찔러서 살해한 그러한 사건에서 묻지마 범죄가 공공연해졌다고 할 수가 있겠는데요. 이 부분은 선진국형 범죄라고 해서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어났거든요.

◇ 김현정> 이미 오래전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부터 그렇게 발생을 했어요?

◆ 곽금주> 미국의 경우에는 60년대의 살인사건과 90년대의 살인사건을 비교해 봤어요. 그랬더니 60년대는 한 6% 정도가 불특정 다수에게 어떤 살인을 폭력을 하는 범죄가 한 6%였거든요. 그런데 90년도에는 39%가 됐다는 거죠. 그리고 일본 같은 경우에도 한 98년도부터 시작해서 2007년까지 약 10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살인을 하고 폭력을 저지르는 범죄가 만연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시면서 '선진국형 범죄다.' 라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선진국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묻지마 범죄의 원인과 연결이 된다는 말씀이네요.

◆ 곽금주> 네, 우리가 경제성장이 굉장히 급변해지면서 사실은 너무나 지나친 경쟁 위주의 사회로 가고 있잖아요. 그래서 억압이라든지 스스로 좌절도 많이 받게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서로 간의 비교도 너무나 심해지고 또 상대적인 부족감이라든지 박탈감도 커지게 되고 그래서 이렇게 불균형, 불평등으로 오는 이 사회에 대한 근본적으로 깔린 그러한 분노들이 어느 순간에 폭발하는 거라고 볼 수 있겠죠.

◇ 김현정> 다 같이 못살 때는 못 느꼈던 건데 누군가가 우뚝우뚝 서기 시작하면서 나는 왜 이렇게 계속 뒤처지나. 이런 불만이 쌓인다는 거군요?

◆ 곽금주> 경쟁사회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좌절하고 이러는 건 아니고요. 인간에게는 누구나 다 개인차가 있는데 이러한 경쟁이라든지 과다한 스트레스를 못 견디고 또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전부 비판하고 부정적이라고 생각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항상 심리적으로 이렇게 약한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더라고요. 그래서 부정적인 방법으로 그냥 표출을 해 버리는 거죠.

◇ 김현정> '연예인이 자살하고 나면 꼭 자살이 줄을 잇듯이 이 묻지마 범죄도 비슷한 경향이 있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맞습니까?

◆ 곽금주> 이 범죄라는 것은 일단은 폭력이라든지 이러한 건 관찰학습, 즉,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면 배우게 되거든요. 이게 일종의 모방이죠. 그러니까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고 일단은 그러한 사건을 접하게 되면 그 사건이 머리에 입력이 되는 거죠. 그러다가 나도 비슷한 상황에 놓이거나 어떤 폭력을 휘두르게 될 때는 그 행동이 그대로 나와 버리는.

그러다 보니까 어느 상황에서 범죄를 저지를 때 아마 여의도 사건 같은 경우에도 워낙에 원한이 있었잖아요. 원한이 있는 사람에게만 피해를 주면 되지만 그거를 넘어서서 그냥 일반 행인들에게 모두 이렇게 해 버리는 것이 계속되는 사건에서 아마 순간적으로 그러한 사건이 떠오르고 그대로 해 버리는 모방적인 그러한 문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 김현정> 말하자면 학습이 되면서 '아, 이런 상황에서 텔레비전에서 보니까 이렇게 했었지.' 이런 장면이 떠오르면서 무의식적으로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되는 그게 무서운 거네요. 경찰에서는 “더 강력한 방지책을 내놓겠다.” 이렇게 말을 했는데 그런데 이게 참 우발적으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상대로 한 거라, 예방이라는 게 가능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곽금주> 예방이라는 것은 지금 장기적으로 본다면 어릴 때부터 우리가 사실은 너무나 지나치게 과한 경쟁을 해 왔잖아요. 학생들 전부 상대 비교를 하고 있고 그 안에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들. 이러한 것들이 지금 자꾸 누적되어 왔다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무조건 남을 해치더라도 너는 잘해야 된다. 남을 이겨야 된다는 이러한 우리의 사회의식이 지금 여러 군데에서 폭발해서 터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가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무조건적인 과한 경쟁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나는 그런 의식교육이라든지 이러한 것들이 같이 따라줘야 되겠다 하는 거고요.

이제 즉각적인 어떤 대책이라든지 예방을 본다면 지금 몇 사람 때문에 굉장히 일반인들이 두렵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계속 가게 된다면 아마 우리 서울시는 안전한 거리가 아니고 진짜 몇 시부터는 돌아다닐 수 없다든지.

◇ 김현정> 이미 불안하다는 분들이 많아요.

◆ 곽금주> 네, 그러니까 전체 나라의 일반 국민들이 불안하게 만들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좀 더 도심지역에서도 좀 더 즉각적으로 대처를 할 수 있는 그러한 대책이라든지 방법이라든지 CCTV를 좀 많이 설치해서라든지 이러한 즉각적인 대책방법은 좀 가지고 있어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치안대책들은 당장 세우고 그것 외에도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좀 장기적으로 미래에 대비해야 된다는 말씀, 그 부분이 참 중요하네요. 교수님,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