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세비 20% 인상, 욕먹는 것 당연
- 일반국민 월급인상률 아는가
- 사전 감시시스템 구축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홍신 전 국회의원
19대 정기국회가 이번주 월요일에 시작을 했습니다. 지금 한창 입법활동하고 있을 300여 명의 국회의원들이 있죠. 그런데 이들이 받는 세비, 일종의 연봉이 19대 국회보다 평균 20%가량 인상, 그러니까 2,300만원 올랐습니다. 여기다가 지난해부터 세비와 별도로 국가공무원가족수당, 학비보조수당 이런 혜택까지 받고 있기 때문에 실제 연봉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물론 '입법활동 잘하라고 주는 보조금인데 필요한 만큼 올려주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 찬성하는 분도 있고요. 반대로 '일반인 연봉 인상률에 비하면 지나치다'는 반대의견도 있습니다. 이분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15대, 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당시에 의정활동 최우수 의원으로 뽑혔던 분입니다. 김홍신 전 의원, 소설가 김홍신 씨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세비라는 게, 그러니까 어떤 곳에 쓰라고 주는 거죠?
◆ 김홍신> 월급이라고 하지 않고 세비라고 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1년간 비용이거나 또는 국회의원이 받는 보수나 수당. 그러니까 이거는 결국 생활비가 아니고 활동비 개념이에요. 이건 국회의원이 활동을 할 때 사용해라 이거지, 생활비 쓰라는 게 아니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보좌관들 월급도 이 세비에서 줍니까?
◆ 김홍신> 아니요. 그건 국가에서 월급으로 주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기름값이나 차량유지비, 전화사용료, 사무실운영비 이런 거는 세비에 포함되는 건가요?
◆ 김홍신> 그거는 다른 항목입니다.
◇ 김현정> 이것도 다 따로군요?
◆ 김홍신> 그러니까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라고 기름값도 주고 차량유지비 주고, 그 다음에 관리수당 주고 급식비까지 주거든요. 이거는 세비 이외의 품목이거든요. 이렇게 자꾸 많이 받아먹는데.. 회사 월급은 회사에서 결정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국회의원은 자기들이 결정 한다는 데 큰 모순이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말입니다. 지금 세비로 1억 1,470만원 받던 것을 이번에 2,326만원을 늘려서 1억 3,796만원, 그러니까 1억 3,800만원 정도를 주겠다는 건데요. 이것 외에도 차량유지비 따로, 기름값 따로, 전화사용료, 사무실 운영비, 보좌관 월급도 또 따로 나간다. 다 합치면 정말 어마어마한 금액이네요?
◆ 김홍신> 글쎄, 총액은 잘 모르겠는데요. 참 엄청나게 쓰고 있는데.. 이 국회의원들이 말이죠. 활동비는 후원회비를 받아서 쓰기 때문에 세비는 최대한 자제해 줘야 되거든요.
◇ 김현정> '후원금은 또 따로 받으니까 그걸로 활동비는 어느 정도 충당 될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김홍신> 그러니까 후원회비를 가지고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후원회비를 적게 받는 분들도 있잖습니까?
◆ 김홍신> 물론 적게 받는 사람도 있지만, 제가 15대, 16대 두 번 했지 않습니까? 제가 국회의원을 해 보니까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건 사실이에요. 일을 하면 많이 들어가요. 그런데 이게 봉사직책이지, 누리는 직책이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흔히들 '머슴으로 살겠다' 이렇게 얘기하고 들어가시잖아요?
◆ 김홍신> 그런데 머슴이 하루아침에 주인행세를 하고. 이른바 월급이라고 한다면 내가 내 월급을 정할 때, 내가 막강한 자리에 있을 때는 겸손해져야 되거든요. 자기 이익에는 초연해야 하고 겸손해야 하는 거지 않습니까? 그런데 해마다 뭔가 돈 타내는 명분 만들고, 지역구 챙기고, 자기 소속 이익집단 챙기고. 자기 돈 이렇게 쓰라면 못 써요. 욕먹어도 싸다. 이런 짓거리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한 가지 말씀 드리면 제가 15대, 16대 때 법을 바꿨는데요. 복무연한이 48개월이죠. 그런데 49번을 받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게 되나요?
◆ 김홍신> 국회가 5월 30일 개원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30하고 31일, 이틀을 걸어서 한 달치를 받아요.
◇ 김현정> 이틀만 일하고도 한 달치를?
◆ 김홍신> 이틀만 일하고도요. 그런데 보좌관이나 다른 직원은 이틀이면 이틀치만 받잖아요.
◇ 김현정> 그쪽은 일당으로 받습니까?
◆ 김홍신> 네. 그러면 국회의원들도 일할로 받아야지요. 그래서 제가 이 법을 바꾸는 데 5년이 걸렸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바뀌긴 바뀌었습니까?
◆ 김홍신> 바뀌었어요. 그래서 지금 국회의원은 5월 30일부터 이틀치 밖에 못 받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저를 원망들 할 거예요. (웃음)
◇ 김현정> 일부 의원들은 그럴 수도 있겠네요,
◆ 김홍신> 그런데 이건 국민의 돈을 지키는 것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이제 반론을 좀 하자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2년 동안 동결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20% 올리는 건 좀 감안해야 된다"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 김홍신> 물론 그렇게 주장을 하는데요. 한마디로 생각해 보세요. 이 세비만 갖고 활동을 한다면 일리가 있어요. 그렇죠? 그런데 후원회비 받죠. 그 다음에 기름값부터 시작해서 전화비용, 물론 보좌관 월급서부터 사무실 운영비 이걸 다 받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자주 신문에서, 뉴스에서 보는 거지만 국회의원들 보면 어디선가, 뭔가 봉투를 챙기지 않습니까?
◇ 김현정> 지금은 그런 분들이 없어졌다고 생각하고 싶은데요.
◆ 김홍신> 말도 안 되는 얘기예요. 말하자면 가만히 있어도 갖다 줘요. 예를 들어서 가까운 사람들이 '아이고 수고한다' 이렇게 하면서 '같이 식사들 하지, 활동비 많이 들지' 하면서 준다는 말입니다. 그게 액수가 많든 적든 간에 그거는 이익으로 잡히지 않는 거죠. 그러니까 불로소득인 거죠.
◇ 김현정> 그러면 그런 것들 남겨서 뭐합니까?
◆ 김홍신> 그거 남겨서 다음 국회의원 선거 준비를 하고요. 그 다음에 윗사람들 챙기고, 지역 챙기고..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직업 중에 하나예요. 왜냐하면 누리는 건 많고, 감시받고 감사받는 건 없지 않습니까? 그저 지역구나 윗사람의 눈에 들기만 하면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너무 싸잡아서 말씀하시는 건 아닌가, 이런 질문도 들어와요. 국회의원들 중에는 또 정의롭게 일하는 분도 있지 않겠느냐?
◆ 김홍신> 물론 있죠. 물론 있는데, 그게 다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동료 의원이 문제가 생기면 그 깨끗한 의원도 덤터기를 쓰는 게 당연한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서 자정을 해야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홍신> 그러니까 자정을 해야죠. 국회의원이면 어디 가서 대우 받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런 데서나 그렇게 챙겨서 욕먹을 생각하지 말고, 올리고 싶으면 물가 수준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일반 직장인들이 오르는 인상률이요?
◆ 김홍신> 해마다 물가인상분 정도로 올리면 누가 말을 해요. 안 올리는 척 하다가 몰아서 이렇게 올리면 욕먹는 게 당연한 거죠. 제가 국회에 있을 때 늘 그랬거든요. "당신 돈이면 그렇게 쓰겠느냐?" 예산편성 같은 것 할 때 보면 소록도에서 거동도 할 수 없는 분들, 노인들은 기저귀 차고 살아야 하거든요. 그 돈은 몇 천 만원도 안 되는 것 깎고, 국회의원들 가족 대하는 상금은 3,000만원 올리고. 이게 말이나 되는 짓들을 하는 거냐고요. 그게 우리 눈에 잘 안 보이고 우리 귀에 잘 안 들리지만 그런 것은 수도 없이 많다, 이런 얘기예요.
◇ 김현정> 그거를 김홍신 전 의원 같은 분들이 일어나서 문화를 바꿀 수는 없어요? 그런 소리는 묻힙니까? 아니면 일어났을 때 왕따가 된다든지 반발이 거셉니까?
◆ 김홍신> 그래서 제가 국회에서 왕따를 그렇게 많이 당한 거 아닙니까? 이 세비문제도 세비거부운동을 해서, 세비 올리지 말라고 해서 왕따 당했고요. 국회의원 특권 누리지 말자, 배지 달지 말자, 기차 공짜로 타지 말자, 그래서 제가 왕따를 당한 거 아닙니까?
◇ 김현정> 오늘 또 나와서 이렇게 쓴소리 하시고 나면, 좀 안 좋은 이야기 들으시는 거 아닌가요?
◆ 김홍신> 그런데 이 바른 소리는 언제나 안 좋은 소리를 듣게 돼 있거든요. 그걸 각오하지 않고 내가 깨끗하지 않으면 그걸 못하게 되어 있어요.
◇ 김현정> 청취자들 질문도 들어오는데요. '아까 말씀하신 국회의원 세비를 받는 사람들이 스스로 정하는 문제. 이걸 좀 감시할 곳은 없겠는가?'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김홍신> 그러니까 이런 것도 자정능력이 뭐냐면, 국회의원 세비와 수당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때 자문단이나 고문단이나 이런 것들을 조직하고요. 그쪽에서 아예 이런 것들을 결정하게 해 달라, 이렇게 해서 의뢰를 하면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러게요. 지금은 사후에 이렇게 알려지고 나니까 아무리 국민여론이 들끓어도 이것은 며칠 지나면 잠잠해져요.
◆ 김홍신> 이미 통과가 되면 실행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5(수) 김홍신 전 국회의원 "의원 세비인상? 머슴이 주인행세 하다니"
2012.09.05
조회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