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4(화) 수원 유가족 "사형수 인권운운 코미디" vs 시민단체 "치유가 중요"
2012.09.05
조회 88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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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찬성]

- 경각심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
- 인권 짓밟은 이들의 인권존중 무의미

[사형제 반대]

- 잔악 범죄 예방책 될수없어
- 사형제 폐지는 시대적 추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수원 오원춘 사건 유가족, 한국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회 황필규 목사

사형제. 사형제는 폐지된 게 아니라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오랫동안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있어서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죠. 그런데 강력범죄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다시 사형집행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청와대에서도 여론을 주시하겠다, 입장을 밝힌 상태인데요. 다시 사형제 찬반토론을 할 수밖에 없겠네요. 먼저 사형집행 재개에 찬성하는 분의 입장을 들을 텐데. 사형제 논란이 있을 때마다 항상 살인사건 피해자 유가족의 심정을 헤아려봐라 이런 얘기들 우리가 하고는 하죠. 그래서 저희가 실제 유가족의 심정을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분의 주장을 들어보죠. 수원 오원춘 사건의 피해자 가족 어렵게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가족들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 OOO> 그때랑 똑같습니다.

◇ 김현정> 여전히 힘든 상황이시죠?

◆ OOO>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재판은 어떻게 진행 중입니까?

◆ OOO> 지금 서울고등법원으로 넘어가서 항소심 진행 중입니다.

◇ 김현정> 항소심, 그러니까 2심이 진행 중이라는 말씀이시죠?

◆ OOO> 네.

◇ 김현정> 판결은 언제쯤 나나요?

◆ OOO> 재판장님 말로는 판결, 결심이 날 것 같은데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2심이 아마 거의 확정판결이 될 것 같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고. 1심에서는 사형이 내려졌죠?

◆ OOO> 네.

◇ 김현정> 그런 상황에서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이 또 터져서 온 사회를 경악케 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 접하고 난 후에 심정은 어떠셨어요?

◆ OOO> 일단 안타까웠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컸는데, 한 켠으로는. 계속 저희 가족사건 이후로도 너무 많은 그런 성범죄들이 일어나더라고요. 사회적으로나 이렇게 그냥 방치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많이 일이 터져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누구보다 깊은 안타까움을 가지고 계실 텐데, 어쨌든 이렇게 흉악 범죄가 계속해서 터지니까 중단돼 있던 사형집행을 재개해야 된다, 이런 여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가족의 입장은 이게 사실은 그냥 객관적인 전문가 입장과는 또 다를 수 있는데요. 어떤 생각이십니까?

◆ OOO> 사형, 어떻게 보면 저희는 당연하다고 선고가 떨어지기를 바라고 있고 재판 때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법원에서. 초범이다. 정신적으로 이 사람이 좀 문제가 있다. 사이코패스라든지 그런 걸 예를 들면서 음주나 이런 걸로 해서 정신적 미약이다. 라는 그런 표현을 하시면서 좀 참작을 해 주시려는 것 같아요.

초범이냐, 재범이냐. 우발적이냐, 계획적이냐 이런 쪽으로 많이 초점을 맞추셔서 양형을 따지시는 것 같은데 저희 가족이 보기에는 이게 얼마나 악랄하냐, 악질이냐. 이런 걸로 봤을 때 똑같은 사람을 죽이는 것에서도 급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엄청 악질이었잖아요, 오원춘이라는... 그렇게 봤을 때 그런 놈을 혹시나 징역형을 살게 하고 이 사회로 다시 복귀를 한다면 무서워서 살까요, 사람들이?

◇ 김현정> 복귀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형을 확정해 놓고 집행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사실상은 무기징역이 되는 지금 이런 시기거든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OOO> 범죄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면 겁을 별로 안 내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범죄자들이?

◆ OOO> 네. 그러니까 내가 이런 걸 해도 나는 목숨만은 그렇게.

◇ 김현정> 부지할 수 있을 거다?

◆ OOO> 네, 그렇게 보는 거죠.

◇ 김현정> 오원춘도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 OOO> 그놈은 지금 가면 갈수록 반성의 기미는 더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습니까? 어떤 걸 보고 그렇게 느끼셨어요?

◆ OOO> 항소심에서 신문하는 과정에서 되게 억울함을 표현했다고 할까요? 그렇게 느껴졌거든요.

◇ 김현정> 억울하다는 건 뭐가 억울하다는 거죠?

◆ OOO> 사형이라는 게 너무 지나치다.

◇ 김현정> 그런 걸 볼 때 유가족으로서는 사형을 선고하고 이걸 집행까지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OOO> 그건 당연한 얘기 같은데요.

◇ 김현정> 그런데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사형 제도를 부활시킨다고 해서 흉악범죄가 정말 줄어들 것인가. 실효성이 없는 것이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입증이 됐다. 또 잔인함을 잔인함으로 복수하는 것 외에는 다른 효과는 없지 않느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OOO> 잔인하다고까지 해 버리면 제가 드릴 말씀이 없는데요. 본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게 제일 빠른 예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가해자에게도 인권은 존재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떻게 보면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주장인데.

◆ OOO> 그 놈들은 적어도 피해자의 인권 따위는 무시한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사람들한테 인권을 논할 그럴 만한 가치를 받을만한 사람들인지 의심이 됩니다.

◇ 김현정> 인간이기를 이미 포기한 사람들에게 인권이 있는가, 이런 말씀이신 거죠?

◆ OOO> 그렇죠. 그러니까 피해자를 대하는 입장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던 거죠. 그 사람들은 자기의 인권 그런 게 있을까요? 그런 쪽으로 생각을 해 보면 인권 얘기 되게 반대하시는 입장에서, 사형제도 반대하는 입장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하시던데. 아... 모르겠습니다. 저는 유가족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참 코미디 같습니다. 그런 얘기하시는 거 들으면.

◇ 김현정> '코미디 같다' 라는 생각까지 드세요.

◆ OOO> 네.

◇ 김현정> 무기징역을 쭉 살게 하면 어떻겠느냐. 사형제보다 오히려 무기징역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거 어떻게 생각 좀 해 보셨습니까?

◆ OOO> 타의적으로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해 주고 싶어요.

◇ 김현정> 이게 예방책이 되려면 죽는 것에, 죽음에 대한 어떤 이런 것을 좀 심어줘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OOO> 그렇죠.

◇ 김현정>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이렇게 용기내서 인터뷰 응해 주신 것 고맙습니다.

◆ OOO>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원춘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의 의견을 먼저 들어봤습니다. 이번에는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된다. 주장하는 쪽의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죠. 한국기독교 사형폐지운동연합회의 황필규 목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앞서 수원 오원춘 사건 유가족 인터뷰 들으셨죠?

◆ 황필규> 네.

◇ 김현정> 아마 공감이 가는 면이 있으실 텐데 그럼에도 사형집행에 반대하시는 이유는 뭘까요?

◆ 황필규> 지금 그 유가족의 심정적 그런 것들에 사실 거의 공감합니다. 공감은 하지만 지금 과연 이렇게 최근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성폭력 범죄라든지 흉악폭력, 이런 흉악한 범죄들이 왜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만연하고 있는가.. 그것에 대한 생각을 해 볼 때, 우리는 모두가 우리들 자신들을 너무 처절한 삶으로, 각박한 삶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

이러할 때 우리는 더 인간의 존엄에 대한 생명, 또 인간 그 자체의 정체성을 찾고 어떤 물질에 대한 탐욕, 균형이 깨지는 이런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인간에 대한 존엄을 오히려 더 살리는 것이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것이다, 이 말씀이세요. 그런데 인간에 대한 존엄성은 존엄성이지만 앞의 유가족 말씀은 사형을 언도받을 정도의 범죄자는 보통 잔인한 범죄자가 아닌데 피해자의 인권을 무시한 그들의 존엄성, 그들의 인권까지 우리가 생각을 해 줘야 되느냐. 이렇게 말씀을 하시거든요.

◆ 황필규> 그러니까 인권의 문제는 가해자, 피해자를 가를 수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미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생명의 존엄, 생존의 존엄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 어떻게 보면 그런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그 사람만큼 그들이 표현은 그것을 흉악한 범죄로 표현을 했지만 그 배경에는 생명에 대한 간절함이 있을 거고 생존에 대한 간절함이 있고 자기 존중에 대한 간절함이 저는 있다고 보여지는 겁니다.

◇ 김현정> 조금 말씀이 어려운데 그게 어떤 걸까요?

◆ 황필규> 다시 말하면 지금 그 사람이 사형을 집행할 때 사형하는 게 너무 지나치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사람도 생명이 중요하다라는 걸 아는 겁니다. 자기도 살아야 되겠다는 걸 아는 거예요. 그러나 행동으로 누군가를 죽였고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아픔을 줬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 자체가 지금 죽음이라는 것이 만연되어 있어요. 자살자가 지금 2만명이 되지 않습니까, 1년에. 이미 자기 생명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같이 연관되어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 흉악범죄안에는.

물론 당장 그 피해자 가족의 고통이라는 것은 저도 백분 이해하고 이번에 나주 사건에서도 그 아이가 아빠를 만났을 때 처음 했던 얘기가 인터넷에 떴는데 “내가 집이 여기 바로 앞인데, 아빠 못 갔어요.” 라는 그런 그 문장을 그 아이의 표현을 제가 언론을 통해서 볼 때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건 모두 다 공감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공감할 때 그 사람을 흉악범죄라고 해서 죽이는 게 그러면 이걸 해결하는 길이냐 라는 걸 일단은 근본적인 문제를 다시 생각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과연 사형이 이게 해결책이 되겠느냐. 범죄 예방의 해결책이 되겠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다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

◆ 황필규>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사형제가 큰 해결책은 안 된다는 게 여러 가지 연구결과에 나오기는 했습니다마는 그래도 해볼 수 있는 예방책은 다 해봐야 하는 거 아니냐, 사형제는 즉 죽음이라는 건 범죄자들에게 그나마 예방효과, 각성효과가 있을수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 계시는데?

◆ 황필규>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지금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도 최근에 합헌을 인정을 했지만 그러나 근소한 차이로 합헌을 했고 또 우리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전원위원회에서 사형제 폐지를 얘기하고 있고 유엔도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있고 유럽 EU국가의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사형제를 폐지해야 됩니다.

이런 것들이 이런 진보, 이런 인류역사의 진보, 문명의 진보는 그런 생명이 중요하다는 것,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된다는 것을 합의한 내용입니다. 이걸 갖다가 간과하고 흉악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다시 사형을 집행해야 된다는 식으로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을 수는 없다라는 것입니다. 이미 역사가 증명해 왔다는 거예요. 다 인간이기 때문에.

◇ 김현정> 그러면 잔인한 범죄자들에 대해서는 사형 대신 무기징역이나 다른 대안을 어떤 걸 생각하고 계시는 게 있을까요?

◆ 황필규> 저는 일단은 사회가 가해자, 피해자가 동등하게 치료와 치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흉악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자기들도 얘기하지만 “나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내가 그 범죄를 저지르면 자기는 짐승이다, 사람이 아니었다 라는 거예요. 그 사람을 사람으로 다시 회복시켜야 되는 겁니다. 그러려면 치료가 필요하고 치유가 필요합니다. 그런 것들이 필요하고.

특히 지금 유가족들, 피해자들 얘기하고 있지만 상당한 피해자들에 대한 치료와 치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흉악범죄를 일으켰다고 해서 사형제를 하는 것은 국가가 합니다, 사법부가 합니다. 피해자의 인권은 보호하고 있지 않아요, 지금. 언론에서도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가 얼마만큼 피해자 인권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까? 그들에게도 치유와 치료가 필요하고 가해자도 본질적으로 그들이 흉악범죄자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사람으로 바꾸게 하려면 치료와 치유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관계회복이 필요하다 라는 것이죠, 그들도.

그래서 이번에 박근혜 대선후보도 '너도 죽을 수 있다.' 라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 경고 차원에서 사형제를 집행을 유지해야 된다고 얘기를 하셨는데 '너도 죽을 수 있다.' 라는 얘기는 뭐냐면 '너도 생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라.' 라는 얘기잖아요. 그 배경에는 너도 생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라는 것에 그 배경이 있는 것이지 너를 죽여야 되는 것은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라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청취자 문자도 많이 들어옵니다마는 "우리 가족이 그렇게 당한다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예방책은 다 해 봐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것을 7403님, 6699님 등등 많이들 주시는데요?

◆ 황필규> 당장 물론 저도 저희 집안에 그런 일이 있다면 그 흉악범죄자를 죽이고 싶어요. 그거는 단순한 우리의 감정적인 거고 일시적인 겁니다. 죽여야죠, 죽이고 싶죠. 그런데 최근에 유영철 때문에 어머니와 자기 부인과 딸의 죽음을 당한 어떤 분이 있는데 그분이 그런 고통이 있었지만 그 고통을, 아픔을 극복하고 사형제 폐지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다 이미 언론에 노출돼서 알려진 분이지만, 그분이 왜 그렇게 변화됐을까요?

그 분은 그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흉악범죄자를 인간으로 되지 않도록 이미 동물처럼 그렇게 짐승처럼 가버린 그러한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공동책임을 인식을 해야 된다. 라는 인식이 필요한 것이지, 사형을 시킨 것이 해결방안이 아니라 그 흉악범이 죽는다고 해서 피해자가 위로가 됩니까? 궁극적인 위로는 안 돼요. 그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다른 해결방안, 다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한 일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들으시고 여러분들 아마 각자 판단을 하실 줄로 압니다. 찬반논란 뜨거워지고 있고 다시 사형집행 재개하겠다. 이런 목소리 나오고 있는 와중에 오늘 양쪽 입장 듣고 생각을 해 봤습니다. 황 목사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