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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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31(금) 이우진 국장 "태풍 경로 조작설 사실 무근. 국제적 허용수준의 판정 차이"
201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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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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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진오 앵커(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기상청 이우진 예보국장


기상청이 조작의혹에 휩싸였습니다. 태풍 볼라벤의 이동 경로를 예보와 맞게끔 임의로 조작했다는 건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기상청 연결해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기상청 이우진 예보과장 연결돼 있습니다.

◇ 김진오> 태풍 '볼라벤'에 이어서 '덴빈'까지 정말 많이 바쁘셨겠습니다. 이제 다 지나갔죠?

◆ 이우진> 그렇습니다. 어제 자정 전후에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후에 지금 동해안 지역에 일부 비가 조금 오는 곳이 있지만 대부분 내륙 쪽으로는 그 영향에서 벗어났습니다.

◇ 김진오> 기상청이 태풍의 예상경로를 조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실제로 조작이 있었나요?

◆ 이우진> 제가 병원을 비유로 좀 들겠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서 어떤 병의 진단을 받으면 그 환자가 병원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환자의 판정결과라든지 이런 것들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면.. 그런 상황이 현재 기상청의 어떤 자료의 투명성이나 자료 관리나 공개의 투명성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런 논란이 있는 것 자체가 그만큼 저희들이 만든 모든 자료들이 시시각각 국내, 국제적으로 다 공유가 되고 있고 또 저희들이 발표하거나 생산한 모든 자료는 여러 전문가들이 협의해서 만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조작이라는 건 있을 수가 없습니다.

◇ 김진오> 그런데, 기상청이 발표한 볼라벤의 이동경로와 미국.일본이 발표한 이동경로가 크게 달랐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 이우진> 이것도 제가 암 진단과 관련해서 비유를 좀 들겠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악성종양이 있고 경미한 종양이 있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악성종양의 경우에는 그 강도가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병원에서 비슷한 진단을, 판정을 할 거라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경우에 따라서 아주 경미한 경우에는 X-ray로 판독을 하더라도 또 이거는 어느 병원에 가면 이거는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어느 병원에 가면 괜찮다, 이런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는 영역이 있지 않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이번 볼라벤의 경우에는 이게 오키나와 해상에서 계속 세력을 키우면서 발달해 오고 있을 때는 태풍의 눈이 뚜렷해서 마치 악성종양처럼 어느 센터에서 이걸 위성으로 판독을 하든지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만, 우리나라 부근 서해상으로 넘어왔을 때는 중위도의 여러 가지 기상조건과 어울리면서 그 세력이 크게 약해진 가운데 구름의 구조들이 태풍의 눈이 많이 와해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경미한 종양처럼 전문가마다 다른 견해를 내세울 수 있고 그건 저희들이 판정의 차이라고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 김진오> 그런데 과학자마다 분석이 다를 수 있다고 해도 경도가 1도씩이나 차이가 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우진> 미국에는 대서양쪽에서 허리케인, 이것도 태풍의 일종인 허리케인이 자주 내습하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아이티를 통과해서 또 허리케인의 내습을 받은 적이 있는데, 미국에 최근 10년간의 자료를 놓고 볼 때도 미국에서도 허리케인의 위치에 대한 판정의 차이가 100km 이상 되는 것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태평양뿐만 아니라 대서양 쪽에서도 위성사진의 판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판정의 어떤 불확실성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진오> 또, 우리 기상청은 볼라벤이 똑바로 북진해서 북한 황해도에 상륙했다고 발표한 반면에 다른 국가, 미국과 일본 두 기관은 황해도 서쪽으로 돌아가거나 신의주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봤다는 건데요. 이것도 역시 견해차이라고 볼 수 있나요?

◆ 이우진> 그렇습니다. 그 당시를 되돌아가보면 그 당시 오후 3시경 부근에 서해상으로 태풍이 빠르게 북상하면서 약해졌거든요. 그런 가운데 이 구름 사진을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겠습니다만, 그 태풍의 눈이 뚜렷하지가 않고 주변의 구름 조직이 이미 상당히 복잡하게 엉켜있는 상태라서 아마 위성을 점검하는 전문가들이 볼 때도 다양한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김진오> 그럼, 이 정도 해석 차이는 국제적 기준으로 봤을 때도 허용이 가능합니까?

◆ 이우진> 그렇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과학적으로도 계속 연구해야 될 어떤 탐구영역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진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나라 기상청 실력이 아직도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기상청의 수준, 어떻게 평가하세요?

◆ 이우진> 저희가 제공하고 있는 여러 가지 예보의 지표로 볼 때 우리 기상청의 실력은 세계적으로 한 10위정도 수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경제 국력에 비슷한 그런 정도의 예보, 기상기술력을 가지고 있고요.

이제 이것을 넘어서서 우리가 세계 1위의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가져야 된다는 그런 기대감이 높은 상태에서는 물론 저희가 계속 더 노력을 해야 되겠지만 현재도 태풍예보를 비롯해서 전반적인 예보수준이 우리 주변국과 그렇게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 김진오> 시중에 이런 얘기들이 많습니다. '기상청 직원들이 야유회를 가면 반드시 비가 온다.' 이런 비아냥거림이 있는데요. 들어본 적 있으신지요?

◆ 이우진> 과거에는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도 좋은 날씨는 아무래도 국민들께 돌려드리고 그러다 보니까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많이 시대가 달라져서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여러 가지 각종 자료가 많이 발전돼 있고 또 작년부터는 우리 독자 기상위성을 가지고 15분 간격으로 우리나라 주변의 기상상황을 판독을 하기 때문에 종전과는 감각적으로나 또 실제 예보 수준으로 비교해 보나 상당한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게 각종 예보지표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 김진오> 혹시 기상청은 이번 볼라벤 태풍의 진로의 타당성 여부를 검증받기 위해서 국제기상기구, WMO를 비롯한 국제기상전문기관들에 의뢰하거나 기상학회에 공론화시킬 생각은 없으십니까?

◆ 이우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태풍 영향을 받는 14개 국가들은 매년 한 번씩 태풍위원회라는 모임을 통해서 만나고 있거든요. 거기서 전문가들이 각 나라마다 영향을 받았던 태풍에 관한 진로, 그리고 피해상황, 이런 것들도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 모임을 통해서 수시로 국제적으로 서로 연구하고 검토하는 기회를 가지고 있고요.

이번 같은 경우에는 서해상에서 북상하면서 이례적으로 지금 최대 한 5개 정도, 6개 정도의 태풍이 작년부터 이어서 서해상으로 올라오고 있는데요. 이런 특이한 기후적인 현상이라든지 이번 태풍이 이렇게 온대지방으로 북상하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태풍의 구조변화 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기상학계와 같이 또 그리고 위성을 전공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이런 사항에 대해서 같이 서로 이렇게 검토하고 평가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진오>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