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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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30(목) 이유미 국립수목원 과장 "태풍에 쓰러진 왕소나무, 천연기념물 해제 위기"
201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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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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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뽑힌 노송, 소생마저 쉽지 않아
- 수해 해충 등으로 인한 해제 사례 많아
- 문화재위원, 전문가 의견들어 판단
- 천연기념물 적극보존 필요 공감할 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진오 앵커(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산림청 국립수목원 이유미 산림생물조사과장 (문화재전문위원)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정이품송과 600년 된 왕소나무가 큰 상처를 입었죠. 과연 이 두 나무가 회생할 수 있는 것인지, 또한 천연기념물로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문화재청 전문위원이자 산림청 국립수목원 산림생물조사과, 이유미 과장 연결하겠습니다.


◇ 김진오> 마음이 상당히 아프시겠습니다.

◆ 이유미> 네, 정말 수백년 살았던 나무들이 쓰러진 것들을 보니까 정말 자식 잃은 것처럼 마음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 김진오> 국립수목원도 태풍 볼라벤 때문에 피해를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다 복구가 됐나요?

◆ 이유미> 네, 저희 직원들 전체가 나서서 지금 피해조사하고 처리하고 있고요. 또 새로운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저희 국립수목원에는 정말 중요한 나무들이 많거든요. 풀도 많고. 그래서 그걸 또 다시 대비하느라고 안팎으로 현재 바쁜 상태입니다. 수목원에는 수십년된 나무들, 자작나무, 전나무, 물푸레나무 한 60그루가 관내에서 쓰러졌고요. 광릉숲 전체로 가면 훨씬 피해가 많습니다.

진짜 큰 피해는 2010년도 곤파스 때 5000여 그루가 넘어졌어요. 그래서 저희는 연구하는 기관이어서 일부는 복원을 하고요. 또 일부는 태풍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나면 숲은 어떤 변화가 오는지를 보기 위한 연구도 하고. 여러 가지 다각적인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 김진오> 문제는 이번 태풍으로 천연기념물이라고 하는 정이품송의 가지가 부러지고, 왕소나무는 아예 뿌리째 뽑혔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유미> 실제로 천연기념물, 특히 노거수들은 굉장히 오래된 나무들입니다. 그래서 속도 많이 비어있고요. 또 이렇게 약화된 부분들에 대해서 병충해 침입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지금 크게 부러진 나무들을 잘라보니까 잘라진 사면, 속이 썩어 있다고 하죠. 그래서 후속적으로 약해진 부분들을 다시 복구하고 치료하고, 또 회생하도록 여러 가지 조치를 하는 일들이 더 시급하죠. 넘어간 것들에 대해서 안타까워할 것만이 아니라 후속적인 일들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김진오> 그렇다면 지금 뿌리째 뽑힌 왕소나무의 경우에는 살아날 수 있을까요?

◆ 이유미> 저도 안타깝기는 하고요. 많은 분들이 노력을 하시고, 또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장에 가보지 못해서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뿌리까지 들려 올라가서 상했다면 일반적으로 소나무는 회복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원래 큰 소나무 하나 옮기려고 해도 오랫동안 시간을 두고 뿌리 돌리면서 조금 조금씩 조심스럽게 하는데요. 한 번에 드러나서 쓰러진 것들이 회복하는 일들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진오> 이렇게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째 뽑히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가 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 이유미> 일반적으로 그런 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산에 있었던 천연기념물 353호 '곰솔' 같은 경우는 낙뢰를 받아서 수해와 해충 피해를 입고 고사해서 해제된 경우도 있고요. 청송에 있던 '왕버들'도 태풍 루사 때 강둑에 그 나무가 있었는데요. 강물이 불면서 뿌리째 떠내려갔죠. 그래서 그 나무도 결국 해제됐고요. 정말로 유명했던 것은 예전 천연기념물 4호, 서울 한복판 통의동에 있었던 '백송' 입니다. 그때 90년이었습니다. 태풍으로 쓰러져서 고사하고, 93년에 최종적으로 해제된 사례도 있고요. 여러 사례들이 있습니다.

◇ 김진오> 그렇다면 정이품송과 왕소나무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 이유미> 가능성 몇 퍼센트를 말하기는 좀 어렵고요. 실제로 해제되는 일들은 원형이 얼마나 훼손됐느냐에 따라서 결정 하게 됩니다. 그런데 왕소나무인 경우에는 뿌리째 큰 줄기가 넘어져버렸기 때문에 그 상태로 고사해서 쓰러진다면 해제될 가능성들이 굉장히 높고요.

정이품송인 경우에는 이번만 피해가 있었던 것들이 아니라 사실은 굉장히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피해들을, 솔잎혹파리의 피해도 좀 입었고요. 여러 번 훼손의 우려들이 있던 것들이어서 논란이 계속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워낙 국민들이 사랑하시던 나무여서 아마 전문위원들과 문화재위원들이 최종적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그 전에 해 볼 수 있는 노력들은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고요.

◇ 김진오> 일각에서는 '왕소나무가 뿌리 뽑힌 것은 인재다' 이런 지적도 나오더라고요. 그 지역, 삼송리 이장이신 이종구씨가 "괴산군에다가 한 달 전에 '왕소나무가 쓰러질 것 같다' 보수를 요청했는데 '걱정하지 말라'는 대답만 들었다" 이런 얘기를 하시던데요?

◆ 이유미> 대답만 한 건 아닌 것 같고요. 좀 더 심각하게 봤으면 어땠을까 아쉬움도 있지만, 한마디로 인재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전문가가 찾아보셨다고 해요. 그래서 뿌리가 들어져 올려 있어서 긴급한 조치들은 그때 처리했고요.

그 다음에 문화재 하나를 보수한다는 것은 정말 신중하고 수백년 된 살아있는 것들을 처리하는 일이기 때문에 후속적으로 더 깊이 있는 처리들, 절차가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워낙 싱싱하게 잘 크는 나무들보다 노거수는 위험성이 더 큰 나무들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하여간 이장님께서 평소에 잘 봐주신 것도 굉장히 감사한 일이고 아쉬움은 있지만, 한마디로 이것이 인재였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 김진오> 과수원 같이 마치 포장하는 것처럼 뭘 치면 바람의 강도를 30, 40%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보호할 수 있다고 하던데요?

◆ 이유미> 그 나무 하나하나를 바람 가지고 다 말하기는 쉽지 않고요. 예를 들면 아까 정이품송 같은 경우에는 솔잎혹파리 피해가 예상돼서 나무 전체를 망으로 씌워 굉장히 오랫동안 보존한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그런 모든 일들은 그냥 단순히 비닐포장 정도가 아니라 수 천 만원씩의 예산과 이런 것들이 수반되는 것들이어서, 실제로 이런 일들을 아주 원활히 하려면 이 가치와 의미에 대해 국민의 전반적인 공감도 큰일인 것 같고요. 아마 이번 일들에 대해서 보다 좀 철저하게 해야 되겠다는 좋은 다짐을 하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진오>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목들의 관리 수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세요?

◆ 이유미> 제가 꽤 오래전에 천연기념물 책을 쓰면서 전국에 천연기념물을 모두 다 한번씩 돌아볼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안타까웠던 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와 비교해 보면 굉장히 지금은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왜 나무에 돈 들이냐, 나무 때문에 주변 개발이 안 된다, 불평도 많고 해코지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고 그랬습니다. 일부러 약도 주고요.

그런데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국민 전체적으로 문화재가 얼마나 장기적으로 우리한테 중요한 유산인지도 많이 알고 계시고요. 그에 따라서 문화재청에서는 실태조사도 계속하고 있어요. 지자체에서 담당하시는 분들이 예전에는 '그냥 울타리 치고 간판 세우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셨던 분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근본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여러 가지 보존방법들이 많이 나와 있고요. 또 나무를 치료하는 기술도 예전보다는 굉장히 좋아졌고요. 그래서 많이 향상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진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