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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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9(수) 김덕곤 농민 "90% 낙과.정치인은 지지요청 문자만", 김태룡 국가태풍센터장
201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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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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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진오 앵커(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김덕곤 전남 나주시 배 재배 농민, 김태룡 국가태풍센터장

태풍 볼라벤의 피해가 막심합니다. 특히 농가들의 피해가 큰데요. 전남 나주시 금천면에서 배 농사를 짓고 있는 김덕곤 씨를 연결합니다.

◇ 김진오> 태풍 때문에 키우던 배들이 다 떨어졌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나 됩니까?

◆ 김덕곤> 4월 7, 8일경에 꽃이 피어서 170일 동안 정성들여 길렀던 배가 하루아침에 90% 이상 싹 낙과가 됐어요. 과수농가의 농민 한 사람으로서 살길이 막막합니다.

◇ 김진오> 그러니까 10개의 배 가운데 한 개 정도 남고 다 떨어져 버렸다, 그 말씀이죠?

◆ 김덕곤> 네, 그렇죠. 배가 10개 달렸다 그러면 9개 떨어지고 1개 정도 살아 있는데요. 그 배도 바람에 흔들려서 수확할지 안 할지 모르겠어요. 현재 붙어 있는 배 1개라도 살리려면 정부에서 빨리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그 낙과된 배를 어서 처리하고 살균제나 살충제, 영양제로 길러야 할 텐데 정부에서는 뒷짐이나 지고 늑장부리고 있어요. 기성 정치인들은 농민이 이렇게 울부짖고 있고, 자식같이 있는 배가 떨어져버렸는데 자기들 지지해 달라고 메시지나 보내고.. 이런 정치가 돼서 쓰겠습니까? 살길이 없습니다.

◇ 김진오> 김덕곤 씨께서 지금 눈물을 흘리고 계신데.. 저도 농민의 아들이거든요. 그래서 어제 밤에 전화를 드렸더니 저희 부모님도 고추 떨어지고 참깨 쓰러진 거에 대해서 안타까워 죽겠다고 얘기하시던데. 그보다 더 하시겠죠. 참으로 처참한 상황인데요. 배나무를 얼마나 재배하고 있으십니까?

◆ 김덕곤> 한 2000평, 3000평 짓고 있는데 제 나이가 71살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꼴은 처음 봅니다. 살길이 없어요. 모든 영농 자재는 외상으로 농협에서 빌려왔는데, 그걸 어떻게 갚고 살겠습니까?

◇ 김진오> 처참한 태풍 피해 상황을 적나라하게 말씀 하고 계신데요. 어떻게 이런 피해가 컸다고 보십니까?

◆ 김덕곤> 태풍이 전에는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덜 불었는데요. 배나무 가지도 부러져버리고.. 다시 말하자면 감이라든지 그런 것은 잎사귀가 싹 쓰러질 정도로..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내가 71살 먹었는데 내 평생에 이런 꼴은 처음 봤습니다.

◇ 김진오> 지금 심경은 너무도 착잡하고 할 말을 잃었다, 그 정도이신 것 같은데요. 그래도 일어나셔야죠.

◆ 김덕곤> 그러니까요. 어떻게든 길을 찾아서 삶을 다시 연장해야 될 것인데, 현재의 마음 같아서는 살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습니다.

◇ 김진오> 자식같이 길렀던 배나무들이 쓰러지고 배가 다 떨어져버리니까 그런 처참한 심경이 드신 것 같은데, 그럴지라도 마음을 단단히 드시고요. 다른 배 농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까?

◆ 김덕곤> 주변 과수원 농가들은 거의 이렇게 다 떨어져버렸습니다. 예쁘다고 덜 떨어지는 농가도 없어요.

◇ 김진오> 전남 나주 하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배 생산지인데요. 저 밑으로 해남쪽, 영암쪽으로 내려가는 그 지역까지도 다 배농사 재배 산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지역들도 지금 다 처참하게 당했다, 그 말씀이죠?

◆ 김덕곤> 네, 우리 전라남도에 있는 배 밭은 우리 나주가 주산지고요. 말하자면 제일 좋은 데인데.. 우리 지역 배 재배 농가의 전체적인 피해가 너무 많습니다.

◇ 김진오> 배 농사 말고 다른 농사도 좀 지으십니까?

◆ 김덕곤> 고추도 하고 참깨도 하고 콩도 하고. 그것도 전부 누워져서 잎사귀 다 부러졌어요. 생산 가능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저희 나주는 배 주산지인데 배로 인해서 자식 기르고 모두 이렇게 먹고 삽니다. 이것이 80, 90%가 떨어져버렸으니 어떻게 살 것인가.. 이런 것도 정부에서 대책을 세워서 농민들이 살 수 있는 길을 좀 열어주셨으면 하고요.

하루빨리 배농사도 재개하고 아까 말한 10% 라든지 5%라도 남아 있는 거 살리려면 대책을 세워야 할 텐데요. 정부에서는 늑장부리지 말고 빨리 빨리 재해대책으로 선포해서 떨어진 낙과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고. 그래야 나머지라도 살립니다.

텔레비전 보면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을 위해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데, 이런 못된 습관을 갖고 있는 이 나라 정치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농민이 이렇게 죽게 되었으니까 농민을 위해서 뭔 메시지 하나라도 보내야 할 텐데, 자기들 지지해 달라고 메시지나 보내고. 이런 엉뚱한 일을 하고 있어서 가슴이 아프고 미어집니다.

◇ 김진오> 가슴이 아프고 미어진다는 이 말씀을 정부 당국, 특히 정치인들은 귀담아 들으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힘내시고요. 선생님, 건승하십시오.

◆ 김덕곤> 네, 감사합니다.

◇ 김진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어려운 가운데 인터뷰 고맙습니다.



이어서 이제 또 다른 태풍 '덴빈'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김태룡 국가태풍센터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진오> 태풍 때문에 지금 한잠도 못 주무셨죠?

◆ 김태룡> 네. 새로운 태풍 '덴빈'이 우리나라 쪽으로 다가오고 있어서 한시라도 저희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태풍 오기 한 48시간 전, 제가 토요일부터 비상근무로 들어갔습니다. 일요일 아침부터는 저희 전직원이 다 교대로 근무 하는 24시간 비상체제. 저희가 태풍에 대해 정확한 예보를 하고 예측을 하기 위해서 국민들한테 빨리 알려드리고자 그런 태세를 갖췄습니다. 어떻게든지 정확한 예보로 인해서 태풍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 저희야 거기서 보람을 찾고, 공무원으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거죠.

◇ 김진오> 지금 태풍 볼라벤은 물러갔고, 덴빈이 북상하고 있어요. 현재 이동경로는 어떻게 됩니까?

◆ 김태룡> 덴빈은 지금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동중국 해상을 지나 우리나라 서해 바다로 비교적 빠른 속도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내일 낮에는 이미 제주도 부근까지 올라오고, 모레 새벽에는 태안 앞바다까지 북상해서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 하고 있습니다.

◇ 김진오> 왜 이렇게 자꾸 서해안 쪽으로 태풍이 옵니까? 서해안이 태풍의 길목이라도 되는 건가요?

◆ 김태룡> 올해는 유난히 서해안 쪽으로 왔는데 이것은 기압계의 변화에 따라서 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계속 우리나라 쪽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그 전에는 우리나라로 오지 못하고 중국 쪽으로 태풍들이 진로를 가졌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쪽에서 일본 쪽으로 갔고요.

요즘 여름철이 끝나고 가을철 들어서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서쪽 가장자리 그 쪽에 태풍의 통로가 우리나라 서해안 쪽으로, 서해 바다 쪽으로 열려있습니다. 그러니까 따라서 이 태풍이 지나가는 통로라고 할 수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서 이동하기 때문에 유난히 서해바다로 가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고, 실제로 또 그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 김진오> 그렇다고 하면 덴빈은 어떻게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 김태룡> 덴빈은 태안 앞바다까지 오는데요. 소형태풍이기 때문에 약화될 가능성도 있고, 또 상륙을 한다고 하면 중부지방, 그러니까 경기도나 황해도나 이쪽으로 상륙을 하게 될 텐데요. 이때는 태풍으로서의 특성이 많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희가 덴빈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이것이 강화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지금 현재 저희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많이 약화된 상태로서 중부지방 쪽으로 일단은 올라갈 것으로 예상 하고 있습니다.

◇ 김진오> 혹시라도 많은 수증기를 동반해서 폭우가 내리지 않을까, 이런 염려도 있는데요. 예상강수량 등은 어떻게 보십니까?

◆ 김태룡> 가능성이 있죠. 태풍은 아무리 약화돼서 소형이라고 해도 거기에는 열대지방에서 가지고 온 엄청난 강수, 비가 될 수 있는 수증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게 응결하면서 많은 양의 비가 올 텐데요. 지금 이럴 때는 지형적인 영향이라든가 그때 기압계에 따라서 지역적으로 상당히 편차가 많습니다. 그래서 작은 태풍도 지역에 따라서는 국지성 호우, 집중호우의 가능성이 있고요. 또 반면에 이런 태풍이 지나가지만 약간 떨어진 곳에서는 전혀 이와는 다르게 약하게 비만 뿌리고 지나가는 정도로 지역적인 편차가 크게 날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진오> 볼라벤에 이어서 2차 피해도 예상되는데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 김태룡> 그렇습니다. 볼라벤이 오기 전에도 장마기간이 지나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비가 국지적으로 온 곳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볼라벤에 의해서 또 많은 강수가 왔기 때문에 지금 지반은 상당히 약한 상태이고요. 또 반면에 어떻게 보면 지표수, 그러니까 강이라든지 저수지 같은 데는 거의 만수를 이루기 때문에 많지 않은 비에도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취약한 곳은 미리 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진오> 연이은 태풍 때문에 국가태풍센터, 그리고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 등이 참 수고가 많으신데요. 하여튼 태풍 대비를 철저히 하도록 해서 또 다른 추가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