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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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0(월) 정운찬 전 총리 "박근혜 집권 반대...불공정이 공정 둔갑할듯"
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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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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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반성장 수용 않을땐 직접 출마
- 여야에 실망한 국민은 제3세력 원해
- 창당 준비설은 사실 무근
- 박근혜 역사인식 큰 문제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운찬 전 국무총리


"5년 전보다 많이 준비돼 있다. 중도적이고 국민통합적인 제3세력이 필요하다." 정운찬 전 총리가 최근에 한 말입니다. 대선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 고민이 어디까지 왔는지 또 여도 야도 아닌 정운찬 전 총리의 제3세력론이란 어떤 것인지 직접 들어보죠. 정운찬 전 국무총리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난 7일 금요일 전태일 열사의 동상을 찾아서 헌화하셨어요.

◆ 정운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보통 공인들이 중대한 결심이 섰을 때 국립묘지도 가고 5.18 묘역도 가고 이러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운찬 총리도 뭔가 출마 쪽으로 마음정리를 하신 게 아닌가. 이런 보도들이 많은데 괜찮겠습니까? 이 보도?

◆ 정운찬> 그렇지 않습니다. 동대문상인연합회 발기인 모임에 초대됐습니다. 가서 동반성장에 관한 얘기를 했죠. 가는 길에 추모의 예를 갖추고 싶어서 들렀습니다. 우리 경제가 실업이나 저임금과 같은 노동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는 내면적으로 수많은 전태일 열사가 양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쌍용자동차 문제가 대표적 사례죠. 쌍용자동차 사태로 많은 가족이 해체되었고 제가 알기로는 20여 명이 죽었습니다.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기업 간에 동반성장을 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추모의 예를 갖추고 싶어서 들렀는데, 그런데 출마선언을 한다고 헛소문이 나돈 모양입니다.

◇ 김현정> 아니, 지금 헛소문이라고 단정적으로 말씀을 하셨어요. 고민도 안 하시는 겁니까?

◆ 정운찬> 아니요. 그날 출마선언을 한다고 헛소문이 났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날 출마선언 한다. 이건 헛소문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지금 내가 나가서 뭔가를 바꿔야 할 때인가, 아닌가.' 이 고민은 하고 계시는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 정운찬> 여러군데서 얘기했듯이 지금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은 동반성장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번 대선은 국민 분열적 정치체제와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경제체제를 새롭게 바꾸기 위한 계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곧 서민경제의 위기가 현실화돼서 어떻게 보면 IMF로부터 구제금융 받을 때보다 더한 고통을 당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저는 갖고 있습니다.

그것에 대한 대안이 바로 동반성장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동반성장사회로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널리 알리고 있죠. 저는 기존 후보들이 동반성장의 가치와 실천의지를 받아들이고 또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겠다. 정도의 마음가짐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그 어느 쪽도 아닌 제3세력이 필요하다.” 제3세력을 원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보십니까?

◆ 정운찬> 이른바 안철수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 국민들은 여에도 야에도 아주 실증이 났습니다. 각종 부정부패가 쌓여 있고 대화나 타협은 안 하고 독선으로 흐르는 여야에 실망하고 있어서 제3세력을 원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 대선은 어떻게 보면 제3세력이 유리하다. 조금 더 나아가자면 제3세력이 승리할 것이다. 이런 생각까지도 가지고 계세요?

◆ 정운찬> 그렇게 장담할 수는 없죠. (웃음) 단지 여당이나 야당이나 국민들이 모두 실망했다면 제3세력을 만드는 것이 또 제3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3세력이라면 이미 출마선언이 임박했다고 알려진 안철수 교수가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어서 어떻게 보면 정운찬 전 총리께서 안철수 교수와 결합을 해서 이런 방법으로 제3세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이런 추측도 하게 하는데 어떤가요?

◆ 정운찬> 저는 안철수 원장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했지만 직접적으로 연대를 제안하거나 또 제안 받은 적은 없습니다. 향후 구체적으로 협력할 사안이 있으면 협력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두 분 사이에 만나서 접촉을 한다든지 공감대를 형성한다든지 이런 건 아니란 말씀이세요?

◆ 정운찬> 아직 안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제3세력이 필요하다면 굳이 정운찬 전 총리께서 나서지 않고 안철수 교수에게 힘을 더 실어주는 방법은 생각 안 해 보셨습니까?

◆ 정운찬> 안철수 교수하고 그동안에 개인적으로 만나서 깊은 얘기를 안 했어요. 그래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안철수 교수가 정말 동반성장의 이념이나 또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그런 것에 대해서 앞으로 얘기를 해 보고 저보다 안철수 교수가 더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제가 안철수 교수를 밀어줄 수도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웃음)

◇ 김현정> 그러면 안철수 교수가 출마선언을 하면 그때는 제안해서라도 만나시겠네요?

◆ 정운찬> 사람이라는 게 같은 도시에 사니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제의를 해 본 적이 없고 제안을 받은 적도 없습니다.

◇ 김현정> 정운찬 전 총리께서 어느 정도 마음의 결심은 하셨다는 생각을 제가 하게 되는데요. 그러면 방법은 어떤 식이 될까요? 신당을 창당하시는 겁니까?

◆ 정운찬> 글쎄요. 창당을 준비 중이라는 신문보도도 있었습니다만, 그것은 전혀 사실무근입니다. 현재 그런 창당 준비 같은 게 하나도 된 게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제3세력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가장 적절하다고 보세요? 그게 정운찬 전 총리일 수도 있고 안철수 교수일 수도 있고 어느 누가 됐든지 말입니다.

◆ 정운찬> 제가 나서서 제3세력을 규합하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만, 새로운 정치를 바라고 또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세력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가치와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세력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가치는 말할 것도 없이 양극화를 해소하고 또 그것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발전 체제를 만드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을 계속 가장 강조해서 말씀을 하고 계시네요.

◆ 정운찬> 저는 거기에 온신경이 쓰이고 있습니다. 또 자리에 연연하고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동반성장 이게 지금도 중요하고 앞으로 굉장히 오랫동안 중요한 토픽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민주통합당의 김한길 최고위원 같은 경우에는 뭐라고 말씀을 하셨냐면 “제3세력론이란 결과적으로 새누리당 집권을 돕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정운찬 전 총리 보도가 나왔을 그즈음입니다만.

◆ 정운찬> 거기에 대해서 제가 그 당시 즉각적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지지가 왜 이렇게 오르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기반성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하는 대안도 내놓고 하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지, 지금 정치에 발도 들여놓지 않은 사람한테 실망하는 거, 또는 제3당을 만드는 것 이런 것이 박근혜 후보를 도와주는 일이라고 말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우선 지금 동반성장, 경제민주화 굉장히 중요한데, 제가 보기에는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하고는 거리가 좀 있는 것 같고 또 하나 걱정이 되는 것은 과거의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시면 과거에 불공정했던 것이 공정으로 둔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도 물론 박 후보가 대통령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김한길 의원께서 제가 정치에 나선다, 무슨 제3세력을 만든다 하게 되면 박근혜 후보한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는 것은 부적절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시는 와중에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건 원치 않는다. 강하게 말씀하셨는데, 불공정이 공정이 될까 두렵다 하셨어요. 이게 좀 구체적으로 무슨 말씀일까요?

◆ 정운찬> 과거에 여러 가지 잘못된 것들이 잘못되지 않은 것으로 될까봐 걱정이라는 말씀이죠. 예를 들어서 5.16이다. 3선 개헌이다, 쿠데타, 유신이다. 이런 것은 제가 보기에는 쿠데타라고 생각이 되는데 박 후보께서 대통령이 되시면 그것이 어떻게 규정이 날까봐 걱정이라는 그런 말씀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박근혜 후보는 '5.18이든지 유신이든지 역사인식 문제는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 이제는 화해하자.' 라는 것을 굉장히 모토로 삼고 있는데 적절치 않다고 보십니까?

◆ 정운찬> 지도자의 말이라고 하는 것은 천금과 같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도자의 말은 정확하고 분명해야 하는데 대충 뭉뚱그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역사인식은 미래의 청사진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역사인식에 있어서 큰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 정운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여러 번 1위를 한 사람이 박근혜 후보인데, 박근혜 후보로서는 결국에는 힘들 것이다, 제3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도 보시는 겁니까?

◆ 정운찬> 그런 의미가 아니고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될지 안 될지는 국민의 판단입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지금 많은 국민들이 제3세력을 원하고 있지 않나. 그런 느낌이란 말씀이죠. 누가 이길지는 나중에 국민이 판단할 테니까.

◇ 김현정> 과거에 박근혜 후보하고 가장 첨예하게 충돌했던 사안이 세종시 문제인데요. 당시에 박근혜 후보는 행정수도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정운찬 총리는 문화‧과학 중심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결국 정 총리가 사퇴를 하셨는데 그 소신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까?

◆ 정운찬> 저는 기업도시, 문화도시, 과학도시, 교육도시라고 했고요. 지금 세종시가 행정도시가 아닙니다. 행정부의 반이 거기에 가 있고, 행정부의 반이 또 이쪽으로 와 있는 그런 상황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때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서 참 답답했습니다.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는 행정비효율이라든지 통일 후의 문제라든지 이런 거를 포함해서 현재와 장래를 위해서는 이른바 세종시 원안이 바람직하지 않아서 수정안을 냈는데 그걸 적극 반대하시는 걸 보고 애국심이 충분하신가 하는 의심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로써는 세종시가 일단 수정안이 부결됐기 때문에 법치주의국가니까 계속 행복도시인가요? 그걸 만들어야 할 것은 틀림이 없지만 굉장히 부작용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우리 국민들이 지혜를 발휘해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오늘 출마하겠다고 단정적으로 말씀하시지는 않았지만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는 건지 충분히 엿들을 수 있는 상황이었네요.

◆ 정운찬> 저는 동반성장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최종 결정은 언제까지 하시겠습니까?

◆ 정운찬> 그거야 뭐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웃음)

◇ 김현정>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