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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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7(금) 전재숙 용산참사 유가족 "박근혜 후보 만나고 싶습니다"
2012.09.07
조회 79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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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재숙 용산참사 유가족




얼마나 더 죽어야 우리를 만나주겠습니까? 박근혜 후보, 만나서 얘기 좀 합시다. 누구 얘기냐면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그제 기자회견을 열고 그 자리에서 한 말입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일까요? 또 만나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어보죠.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유족대표입니다. 전재숙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전재숙 씨, 나와계십니까?

◆ 전재숙>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떤 분인가 제가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2009년에 벌어진 용산참사로 목숨을 잃은 고 이상림 씨 부인이시죠? 그리고 용산철거민 대책위원장이었던 이충현 씨 어머님이시기도 하고.

◆ 전재숙> 네.

◇ 김현정> 아드님은 지금도 구치소에 수감 중인 거죠?

◆ 전재숙> 네.

◇ 김현정> 한 3년 흘렀는데 어떻게 지내세요?

◆ 전재숙> 아휴, 그냥 여러분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저께 새누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셨어요. 거기서 나온 발언이 “박근혜 후보, 만나서 얘기좀 하십시다” 하셨어요. 도대체 만나서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하고 싶으신 겁니까?

◆ 전재숙> 용산 잊지 마라, 안고 가라 하는 말을 하고 싶었고요. 또 여당에서 이루어진 말 그것 때문에 MB정권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박근혜를 만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집권당의 후보니까 그래서 굳이 박근혜 후보에게 가신 거군요. 내용을 보니까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말씀을 하셨던데 3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 전재숙> 저희는 아무 것도 밝혀진 게 없습니다. 달라진 거라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 김현정>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 전재숙> 지금 아버지와 동생을 죽였다고 지금 여덟 사람이 지금 구치소에 4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석방이 되고 다 밝혀져야 할 게 아무 것도 밝혀진 게 없습니다. 그 사람들이 죄를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것들을 밝혀달라? 철거민들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주십시오, 이런 거네요.

◆ 전재숙> 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박근혜 후보는 분열보다는 통합으로 가겠다. 국민대통합 이야기하면서 민생현장도 많이 다니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이러니까 조만간 만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전재숙> 아니죠. 아픈 사람, 쌍용이나 용산은 잊혀지지 않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쌍용이나 용산은 만나자 해도 “시간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전태일 재단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무산이 됐지 않습니까?

◇ 김현정> 전태일 재단쪽에서 안 만나줬죠, 저쪽 만나고 와라 쌍용, 용산 먼저 만나고 와라.

◆ 전재숙> 그러니까 왜 저희들 먼저 만나라고 했겠습니까? 그것을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조만간 좀 만날 수 있는 건 아닐까요? 왜 이렇게 좀 부정적으로 보세요?

◆ 전재숙> 아니죠. 저희들은 “민생의 자리 돌아다니다 보면 만날 수 있겠지” 하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 만난다는 말은 안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혹 박근혜 후보에게만 왜 그러느냐. 다른 대선 유력후보들도 좀 찾아가서 같은 호소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 다른 분들도 만날 생각 있으세요?

◆ 전재숙> 아니요. 많은 분들이 계세요. 많은 분들이 계시지만 박근혜는 MB 정권이고 여당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박근혜 후보는 여당후보니까.

◆ 전재숙> 짊어지고 갈 일이 있고 없고가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용산참사 규명위원회 그때 기자회견 같이 했던 분들은 쌍용차 대책위원회인데, 이분들은 한달째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텐트치고 농성을 계속하고 계시더라고요. 보셨죠?

◆ 전재숙> 네, 봤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그분들은.

◆ 전재숙>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요. 비를 맞고 있다가 비닐을 쳤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이 와서 비닐을 뜯으라고 아침, 저녁으로 쫓아다니며 야단을 합니다. 그러나 박근혜는 거기서 아침, 저녁 내려다볼 것 아닙니까? 그러면 한마디라도 던져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김현정> 한 마디도 못 들으셨어요?

◆ 전재숙> 못 듣고 사람도 구경 못 했답니다.

◇ 김현정> 집권 여당의 후보니까 좀 만나서 얘기하자 이런 얘기를 지금 계속 하고 계시는 거예요. 만난다면 그러면 인사 후에 첫 번째 한 마디는 뭐라고 하고 싶으세요?

◆ 전재숙> 첫 번째 한 마디요?

◇ 김현정> 네.

◆ 전재숙> 용산 잊지 마라, 쌍용 잊지 마라. 우리를 안고 가야지, 대한민국의 큰 범죄이지 않느냐 하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아픈 곳도 좀 봐달라, 이런 말씀. 상처를 좀 안고 가라.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유족대표 전재숙 씨 만나고 있습니다. 구치소에 있는 아들 지금 3년 복역한 거죠?

◆ 전재숙> 3년이 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얼마나 남은 거죠? 이제?

◆ 전재숙> 2년 조금 못 남았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아들이 그렇게 가 있고,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어떻게 살고 계세요?

◆ 전재숙> 그냥 저희는 살고 있습니다. 저희 잘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원래는 그 건물에서 어떤 일을 하셨었죠? 어떤 장사하셨죠?

◆ 전재숙> 레아호프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강갈비 20년 넘게 하다가 그 자리에다 아들하고 며느리하고 아버지하고 넷이 호프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어느 날 철거를 당하면서 길거리에서 쫓겨나고. 그 당시에 단란했던 그 당시에 남편과 아들과 다 모여 있던 그때 생각하면 요즘도 허탈하고 눈물나고 그러시죠?

◆ 전재숙> 그렇죠.

◇ 김현정> 어떤 장면이 제일 많이 떠오르세요?

◆ 전재숙> 글쎄요. 저희 식구들 정말 살아보려고 애쓴 그 생각이 자꾸 나고요. 정말 단란했거든요. 아버지, 아들, 며느리 그게 자꾸 떠올라서 누구하고 얘기만 하면 이렇게 자꾸 눈물이 납니다.

◇ 김현정> 철거민들 용산에서 그런 사고가 있었지만 여전히 여기 저기서 철거작업은 계속되고 있고.

◆ 전재숙> 계속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눈물 흘리는 그분들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 전재숙> 많이 가슴이 아프죠.

◇ 김현정> 이렇게 희생당하는 사람이 나와도 구조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이런 안타까운 생각도 많이 드실 것 같아요.

◆ 전재숙> 많이 들죠.

◇ 김현정> 어머님, 그래도 희망 가지고 계시죠?

◆ 전재숙> 가지고 있죠.

◇ 김현정> 면회 가시면 무슨 얘기를 하세요?

◆ 전재숙> 우리 아들, 몸 건강히 있다 나오라고 밖에 걱정을 하지 말라고 하면 우리 아들은 엄마 걱정을 하고 자기 색시 걱정을 합니다. 몸만 건강히 계시랍니다, 제 걱정하지 말고.

◇ 김현정> 어머니, 희망 잃지 마시고요. 지금 대선 앞두고 후보들이 이 후보, 저 후보 할 것 없이 소통 소통 얘기를 합니다.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정말 우리 사회 어두운 곳, 소외된 곳, 상처받은 곳부터 아우를 수 있기를 저희도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