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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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 송파경찰서 형사과 정미영 경장
요즘 성범죄가 날로 대범해지고 있는데요. 장소불문, 시간불문입니다. 지난 수요일 출근길 지하철에서 사람이 가득 탄 그곳에서 대범하게 여성들을 성추행하던 남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의 바로 앞에는 무술 유단자인 여경이 역시 출근중이었습니다. 말하자면 경찰앞에서 성추행을 한 거죠. 그런데 이 여경조차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연인 관계인 줄로 알았다는데요. 도대체 무슨 얘기일까요? 오늘 이 사건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어보죠. 서울 송파경찰서 형사과 소속의 정미영 경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정미영 경장님, 안녕하세요?
◆ 정미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틀 지났는데 몸은 괜찮으세요?
◆ 정미영> 괜찮습니다. 어디 다친 데도 없고요, 괜찮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난 수요일 오전에 출근하는 길이었다고요?
◆ 정미영> 네.
◇ 김현정> 지하철 몇 호선 타신 거예요?
◆ 정미영> 공항철도선이거든요, 급행을 탔습니다.
◇ 김현정> 급행, 9호선?
◆ 정미영> 네.
◇ 김현정> 그런데 어떤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던 겁니까?
◆ 정미영> 그때 워낙 사람들이 인천에서 출퇴근하시는 분이 많잖아요. 그래서 자리도 비좁고 좁은 틈새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꽉차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문 옆에 이렇게 앉아 있었고요. 바로 앉아 있었고 그 여자분은 끼여 있는 상태에서 출입문 쪽에 두 분이 이렇게 있었어요. 그런데 제 옆에 있던 분이 맨 처음에 왠지 연인들이 애정행각이, 눈높이잖아요, 제가 앉아 있으니까 손이 보이잖아요.
◇ 김현정> 딱 눈높이에 엉덩이 정도가 있죠.
◆ 정미영> 네. 손도 보이고 그러니까 이게 처음에는 아, 애정행각이다 싶어서 이렇게 생각이 들었는데.
◇ 김현정> 잠깐만요, 잠깐만요. 뭘 보고 애정행각이라고 생각하신 거예요?
◆ 정미영> 손으로 이렇게 더듬는 걸 제가 봤어요.
◇ 김현정> 남성이 여성을 엉덩이를 더듬는 걸 보셨군요?
◆ 정미영> 네. 그래서 처음에는 연인으로 생각이 들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그 여성이 어딜 만지냐면서 딱 때리는 거예요.
◇ 김현정> 여성이, 그 피해여성이. 어딜 만지나면서 때렸어요.
◆ 정미영> 네. 툭 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좀 이상하다 싶은데 막 웅성웅성 거리고 또 한 분의 여자가 너가 주물렀잖아, 만졌잖아, 너가 비볐잖아 이런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 김현정> 아, 또 다른 여성이?
◆ 정미영> 네. 피해 여성이 두 분이었어요. 그 자리에 두 분이 있었어요, 끼여 있는 상태에서. 그래서 남자 한 명이 계속 왔다 갔다 번갈아가면서 그랬던 거예요.
◇ 김현정> 오른손, 왼손?
◆ 정미영> 네. 그래서 이거는 그냥 쉽게 지나갈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건 추행 정도를 넘어선 것 같아서 그때 동작역에서 하차를 하려고 막 사람들이 내리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 사람도 벌써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내리려고 그 틈을 나가려고 하는 걸 저도 그때 일어선 거예요. 왜냐면 사람이 워낙 많으니까 미리 준비를 해야 되잖아요. 이 사람이 어디로 튀면 거기서 1분, 1초 지체하면 이 사람 놓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워낙 환승역이니까 사람이 워낙 많아서 거기 섞이면 못 잡겠구나 생각하신 거예요?
◆ 정미영> 네. 그래서 저도 먼저 일어나 있었어요. 이제 나갈 준비를 하고 혹시 모르니까 그래서 막 우르르 나갈 것 아니에요. 그런데 이 사람도 비집고 이렇게 나가려고 하길래 제가 그때 쭉 나갈 때 확 잡아버린 거예요. 잡고서 안으로 확 끄잡아 들인 거예요, 제가.
◇ 김현정> 덜미를 잡으신 거예요, 뒷목을 잡으신 거예요?
◆ 정미영> 옷자락을 우선 잡은 거죠. 옷자락을 잡고나서 제 허리춤을 잡아서 당겨버린 거죠.
◇ 김현정> 잠깐만요. 제가 지금 사진도 보고 봤는데 이 범인은, 성추행범은 180cm의 남성이고 우리 정미영 경장은 165cm의 상당히 가냘파 보이는 여성이시던데 그 180cm의 남성을 끌어당긴다고 이게 한방에 끌어당겨집니까?
◆ 정미영> 제가 어렸을 때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무슨 운동을 하셨어요?
◆ 정미영> 태권도하고 합기도 같이 운동을 했었는데 그게 좀 다른 여성들보다 조금 운동을 해서 그런지 그냥 힘이 좀 더 세서. (웃음)
◇ 김현정> 잘하셨네요, 잘하셨어요. 그래서 순순히 항복은 했어요?
◆ 정미영> 처음에는 자꾸 나가려고만 계속해서 제가 아예 비틀어 잡았죠. 허리춤을 비틀어, 손을 그냥 잡는 힘보다 한번 이렇게 돌려서 잡는 게 힘이 더 많이 받거든요.
◇ 김현정> 손을 잡아서 팔목을 비틀어서.
◆ 정미영> 아니요, 아니요. 옷을 잡아서 돌렸어요. 허리춤의 옷을 잡아서 제 몸쪽으로 당겨버린 상태에서 계속 붙잡고 있었어요. 그래서 있으면서도 이 사람이 저를 때리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막 나가려고는 하는 거는 제가 힘으로 잡고 있었고 그리고서 그 다음이 동작역 다음이 고속터미널이에요. 거기서 또 한 번 우르르 내리게 되잖아요. 그때 제가 잡고서 같이 끌고 내린 거예요. 그리고 나서 거기서 신분증 제시하고 제가 어디 경찰관이다 이렇게 소속 밝히고 거기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겁니다.
◇ 김현정> 그 정도 상황이 몇 분 동안 벌어지는데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어요? 혼자 그냥 잡고 있었어요?
◆ 정미영> 저도 사실 좀 많이 놀랐어요. 시민들이 그래도 제가 여자잖아요.
◇ 김현정> 네. 그리고 사복을 입었으니까 경찰인지 뭔지도 모를 텐데.
◆ 정미영> 네, 그렇죠. 그럴 수도 있을 거예요. 왜냐면 남자, 여자가 또 싸우는 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사실은. 그런데 제가 나중에 신분증 제시하고 했는데 제가 그 계단을 이용해서 끌고 올라갔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저도 도움을 요청을 하진 못했어요. 왜냐면 저도 순간 빨리 빨리 진행돼버리니까 그냥 제가 무작정 뭐라고 해야 되나 그냥 끌고 올라간 거예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끌고 올라갔는데 일부러 도와주세요라고 안 해도 그 정도 상황이면 좀 누가 도와줄 만도 한데 끝까지 아무도 안 도와줬다면서요?
◆ 정미영> 네, 네. 아마 남녀가 제가 싸우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남녀가 저렇게 싸워서 이렇게 생각해서 도와주지 않았을 거라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쨌든 참 이런 일이 백주대낮의 도시의 지하철 한복판에서 벌어진다는 게 이게 참 믿을 수가 없는 우리의 현실인데 사실 경장님이야 무술 유단자니까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한방에라도 제압할 수 있지만 여성들의 경우는 이럴 때 당황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거든요.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옳은가요?
◆ 정미영> 저도 여성이지만 저도 사실은 무섭죠. 그런데 제가 운동했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제압한 게 아니라 우선은 제가 여자이기 전에 제가 경찰관이잖아요.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있고 또 제 옆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는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 되냐고요, 경장님? 제가 만약에 그런 일 당했다면 어떻게 하는게 옳아요?
◆ 정미영> 저 같은 경우는요. 저는 운동을 한 20년 했어도 호신술을 아무리 얘기해도 그게 몸으로 바로 나오진 않아요. 그거 있잖아요. 한방, 급소. 그냥 저 같은 경우는 이제 그런 만약 경우가 있다면 제 몸을 우선 보호하는 게 우선이잖아요. 그냥 잡고 내가 만약에 잡혀 있으면 그 사람이 잡으면 낭심 같은 데를 차거나 아니면 구둣발이 있으면 찍거나 아니면 걷어차거나 그럴 것 같아요, 정강이 같은 데.
◇ 김현정> 그러니까 한방에 제압을 해야만 이게 제압을 되는 거군요, 남성은.
◆ 정미영> 그렇죠. 왜냐면 남자는 제가 아무리 운동을 했어도 1:1로 이렇게 실갱이 한다는 건 사실은 어렵죠.
◇ 김현정> 아주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용기를 내서 그렇게 한번 해 보시라, 이런 말씀.
◆ 정미영> 그렇죠. 과감하게 한방에 그냥 보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경찰이니까 마땅한 일한 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게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또 지나치려 했다면 지나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을 텐데, 요즘 기강해이 해졌다, 우리 경찰들 이런 얘기 많이 듣는데요. 이렇게 또 열심히 뛰어주는 분들도 계셔서 제가 이런 뉴스 소개할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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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1(금) 정미영 송파서 경장 "출근길, 지하철 성추행범과의 한판승부"
201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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