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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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 불신의 골 깊어.. 쇄신 절실
- 전례 답습하는 단일화 방식 안돼
- 추석 후 지지율 봐야 방식 논의 가능
- 지금의 민주당으론 安 입당 말못해
- 現 통진당과의 연대 논의 '무의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주통합당 김한길 최고위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 내일 대선출마 관련 기자 회견을 엽니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주자가 링에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안 원장이 출마선언을 하면, 그와 동시에 두 사람 단일화에 관심이 모아질 텐데요. 민주당은 이미 치열한 고민에 들어갔습니다.
이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선대위 선거기획을 총괄했었고요. 노무현, 정몽준 후보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창구역할을 했던 분이죠. 오랜만에 출연합니다. 김한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민주통합당의 경선. 참 우여곡절 끝에 후보가 선출 됐습니다. 그런데 다 끝난 일이라고 묻어 넘기기에는 경선과정의 갈등이 적지가 않았어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한길> 안타까운 일이죠. 어쨌든 구도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이해찬 대표가 문재인 후보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었던 것이니까요. 구도 자체가 불신을 깔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작은 사안들이 돌출해도 그것이 크게 번지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지만 어쨌든 마무리를 잘 매듭지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대표경선 과정에서 김한길 최고위원이 “내가 대표가 되지 않으면 분명 경선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가 일 거다” 이런 발언을 하셨거든요. 이런 상황을 생각하셨던 거예요?

◆ 김한길> 말씀드린 대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우려를 했기 때문에 대표 선거가 끝나고 처음으로 제가 이해찬 대표와 만났을 때, 이해찬 대표에게 얘기했습니다. “내가 우려하는 것들을 다 반대로 만들어보자. 나도 그렇게 돕겠다” 그렇게 말씀을 했고요.

◇ 김현정> 그런데 반대로 잘 안 된 거예요?

◆ 김한길> 글쎄.. 하여튼 생각처럼 잘 안 됐어요. 이해찬 대표도 내 말에 적극 동의하고 그렇게 만들겠다고 약속도 했는데, 어쨌든 불신이 너무 깊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후보는 결정이 됐고요. 이제는 어떻게 그 상처들을 치유하고 하나로 뭉칠 건가 이게 관건인데요.

◆ 김한길> 그렇죠.

◇ 김현정> 해법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김한길> 그렇게 간단하지 않겠지만, 저는 이미 몇 번 말씀했습니다. "새로운 민주당, 더 큰 민주당으로 우리가 변해야 한다" 이렇게 말해 왔죠.

◇ 김현정> “마누라와 자식,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 바꿔야 될 정도의 독한 각오가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하셨죠?

◆ 김한길> 그래요, 그랬습니다. (웃음) 우리 민주당이 새롭게 변하는 데 마누라와 자식만은 빼고, 나 자신은 빼고, 이런 식의 사고 가지고는 안 될 정도에 와 있다. 나 자신까지 쇄신의 대상이 되겠다는 각오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했고요. 그랬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최고위원 자신이 쇄신의 주체가 아니라 이제 쇄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된다" 하는 말들을 해 왔죠. 다 힘든 얘기입니다. 자기 스스로 혁신해야 된다 하는 것.

대선후보 경선장을 보면, 경선에 나선 4명의 모든 후보들이 연설하면서 "민주당 변해야 된다. 쇄신해야 된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요. 소위 최고지도부라는 대표까지 포함해서 최고위원들이 그 앞 맨 앞자리에 앉아서 그 얘기 들으면서 박수치고 있는 모습. 내 자신이 아.. 참 안타까웠거든요. 사실은 지도부가 그 쇄신을 주도해야 되는 게 맞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주자로 나선 분들이 “내가 주자가 되면 당을 확 바꾸겠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어느덧 쇄신에 머뭇대다가 쇄신의 대상이 돼버리고 말았구나 하는 자괴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 김현정> 그래서 해법은 지도부부터 변해야 된다. 말하자면 2선 후퇴론을 의미하시는 거구요?

◆ 김한길> 사실상 지도부가 지난 몇 달 동안 쇄신하지 못했으니까요. 이제는 지도부가 2선으로 후퇴해서 후보에게 쇄신할 수 있는 힘이라도 줘야 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또 하나는 친노, 이른바 기득권 세력인데요. '용광로 선대위. 그 선대위를 만들 때 친노세력은 참여시키지 말고, 2선으로 물러나는 건 어떻겠느냐' 이런 의견도 나오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 김한길> 그러나 무슨 친노는 빼고, 이렇게 가면 안 되죠. 모두가 함께 가야 됩니다. 이번 대선구도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 "안철수 원장과의 힘을 두 세력이 어떻게 합칠 거냐" 이렇게들 많이 말하지 않습니까? 무조건 합치면 이기는 선거가 아니거든요. 합치긴 합치되, 양쪽의 지지세력이 한 모퉁이가 떨어져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온전하게 합쳐져야, 양측의 지지자들이 합쳐져야 겨우 이기는 선거거든요.

우리 세력 안에서도 '친노는 안 된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죠.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모두가 하나가 돼서 뭉쳐야 되고요. 안철수 원장을 지지하는 분들도 한 모퉁이가 떨어져 나가지 않은 채로 우리하고 다 합쳐져야 겨우 이기는 대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당내 갈등 과정에서 보면 친노세력이, 지금 주류세력이 너무나 득세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함께하기 어렵다' 하는 이런 지지자들. 뭔가 지도부를 향해서 반발도 하고 이러지 않았습니까?

◆ 김한길> 그렇죠. 그분들이 너무 패권적 세력으로 공고 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세력 안에서의 화합과 단결에 저해가 된다는 주장들이 많은 것이죠. 그래서 다 같이 힘을 모아야 된다는 것이죠. 그분들은 빼고 당신들은 빠져라, 이렇게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화제를 돌려보죠.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 문제. 크게 세 가지 방안이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게 노무현-정몽준 식의 단일화. 아니면 한 쪽이 대통령, 한 쪽이 총리하는 DJP연합방식도 있고요. 아니면 박원순 식으로 담판해서 한 쪽이 양보하는 방식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어떤 방식을 눈여겨보고 계세요?

◆ 김한길>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단일화 방식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단 지금은 양쪽의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어떤 것을 지향한다는 것을 서로가 분명히 하면서 그분들의 평가를 받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추석연휴 이후 10월 초에 두 분의 지지율이 수치화될 때, 그것을 보면 앞으로는 두 분이 혹은 두 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어떤 모양새를 합쳐가는 게 가장 좋겠다 하는 것이 그때쯤 정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추석을 지나고 이런 저런 여론이 오고 간 후에 분명히 지지율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때 봐서 지지율이 비등하거나 한쪽이 월등히 높거나 이런 것을 봐야 단일화의 방식도 얘기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이군요?

◆ 김한길>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고요. 아까 세 가지 방식을 앵커께서 얘기하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어쨌든 이제까지의 이미 있었던 방식, 소위 전례를 답습하는 방식 이런 것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대통령 선거에서의 전례라면 DJP연합방식,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방식 이런 것들은 좀 배제했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한길> 제 희망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김한길 최고위원이 가장 희망하는 방식, 감동적인 방식이라면 뭔가 경쟁하는 거 말고 담판을 통한 단일화 쪽이 가장 좋기는 하겠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 김한길> 어쨌든 지금 단일화 방식보다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우리가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된다. 우리가 DJ 대통령 만들 때 39만표 이겼거든요. 정몽준, 노무현 단일화로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할 때 57만표 이겼어요. 두 분의 승리를 다 합쳐도 이긴 표가 100만 표도 안 됩니다. 그런데 지난번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질 때 530만표 졌거든요. 우리는 크게 봐서 우리의 편인 지지표를 모두 잘 모아내야 조금 이기는 세력입니다, 현실적으로.

그리고 DJ 대통령 선거 때는 JP가 있었고요.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 선거 때는 정몽준 후보가 있었지 않습니까? 게다가 신행정수도라는 충청권도 껴안을 수 있는 큰 공약이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씩 이긴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5년 전에는 아무것도 없는 채로 530만표 지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다행히 안철수 원장이라는 세력이 있긴 하지만 그분을 지지하는 표를 어떻게 다 우리 편으로 만들 수가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좀 고민이 더 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공동정부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 전혀 새로운 방식이라고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공동정부론이 언뜻 떠올랐는데, 이 방식도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 김한길>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생각을 아직 깊이 안 했다고 했는데, 자꾸 그 말씀만 집요하게 물으시네요. (웃음)

◇ 김현정> 청취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그 방식, 그 이야기여서 제가 자꾸 질문을 드렸습니다. (웃음)

◆ 김한길> 공동정부론도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혹시 물밑에서 서로 간에 얘기되거나 이런 건 아직 없고요?

◆ 김한길> 네, 제가 알기로는 아직 없습니다.

◇ 김현정> 별개로 계속 나오는 이야기가 민주당 중심의 단일화, 이건데요. 이 얘기는 그러면 단일화의 주인공이 누가 되든지 최종적으로 그 사람은 민주당 당원이 돼야 된다, 이런 얘기인가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한길>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이, 아까 그 독한 각오가 필요한 우리의 쇄신을 얘기했지 않습니까? 지금의 민주당에 안철수 원장이 그냥 더해진다고 해도 민주당이 변하지 않은 채로 있으면 안철수 원장을 지지하던 표 중에 상당수가 따라오지 않습니다. 무조건 둘이 더해지면 우리는 이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또 안철수 원장이 이 구 정치세력을 앙시앙 레짐(Ancien Régime)이라고, 구체제라고 비판했지 않습니까? 그 비판한 것에 대한 온당한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안철수 원장과 우리 문재인 후보가 하나가 되더라도 양쪽의 지지자들이 온전하게 하나 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 상황이 함께 크게 맞물려야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선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변화가 없는 이 상태에서는 들어오라고 말하기도 힘들단 이 말씀이네요?

◆ 김한길> 그렇죠. 그리고 들어온들 이기기가 어렵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그러면 그 부분이 핵심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들어오라는 말도 못하고 이기지도 못한다. 이 상태에서 벗어날 핵심, 해법, 핵심처방은 뭐라고 보세요?

◆ 김한길> 소위 구태정치의 껍질을 깨고 우리가 승리하든가, 아니면 기득권을 껴안고 주저앉고 말 것인가, 이것을 선택할 시점에 우리 민주당이 이제는 와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요. 그것을 우리 지도부, 최고위원회가 그런 변화를 지난 몇 달 동안 이끌지 못했기 때문에 그 전권을 후보에게 넘긴 겁니다.

◇ 김현정> 이미 넘어간 거라고 봐야 되는 거죠?

◆ 김한길> 전권이 넘어갔죠. 망치까지 다 때렸는데요. 그래서 이제는 문재인 후보의 역할이, 책임이 훨씬 더 커진 상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또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거 하나 좀 여쭙죠. 지금 진통을 겪고 있는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는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 김한길> 현 상황의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를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어떻게 거듭나는가, 이런 걸 봐야 될 것이고요. 소위 통합진보당 탈당파로 말해지는 분들 있지 않습니까? 심상정, 노회찬 의원. 이런 분들은 그분들끼리의 창당, 대선 후가 되어야 가능하지 않겠느냐 하는 말도 나오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이미 말한 바지만, 야권 대통합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 상태의 통합진보당과는 어렵다, 이 부분은 확실하고요?

◆ 김한길> 네, 그렇습니다. 무의미하죠.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질문 들어오는데요. "'민주당 후보가 아니고는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없다' 이런 발언을 전에 하셨는데, 만약 안철수 원장으로 단일화되면 민주당 이름표를 달아야 된다고 보십니까" 답변 주셔야겠네요?

◆ 김한길>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의 한 모퉁이라도 떨어져 나가면 우리가 본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지거든요. 민주당 지지자들도 한 명도 이탈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야 되기 때문에, 저는 민주당 후보만이 결과적으로 누가 되든 민주당 후보로서 싸워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