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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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7(월)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벤처 1세대의 끝나지 않은 도전"
2012.09.17
조회 104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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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벤처기업협회 이민화 명예회장 (KAIST 교수)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 어디서 많이 듣던 말입니다만 이 말을 정말 많은 도전과 실패를 겪은 사람이 할 경우에는 달리 들리죠. 우리나라에서 벤처기업이라는 개념을 처음 만든 분인데 메디슨이라는 회사로 크게 성공도 해 봤고, 실패도 해 봤습니다. 또 재기도 해 봤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경영인이면서 지식기부에도 앞장서 온 분 이민화 회장. 이 회장이 자신의 이야기를 책에 담아냈습니다. ‘끝나지 않은 도전’이라는 책. 직접 만나보죠. 벤처기업협회 이민화 명예회장입니다. 이 회장님, 안녕하세요.

◆ 이민화>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목이 ‘끝나지 않은 도전’

◆ 이민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아직도 안 끝나신 겁니까?

◆ 이민화> 아직 끝나지 않았고요. (웃음)

◇ 김현정> 그 정도 성공하고 실패하고 재기하고 다 해 보셨으면 이제는 좀 끝낼 만도 한데 아직도 남았습니까?

◆ 이민화> 그 과정 자체가 소중하니까요.

◇ 김현정> 이제 환갑 정도 되셨죠, 나이가?

◆ 이민화> 네, 내년에 환갑입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도전을, 크고 작은 도전을 몇 번이나 해 보셨을까요?

◆ 이민화> 제가 책에서는 10번의 도전이라고 그랬습니다. 10막의 도전이다.

◇ 김현정> 10막, 10번. 10번의 도전 중에 그러면 성공은 몇 번?

◆ 이민화> 모든 도전이 성공, 실패가 섞여 있는데 저는 다 소중한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결과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인데 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고 모두가 성공과 실패였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성공만 완벽하게 있는 그런 성공도 없고, 실패만 완벽하게 있는 실패란 것도 없는 거죠?

◆ 이민화> 네, 음 속에 양이 있고 양 속에 음이 있죠.

◇ 김현정> 책을 보니까 도전, 성공, 실패 또 도전. 참 보는 사람이 힘들 정도로, 숨이 가쁠 정도로, 치열한 삶을 사셨어요.

◆ 이민화> 저희 집사람한테 찍혀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아니, 맨 처음에 벤처창업 시작한 게 1985년이던가요?

◆ 이민화> 네, 1985년이죠.

◇ 김현정> 그때 카이스트 연구원이셨잖아요?

◆ 이민화> 카이스트 박사과정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만 해도 카이스트 박사과정 연구원이면 그냥 연구 잘하다가 교수가 되든지 아니면 좋은 기업에 취직하든지 이게 정코스인데 어떻게 그거 초음파 진단기를 연구만 할 게 아니라 내가 직접 회사를 만들어서 팔아봐야겠다, 어떻게 이런 결심을 하셨어요?

◆ 이민화> 그게 저희들이 연구한 결과를 사업할 때가 없으니까 설득하다 안 돼서 저희들이 직접 하기로 한 겁니다. 우리가 낳은 자식 우리가 키우자, 이런 거죠.

◇ 김현정> 설득하다 하다 안 되니까. 하지만 그 당시로써는 이게 살고 있던 아파트를 담보로 걸어야 될 만큼 어떻게 보면 굉장히 모험이었을 텐데.

◆ 이민화> 그렇죠. 원래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 사업이라는 게 이렇게 치열한 진검승부라는 것을 그때는 잘 몰랐던 거죠.

◇ 김현정> 막상 해보니까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렵던가요?

◆ 이민화> 우선 우리 경쟁상대가 워낙 강한 사람들이었어요. 사람이 아니죠, 회사죠. GE, PHILLIPS, SIEMENS. 저희들이 GPS라고 얘기하는 회사들입니다.

◇ 김현정> 의료기기, 그러니까 초음파 진단 의료기구를 만드는 세계적인 회사들이 워낙 쟁쟁한 회사들이었군요?

◆ 이민화> 워낙 쟁쟁한 회사니까 경쟁자가 워낙 강했어요. 모든 게 난관이었죠.

◇ 김현정> 처음으로 박람회 출품했더니 그건 전 제품 리콜까지 당하셨다고요?

◆ 이민화> 네. 박람회 출품한 거는 장난감 같다고 그랬고. 처음에 우리 판매한 제품들은 사실 저희들이 다 리콜을 했죠.

◇ 김현정> 그 정도 시작하자마자 실패를 맛보고 나면 이제는 좀 이거 아닌가 보다 내가 그냥 안정된 직장이나 구해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좀 바꿀 수도 있었을 텐데, 왜 포기하지 않으셨어요?

◆ 이민화> 저희들이 다 같이 창업하는 7명이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야, 우리 여기서 물러날 거냐?” 그때 제 나이가 33살이고 젊은 피들이니까 “여기서 뒤로 물러날 수는 없다, 앞으로 전진하자” 이렇게 젊은 혈기로 도원결의하고 앞으로 나갔습니다.

◇ 김현정> 젊은 혈기로. 그러면 아내 분한테는 그때부터 찍히신 겁니까?

◆ 이민화> 네, 그때부터 찍혔습니다. 집에도 가끔 들어가고 했으니까. (웃음)

◇ 김현정> 어떻게 설득하면서 지금까지 오셨어요?

◆ 이민화> 집에 있는 시간만이라도 잘해줘야 됩니다. 그래야지 집안의 평화가 유지되죠.

◇ 김현정> 젊은 혈기로 도전을 멈추지 않고 결국은 그 회사가 크게 성공을 했어요. 가장 성공적일 때는 한 해 매출이 수천억이었다면서요?

◆ 이민화> 저희들이 2000년도에 3000억이 넘었죠. 그 당시 벤처기업 중에서 매출 1000억이 넘는 유일한 기업이었습니다.

◇ 김현정> 2000년도에 한해 3000억. 그런데 그렇게 잘 나가던 기업이 또 한 번 넘어지기도 했어요, 크게.

◆ 이민화> 2001년도에 미국에 IT 버블 붕괴가 왔어요. 그 타격이 저희들한테 직접 온 거죠.

◇ 김현정> 그래서 결국은 그 잘 나가던 회사가 법정관리까지 갈 수밖에 없던 이런 상황까지. 그대로 쓰러져서 영영 주저앉은 게 아니에요. 그런데 불과 몇 년 만에 또 부활을 합니다.

◆ 이민화> 글쎄요. 다 소중한 경험이겠지만 기업가 정신은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능력에 있다.

◇ 김현정> 참 어려운 말이네요,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어떻게 바꿉니까? 회장님.

◆ 이민화> 저희들이 산에 올라갈 때 보면 참 괴롭죠?

◇ 김현정> 그렇죠.

◆ 이민화> 그런데 올라가고 나면 커다란 성취감이 있지 않습니까? 산에 올라가는 마음 이런 것들이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거기에는 비전, 꿈이 필요하고, 또 Passion(열정)이 필요하고 또 거기 깡, 도전, 창조성 이런 것들이 있어야 되겠죠.

◇ 김현정> 그 산 정상을 향해서 올라가는데 잘못된 지도를 가지고 올라가면 그건 또 안 되잖아요. 제대로 된 비전, 계획을 세우고 전진하는 것도 중요하겠어요.

◆ 이민화> 그렇죠. 그러니까 그럴 때는 유연성을 가지고 변동할 수 있어야 되겠죠. 지나치게 경직돼 있고 완고한 것도 좋은 기업가 정신은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이민화 회장과 비슷한 과정을 겪은 분이죠. 안철수 교수하고 제가 전에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실패해도 좋으니까 자꾸 저지르라고 얘기를 해야 되는데 그래야 성공한 사람이 많이 나오는데 그게 안 되는 문화다”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이 회장님.

◆ 이민화> 제가 계속 주장하던 얘기죠. 실리콘밸리의 성공 기업인의 평균 창업 횟수가 2.8회라고 하죠. 2.8회라는 거는 평균 1.8회는 실패를 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숫자를 보면 제가 요즘 학생들한테 한 200명 있는 강의에서 “여기서 앞으로 창업할 사람 손들어” 그러면 요즘은 5명, 10명 그 정도 손듭니다. 그런데 제가 질문을 바꿔요. “야, 너희들 말이야 창업할 수 있는 기회가 1번이 아니고 3번이 있어, 그러면 창업할 사람?” 그러면 그 숫자가 4, 50명으로 늘어납니다.

◇ 김현정> 실패해도 일어날 수 있다면.

◆ 이민화> 그렇죠. 재도전의 기회가 창업국가로 가는 바로 비밀이 거기 숨겨져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민화 회장님, 올해 환갑인데 또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계시다고요?

◆ 이민화> 네, 이제 계속 가야죠. 요즘은 운 나쁘면 100세까지 사니까.

◇ 김현정> (웃음) 운 나쁘면 100세까지 살아야 되니까.

◆ 이민화> 운 나쁘면 100세 넘어 살죠.

◇ 김현정> 무슨 도전 그래서 준비하고 계세요? 100세를 바라보면서?

◆ 이민화> 앞으로 도전은 일단 사람을 키우는 일이죠. 그래서 카이스트에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만드는 창업 프로그램들 그리고 중학생 때부터 기업가 정신을 제대로 키울 필요가 있다 그래서 영재기업인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하고 있고요.

◇ 김현정> 영재 예술인 키우는 프로그램은 봤어도 영재 기업인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은 처음 들어봅니다.

◆ 이민화> 세계에서 이게 최초의 프로그램입니다. 중학생 때부터 융합기술에 대한 이해와 기업가 정신을 불어넣는 거죠. 아주 탁월해요. 지금 3년 됐는데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 애들이.

◇ 김현정> 그렇게 일찍부터 배워야 됩니까, 기업인이 되려면?

◆ 이민화> 기업가 마인드는 뭐든지 일찍 하는 게 좋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이민화> 별로 중요한 건 없습니다만.

◇ 김현정> 여러 가지 의미 있는 도전들. 의미 있는 성공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