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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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7(목) 하숙정 씨, 강규혁 위원장 "백화점, 명절 이틀 연휴 보장하라"
201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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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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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대형유통업체 근무하는 하숙정 씨,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 강규혁 위원장


고객의 편의를 생각할 때 백화점과 마트에 판매원들은 명절에 쉬지 않는 게 옳다. 아니다, 고향에 갈 권리를 빼앗아선 안 된다. 여러분은 어느 편 손을 들어주시겠습니까? 명절에도 고향에 갈 수 없는 사람들. 백화점, 마트, 면세점 직원들이 이번 명절에는 고향에를 좀 가게 해 달라면서 거리로 나섰습니다. 일단 직접 들어보죠. 대형유통업체 판매직원입니다. 하숙정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하숙정 씨 안녕하세요.

◆ 하숙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떤 종류의 업체에 근무 하세요?

◆ 하숙정> 저는 면서점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한 20년 근무했고요.

◇ 김현정> 이번 추석에는 근무일정표가 어떻게 짜여졌습니까?

◆ 하숙정> 근무일정표는 저희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랑 나눠져서 근무를 하게 되어 있어요. 연중무휴라서 만약에 10명이 근무를 하면 3명이 추석이랑 그 전날 이렇게 쉰다든가 앞으로 붙어서 2틀 쉰다든가 이런 식으로 함께 쉴 수 없고요. 또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 김현정> 이번 추석에 당일에 근무한 사람은 다음 설에는 못 쉬고 이런 식으로.

◆ 하숙정> 그렇죠.

◇ 김현정> 그동안에도 계속 이런 식이었나요?

◆ 하숙정> 제가 20년 동안 그렇게 지내왔기 때문에 친정이 지방인데도 불구하고 한 번도 가보지 못 했거든요.

◇ 김현정> 20년 동안 한 번도 못 가셨어요?

◆ 하숙정> 명절에는 갈 생각을 아예 엄두를 못 내죠. 하루, 이틀 쉬는 걸로는 갈 수 없으니까.

◇ 김현정> 고향이 어디세요?

◆ 하숙정> 경상도 진해.

◇ 김현정> 한 번도 못 가셨다고요?

◆ 하숙정> 그냥 생각 안 하고 지내고 있죠.

◇ 김현정> 이런 말씀 여쭙긴 좀 뭐하지만 명절에 근무하면 수당은 어떻게 좀 제대로 나오나요?

◆ 하숙정> 수당은 없어요. 왜냐면 대체근무를 해서 다른 날 쉬게 되니까 따로 수당은 없습니다.

◇ 김현정> 수당도 없고 보수를 더 주는 건 고사하고 수당도 아예 없군요.

◆ 하숙정> 그렇죠.

◇ 김현정> 명절 때 근무하느라고 친정에 한 번도 못 내려갔다는 이야기는 친정쪽에 친인척은 한번도 만나지 못 했다는 이야기인데. 가족들도 서운하고 하숙정 씨도 서운하고 그렇겠어요?

◆ 하숙정> 앞으로는 좀 쉬고 싶은데 다른 사람이 쉴 때 같이 쉬어야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쉬는 날, 남편이 쉬는 날은 저는 못 쉬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사측에서는 고객 편의를 얘기합니다. 고객들이 명절 당일이나 혹은 바로 전날 상당히 많이 몰리기 때문에 문을 닫을 수는 없다. 소비자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지 않느냐, 이렇게 주장을 하는데요.

◆ 하숙정> 물론 그건 기업측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데요. 문을 닫는 걸 알게 되고 또 그거를 고객들한테 알리면 고객들이 그날 꼭 나와야 할까요? 그전에 장을 준비할 수 있는 거고, 또 나름대로 쇼핑을 할 수 있는 건데, 그렇잖아요?

◇ 김현정> 마치 지금 밤 12시 되면 문 닫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미리미리 장봐놓듯이 이게 문화로 정착이 되면 괜찮을 거다.

◆ 하숙정> 그렇죠, 그럼요.

◇ 김현정> 진해가 생각 안 나시겠어요? 20년 동안 한 번도 못 가셨으면, 고향을.

◆ 하숙정> 명절에만 못 가고요. 평상시에는 그래도 어쩌다 한 번씩은 가죠. 같이 명절을 못 보내는 게 서운하죠.

◇ 김현정> 그렇겠어요. 남들은 고향 가는 기다리는 명절이지만 하숙정 씨한테는 명절이란 뭘까요?

◆ 하숙정> 평상시보다 더 못하다고 해야 되나요?

◇ 김현정> 오히려 더 서글픈 날.

◆ 하숙정>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명절이라도 좀 쉬게 해 달라, 유통업체 직원들의 호소. 먼저 들어봤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하숙정> 네, 수고하세요.

◇ 김현정> 이어서 전체적인 상황은 어떤 건지, 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의 강규혁 위원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강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강규혁>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20년 동안 명절에 친정에 못 가보셨대요. 이런 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현황이?

◆ 강규혁> 사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유통매장들이 이틀 정도 가족들과 온전에 고향에 다녀오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특히 롯데백화점처럼 명절을 불과 며칠 앞두고 하루 휴점 결정을 하면 불가능하죠. 저희 최대명절인 명절 추석과 구정만 되면 유통매장 여성 노동자들은 죄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저희 조합원들의 경우 막 결혼한 신혼인 데도 추석에 지방에 있는 시댁을 갈 수가 없는 거죠. 결국 그러해서 부부간의 갈등, 시댁간의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오래 쭉 조사를 해 보셨을 텐데, 얼마나 쉽니까?

◆ 강규혁> 지금 이제 현대백화점이나 신세계백화점 같은 경우는 이틀을 결정하고 있고요. 롯데 같은 경우 하루를 결정하고 있고 대형할인점들은 아예 휴무가 없습니다.

◇ 김현정> 왜 업체마다 사정이 좀 다르네요?

◆ 강규혁> 네.

◇ 김현정> 그건 왜 그런 거죠?

◆ 강규혁> 사실은 고객들의 편리를 얘기하는데 사실 자신들의 이유를 얘기해서 명절영업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보도된 것처럼 명절에 필요한 물건들은 이미 사전에 다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거의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사실 명절영업이 굳이 왜 필요한지 상식적이지 않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지금 청취자 문자도 들어옵니다만 3712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서비스를 받을 우리에게 권리가 있다, 소비자들은. 그러니까 휴무일을 줄이는 것은 고객편의를 위한 거다. 서비스업이니까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반론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강규혁> 당연히 고객들께선 그런 권리가 있으시죠. 다만 저는 사회적인 서로 더불어가는 상생의 이런 것도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실제로 1월달에 저희가 설날을 앞두고 전문여론기관인 한길리서치를 통해서 대도시 시민 1000명을 통해서 유통매장의 명절 휴점에 대해서 조사한 적이 있는데요. 응답자의 81. 9%가 유통매장에 있는 여성노동자들도 명절에 고향을 갔으면 좋겠다고 찬성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국민들이, 7~80%가?

◆ 강규혁> 82%나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전반적인 의견은 이해한다, 문 닫고 판매원들도 고향 가는 거 맞다, 말씀하신 다는 거예요. 그렇군요. 혹시 이런 거 때문에 안 되는 게 아닌가 싶은 게 뭐냐면 판매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하청업체에 혹은 협력사원들이기 때문에 판매사측하고 좀 협상이 어려운 것 아니냐, 얘기도 나오던데, 어떻습니까?

◆ 강규혁> 그렇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90% 가까운 직원들이 입점업체 소속 판촉사원들입니다.

◇ 김현정> 내가 과자를 판다 그러면, 이 마트사 소속이 아니라 과자사에서 파견된 직원.

◆ 강규혁> 네, 그래서 그분들은 소속된 회사가 따로 있지만 사실은 백화점과 마트간의 관계가 갑, 을 관계입니다. 그래서 갑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영업방침을 연장근무라든가 휴일근무, 명절근무를 저희는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백화점, 마트와 판매사의 관계가 갑을 관계다.

◆ 강규혁> 그렇죠. 특히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다수의 판매사원들이 사실은 비정규직분들이세요. 그분들이 고용에 대한 불안 때문에 본인들이 사실은 일주일에 이틀 쉴 수가 있고 사실은 연차가 있고 자기들이 휴무의 정당한 주장이 있고 권리가 있는데도 실제로 행사하면 시쳇말로 잘릴 수가 있기 때문에 사실은 애초에 초에 주장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지금 그 주장을 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거리로 이분들이 좀 나서셨어요. 전체는 아니겠지만, 굉장한 용기네요. 그러면 어쨌든 유통업체는 사기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이익은 또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윈윈하는 가장 좋은 방법, 적어도 이 정도까지는 해 달라, 어떤 주장인가요?

◆ 강규혁> 꼭 좀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사실은 유통산업 주최인 유통기업들과 유통노동자가 상호존중하는 배려하는 자세가 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실 현재 기업들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유럽의 예를 간단히 한번 말씀을 드리면 유럽의 대부분의 상점들은 저녁 7시 전후에 퇴점을 하고 있고요.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휴점을 하고 있습니다. 그거는 바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건강권, 휴식권, 특히 여성들의 모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점이 전 사회적으로 동의를 해 주는 문화가 있는 거죠.

한국의 경우, 지금 상황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유는 본인들의 유통기업들이 탐욕스러운 경영철학 때문이라고 보고 있고요. 그래서 힘이 없는 저희 노동자들이 결국은 법과 제도를 개선해서 문제해결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래서 최근에 저희가 국회에서 민주당 이미경 의원님의 대표발의로 유통산업근로자보호특별법과 이종걸 의원님의 유통산언발전법 개정을 현재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들을 간단히 말씀을 드리면 여성노동자들의 출산과 양육이 가능해질 것이고 탄소배출, 에너지절약에도 저는 기여할 거라고 보고 있고요. 고객들은 물론 주변 중세 영세상인들과의 공존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은 안에 있는 노동자들만을 위한 법이 아니고 고객쪽 성격의 법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신 부분 중에 가장 귀에 들리는 부분은 사회 전반적인 동의, 여론이 만들어져야 된다, 청취자 분들의 여론이 만들어져야 된다, 이 부분인 것 같네요. 오늘 위원장님 감사합니다.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의 강규혁 위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