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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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시각장애인 바둑기사 송중택
지금 경기도 고양에서는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시범 종목으로 지정된 게 하나 있어요. 바로 시각장애인 바둑 부문입니다.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바둑을 둔다? 이게 상상이 잘 안 되는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시각장애인 가운데 세계 바둑 챔피언이 있다는 거 여러분 아십니까? 이미 세계 시각장애인 바둑대회에서 8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분이에요. 아마 바둑 6단 송중택 기사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송 선생님, 안녕하세요?
◆ 송중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체전에도 출전하신 거죠?
◆ 송중택> 네, 그렇습니다. 어제 끝났습니다.
◇ 김현정>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 송중택> 아쉽게도 은메달에 그쳤습니다.
◇ 김현정> 아, 은메달. 세계 챔피언을 8번이나 한 분이기 때문에 은메달도 살짝 아쉬워하시는 것 같아요?
◆ 송중택> 네, 그렇습니다. 이거 처음 도입되다 보니까 점자바둑을 둬야 되는데 이번에는 저시력자하고 통합을 해서 했기 때문에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분류를 했어야 됐는데 전맹하고 약시 부분을.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 송중택 기사님은 전혀 안 보이는 전맹 부분이신 건가요, 원래는?
◆ 송중택> 네, 그렇습니다. 저는 불빛도 안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런 상황에는 저시력자들과 해서 은메달.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바둑 두는 시각장애인이 도대체 어느 정도나 되는 건가요?
◆ 송중택> 추정해 보면 꽤 많이 있는 걸로 아는데요. 국내에서는 시각장애인만의 바둑대회는 한 번도 열린 적이 없고요. 이번에도 전국체전에 도입은 됐습니다만, 시도에서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참가를 했지만 3개 시도 밖에 참가를 안 시켰고 다른 시도에서는 예산부족으로 참여를 안 시켜서 그렇게 많은 숫자가 나오지는 못했고 정확한 인원도 아직 파악도 안 되고 있고 수백 명으로 알고는 있습니다.
◇ 김현정> 솔직히 저는 시각장애인이 바둑을 둔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봤어요. 상상이 잘 안 되거든요. 왜냐하면 바둑이야말로 바둑판 보면서 적절한 지점을 읽어야지만 가능한 거잖아요?
◆ 송중택> 네, 그렇습니다. 저 역시도 한 20년 전에 바둑을 접하게 되면서 시각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바둑을 둘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 수십 년 전부터는 일본에서는 그 교육을 계속해 왔었나 봐요. 일본에서 바둑판을 구입해서 이제 계속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바둑판이 좀 다릅니까, 일반적인 바둑판하고?
◆ 송중택> 규격이나 규모는 같은데요. 선이 기차선로 같이 좀 두드러져 있고요. 그래서 손으로 만지면 감지하게 돼 있고 알은 열 십자 홈이 파여서 고정을 시키면 움직이지 않게 만져봐도 움직이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백돌, 흑돌이 구분이 돼 있고, 만져서 알 수 있게.
◆ 송중택> 흑돌은 위에 꼭지점에 점자 같은 모양이 하나 두드러져 있고요.
◇ 김현정> 그러면 전체적인 판을 봐야 되잖아요. 그건 어떻게 외워서 하시는 거예요, 한눈에 볼 수 없으니까?
◆ 송중택> 그런데 처음에 배울 때 기초단계에 있을 때는 상당히 어렵습니다만, 이거 외우는 게 어려운데 어느 정도 수준만 되면 그림도 그려지고 판 없이도 할 수는 있는데 그거 기억이 안 날 때는 한번 만져서 입력을 시키고 그런 형태로 합니다.
◇ 김현정> 대단한 경지네요. 바둑을 둔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송중택> 점자판을 가지고 둔 지가 20년이 조금 넘었고요. 그 전에 고도약시로 어렸을 때 녹내장으로 실명을 했는데 그 전에 바둑은 알긴 알았었습니다.
◇ 김현정> 원래 그러면 직업은 따로 있으시고요?
◆ 송중택> 저는 시각장애인은 다 그렇듯이 안마사죠. 안마사 한 지가 한 20 몇 년 됐는데요..
◇ 김현정> 그러면 안마를 지금도 하시면서 낮에는 바둑 두고 밤에는 일하고 이런 식으로?
◆ 송중택> 지금도 업소에서 밤에 일하고 지금 전화 받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힘들지 않으세요? 사실 세계챔피언이 될 정도라면 하루에 훈련도 많이 해야 될 거고 신경 쓸 일이 많을 텐데.
◆ 송중택> 안마는 그야말로 직업이니까 하는 거고요. 바둑은 취미, 제가 좋아서 하는 거기 때문에 좀 힘들긴 하지만 재미가 있습니다, 나름대로.
◇ 김현정> (웃음) 아니, 그런데 그냥 여가 활동으로 바둑을 시작하겠다고 하고 나서 뭔가 배우러 다닐 때 시각장애인들만의 따로 이런 기원은 없으니까 비장애인들과 함께 가셨을 거 아니에요?
◆ 송중택> 네, 비장애인들하고 하기도 하고. 그런데 교재가 첫째는 시작장애인 점자 교재가 없기 때문에 그걸 일일이 개인지도나, 지인들을 통해서 점자기보를 만들고 사흘 공부를 하다 보니까 힘들었고요. 바둑이 하도 좋다보니까 저는 2004년에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입학해서 학교도 졸업을 했고.
◇ 김현정> 체계적으로 배우고. 보통 비장애인들 기원 찾아갔을 때는 선뜻 받아주던가요? 시각장애인 그것도 완전 전맹 수준의 시각 장애인이 ‘나 바둑 배우겠습니다’ 했을 때.
◆ 송중택> 처음에 바둑판을 들고 이제 바둑 수양을 하기 위해서 기원을 찾아다녔는데 그때 많이 처음 낯선 광경을 보다 보니까 비웃음도 좀 당한 적이 있고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바둑을 두느냐” 좀 그런 적이 있는데.
◇ 김현정> 조금 귀찮아 했을 수도 있고, 일일이 알려줘야 되니까.
◆ 송중택> 그게 처음에 좀 난감했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바둑을 배워야 되는지 그런 적도 있었고 그런데 그걸 극복하고 서로가 이해를 하다 보니까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다 친구가 돼서.
◇ 김현정> 세계 챔피언 되고 나니까 이제 반응이 달라졌겠어요, 정말? 같이 바둑 두던 비장애인들.
◆ 송중택> 그렇죠. 이런 매스컴을 통해서도 그렇고 많은 홍보가 돼서 지금은 시각장애인이 당연히 바둑을 둘 수 있다고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옛날에는 못 두는 걸로 돼 있었는데 지금은 당연히 시각장애인도 둘 수 있다는 걸로 바뀌어서 어디 가나 이제 한번 둬 보고 싶어 하고 신기해합니다.
◇ 김현정> 지금은 그러니까 세계 시각장애인 대회 챔피언이신데 한번 비장애인들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해 볼 생각은 없으세요?
◆ 송중택> 비장애인 대회도 가끔 나갔었어요. 인천시장배 바둑대회라든지 일반부에만 가끔 나간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성적도 괜찮고요?
◆ 송중택> 거기가 그룹별로 최강부하고 일반부로 하는데 최강부에서는 그렇지만 일반부에서는 입상한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이야, 그러시군요. 언젠가 비장애인들과 겨루는 대회에서도 챔피언 됐습니다, 이런 소식가지고 다시 한 번 인터뷰 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 송중택> 그게 제 바람입니다.
◇ 김현정> 그 꿈 꼭 이루시고요. 오늘도 열심히 사십시오, 파이팅 하십시오.
◆ 송중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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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1(목) 송중택 시각장애인 바둑기사 "모든 수를 암기해서 손끝으로 두는 바둑"
201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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