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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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남FC 김병지 골키퍼
꽁지머리 골키퍼, 골 넣는 골키퍼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딱 한 사람 있죠. 바로 김병지 선수입니다. 김병지 선수가 그제 프로축구 6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600경기 이러면 감이 잘 안 오시죠? 쉽게 설명하면 21년 동안 한 해도 쉬지 않고 계속 경기에 출전을 한 건데요. K리그 30년 사상 최초 기록을 세운 경남FC의 김병지 골키퍼 연결을 하겠습니다. 김병지 선수, 안녕하세요?
◆ 김병지>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합니다.
◆ 김병지> 네,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혹시 경기할 때마다 이게 몇 번째 경기인가,출장 경기 수를 세셨어요?
◆ 김병지> 그렇진 않아요. 보통 100단위로 다가오면 이제 그 기록에 대한 것들을 구단에서 얘기를 해 주시거든요. 그럴 때마다 카운트가 들어가고요.
◇ 김현정> 600경기라는 고지가 보일 때 그 기분이 어떻던가요?
◆ 김병지>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은 느낌? (웃음)
◇ 김현정> (웃음) 이번에 600경기 기록을 세우던 날 유니폼을 보니까 " 뒤에 공은 없다. 김병지" 이렇게 자필로 적은 문구가 보이더라고요. 이게 무슨 말입니까? 내 뒤에 공이 없다?
◆ 김병지> 골키퍼니까요. 공이 있으면 실점을 한 거니까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항상 경기에 임하는 생각을 유니폼에 적었는데, 그게 제가 한 몇 년 전부터 가슴에 새겼던 좌우명이거든요.
◇ 김현정> 그런 자신감. 그날 누가 제일 좋아하던가요?
◆ 김병지> 아이들이 제일 좋아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아이들 태백이, 산이, 태산이?
◆ 김병지> (웃음) 네.
◇ 김현정> 그 아이들 아직도 꽁지머리하고 있습니까?
◆ 김병지> 스타일은 비슷한데.. 꽁지머리 하고 싶어 하는데 제가 못하게 해요.
◇ 김현정> 왜 못하게 하세요?
◆ 김병지> 아직 학생이고 나중에 어른 되면 하라고 그래요.
◇ 김현정> (웃음) 아이들이 축구를 하나요, 3명 다?
◆ 김병지> 첫째, 둘째는 할 나이고요. 셋째는 아직 어려서 그러는데 축구를 좋아하고 있어요.
◇ 김현정> 자랑스러우시겠어요, 부자가 다 모여서 축구하면.
◆ 김병지> 좋죠. 일단 아이들이 축구를 해도 좋고요. 다시 돌아가서 저는 축구라는 자체를 좋아해요. 축구는 노력을 해야 되고, 팀원들 간의 갖는 팀워크도 지켜야 되고. 이런 것들이 아이들한테 이성적인 게 좋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축구가 좋아요.
◇ 김현정> 그 중에 태백이가 한 얘기를 보니까요. "우리 아빠는 집에서도 식단이며 자기 관리가 엄청나다. 나는 군것질도 하고 싶은데 아빠 눈치가 보인다" 이러더라고요. 그러고 보니까 김병지 선수가 살찐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21년 동안?
◆ 김병지> 선수라면 당연히 지켜야 되는 컨디션 중의 하나고요. 나이가 들수록 관리를 더 잘해야만 경쟁력 있는 것들까지도 다 끄집어낼 수 있으니까 그런 차원이죠. 특별한 건 아닙니다.
◇ 김현정> 그래도 가끔 놀고 싶고, 술도 좀 마시고 싶고, 많이 먹고 싶고 이런 유혹은 있잖아요?
◆ 김병지> 먹고 나면 또 운동을 해야 되니까요. (웃음) 술에 대한 거는 이제 잊었어요. 잊고, 이제 안 해야 된다는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절제할 수 있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대단한 선수입니다. 자기 관리에 있어서 김병지 선수를 따라갈 사람이 없을 거다, 이런 이야기 많이 하는데요. 6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도 그래서 세울 수 있었던 걸 거예요. 21년 선수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어떤 거예요?
◆ 김병지> 98년 플레이오프 때가 제일 생각에 남고요. 공격하는 골키퍼의 어떤 그런 결정체가 헤딩골로써 다 어떻게 보면 이뤄진 거니까요.
◇ 김현정> 맞아요, 골키퍼가 골을 넣었던.. 이제는 골을 안 넣을 건가요?
◆ 김병지> 한 번쯤 기회가 오면 넣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얼마 전에 그런 기회가 있긴 있었어요. 두 달 전쯤 됐는데 제가 골 넣고 싶다고 시즌 시작할 때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페널티킥 찬스가 나왔는데 팀이 한 2:0 정도 스코어로 이기고 있고, 그래서 '제가 차겠습니다' 했는데요. 그때 기회가 왔었거든요.
그때 당시 까이끼 선수가 두 골을 넣는 바람에 그 페널티킥을 넣게 되면 해트트릭이 되는 거예요. 또 해트트릭 한다고 해서 제가 양보를 했는데, 그때 그 찬스를 놓쳤습니다.
◇ 김현정> (웃음) 양보하는 바람에. 21년 동안 정말 수많은 선수 골을 막아왔는데 그중에서 김병지 골키퍼를 가장 겁나게 했던 선수는 누군가요?
◆ 김병지> 긴 시간 동안이었으니까요. 공격수들이 많이 있었어요. 황선홍 선배도 그랬고 김도훈, 최용수 선수도 그랬었고. 근래에는 또 이동국 선수까지도 많이 괴롭히더라고요.
◇ 김현정> 그중에서도 제일 겁나는 선수, 괴롭혔던 선수 1명 꼽으라면 누구예요?
◆ 김병지> 황선홍 선배였던 거 같아요.
◇ 김현정> 21년 참 길어요. 600경기. 지금 한두 가지로 추려지지 않은 그 많은 추억들이 남아 있는데 가끔 가다가 '좀 전 같지 않구나' 이런 생각 들 때도 솔직히 있으시죠?
◆ 김병지> 네, 있죠. 예전에는 선수들 이렇게 모아놓고 뛰잖아요. 스피드 훈련을 하거든요. 그러면 저를 앞서 나가는 선수들이 없었어요. 제가 마음만 먹으면 조절을 하면서 달렸으니까. 요즘엔 용껏 뛰는데도 앞에 나가는 선수들이 있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용껏 뛰는데요. 지금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에요. 사실 노장 선수라는 타이틀을 부정할 수가 없는데 '언제까지 더 뛰고 싶다' 이런 목표는 좀 세워보셨어요?
◆ 김병지> 컨디션상으로만 말씀을 드릴게요. 4, 5년 정도는 더 할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마흔 여덟까지. 그러면 700경기도 가능한 건가요?
◆ 김병지> 일단 600경기를 가슴에 그리면서 목표를 뒀던 게 2년 더. 그 다음에 2년 더 하고 나면 700이라는 숫자가 근사치에 와요. 그렇기 때문에 목표를 2년 더 하고, 700이라는 숫자를 이제 목표로 일단은 뒀습니다.
◇ 김현정> 지금 세계 최고령 골키퍼 기록은 몇 살인가요?
◆ 김병지> 거의 50살 가까이 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옛날에 야신이라는 아주 유명한 선수도 있고요.
◇ 김현정> 아니, 그러면 기왕 내친김에 그 기록도 한번 도전해 보시면 어때요?
◆ 김병지> (웃음) 너무 힘들게 하시네요.
◇ 김현정> (웃음) 제가 지금 괴롭히고 있는 건가요? 김병지 골키퍼 정말 700경기 출장기록 세울 때 다시 한 번 인터뷰 미리 약속하겠습니다.
◆ 김병지> 네, 그러시죠. (웃음)
◇ 김현정> (웃음) 600경기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9(화) 김병지 경남FC 골키퍼 "K리그 최초 600경기 출장 대기록을 쏘다"
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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