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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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4(목) 김자인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세계1위. 205mm 신발 신는 이유"
2012.10.04
조회 198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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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스포츠클라이밍 김자인 선수

피겨스케이팅에 김연아 선수가 있다면, 리듬체조에는 손연재 선수가 있고요. 암벽스포츠클라이밍에는 김자인 선수가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파리세계선수권대회 종합우승, 23일에는 벨기에 월드컵에서 우승, 그리고 이번 월요일에는 미국 월드컵 5차전에서 또 우승했습니다. 보름 동안 자그마치 세 나라의 대회를 모두 싹쓸이 우승을 해서 지금 세계랭킹 명실상부한 1위인데요. 아직 클라이밍이라는 스포츠조차 낯선데 이런 불모지, 우리나라에서 세계 랭킹 1위가 탄생했기 때문에 지금 세계 스포츠계가 더 놀라고 있습니다. 그제 귀국을 했어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김자인 선수 직접 만나보죠.

[IMG0]◇ 김현정> 보름 동안 3개의 대회를 싹쓸이하고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어떻습니까?

◆ 김자인> 일단은 3주 동안 일정이 너무 길어서 몸이 많이 힘들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별다른 부상 없이 대회 잘 마치고 무사히 귀국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발걸음이 날아가는 것 같죠?

◆ 김자인> 와서 너무 기분이 좋았는데 제가 입국해서 저녁을 잘못 먹고 어제 식중독 걸려서 하루 종일 엄청 고생을 했거든요.

◇ 김현정> (웃음) 그제 귀국했는데 어제 식중독 걸렸어요?

◆ 김자인> 오자마자 저녁을 먹었는데 잘못 먹어서.

◇ 김현정> (웃음) 어머님이 너무 맛있는 거 차려주셔서 허겁지겁 먹다가 그렇게 됐나 봐요.

◆ 김자인> 아, 가족 전체가 거의 다 같이 걸렸어요.

◇ 김현정> 그래요. 목소리 좀 힘내서 그래도 인터뷰 해 보죠, 우리. 제가 앞에서도 말했습니다만 이 스포츠클라이밍이 뭔지조차 모르는 분들이 태반이거든요. 우리 김자인 선수를 제대로 축하하려면 이 스포츠가 도대체 뭔가부터 좀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이게 쉽게 말하면 암벽등반인 거죠?

◆ 김자인> 네, 그러니까 인공암벽등반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 김현정> 인공암벽을 만들어놓고 볼록볼록 그 튀어나온 걸 잡고 올라가는 것.

◆ 김자인> 네.

◇ 김현정> 그러면 손과 발만 사용합니까?

◆ 김자인> 네, 그렇죠. 벨트나 로프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만 착용하고 맨손으로 오르는 경기.

◇ 김현정> 이것도 종류가 다양하더라고요. 리드경기, 볼더링경기, 스피드경기. 어떻게 다른 거예요?

◆ 김자인> 기본적으로 세 가지 종목이 있는데 제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게 빨리 올라가는 스피드 경기가 있고요. 그리고 리드경기 같은 경우에는 높이가 한 15m 정도 돼요. 그래서 주어진 시간 내에 누가 더 높은 위치까지 도달하는지로 승부를 가리는 경기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볼더링은 높이가 한 4m, 5m 정도 돼서 이거는 안전자일 없이 올라가는 건데요. 코스가 여러 개가 있어서 주어진 시간 내에 누가 더 많은 코스를 완등하느냐로 승부를 가리는 경기예요.

◇ 김현정> 어떤 높이든, 어떤 종목이든 간에 아무래도 신장이 크면 유리하겠어요. 거미, 스파이더맨 생각하면 되잖아요. 덥석덥석 잡고 올라가면 훨씬 유리할 것 같은데. 그런데 우리 김자인 선수는 보니까 키가 153cm. 맞죠?

◆ 김자인> 네.

◇ 김현정> 그러면 서양인들에 비해서는 훨씬 작은 거잖아요?

◆ 김자인> 아무래도 코스 스타일에 따라서 조금 다르기는 한데 기본적으로는 키가 크면 유리한 점도 많은데요. 키가 또 조금 작아서 유리한 점도 있을 수 있거든요.

◇ 김현정> 장점이 어떤 걸까요?

◆ 김자인> 예를 들어서 좁은 구간에서 몸을 잘 웅크린다거나 그런 건 또 장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런 단점보다는 장점을 많이 극대화시키려고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김자인 선수, 지금 손가락에 지문이 거의 없다고요?

◆ 김자인> 네. (웃음)

◇ 김현정> 손가락 관절염도 앓고 있다고 제가 들었는데 맞습니까?

◆ 김자인> 네, 관절염은 오래 전부터 계속 갖고 있어서 치료 계속하면서 관리해 주고 있어요.

◇ 김현정> 하루에 얼마나 연습을 하길래 그래요?

◆ 김자인> 보통 5시간, 6시간 정도.

◇ 김현정> 5시간, 6시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맨손으로 암벽등반을 하는 거예요?

◆ 김자인> 일주일에 한 5일 정도 해요.

◇ 김현정> 손뿐만 아니라 제가 발사진 보고도 놀랐는데 발가락이 펴지지가 않아요. 피멍, 굳은 살, 뼈는 튀어나와 있고, 울퉁불퉁하고 발가락 안 펴지는 건 왜 안 펴지는 거죠?

◆ 김자인> 이게 암벽화가 자기 발 사이즈보다 좀 작게 신어야 돼서요.

◇ 김현정> 왜요? 발가락을 웅크리고 신어야 돼요? 신을 편하게 신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김자인> 이제 발가락을 한 곳에 딱 모아야 힘을 잘 실을 수가 있고 되게 미세하게 디딜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지금 원래 발은 한 225에서 230정도 되는데 암벽화 사이즈는 205 사이즈를 신거든요.

◇ 김현정> 225인 발을 205 신발에다가 구겨 넣는 거예요?

◆ 김자인> 그러니까 안에서 발가락이 완전히 구부러진 상태로 운동을 해요.

◇ 김현정> 마치 전족하듯이 발을 작게. 발가락은 펴지지도 않고 손가락에는 지문도 없고. 해외 공항 나갈 때 지문검사 어떻게 해요?

◆ 김자인> 그게 자동출입국 심사가 있어서 신청을 했는데 잘 안 돼서 한 번에 성공한 적이 별로 없어요.

◇ 김현정> 이렇게 노력을 합니다. 이렇게 노력을 해서 우리나라 같은 불모지에서 세계랭킹 1위까지 우뚝 섰는데. 그런데 제가 보니까 김자인 선수는 태어날 때부터 클라이밍 선수더라고요. 무슨 말이냐면 이름 자체에 의미가 있다면서요?

◆ 김자인> 제 이름을 저희 아버지가 지어주셨는데요. 자인에서 ‘자’자가 자일이라고, 로프를 자일이라고 하거든요. 거기에서 따온 ‘자’자이고 인은 인수봉에서 ‘인’자를 따서 자인으로 지어주셨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름이 인수봉에 로프 걸고 잘 올라가라, 이런 뜻이네요. (웃음)

◆ 김자인> (웃음) 저희 부모님이 산악회 활동을 하면서 만나서 결혼을 하시고 그래서 굉장히 산을 좋아하시고 클라이밍을 좋아하시고 그러셔서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부모님들이 얼마나 지금 기뻐하실까요. 이름 그대로 된 거잖아요, 세계 정상에 우뚝 섰는데, 부모님께선 뭐라고 하세요?

◆ 김자인> 부모님은 제 성적이 나쁠 때도 좋을 때도 되게 자랑스러워하시고 부담 안 갖도록 응원 많이 해 주셔서 항상 감사드리죠.

◇ 김현정> 그래요. 지금 청취자 질문이 올라왔는데, 좀 엉뚱하긴 합니다만 '길 가다가 빌딩 보면 혹시 저것도 좀 내가 오르고 싶다. 정복하고 싶다. 이런 충동도 생깁니까?' 어떠세요?

◆ 김자인> 네, 항상 들어요.

◇ 김현정> 항상 들어요.(웃음) 아직도 남은 목표는 높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큰일하고 왔으니까 잠깐 쉬시고요. 또 다시 그 목표를 향해서 정진해 주세요. 저희 김자인이라는 이름을 잊지 않고 응원하겠습니다.

◆ 김자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스포츠 클라이밍계의 세계 1위입니다. 우리나라에 자랑스러운 김자인 선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