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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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좌관 교수 "황토 뿌리기는 미봉책...고도 폐수처리장 만들어 하천 오염원 차단해야"
- 남해 전체가 까맣게 물들어
- 참돔 떼죽음, 3년 투자한 4억 날려
- 과거 10년 내 이런 적조 처음
- 중앙에선 관심 없어 더 서러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남 남해군 양식어민 강홍석 씨 &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김좌관 교수
남해안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원인은 적조 때문인데요. 우리가 막연히 예상하는 그 정도 수준을 넘어섰다는 겁니다. 중요한 건 그 지경이 되도록 중앙에서는 제대로 보도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모두가 무관심 했던 구미 사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남해안의 적조현상, 오늘 자세히 짚어보죠. 먼저 남해 미조 앞바다에서 양식을 하는 어민이세요. 강홍석 씨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어디 계세요?
◆ 강홍석> 지금 양식장에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오늘 상태 어떤가, 보러 가셨어요?
◆ 강홍석> 네.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지금 당직 비슷한 식으로 서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지금 바다 상황이, 적조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기에 그렇습니까?
◆ 강홍석> 어제 같은 경우에는 동네 전체에 핵폭탄처럼 다 퍼져서.. 가두리를 옮기는 사람들은 옮기고 그렇게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 정도로 피해가 지금 심각합니다. 지금 바닷물 전체가, 미조면 전체가 새까맣습니다.
◇ 김현정> 마치 검정 먹물을 타놓은 것처럼요?
◆ 강홍석> 네.
◇ 김현정> 미조면 전체 바다가?
◆ 강홍석> 네.
◇ 김현정> 미조면이면 대부분 양식업을 하는 거잖아요?
◆ 강홍석> 네.
◇ 김현정> 가두리 양식장을 하는데 검정 먹물을 타놓은 것 같다는 얘기는, 그러니까 적조가 거기에 꽉 끼어 있다는 얘기예요?
◆ 강홍석> 네, 그렇습니다. 너무 많이 끼어 있어서 가두리 업자들이 피해 다니려고 해요. 가두리를 이전하기가, 움직이기가 참 힘든데 고기 한 마리라도 살리려고 그 가두리를 끌고 다녀도 마찬가지로 그 전체가 시커머니까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향토 작업 외에는.
◇ 김현정> 그 가두리 양식장을 끌고선 좀 먼 바다로 나가면 되는 거 아닌가요?
◆ 강홍석> 지금 먼 바다 자체에서 밀고 들어오는 적조이기 때문에 더 힘듭니다. 그리고 끌고 나간다 해도 가두리 자체를 지탱해 줄, 그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에 끌고 나가서 내놓지를 못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게 지금 미조면만의 일입니까, 그 주변이 다 그렇습니까?
◆ 강홍석> 이 전체가 다 그렇습니다, 지금.
◇ 김현정> 전체가 다 그렇다는 게 어느 정도 규모로 지금 적조가 퍼져 있는 건가, 이게 궁금해서요.
◆ 강홍석> 남해군 전역이 지금 다 그렇고요. 통영, 여수, 저 위의 전라.. 녹도까지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 지금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남해군 전체를 넘어서 전라남도까지요?
◆ 강홍석> 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강홍석 씨 같은 경우에는 피해를 어느 정도나 당하셨어요?
◆ 강홍석> 전까지만 해도 한 3만 5000, 4만 정도 됐는데요. 어제 또 크게 맞아서 지금 피해가 측정이 안 됩니다.
◇ 김현정> 어제 좀 더 심각한 상황이었나 보죠?
◆ 강홍석> 네, 엄청 심각했습니다. 가구 수가 13가구 정도 되는데, 어제 13가구 전체가 다 지금 적조에 당했습니다. 당해서 고기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제 것을 빼고 3만 5000마리, 4만 마리가 죽었다고 하셨는데요. 그걸 금액으로 따지자면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거죠?
◆ 강홍석> 지금 시세로 최하 1만 6000원 정도 하는데 한 4억 정도.. 4억이 훨씬 넘지요. 저만 4억이 훨씬 넘죠. 3년 동안 여기에다 투자를 했고, 3년 만에 수확을 거둬들이는 입장인데 이렇게 올해 당하고 나니까 할 말이 없습니다.
◇ 김현정> 지금 키우시는 물고기, 양식업 하는 종류는 뭔가요?
◆ 강홍석> 참돔, 농어, 우럭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참돔, 우럭, 농어 이것들을 3년 동안 키워서 이제 출하해야 되는데, 출하를 앞두고 적조 맞아서 다 떼죽음을 당한거네요.
◆ 강홍석> 네, 그렇습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할 말도 없고 정부가 빠른 대책을 좀 마련 해 주었으면 하는 그 바람 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살아남은 것들은 몇 마리나 됩니까?
◆ 강홍석> 눈으로 확인 자체가 지금 힘든 실정입니다. 사람이, 잠수부가 들어간다든가 아니면 건물로 끌어올려야 된다든가 그렇게 해야 되는데요. 적조가 온 상황에서는 고기가 살아있는 그물 칸 안에 사람이 들어간다든가, 그물로 끌어올리면 고기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폐사율이 많기 때문에 들어가지를, 아예 조사 자체를 못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들어가지 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
◆ 강홍석> 네. 죽은 것만 떠오르면.. 그래서 지금 피해금액을 측정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사실 해마다 적조 현상이 있었는데, 특히 여름을 중심으로 말입니다. 올해 유독 심한 건가요?
◆ 강홍석> 네. 올해 피해도 심하고 적조도 심합니다, 지금.
◇ 김현정> 양식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강홍석> 10년이 넘었습니다.
◇ 김현정> 10년 동안 이렇게 심한 적조는 처음 보시는 거예요?
◆ 강홍석> 네. 4, 5년 전에 한 번 심했는데, 이렇게까지 심하진 않았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될 지.. 3년 키워서, 4억원 어치를 키웠는데 그걸로 한참을 먹고 살아야 되는 어민들인데 이거 어떻게 하시나요?
◆ 강홍석> 지금 걱정입니다. (한숨) 정부에서 빨리 대책을 마련 해 주고, 한 번이라도 관심을 좀 가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민들한테는 너무 관심 자체가 없습니다. 관심 자체도 없고.. 저희 같은 남해군 같은 경우에는 군 공무원들이 진짜 발로 뛰고 있습니다. 거의 어민들하고 같이 살다시피 하고 있는데..
◇ 김현정> 지금 군에서 나와 도와주고 있긴 하군요?
◆ 강홍석> 네. 협조도 좋고 다 좋습니다. 다 좋은데 중앙정부 자체에서 관심이 없습니다, 전혀.
◇ 김현정>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지금 중앙에서는 남해안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조차 잘 모르고 있습니다. 보도도 거의 안 되고 있고요. 사실 저희도 신경써서 보지 않았으면 잘 모르고 지나칠 뻔한 일인데 이렇게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군요.
◆ 강홍석> 네.
◇ 김현정> 서운한 점이 많으시겠어요.
◆ 강홍석> 말로 표현을 못합니다. 제 나이가 지금 가두리업자 중에는 좀 젊은 나이인데.
◇ 김현정> 얼마나 되셨습니까?
◆ 강홍석> 올해 41살입니다.
◆ 강홍석>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고.. 지금 3년 동안 투자하고 안 먹고 안 쓰고, 이 고기에다가 다 사료값으로 투자하고 다 하고 다 했는데.. 올해 수확을 해야지만 모든 금융권이나 이런 게 다 해결이 다 되는 입장인데.. 너무 힘듭니다.
◇ 김현정> 빚도 많이 지셨군요?
◆ 강홍석> 너무 참담합니다.
◇ 김현정> 오늘만 바라보면서 빚으로 3년 동안 버틴 건데, 지금 이렇게 된 상황이에요. 이게 지금 강홍석 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 강홍석> 남해군 전체가 피해를.. 제가 좀 많이 받아서 그런데 다 조금씩, 다 많이 받았습니다. 많이 받은 입장입니다, 지금.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양식장에서 한참 적조를 걷어내는 바쁜 상황 중에 인터뷰 고맙습니다. 힘내시고요.
◆ 강홍석> 네.
남해 미조 앞바다에서 양식을 하는 어민이세요. 강홍석 씨의 현장이야기 먼저 들어봤습니다. 이번에는 전문가의 분석을 들어보죠. 부산 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김좌관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우선 이 적조라는 게 뭔지 막연히는 압니다만, 정확히 알아야겠어요. 어떤 겁니까?
◆ 김좌관> 육지에서 생기는 녹조현상이나 연안 바다에서 생기는 적조현상이나 사실은 그 원인이 비슷합니다. 비슷하지만 한 네 가지 조건이 맞아야 녹조, 적조 현상이 강과 바다에서 생기는데요.
첫째, 수온과 햇볕 양, 그리고 물 속에 들어 있는 영양염류의 양, 물이 머무는 시간, 이 네 가지 조건이 적절하게 잘 맞으면 육지에서는 녹조현상이 생기고요. 그리고 바다에서는 이렇게 적갈색을 띠는 적조 플랑크톤이 자라는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 김현정> 적조 플랑크톤이 자라서 산소를 다 가져가 버리는 건가요?
◆ 김좌관> 산소를 가져가는 건 아니고, 이 플랑크톤이 많이 자라면 광합성을 하니까 오히려 산소는 많이 만들어내죠. 특히 바다에서는 그중에서 코클로디니움이라는 종이 주로.. 이들로 인해서 고기들이 폐사를 하게 되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보통은 여름에 적조현상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여름도 아닌 지금, 이번 가을에 왜 유독 남해에서 이렇게 적조가 심한 거죠?
◆ 김좌관> 녹조현상도 보면 여름철 고온 일대, 그리고 일사량이 많을 때 주로 생기고요. 또 적조현상도 그런 편입니다. 이번에 산바 태풍이 아마 9월 17일, 18일에 우리나라를 지나갔습니다. 그러면서 태풍이 지나가면 많은 양의 하천으로부터 그 영양염류가 바다로 유입이 되고요. 그로 인해서 바다에 폐쇄성 연안 지역, 그러니까 호수처럼 그런 상태가 유지되는 거죠.
그런 지역에서 아마 10월 2일쯤 이렇게 처음 적조가 연안 바다에서 생긴 것으로 보이니까 늦은 장마 탓이 1차적으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또 고온상태가 지금 가을이라 더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적조현상을 좀 가속화시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 김현정> 태풍이 오면서 물이 한바탕 뒤집어졌고, 거기에다가 그 물이 들락날락 해야 되는데 먼 바다까지 못 갔는지.. 남해안에 특수지형 때문이죠?
◆ 김좌관>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것 때문에 적조가 이번에 더 심각해진 거라는 말씀.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 유독 심하긴 하지만 매년 남해안에는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 왜 매년 어민들은 크고 작게 계속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가. 대책이 없는 건가요?
◆ 김좌관> 지금 현재 정부는 사후 대책을 주로 강구하고 있는데 황토뿌리는 방식이라든가 산소를 뿌리는 방식. 이런 사후관리대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만, 그건 사후약방문의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고요. 근본적으로는 이런 연안의 적조를 줄이기 위해서는 들어오는 오염물질 즉, 영양염류를 근본적으로,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고는 이런 적조 현상을 줄이기가 어렵지 않겠나 싶습니다. 특히 향후에 기후온난화 현상으로 점차 우리 연안 바다의 수온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차원에서는 적조 현상이 더욱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여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다에 이런 적조현상을 일으키는 영양염류의 양을 질소, 인과 같은 이걸 대폭 획기적으로 줄이는, 그래서 비가 올 때 들어가는 걸 우리는 비점오염원이라고 하는데요. 비가 올 때 들어가는 오염물질, 또 비가 오지 않더라도 하천을 통해서 들어갈 때 들어가는 영양염류들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방안. 사실은 이런 적조현상을 예방할 수 있는 근원적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듣고 보니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네요. 강으로부터, 하천으로부터 더러운 물질, 오염물질이 들어오지 않으면, 그러니까 바다가 깨끗하면 아무리 온도가 올라가고 일조량이 아무리 좋아도 적조가 이렇게 많이 생기진 않는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좌관> 그렇죠.
◇ 김현정> 우리가 태양 일조량을 조절하고, 바다 온도를 조절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강으로부터 들어오는 오염물질은 막아라, 이 부분을 말씀하시는 거고요?
◆ 김좌관>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하수, 폐수처리장 이런 거 잘 설치하면 됩니까?
◆ 김좌관> 그렇죠. 현재도 연안에 그런 폐수처리장, 하수처리장이 설치돼 있고요. 또 우리가 강으로 들어오는 오염물질이 상당합니다. 비가 올 때 비점오염원. 우리나라 전체에서 들어오는 비점오염원의 컨트롤도 이제 해야 되는데, 실제로 비가 올 때 씻겨있는 오염 물질의 컨트롤은 사실 거의 무방비 상태로 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하수처리장, 폐수처리장도 이런 영양염류를 대폭 줄이는 고도 하폐수처리장이 사실 설치되어 있지 않는 편입니다.
◇ 김현정> 고도 하폐수 처리장, 그러니까 좀 더 수준 높은 하폐수처리장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 김좌관> 그렇죠. 질소, 인과 같은 영양염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처리장이 추가 돼야 하는데요. 연안의 오염을 줄이기 위한 방식으로 그렇게 되지는 못하고 있고. 또 비 올 때 우리 땅에서 논, 밭에서 씻겨 오는, 도시에서 쉽게 오는 이런 영양염류가 또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비가 올 때 이렇게 초기 강우를 담을 수 있는 저류조나 그런 건, 또 홍수 통제도 가능한 역할로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것들을 설치해라. 다 벌어지고 난 다음에 황토만 뿌리는 걸 반복해선 안 된다는 말씀이군요. 전문가가 보시기에는 답답하다는 말씀이죠?
◆ 김좌관> 네. 일단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거죠. 그런 처리장치를 고도화 하거나 비올 때 씻겨 오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이런 방식이.
◇ 김현정> 예산 들어가더라도 매년 이렇게 피해 당하는 거 생각하면, 한번 만들어 놔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 김좌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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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목) 강홍석(남해 어민), 김좌관 교수 "남해 적조, 핵폭탄 터진 듯"
201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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