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5(월) 박기준 옹 "99세 할아버지 최고령 운전면허 따다"
2012.10.15
조회 66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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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기준 할아버지 (충남 공주시)


1914년생 올해 아흔 아홉의 어르신이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해서 합격했습니다. 사실 99세면 하던 운전도 놓을 나이인데 그 나이에 이런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제가 직접 여쭤보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인터뷰한 분들 중에 105세 할아버님 이후로 두번째 연장자이십니다. 공주에 사는 박기준 할아버님 연결해 보죠. 할아버님 안녕하세요?

◆ 박기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그러니까 필기, 기능, 도로주행까지 몇 번 만에 합격하셨어요?

◆ 박기준> 몇 번 만에? 세 번 만에 됐어요.

◇ 김현정> 세 번 만에.

◆ 박기준> 그런데 세 번이 별 자랑도 아닌데 무조건 정지하다 돌아야 된다, 그게 단점이 돼서 세 번 만에 된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세 번 만에 붙으신 것도 아주 작은 실수로 떨어지셨던 거예요? 잘하셨네요. 아니, 그런데 어르신. 어떻게 아흔 아홉에 운전면허를 따야겠다, 이런 도전을 결심하게 되셨습니까?

◆ 박기준> 그건 지금 젊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어서 용기를 내라고 한 거예요. 자포자기하지 말고 언제나 희망을 가지고 결국은 용기를 내야 된다는 것, 하면 된다는 데에서 젊은 사람들이나 내 가족, 손자들에게도 귀감이 되도록 되기 위해서 한 거죠.

◇ 김현정> 그래서 결심하고 나서 학원에 다니신 거예요, 운전학원? 학원에 이렇게 아흔 아홉 되신 어르신이 도착해서 ‘나 공부를 하겠습니다’ 하니까 사람들이 희한하게 보지는 않던가요?

◆ 박기준> 거기 직원들이 대강 좀 생각 외로 할까 하는 그런 의문을 가지고서 연습 좀 많이 해야 될 거요, 이렇게 얘기를 하대요.

◇ 김현정> 어르신 연습 많이 해야 될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그렇게. 약간은 좀 무시하는 것도 있었는데 할아버님 그렇게 운전 잘하시는 걸 보니까 필기도 탁 붙고. 거기서 뭐라고 하던가요?

◆ 박기준> 젊은 사람들은 물론이지만 강사들도 놀랍게 생각해요. 그렇게 쉽게 될 줄 몰랐다고.

◇ 김현정> 세 번 만에 되신 것을 보고 어르신 그러실 줄 몰랐다고. 개인적으로는 뭐가 제일 어려우셨어요?

◆ 박기준> 아직도 정지주차 같은 게 약간 좀 힘들죠.

◇ 김현정> 일렬주차 하는 거 이런 거.

◆ 박기준> 좁은 데 주차 하는 것 그런 건 소질이 있어야겠어요.

◇ 김현정> 어렵죠. 그건 오래 운전한 사람들도 어렵습니다, 어르신. 그건 어려운 게 당연하세요. 잘하세요. 기본적으로 운동신경도 좀 있으신 것 같아요.

◆ 박기준> 그런 실력보다도 어제 촬영하는 데 그때는 그렇게 잘할 줄 몰랐다고 아주 칭찬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어제 촬영도 하셨어요?

◆ 박기준> 네, 차에 타고 촬영도 하고. 어제 학원에서 촬영, 코너 도는 촬영, 옆에 타고 다시 했어요.

◇ 김현정> 우리 할아버님 전국적인 스타되셨네요. 아들, 딸, 손주들은 뭐라고 그래요?

◆ 박기준> 축하들 하죠, 사방에서. 서울에서도 아는 친구들 전화오고 생전 전화도 안 하던 일가들이 다 전화를 하고 그래요.

◇ 김현정> (웃음) 자손들이 처음에는 반대를 하지 않았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제가 앞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 박기준> 끝내 합격한다고 오늘 합격했다고 축하한다고 하고선 그전까지는 계속 나이 많이 먹은 이가 뭘 하냐고 핀잔을 하고 그래서 기분이 좋지 못했어요.

◇ 김현정> 그게 기분이 좀 좋지 못하셨기는 하지만 그 마음이 이해는 되는 것이 걱정 돼서, 할아버님 걱정되니까.

◆ 박기준> 합격한 날 내가 합격을 하니까 내가 오늘 된다고 하지 않겠냐고 그러면서 그래서 마음이 좋아졌어요.

◇ 김현정> 식구들 태우고 운전 한번 해보셨습니까, 실제 도로도?

◆ 박기준> 집에 할머니도 태워서 보건소에서 약도 타오고 다 했으니까.

◇ 김현정> 보건소에서 할머니 약도 타드리고 하니까. 할머니가 뭐라고 하세요? 자랑스럽다고 좀 하세요?

◆ 박기준> 잘한다고 안심된다고 그러죠. 생각했던 것하고 다르다고 하죠.

◇ 김현정> 생각했던 것하고는 다르다고. 안심된다고, 자랑스럽다고, 사랑한다고. 아이고 할아버님 잘하셨네.

◆ 박기준> 지금도 오늘도 몇 군데서 인터뷰 한다고 하는데 집에 할머니랑 바쁜데 자꾸 손님들 오면 할 거냐고. 지금 촬영하러 충청방송에서 또 왔다고 그러지만 차에 기름이 덜 든다고 해서 작은 것을 샀지만 기름 드는 데 출연료는 기름비는 없이 자꾸 하니까.

◇ 김현정> 출연료 조금 주면서 자꾸 달려보라고 그래요, 기름 들게.

◆ 박기준> 사회에 귀감이 되는 것만은 좋지만 내가 자꾸 위험한데 왔다갔다 하면 기름 없으면 할 필요가 없는데 자꾸 갔다 오라고 해서 그게 걱정이에요.

◇ 김현정> 출연료 좀 넉넉히 달라고 하십시오, 할아버님. (웃음)

◆ 박기준> 그렇게 달라고 할 수가 있나요.

◇ 김현정> (웃음) 아니, 그런데 그렇게 운전대 잡고 도로에 나가면 다른 운전자들이 좀 이상하게 바라보지는 않나요, 혹은 위험하게 바라보지는 않나요?

◆ 박기준> 차가 가다 보면 알지 못하는 차가 서서 뒤에 써 붙인 거 보고 초보운전이라고 써 붙인 거 보고 아주 축하한다고 연세 높으신 분이 합격했다고 아주 축하한다고 가는 차들이 세우고선 칭찬해요.

◇ 김현정> 이야, 가다가 세우고 칭찬할 정도. 그럴 때는 기분이 으쓱하시겠어요.

◆ 박기준> 그러니까 이게 참 내가 해낸 보람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나죠.

◇ 김현정> 직접 운전해서 여기 한번 꼭 가보고 싶다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 박기준> 꼭 가고 싶은 데는 처갓집에도 가고 싶고 내 동생이 포천 사는데 포천도 가고 싶지만 먼 데는 갈 생각을 하지 않아요. 먼 데 가면 내 아들 운전시켜서 가면 갔지, 내가 운전해서 갈 생각은 안 해요.

◇ 김현정> 아직은 초보시니까 나중에 한번 공주에서 포천까지 나중에 한번 좀 달려보세요.

◆ 박기준> 사람이 위험한 짓은 안 하면 그만이거든요.

◇ 김현정> 그럼요, 안전개념도 확실하신 분이네요. 그나저나 1914년생이 정말 맞으시죠, 어르신?

◆ 박기준> 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지금 인터뷰 하시는 목소리 그렇고 제가 사진을 봤는데 그 사진 속의 모습도 그러시고 전혀 90 넘으신 분, 100세 가까이 되신 분 같지가 않으세요. 많이 잡아야 저는 일흔 정도로 보이던데 어떻게 이렇게 정정하십니까?

◆ 박기준> 제가 매일 아침마다 자고 일어나면 운동 다 해요, 매일. 그리고 매일 머리를 빗어요. 머리에서 냄새가 나지 않게끔 살 만큼 샴푸로 머리 감고 내 몸 아주 청결히 하는 것은 누구보다 멋지지 않게 하거든요.

◇ 김현정> 제가 사진 봤습니다. 상투를 멋지게 틀어 올리셨더라고요.

◆ 박기준> 상투 튼 것이 옛날에 한 달도 가고 두 달고 가면 상투 틀면 코가 써서 옆에 가지를 못하는 거예요.

◇ 김현정> 냄새가 나서, 원래 그렇죠.

◆ 박기준> 그런데 나는 지금 머리에 냄새 하나도 안 나게끔 매일 아침마다 머리에 상투 틀어요.

◇ 김현정> 부지런하시군요. 부지런한 게 건강비결이군요.

◆ 박기준> 건강은 머리 매일 빗질하는 데서 건강이 유지되는 거예요. 머릿결 끝마다 호흡기관이 있기 때문에 머리가 아주 중요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오늘 건강 비결도 하나 배우고. 끝으로 아까 전에 그러셨어요. 젊은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아라, 좌절하지 말아라, 이런 본보기로 운전면허를 도전하셨다고 그랬는데 사실 젊은 사람들 중에 30, 40, 50도 우리 할아버님에 비하면 젊은 사람인데 그런 분들 중에 너무 늦었다고 좌절하는 분들 많거든요. 이분들에게 한 말씀.

◆ 박기준> 언제나 하면 된다는, 그러니까 하면 된다고 해서 아무나 되는 게 한계가 있거든요. 내가 한계 어디 정도까지 내가 한다는 그 의욕이 생기면 그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결국에 내가 그걸 하고 또 닫고 하고 또 하면 열심히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틀림없이 성공하게 돼 있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참, 오늘 아침에 운전면허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울림이 아주 큰 인터뷰였습니다, 할아버님. 많이 배웠습니다. 건강하시고요. 운전도 조심조심 안전운전 하시고 언젠가 포천도 꼭 다녀오십시오.

◆ 박기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