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31(수) 가수 이용 "시월의 마지막 밤 기억하고 있나요"
2012.10.31
조회 52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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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가수 이 용


오늘이 10월 31일. 매년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죠. 하루에 많게는 5번, 10번도 들어본 적 있다고 그러세요. 바로 이 용 씨가 부른 잊혀진 계절입니다. 이 노래 때문에 10월의 마지막 밤에는 무슨 추억거리를 하나 꼭 만들어야 될 것만 같은 그런 느낌까지 드는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주인공 만나보죠. 오랜만에 만납니다. 가수 이 용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또 왔네요, 그날이.

◆ 이 용> (웃음) 매년.

◇ 김현정> (웃음) 1년 중에 가장 바쁜 날 맞죠?

◆ 이 용> 그렇죠. 10월이 원래 행사철이라 가수들이 바쁜 것도 있는데. 그런데 저는 또 10월 마지막 밤, 잊혀진 계절 때문에. (웃음)

◇ 김현정> 제가 매니저한테 슬쩍 얼마나 바쁜지 물어보니까, 수상택시도 타시고 오토바이도 기본이고, 이 정도라면서요.

◆ 이 용> 수상택시는 저번에 잠실에서 올림픽대로가 한참 막히는 그 시간에 아, 도저히 거기서 못 오겠더라고요. 그래서 수상택시를 한번 거기서 대절을 해서 왔더니 여의도까지 이렇게 오는데 10분밖에 안 걸리더라고요, 15분? (웃음)

◇ 김현정> 혹시 헬기도 타신 적이 있으세요?

◆ 이 용> 헬기는 한 4, 5년 전에 대절하는 데가 요새는 모르지만 그때 650만원이었어요.

◇ 김현정> 와, 한 번 타는데?

◆ 이 용> 네. 그러니까 거기 한번 가서 제가 노래 부르고 30분 공연 마치고 다시 서울에 오는 거 그걸 제가 650만원 줬습니다. (웃음)

◇ 김현정> 그렇게 바쁜 날, 10월 31일.

◆ 이 용> 요새 더 비쌀 거예요.

◇ 김현정> 그럼요. 인터뷰하는 것도 영광입니다, 오늘 같은 날. (웃음)

◆ 이 용> 빨리 빨리 해 주세요. (웃음)

◇ 김현정> (웃음) 하루에 출연 스케쥴이 몇 개나 잡히세요, 10월 31일은?

◆ 이 용> 지금까지는 이렇게 전화연결하고 이런 거 빼고 7개거든요.

◇ 김현정> 하루에만 7개?

◆ 이 용> 네.

◇ 김현정> 지금까지 30년 동안 이 노래를 몇 번이나 불렀을까요?

◆ 이 용> 아무리 적게 잡아도 5000번은 넘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아, 5000번.

◆ 이 용> 네.

◇ 김현정> 이 노래가 이렇게 이 용 씨의 평생을, 운명을 좌우하게 될 노래가 되리라고 상상하셨어요, 처음 이 곡 받아들었을 때?

◆ 이 용> 그러니까 그게 또 운명이라고 할까요. 저한테 오게 되리라고는 정말 몰랐어요.

◇ 김현정> 자초지종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이 용> 저는 그 데뷔곡이 '바람이려오' 라는 노래거든요.

◇ 김현정> 그 노래도 대단한 히트를 했죠. ' 바람 바람이려오~' 이 노래.

◆ 이 용> 네, 그거죠. 그런데 그 노래가 잠깐 뜨고 한번 히트를 치고 난 다음에 레코드 사장이 그때는 전속시절이거든요. 그런데 사장님이 이거 빨리 내야 된다, 후속곡을. 한 곡만 히트되고 죽은 가수가 한두 명인 줄 아냐. 그래서 가시와 장미라는 곡으로 제가 이제 타이틀곡으로 해서 거의 녹음이 끝나고 판이 나오기 직전인데 레코드 사장이 갑자기 저를 부르더니 이거 한 곡만 더 넣어봐, 이러더라고요.

그런데 보니까 곡이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좋은 곡이 어디서 놨지 그랬더니 이제 그게 조영남 씨에게 갈 곡인데 거기 노래가 녹음 거의 끝났는데 이제 뭐가 안 맞는 게 있었나 봐요, 계약이 서로 전속이라.

◇ 김현정> 조영남 씨하고?

◆ 이 용> 네. 곡이 아까우니까 저한테 빨리 끼워 넣어라 이거죠. 그런데 저는 끼워 넣을 게 아니라 이거 타이틀곡으로 해도 될 정도로 곡이 좋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딱 듣고 느낌을 받으셨군요? 이거 괜찮은 곡이다, 이건 되겠구나?

◆ 이 용> 그렇죠. 그래서 부랴부랴 며칠 만에 다시 녹음을 했는데 처음에는 9월의 마지막 밤이었어요, 가사가.

◇ 김현정> 10월의 마지막 밤이 아니고 9월의 마지막 밤?

◆ 이 용> 그렇죠. 그런데 이게 판이 늦어지니까 이거 어떻게 하죠? 그랬더니 '야, 10월로 바꿔라.' (웃음)

◇ 김현정> (웃음) 발매시기에 맞춰서 가사가 바뀐 거네요.

◆ 이 용> 10월로 갑자기 바뀐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한 2, 3일은 그래도 9월의 마지막 밤으로 노래를 연습하다가 스튜디오에 와서 10월로 바꾸려니까 입이 좀 꼬이고 그랬었어요.

◇ 김현정> 그런 사연이 있는 곡. 이 곡이 예상대로 대단한 히트를 했어요. 그 해의 모든 가수상을 싹쓸이 했죠.

◆ 이 용> 가수가 받을 수 있는 상이라는 상은 정말 그때는 상 복 터졌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그러죠? 진열해 놓는 찬장이 모자랐을 정도로. 그 정도로 많이?

◆ 이 용> 찬장이요?

◇ 김현정> 네.

◆ 이 용> 김현정의 뉴스쇼 앵커가 어떻게 찬장이라고 해요. 부엌인가? 그거 트로피 진열하는 장식장이라고 그러죠. (웃음)

◇ 김현정> 장식장이 생각이 안 났어요. (웃음) 장식장 맞습니다.

◆ 이 용> 그 장식장이 진짜. 왜냐하면 가요 톱10. 이런 거 옛날에 있잖아요. 그게 그냥 매주 계속 1위를 받고 그러니까 나중에는 별로 그렇게 반갑지도 않더라고요, 솔직히요.

◇ 김현정> (웃음) 그 정도로.

◆ 이 용> 그거 계속 받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가수왕도 주는데. 참 지금 생각하니까 꿈같은 얘기예요.

◇ 김현정> 그 상황을 보면서 조영남 씨는 뭐라고 하시던가요?

◆ 이 용> 1년도 안 돼서 대박을 치니까 방송국 복도에서 만나도 조금 인상이 별로 안 좋던데요. '야, 잘 나가지? 그거 원래 내 것인 줄 알지 인마?'

◇ 김현정> (웃음) 내 덕분이야 이러면서.

◆ 이 용> '잘 나가냐 그걸로? 돈 많이 벌었냐?' '네, 그런데요. 왜 안 부르셨어요.' '야, 그거 묻지 마. 속상해.'

◇ 김현정> 이렇게 한 가수의 운명을 바꿔놓은 노래 바로 잊혀진 계절. 사람들은 왜 잊혀진 계절에 이렇게 감정을 실을까요, 뭐가 있는 걸까요. 이 노래의 특별한 매력이란 게?

◆ 이 용> 왜 그러냐 하면 10월 31일만 되면 갑자기 썰렁해지고 추워지고 또 낙엽도 갑자기 그때부터 우수수 더 떨어지고.

◇ 김현정> 맞아요.

◆ 이 용> 이게 그러니까 이 피아노 전주소리. 그거하고 딱 맞잖아요. (피아노 전주소리)

◇ 김현정> 이게 지금.

◆ 이 용> 딱 맞잖아요.

◇ 김현정> 이게 지금 어디서 나오는 소리죠, 이게 저희가 튼 게 아닌데?

◆ 이 용> 제가 아침에 일어나서 아직 세수도 안 했는데 피아노 앞에 앉았습니다.

◇ 김현정> 직접 연주를 하신 거예요, 지금?

◆ 이 용> 그럼요. 해볼까요? (피아노 전주소리) 제가 피아노도 곧 잘 쳐요.

◇ 김현정> 지금 이왕 피아노 앞에 앉으신 김에 실례가 안 된다면 우리가 오리지널 가수의 잊혀진 계절, 조금만 들을 수 있을까요?

◆ 이 용> 이거 피아노는 아침에 쳐도 되지만 목소리가 좋지 모르겠는데.

◇ 김현정> 감안하고 듣겠습니다.

◆ 이 용> (노래)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목이 안 나오네요, 지금.

◇ 김현정> 와, 그 조그마한 수화기에 대고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이게 보통일이 아닌데.

◆ 이 용> 솔직히 얘기해서 김현정 뉴스쇼, 잘 나가는 프로이기도 하지만 담당 PD 손근필 부장님 있죠? 얼마나 제가 옛날부터 은인인 PD였는데요. 아무나 연결 안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날은. (웃음)

◇ 김현정> 두 분 사이에 그런 사연이 있으셨군요, 고맙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가수 이용씨, 만나고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한 곡이 대히트를 하고 나면 물론 좋습니다마는 또 한편으로는 이 곡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 그 후의 곡들, 신곡들은 좀 묻히는 경향도 있어요. 그런 게 서운하지 않으세요?

◆ 이 용> 진짜 좋은 지적이시네요.

◇ 김현정> 그렇죠.

◆ 이 용> 잊혀진 계절, 10월의 마지막 밤 때문에 제가 득도 있지만 실도 있는 게 뭐냐면 신곡을 내서 미루다가도 그냥 10월만 되면 그냥 그거 안 틀어줘요. 다 10월의 마지막 밤 그거 틀지. 10월달에도 TV 몇 개 한 것도 요즘 추억의 편지 좀 부를게요. 그러면 농담이시겠지, 잊혀진 계절 때문에 우리가 섭외를 했는데, 이런단 말이에요.

◇ 김현정> 그럴 수가 있어요. 신곡 발표 한 것도 있습니다. 그것도 여러분들 잊지 말고 들어주시고요. 언제까지나 무대에서 좋은 목소리, 좋은 피아노 연주 끊이지 않고 들려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 이 용> 뉴스쇼도 10월 마지막 날에만 부르지 마시고 신곡 내년 봄에 제 얘기 나오는 거 있죠? 그것도 좀 뉴스쇼에서 한번 얘기해 주면 좋은데.

◇ 김현정>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