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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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장영근 교수
우리의 나로호 우주로 쏘아올리기 참 힘드네요. 지난 26일 3차 발사를 고작 몇 시간 남겨두고 갑자기 중단이 됐습니다. 가스가 새는 걸 막아주는 고무링이 파손이 된 건데요. 어제 교과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모여서 발사일을 다시 논의했고 다음 달 9일 이후에 발사하겠다, 이렇게 밝힌 상태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나로호의 말 못할 속사정은 뭔가 한번 들여다보죠.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의 장영근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장영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결국은 어제 발사기준일을 다시 정했는데 다음 달 9일에서 24일 사이.
◆ 장영근> 네.
◇ 김현정> 기왕 연기된 거 조금 더 시간 갖고 원인 확실하게 찾아서 가야 되는 거 아니냐, 너무 서두르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도 많이들 해요.
◆ 장영근> 파손된 고무링을 어제 러시아로 보냈지 않습니까?
◇ 김현정> 네.
◆ 장영근> 그런데 이번 주말 금요일쯤에 아마 결과가 온다고 돼 있는데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 일정 범위를 내놓은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네.
◆ 장영근> 실질적으로 11월 2일 날 분석 결과가 나오면 그게 단순결함이냐 아니면 설계적인 문제가 포함돼 있는 거냐 이거에 따라서 실질적인 어제 얘기한 9일부터 24일 범위 내에서 실질적인 첫 날을 정할 거 같고요. 정부 내에서 사실은 발사일정에 대해서 속사정이 있습니다.
◇ 김현정> 무슨 속사정이요?
◆ 장영근> 러시아 기술자들이 160여 명이 와있는데요.
◇ 김현정> 한국에?
◆ 장영근> 네, 나로우주센터에. 그 사람들이 사실 와서 거의 석달 동안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문화도 안 맞고, 음식도 안 맞고 그러니까 어려움이 많고. 또 이번에 한 번 올 때마다 평균 제가 알기로 30~40억 이상씩 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 3개월 묵을 때마다?
◆ 장영근> 그렇죠, 160명 정도 오니까요. 비용도 많이 들고 그러니까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지연하지 말고 빨리 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겠죠.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좀 서두르는.
◆ 장영근> 그런 부분들이 아마 속사정일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나저나 이번에 고무링이 발사 직전에 파손된 걸 발견한 건데. 아니, 직전에 발견할 걸 그 전에는 왜 보질 못한 건가요?
◆ 장영근> 발사 전날 리허설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때는 실제 이런 고압의 그 압력이 220이니까요. 우리로 얘기하면 사람이 사는 지상이 지금 1기압인데 220기압을 넣은 겁니다. 그래서 이제 실제 고압의 가압가수를 주입하지 않았고요. 다만, 이제 단품수준에서 고무링을 단품수준에서 고압을 넣어서 고무링의 누설시험을 하게 됐는데요. 아마 제가 보기에는 그때 이런 고무링 작은 것들은 한 번에 생산할 때 아마 수백개씩 생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겠죠.
◆ 장영근> 그러면 이거를 전수검사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그 중의 샘플 검사를 하게 될 거고요. 그 샘플 검사에서 통과를 하면 이제 대부분 통과하는데 만약에 그 중에 만일에 품질 인증이 제대로 안 되거나 그러면 불량품이 있는 걸 모르는 거죠.
◇ 김현정> 그 불량품이 들어간 거예요, 이번에?
◆ 장영근> 그럴 수도 있는 거죠. 아직은 결과가 안 나와서 제가 모르겠다는 거고요. 다만, 현재 우리가 파손된 고무링을 3개를 보냈는데 그 3개가 대부분 다 그런 점에 문제가 있다고 그러면 이제 단순 결함일 수 있는 거고요. 아니면 근본적인 문제일 경우에는 조금 일정에 지연에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다른 나라에서도 발사연기하거나 실패하거나 이런 일이 많이 있습니까?
◆ 장영근> 꼭 그렇지는 않고요. 보통은 이런 일들이 일어나기는 하는데요. 제가 그래서 하도 질문이 많아서 자료를 조사해봤어요. 2000년 이후에 발사 연기가 된 발사체가 몇 건이나 있나 봤는데. 실제로 이 발사연기가 자주 일어나다 보니까 언론에 일일이 다 안 나와요.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31개 정도 2000년 이후에 자료를 봤더니 그 중의 한 3분의 1 정도는 대부분 기상상황 때문에 연기를 하고요. 그다음에 우리처럼 기상장비에 의한 것도 7, 8개 됐고요. 그다음에 실질적으로 발사체, 하드웨어 이런 측면에서 문제된 것도 7, 8개 됐었습니다.
◇ 김현정> 종종 있는 일이기는 하네요, 아주 자주는 아니어도 있을 수는 있는 일. 그러니까 너무 안타까워하지만은 말라는 말씀이신데 그런데 이런 얘기하는 분들 많아요. 이게 완전한 우리 기술이면 이런저런 실수 나고 실패해도 다 약이 되니까 이걸 다 참을 수 있는데. 지금 나로호는 핵심기술이 러시아 거잖아요.
◆ 장영근> 네.
◇ 김현정> 러시아에 우리가 준 돈이 얼마나 됩니까?
◆ 장영근> 한 2억 1000만불 정도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우리 돈으로 한 2000억원이 넘네요.
◆ 장영근> 그렇죠.
◇ 김현정> 말하자면 러시아에 수주를 준 건데 그 핵심기술을 우리가 보고 배울 수는 없다고요?
◆ 장영근> 일단 액체엔진기술이 사실은 다들 아시는 얘기지만 로켓이라는 건 그걸 인공위성 발사체로도 쓸 수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사일로도 쓸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같은 기술이죠.
◆ 장영근> 네. 현재의 러시아에 많은 미사일들이 있는데요, 현재 쓰고 있는 것들이. 그것들이 과거에 SS18, 19, 20 이런 식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90년대 초에 냉전이 끝나면서 미-소 간에 전략무기 감축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만들어놨던 로켓을 지금 많이 쏘고들 있었어요, 얼마 전까지도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발사체 로켓이 미사일 기술이다 보니까 굉장히 통제가 심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우리가 돈을 꽤 냈으니까 배울 건 배워야 되는데 좀 보여달라고 따질 수는 없는 건가 봐요?
◆ 장영근> 어차피 계약상으로 그 사람들이 그런 기술을 제공하지 못하겠다고 그랬고요. 사실은 그 기술 외에도 발사체를 개발하려면 엔진만 필요한 건 아니고요, 발사체에서. 그런 단이 여러 개가 있는데 여러 엔진 단을 묶는 기술이라든가 실제 발사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이런 기술들도 굉장히 어려운 기술입니다.
◇ 김현정> 그런 것들도 하나도 배울 수 없는.
◆ 장영근> 그런 기술들은 대부분 다 공동협력관계로 했죠. 다만, 우리가 1단 엔진에 대한 기술은 그게 미사일기술이다 그래서 직접 적용되는 기술이라고 그래서 통제를 받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핵심기술은 우리가 배울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상황인데. 나로호 개발에 10년 매달린 우리 연구원들 참 마음고생 참 이만저만 아니겠어요.
◆ 장영근> 사실이죠. (웃음)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두 번을 연이어 실패해서 3차 발사에서는 이제 꼭 성공해야 된다는 부담감도 굉장히 크고요. 그 다음에 이번 3차 발사에서 실패한다고 그러면 자신들 표현으로는 우리는 패잔병이다.
◇ 김현정> 패잔병이다.
◆ 장영근> 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지 않겠느냐. 그래서 굉장히 부담감이 너무 큰 거죠.
◇ 김현정> 그럴 수밖에 없겠어요. 이 세 번까지 밖에 러시아와 계약을 안 해서 더 이상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 이런 것들이 보는 사람들 안타깝게 하는데 고생한 우리나라 기술자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그 분들 생각해서라도 이번에 꼭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장영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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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30(화) 장영근 교수 "나로호 발사 연기의 속사정"
201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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