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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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박했던 우승 후 감격의 눈물
- 이제 포항은 아시아 정복을 꿈꾼다
- 이천수, 진정성있는 사과로 용서받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FA컵 우승 이끈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
운동선수들 중에 유독 무표정한 선수들이 많아요. 아마 황새 황선홍 감독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그런 황선홍 감독이 울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펑펑 울었습니다. 월드컵 4강 진출했을 때도 이렇게 울지는 않았을 텐데, 자신의 팀 포항 스틸러스가 하나은행 FA컵 우승을 차지하자 목을 놓아 울었습니다. 감독 데뷔 5년 만의 첫 우승, 울어버린 황새, 황선홍 감독,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연결을 해 보죠. 황 감독님, 안녕하세요.
◆ 황선홍>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승한 다음 날, 눈 떠보니까 눈이 퉁퉁 부어 있지는 않던가요?
◆ 황선홍> 아.. 조금 부어있더라고요. 스스로 좀 쑥스러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아니, 얼마나 좋으면 그렇게 목을 놓아 우셨어요?
◆ 황선홍> 좋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우승에 대한 갈증이 좀.. 많이 심했고요. 그동안 결승전을 하면서 준우승에 두 번 머물러 있어서 꼭 우승하고 싶었습니다. 또 우리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 주더라고요. 그런 고마움이 한 순간에 몰려와서 감정이 좀 격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준우승도 하셨는데, 그렇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갈증이 더 심하셨군요?
◆ 황선홍> 사실 제가 지도자를 하면서 우승의 벽을 넘어야 더 한 단계 발전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2009년도 준우승하고, 2010년도에 준우승하고, 2011년도에 또 2위하고. 그래서 상당히 좀.. 뛰어 넘어야 될 벽으로 생각했었는데요. 배수를 치고 반드시 우승하고 싶었습니다. 그 목표를 이루게 돼서 너무 좋고요. 앞으로 조금 더 높은 곳을 향해서 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죠.
◇ 김현정> 네. FA컵 우승하던 그 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연장까지 가는 무려 119분의 혈투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아요. 연장 후반 종료 1분 전에 박성호 선수가 결승골을 쐈죠?
◆ 황선홍> 네.
◇ 김현정> 그 순간에 어떤 느낌이셨어요? 딱 1분 남았는데.
◆ 황선홍> 사실 머릿속이 많이 복잡했죠. 거의 이건 승부차기까지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또 순번이나 여러 가지를 머릿속에서 정해 놓아야 됐기 때문에. 그걸 준비하려던 찰나였어요. 그런데 너무 극적으로 골이 들어가서 저도 정신이 없을 정도로..
◇ 김현정>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은?
◆ 황선홍> 네. 너무 좋았죠. (웃음)
◇ 김현정> 맞아요. 너무나 극적으로 우승했기 때문에 더 눈물이 났는지도 모르겠어요.
◆ 황선홍>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만약 결승골을 박성호 선수가 뽑아내지 못했다면 승부차기로 가는 거였는데, 상대 골키퍼는 김병지 선수였습니다. 이겼을까요?
◆ 황선홍> 사실 장담 못하죠. 김병지 선수가 워낙 노련하고요. 또 최진한 감독님이 승부차기에 대한 염두를 많이 두고 계셨기 때문에, 사실 심리적으로는 우리가 조금 불리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죠, 상황 자체는.
◇ 김현정> 박성호 선수는 가마 태워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 황선홍> 그러게 말입니다. 아직 만나지는 못했는데 본인 스스로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골이 아니었나 싶고요. 우리 팀으로 봐서도 굉장히 소중한 득점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맞아요, 정말 대단한 골이었습니다. 사실 올 시즌에 첫 스타트는 별로 좋지가 않았어요.
◆ 황선홍>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 황선홍> 선수들 얘기를 좀 많이 듣고요. 또 공감대를 형성해서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생각 했고요. 중간에 워크숍을 통해서 선수들하고 소통을 많이 했죠.
◇ 김현정> 요즘 정치권에서 소통, 소통하는데 이쪽도 소통이 중요하군요?
◆ 황선홍> 네. 우선은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우리 선수들하고 감독, 코칭스태프하고, 구단도 마찬가지지만 같은 방향으로, 또 같은 길을 갈 수 있게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반전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황선홍 감독이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훨씬 더 유리하게 소통할 수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스타 선수 출신 감독하면 늘 함께 다니는 사람이 홍명보 감독이에요. 평생의 동료이자 라이벌. (웃음) 홍 감독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 땄습니다. 이게 좀 자극이 되지는 않으셨어요?
◆ 황선홍> 대단한 일이죠. 그건 우리가 우승한 거랑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그거에 대해서 저는 아직은 가야 될 길이 한참 남았고요.
◇ 김현정> 겸손한 말씀이신데요.
◆ 황선홍> (웃음)
◇ 김현정> 긍정적인 동기부여랄까요? 홍명보 감독이 저렇게 했는데 나도 이번에 뭔가 좀 했으면 좋겠다는 갈증이 더 커지지는 않았나 싶어서요.
◆ 황선홍> 아무래도 자극이 안 되는 건 아니죠.
◇ 김현정> 이번에 우승하고 나서 축하 통화라도 하셨어요?
◆ 황선홍> 지금 명보가 런던에 가 있어서요. 문자로만 주고 받고, 통화는 직접 못했고요.
◇ 김현정> 런던에 가 있는데도 바로 문자가 왔습니까?
◆ 황선홍> 네.
◇ 김현정> 황선홍이라는 사람에게 홍명보라는 존재는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요?
◆ 황선홍> 얘기해 보면 라이벌 의식 보다는 좀 동반자라는 입장이 많이 강해요. 그렇게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각자의 길에서 노력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에. 서로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나중에 만약 상대 팀 감독으로서 만나게 되면, 그때는 아마 불끈불끈 라이벌 의식이 솟아오르겠죠?
◆ 황선홍> 아무래도 그러겠죠. 저는 농담 삼아서 우리 홍 감독한테 '빨리 K-리그 오라'고. '같이 설전도 하고 같이 경기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고 농담식으로 얘기도 많이 하는데요. 언젠가는 만나서 같이, 이렇게 또 맞붙을 날이 있겠죠. (웃음)
◇ 김현정> 그렇죠. 마지막에 우승 놓고서 두 분이 대결하면 그거 볼만한 빅매치겠는데요?
◆ 황선홍> 그러게 말입니다.
◇ 김현정> 그나저나 월드컵에서 감독님과 함께 울고 웃었던 동료이자 후배 이천수 선수.. 오랫동안 뛸 수 없는 신세이다가 지난 주말, 팬과 구단에게 90도 사과를 해서 큰 화제였습니다. 이 상황들 어떻게 보고 계세요?
◆ 황선홍> 저도 언론을 통해서 그 모습을 봤어요. 이천수 선수의 어떤 진정성 같은 것들이 많이 보이면 축구를 사랑하는 팬 분들이 또 용서를 해 주실 거라고 생각 하고 있고요. 같은 동료로서 아까운 인재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죠.
◇ 김현정> 그러게요. 이 사태는 어떻게 풀어야 잘 풀리는 겁니까?
◆ 황선홍> 아무래도 전남 구단하고 팬 여러분들께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한다고 그러면 전남 구단도 용서를 해 주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이렇게 저렇게 정말 가슴에서 우러나는 그런 모습들이 많이 보여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진정성,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라고 느낄 때까지 이천수 선수가 계속 이렇게 뭔가 사과의 액션을 보였으면 좋겠다, 그런 말씀이시군요?
◆ 황선홍> 네.
◇ 김현정>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 만나고 있습니다. 다음 목표는 당연히 아시아축구연맹,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겠죠?
◆ 황선홍> 네. 프로팀 감독을 하면서 아시아 정복에 대한 꿈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잘 정비해서 전략적으로 잘 세우면 충분히 한번 해 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자신감을 갖고 임하겠습니다.
◇ 김현정>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해서, 그때는 울음 대신에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 박장대소하는 모습 보고 싶네요.
◆ 황선홍>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 김현정> 기대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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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3(화) 황선홍 포항스틸러스 감독 "홍명보와 K리그서 맞붙는 즐거운 상상"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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