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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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06(화)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 "위조 부품, 원전을 운영할 자격조차 없다"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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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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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국장

잦은 고장에다가 납품비리, 뇌물수수 심지어 직원이 마약을 복용하는 일까지. 요즘 원자력 발전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노라면 한숨부터 나오는데요. 이번에는 품질미달인 부품이 가짜 품질보증서를 달고 원전에 공급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자그마치 10년간 237개 품목, 7682개 제품입니다. 이 부품들은 98.4%가 영광발전소에 설치가 됐다는데. 특히 이 영광원전 5호기는 고장이 잦았던 건 여러분 기억하시죠? 혹시 이 부품들이 원인이었던 것 아니냐,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탈핵에너지 국장 연결해 보죠. 양국장님, 안녕하세요.

◆ 양이원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원전에 사용하던 부품에다가 요구하는 자격기준이라는 게 있는 거군요.

◆ 양이원영> 애초에는 Q등급이라는 안전등급을 달성한 그런 부품을 사용하는 게 맞죠. 그런데 2002년부터 이거 대신에 일반범용 다시 말하면 산업계라든지 아니면 가정용에서 쓸 수 있는 그런 부품들을 따로 품질검증을 또 합니다. 국제적인 품질보증기관들이 있는데요. 거기에서 검증을 거친 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그렇게 규제를 좀 완화시켰죠.

◇ 김현정> 12개 해외품질검증기관에 검증을 통과해야 되는데 그것을 위조한 거군요, 업체에서. 부품 만드는 업체에서. 자그마치 8개 업체에서 몇 년간 이게 위조했다고 하죠, 10년 맞습니까?

◆ 양이원영> 2003년부터 최근까지 위조해서 납품을 한 걸로 지금 알려져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부품들 7600여 개는 아예 아무런 품질테스트도 안 받은 건가요?

◆ 양이원영> 일반 산업용이나 가정용에서 쓰는 이런 부품들도 품질테스트를 받은 거니까 범용 품질테스트 정도를 받았다, 이렇게 보시면 돼요. 원전에 사용한 것은 좀 더 안전성을 확보한 그런 게 필요하겠죠. 그래서 특별한 품질테스트를 받는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특별한 것을 안 받은 것이다. 왜 받도록 돼 있는 걸 이 업체들은 안 받았을까요?

◆ 양이원영> 그걸 받게 되면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비용도 더 비싸지겠죠.

◇ 김현정> 이 위조부품들은 어디에 사용됐습니까? 대부분 영광원전 5호기, 6호기, 3호기, 4호기, 울진 3호기에 사용이 됐고 사용이 됐고 월성과 고리원전에도 납품이 됐지만 사용되진 않고 그냥 창고에 있는 걸로 확인이 됐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98.4%가 영광원자력발전소. 왜 이 영광원전으로 주로 가게 된 거죠?

◆ 양이원영> 글쎄요. 그거는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요. 아마 2002년도에 영광 5, 6호기가 상호가동이 시작이 되면서 그러면서 이쪽에 집중적으로 납품이 된 게 아닐까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위조 품질보증서를 단 부품들, 이 사실이 밝혀진 과정도 놀랍습니다. 이게 감사장치가 작동해서 밝혀진 게 아니라 외부경쟁업체가 제보했다고요?

◆ 양이원영> 네, 그러니까 이게 자기는 품질검증서를 받는 데에 시간이 꽤 걸리는데 경쟁업체가 너무 빨리 받아서 납품을 하는 거예요. 이게 경쟁이 안 되겠죠. 그걸 신고를 한 거죠.

◇ 김현정> 그러면 그 업체가 제보 안 했으면 이거 영원히 몰랐을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 양이원영> 10년 동안 아무 문제없이 어떻게 보면 납품이 되어 왔기 때문에 외부 제보가 아니었으면 알기 어렵지 않았을까 현재와 같은 내부 검증 시스템으로는 지금 확인하지 못한 거죠.

◇ 김현정> 아니, 지금 검증시스템이 도대체 어땠길래 10년간 위조된 검증보증서를 달고 나오는데도 그걸 몰랐죠?

◆ 양이원영> 그러니까 품질보증서를 위조하는 사건들이 해외에도 몇 번 있었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렇다면 품질보증서 자체를 확인하는 작업이 있었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이제 품질보증서만 첨부가 되면 보증서가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하는 그런 절차였던 거죠. 그리고 또 새롭게 이번에 알게 된 게 원자력 안전위원회가 안전규제 당국이고 그 산하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있는데요. 그 안전기술원에서 품질보증실이라는 부서가 있었는데 그게 구조개편을 하면서 규제완화 차원에서 그 부서가 없어졌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그게 더 어렵겠죠. 그렇게 되면 이런 문제를 적발하거나 그럴 때 훨씬 어려웠겠죠.

◇ 김현정> 지경부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번에 적발된 부품이 보증서만, 그러니까 공‘인보증서만 없었을 뿐이지 품질도 같다.’ 그러니까 ‘특별히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고 또 이번 부품이 핵심기술에 쓰이는 부품이 아니다’, ‘보조설비에 이용됐기 때문에 설사 문제가 있었어도 안전에 크게 관계가 없다’, 이렇게 말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양이원영> 첫번째는 그렇지 않으면 왜 Q등급이라는 그런 안전성 품목등급을 받은 부품은, 그게 더 비쌀 텐데 사용하고 해외에 12개 내는 그런 품질검증소에 문서를 요구하겠습니까? 그러면 원전을 안전하게 가동해야 되는 특별한 부품을 사용해야 되는 그 원칙 자체를 뒤엎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고요. 그리고 두번째로 핵심부품이 사용되지 않았다, 이 얘기는 뭐냐면 격납건물 안에 있는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 그리고 이걸 시키는 냉각계통이라든지 증기발생기 이쪽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요. 격납건물 안에 있는 이런 기기들을 제어하는 그런 계통들은 다 바깥에 있습니다, 격납고 바깥에 있어요. 다이오드라든지 휴즈나 이런 기기들은 사실 전기를 어느 방향으로 보낼 건지, 전기를 보낼 건지 말 건지 이런 걸 결정하는 사실 제어계통의 가장 중요한 핵심부품인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격납 건물 안에 있는 게 아니더라도 바깥에서 조종하는 것도 상당히 충분히 중요하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양이원영> 아니, 우리가 상상을 할 때 제어가 안 되는 운전기기 핵심부품을 생각을 해 보십시오. 그러면 훨씬 더 문제가 생기는 거죠.

◇ 김현정> 그럼 지금까지 일어났던 그 잦은 고장들, 혹시 이 부품들 때문이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 그동안 원인 몰랐던 것도 많거든요.

◆ 양이원영> 사실 제어계통에서 고장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냉각펌프가 멈춘다거나 아니면 제어봉이 멈춘다거나 이런 것들이 다 제어계통에서 문제가 생겨서 발생을 한 거였거든요. 그런데 지식경제부에서는 그동안 고장 발생한 거랑 비교를 해 봤는데 이 부품이 사용된 건 아니었다, 이렇게 밝히고 계세요. 하지만 관련 내용들 좀 더 공개를 하셔야지 저희가 사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신뢰도가 굉장히 많이 떨어진 상태거든요.

◇ 김현정> 뭔가 정보를 다 공개하고 투명하게 조사받아라, 이런 얘기를 지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어떤 분들은 별거 아니지 않느냐, 그 부품 작은 부품이라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간이 다 조마조마할 정도로 겁난다는 하시는 분도 계세요. (웃음)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 양이원영> 후쿠시마 사고가 격납건물 안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한 게 아니라 처음 시작이 격납건물 바깥에 있는 외부 송전이 끊기고 그다음에 디젤발전기가 끊기면서 전원공급이 안 되다 보니까 그러니까 결국 격납건물 안에 있는 원자로가 폭발하게 된 그런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게 전체 수백만개의 부품들이 서로 상호 맞물려서 돌아가면서 이게 안정되게 가동이 돼야 되는데 어느 하나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게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 김현정> 그게 아주 조그마한 부품일지라도?

◆ 양이원영> 그렇죠. 그런데 물론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고리원전 1호기가 정전사고가 난 것도 보면 어떻게 보면 다섯 가지 안정장치가 있는 건데 한꺼번에 무용지물이 돼 버린 거거든요. 여기에는 기계에 문제가 있었고, 인적 실수가 있었고, 거기에 안전불감증까지 합쳐져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거예요. 그래서 이런 문제가 동시에 종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언제나 있기 때문에 기계 하나라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이거 대책이 있습니까? 도대체 원전 사고 언제까지 이렇게 보도를 해야 되는 건가요?

◆ 양이원영> 저도 사실 가슴이 많이... 이거 얘기를 듣고 걱정이 많이 됐는데요. 특히나 걱정이 되는 게 지난 10년 동안 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고, 외부 제보에 의해서 이런 문제가 발견이 됐다. 특히나 고리에서 짝퉁부품이나 아니면 중고부품이 사용된 것도 그것도 결국은 돈 상자를 배달하는 목격한 일부 제보자에 의해서 시작이 된 것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랬었어요.

◆ 양이원영> 저는 원전 운영에서의 굉장히 폐쇄주의적이고 비밀주의적인 이것이 좀 해결이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외부 사람들이 충분히 감시하고 검증할 수 있는 그런 공개적인 시스템들이 만들어져야지 이런 문제들이 좀 해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2079님은 ‘혹시 그 부품업체들하고 원전측의 밀약 같은 게 있었던 건 아니냐?’, ‘내부비리가 연결된 문제가 아니었느냐?’ ‘어떻게 10년 동안 모를 수 있느냐?’, 이런 질문 주셨는데 이런 부분도 조사해야겠죠?

◆ 양이원영>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어쨌든 부품을 Q등급을 쓰지 않고 또한 그거를 품질보증서를 위조해서 하게 되면 당연히 가격이 저렴해지겠죠. 값싼 부품을 공급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만큼 거기에 따른 이익이 생기면서 비교관계나 이런 게 생길 수밖에 있지 않겠냐, 그건 검찰수사를 우리가 좀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영광원전 5, 6호 일단 중단시켰는데 이거 어떻게 부품 갈면 다시 쓸 수 있는 건가요, 뭘 어떻게 해야 되나요?

◆ 양이원영> 부품을 갈면 다시 쓸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이런 부품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광원전 같은 경우는 설계도에 없는 미확인 용접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이 내부제보에 의해서, 사실 양심선언에 의해서 90년대에 문제가 제기가 됐었어요. 그런데 그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지금까지 오고 있거든요. 최근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에 사람들이 여기에다 관심을 가지니까 이런 문제도 가동을 중지하면서까지 조치를 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사실 이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어도 (웃음) 제대로 검사가 되거나 해결이 안 된 상태로 가동돼 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이걸 시작으로 해서 실제로 총체적인 안전점검이 들어가야 된다, 언제까지나 외부제보에 의존해서 안전문제를 해결할 것이냐.

◇ 김현정> 그러니까요. 알겠습니다. 참 답답한 마음이 드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