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학교가 제시한 커리큘럼 따랐을 뿐
- 이미 의사로 근무중..학위취소 '황당'
- 의료계선 오래전부터 우려의 소리
- 부실하게 관리한 교과부도 문제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남대 의대 졸업생 최OO 씨,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윤성 이사장
전북 남원에 가면 서남대학교가 있습니다. 여기에 의과대학이 있는데요. 의대 선호도 높아지면서 대학입학점수 상당히 높은 곳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어렵게 들어간 대학에서 6년간 수련을 했는데 의사면허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면 이게 이해가 되십니까? 최근 교과부가 특별감사를 해 보니까 최소 실습이수시간조차 채우지 못한 학생들에게 허위로 학점을 줘서 134명을 졸업시켰다면서 134명에 대한 학위 취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부실하게 운영되는 의대가 과연 이곳뿐인지 염려도 됩니다. 오늘 이 문제 자세히 짚어보죠. 우선 134명의 졸업생 중 1명의 얘기 직접 듣겠습니다. 지금 익명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학위를 취소하라는 소식은 언제 처음 들으셨어요?
◆ 최OO> 1월 20일 인터넷기사를 통해서 처음 접했습니다. 그 이전에 교과부에서 특별감사를 한다고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듣고 난 뒤의 심정이 어떠셨어요?
◆ 최OO> 처음에 황당했죠. 현재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충격적이고 당황스러웠습니다. 부정한 사학재단 비리의 피해자가 저희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 같이 처벌한다는 것이 억울하기도 했고요.
◇ 김현정>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이 처벌되는 느낌이다.’ 지금 연결한 분께서는 서남의대를 졸업하시고, 지금은 어디 근무하시고 계시는 겁니까?
◆ 최OO> 지금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어요.
◇ 김현정> 인턴 과정 끝내고 레지던트 하시는 거군요. 그러니까 이번에 졸업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만 취소하는 게 아니라, 이 전 학생들에 대해서도 다 감사를 다시 해서 134명이 된 거군요?
◆ 최OO>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학사학위가 취소되면 의사면허도 취소되는 겁니까?
◆ 최OO> 의사면허 자체가 의대의 학위를 가지고 있어야지만 의사면허를 딸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학사학위 자체가 취소가 되면 당연히 의사면허 자체 취소도 바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볼 수가 있죠.
◇ 김현정> 그럼 인턴, 레지던트 과정도 자연스럽게 취소가 다 되겠네요?
◆ 최OO>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교과부가 학위 취소하라는 이유로 든 것이, 실습과정에서 최소이수시간조차 채우지 못했다는 건데. 학생들은 학교 다닐 때 이 사실을 모르셨어요?
◆ 최OO> 의과대학은 다른 과와는 다르게 이수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이 진행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대학 측에서 정해 준 학사일정에 따라 수업을 받고 실습을 했었고요. 물론 임상실습시간이 다른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학위를 이수하지 못할 만큼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학생들이 시간 계산해 가면서 실습하는 건 아니니까.
◆ 최OO> 그런 것들은 학생들이 알기가 어려운 부분이죠.
◇ 김현정> 수련환경은 어땠습니까?
◆ 최OO> 입원이나 외래수술환자가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역 내 타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특수병원 등으로 파견실습을 나가서 본교에서 부족한 임상실습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04학번부터는 필기시험이 들어가서 학생들의 임상실기와 진료능력을 평가하는 임상실습시험이 의료면허시험에 도입됐는데요. 의과행정시험인 이 시험을 통과했다는 자체가 우리의 실습이 부족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시간은 부족했지만 실습을 할 만큼은 했다, 이런 말씀이세요? 환경은 괜찮았다.
◆ 최OO> 네.
◇ 김현정>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부실하게 스케줄 짜서 운영한 학교도 밉고, 그걸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교과부도 밉고 그러시겠어요?
◆ 최OO> 두 군데 다. 저희 입장에서는 답답하긴 하죠.
◇ 김현정> 가장 걱정되는 일은 뭔가요, 지금?
◆ 최OO>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면허정지와 관련된 미래에 대한 불안감입니다.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 다들 의사의 꿈을 이루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국가고시를 치렀고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다들 보내고 있고요. 이번 교과부의 학위취소 요구를 접하고,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미래마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 김현정> 왜 안 그렇겠습니까.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이번에 일이 잘 처리가 돼서 면허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서남의대 졸업한다고 했을 때, 이게 꼬리표처럼 계속 따라다니지는 않을까. 이런 걱정도 되시겠어요?
◆ 최OO> 물론 그 자체가 제일 걱정이 되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지금도 병원에서 의사생활하신다고 했으니까, 혹시 환자들 중에 그런 거 물어보거나 눈치 주는 환자는 없어요?
◆ 최OO>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 3년 동안 제가 인턴과 전공 2년 동안 수련을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제 실력을 가지고 이 사람이 혹시나 다른 서남의대 출신이 아니냐, 혹시 일류대 출신이 아니지 않냐. 라고 의심을 하는 환자는 1명도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런 일이 터져서 이제부터 걱정이라는 말씀이세요.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서남의대를 폐쇄해 달라.’고 오히려 학생들이 그렇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던데, 이건 어떻게 된 건가요?
◆ 최OO> 일단은 졸업생으로서는 모교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안타까움이 큰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학교폐쇄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보다는 모교의 교육이나 실습환경이 개선되어서 후배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솔직한 심정이긴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학생들 자체가 환경에 대한 큰 변화를 요구한다면 저희들은 학생들의 생각을 아마 따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재학생들이 화나서 '이럴 바엔 차라리 문 닫아라.' 라고 얘기한다면 거기에 졸업생들도 이해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말씀이세요?
◆ 최OO> 지금 당장 그거에 관련해서는 저희의 입장도 있지만 그 해당 당사자는, 그거와 관련하는 당사자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그 의견을 충분히 수렴을 해야 된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까 전에 환자들은 특별히 얘기하는 게 없다고 그랬는데, 동료 레지던트들 사이에서 이번 사태 보면서 뭐라고들 얘기를 합니까?
◆ 최OO> 우선 대부분의 친구들이 병원에서 인턴이나 레지던트로 근무 중인데요. 우선 바쁜 일정 때문에 자세한 사항을 다들 파악하기가 힘들어했습니다. 하지만 얘기를 다 듣고 많이 당황스러워하고 제가 느낀 바와 같이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다들 대부분이었습니다.
◇ 김현정> '믿을 수 없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느냐. 너희들 고생한 거 우리도 아는데.' 이런 거예요. 대응 계획이 세워졌나요, 134명?
◆ 최OO> 현재 초기대응위원회가 만들어져서 정확한 사항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남의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준비하고 있고요. 추후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위 관련 취소 문제뿐만 아니라 현 재학생들의 교육권 보장문제 등 이번 사태와 관련한 제반사항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고요. 필요한 경우에는 법적 대응도 고려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서남의대 졸업생 얘기를 먼저 들어봤습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이세요. 서울의대 이윤성 교수가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 사태 의료계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정말 사상 초유의 일인데.
◆ 이윤성> 의료계에서는 이게 바라던 일이긴 한데, 이렇게 단호하고 빨리 이루어질지는 예견하지는 못했습니다.
◇ 김현정> 바라던 일이라는 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 이윤성> 왜냐 하면 오랫동안 서남대학교의 교육이 부실하다는 것은 의학교육계에서는 아주 잘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 김현정> 공공연한 비밀이었군요?
◆ 이윤성> 네.
◇ 김현정> 말하자면 다른 의사들이 보기에 '저렇게 교육시켜서 나중에 어떻게 환자들 치료하나.' 라는 걱정을 하셨단 얘기예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이 문제를 보면서 환자 입장에서, 국민 입장에서 걱정이 됐던 건 이게 비단 서남의대 만의 일일까, 혹시 예전에 무더기로 의대승인허가 주면서, 이렇게 곳곳에 부실한 대학들이 많이 있는 건 아닌가? 이런 걱정도 되더라고요.
◆ 이윤성> 네, 걱정하시겠죠. 그런데 부실하냐, 부실하지 않느냐의 기준이 있어야 되는데 지금 의학교육평가원에서 평가한 바로는 다른 대학들은 그나마 최소한의 기준은 충족하고 있고요. 서남대학은 그런 평가를 아예 거부했었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평가를 거부할 수 있습니까, 교과부에서 평가한다는데?
◆ 이윤성> 이제까지 교과부 기구가 아니었고요. 자발적인 민간 기구였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평가를 받으라고 계속 권유했지만 거부한 거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강제조치를 하지 못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의학평가교육원이라는 곳이 민간기구로써 평가들을 해 오신 거군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서남의대가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했는데, 아무리 평가 받으라고 해도 거부했다고요.
◆ 이윤성> 맞습니다.
◇ 김현정> 개선하라고 해도?
◆ 이윤성> 네.
◇ 김현정> 교과부에다가는 말씀 안 해 보셨어요, 이대로는 안 된다고?
◆ 이윤성> 교과부도 또 그동안 대학인증평가에 대한 법률 개정, 기구신설 등을 쭉 추진했고요. 이제 아마 곧 의학교육평가원이 교과부에 인증평가기구로 인정받으면 강제적인 그런 조치가 가능해질 수가 있을 걸로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까 서남의대 외에는 다 그래도 괜찮다고 그러셨던가요?
◆ 이윤성> 현재 기준으로는 그렇습니다. 기준이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차지하는 위치나 이런 걸 봐서 의학교육도 전 세계적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야 되는데요. 처음에 이 기준을 만들 때는 아무래도 많은 대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낮은 기준에서 시작을 했고, 차츰 기준은 높여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왜 이런 부실 문제가 생기는 거라고 보세요?
◆ 이윤성> 아까 앵커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1980년대, 90년도에 의과대학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그때에 좀 제대로 기준을 갖추고 의과대학 신설을 허가했어야 했는데 막 40, 50명짜리 의과대학을 무수히 만들어놓고, 물론 그런 대학 중에서도 지금 의학교육을 선도하는 대학도 있습니다는.
◇ 김현정> 물론 있죠.
◆ 이윤성> 이런 부실한 대학이 나온 것에 대해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죠.
◇ 김현정> '허가만 내줘놓고, 그 사후관리는 안 됐다.' 이 말씀세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학생들이 걱정입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으로 들어갔는데, 가서 열심히 공부 해 놓고 나니까 ‘이제 너희는 안 된다.’ 라고 하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됩니까?
◆ 이윤성> 글쎄, 교과부의 사정도 있지만, 일단 의사가 된 졸업생이거나 또는 재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한도로 해야죠. 왜냐 하면 아까도 말씀했듯이 이거는 정부와 재단의 잘못인데 학생들이 너무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아마 교과부나 복지부 또 의학교육계에서 좀 노력하리라고 생각하는데요.
예컨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재단을 전부 퇴진시키고, 새로운 재단, 능력 있는 새로운 재단으로 하여금 학교를 인수하게 하는 방법도 있고요. 또 학생들을 모두 다른 작은 정원을 가진 대학으로 넘기는 수도 있고요.
◇ 김현정> 말하자면, 일종의 통합이 되는거네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또는 그도 어려우면 학생들은 원하는 데로 나누어서 몇몇 대학에 분산, 합병시키는 방법도 있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은 구제해야 된다는 입장이시군요.
◆ 이윤성> 네.
◇ 김현정> 그런데 국민, 환자들 입장에서 볼 때는 어쨌든 최소 실습이수시간을 이 학생들이 채우지 못한 거니까, 좀 못 미더운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강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최대 피해자는 학생이고, 그 다음 피해자는 우리 국민이거든요. 그래서 그게 만일 이수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추후라도 이수하도록 조건을 제시하거나 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쓸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교과부는 이미 학위취소를 처분한 상황인데, 이건 좀 거둬들일 수가 있는 겁니까?
◆ 이윤성> 그게 정확하게는 교과부가 서남의대로 하여금 서남의대가 학위를 취소하도록 명령한 거거든요. 그런 등등의 명령을 2개월 이내에 완수하지 못하면 학과를 폐쇄하겠다, 이런 뜻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학위취소를 한 것도 아니고 학위취소를 결정한 것도 아닙니다. 학위취소는 서남대학이 하려면 하고 안 하면 말고, 이런 상태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만약 학위취소 안 하고 버티면, 교과부로부터 학교폐쇄 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바라건 대는 학위취소는 하지 말고 학교를 폐쇄하거나 재단을 교체하거나 하는 방법이 아마 학생들의 피해를 제일 줄이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서남의대 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최소기준은 통과했더라도 좀 부실하게 운영될 수 있는 대학이 있을 수도 있거든요. 앞으로 어떻게 관리 감독해야 된다고 보세요?
◆ 이윤성> 지금 교과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법이요. 각 전문 학부마다 교육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그러니까 하드웨어적인 게 아니라 교육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기구들을 인정하거나 또는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기구에 힘을 실어서 그 기구가 평가한 내용을 교과부가 다시 보고 이 대학은 안 되겠다든지 이 대학은 괜찮다든지 이렇게 평가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죠. 이게 선진국들이 대학을 관리하는 방법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무더기로 승인 내준 건 80, 90년대인데, 왜 이제야 만드는가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이 문제, 잘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화) 서남의대 졸업생 최OO 씨, 이윤성 이사장 "이미 의사인데 이제와 어떡하나
2013.01.22
조회 1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