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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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양천수의봉사단 함지연 단장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입는 옷. 수의죠? 이 아침에 수의라는 말, 솔직히 쉽게 꺼내기가 좀 어려워요. 이게 바로 우리의 수의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공개적으로 말하기에 좀 꺼려지고 무겁고, 우울하고. 그런데 이 수의를 직접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서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렇게 놀라울 게 없습니다마는 이 수의를 제작하는 분들이 할머니분들이세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들에게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건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양천 수의봉사단의 함지연 단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단장님, 안녕하세요?
◆ 함지연>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양천수의봉사단. 이 봉사를 언제부터 시작하신 건가요?
◆ 함지연> 12년요.
◇ 김현정> 12년. 그러면 실제지만 단장님은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함지연> 주민등록상에는 46년생입니다.
◇ 김현정> 46년생이시면 이제 예순 조금 넘기셨네요.
◆ 함지연> 예순 조금 넘은 게 아니라 예순 일곱이구만요.
◇ 김현정> 그러시네요. 봉사단의 다른 분들도 비슷하세요?
◆ 함지연> 우리 60대가 4명이고요. 70대가 4명이고, 80대가 1명입니다. 그리고 50대가 3명이고요.
◇ 김현정> 그래서 열두 분이 이 봉사단에서 수의를 만들고 계신. 그러면 1년에 몇 벌이나 만드십니까?
◆ 함지연> 한 3, 40벌 내지는 35벌을 만듭니다.
◇ 김현정> 35벌? 언뜻 들어서는 12명이 1년에 35벌이면 너무 적다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
◆ 함지연> 모든 것을 이렇게 커다랗게 만들면서 한 가지, 16가지인가, 22가지까지는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과정을 하게 되면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 거죠.
◇ 김현정> 수의 만들 때 가장 핵심, 중요한 게 뭔가요?
◆ 함지연> 바느질이겠죠, 재단이고.
◇ 김현정> 그거를 한 땀, 한 땀 다 직접 뜨시는 거예요, 어르신들께서?
◆ 함지연> 미싱도 있고요. 미싱 일을 할 수 없는 깃 달기나 아시면 섶 달기, 감침질 이런 거를 했기 때문에 한 땀, 한 땀의 바느질이 필요한 거죠.
◇ 김현정> 연세들도 있으신데 바늘 구멍에 실은 잘 꿰어지세요? 눈 침침하고 그러지는 않으세요?
◆ 함지연> 저는 못해요. 젊은 사람들, 50대 분들한테 끼워달라고 하고 또 이렇게 지금 세상이 좋기 때문에 백내장이나 그런 수술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바늘 끼우는 거는 아무 지장 없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봉사단에서는 젊은 사람이 50대이군요?
◆ 함지연> 네.
◇ 김현정> 혹시 이렇게 미싱 박다가 손도 다치고 그러신 적은 없으세요?
◆ 함지연> 지금은 이만큼 숙달이 돼서 괜찮지만 초창기에는 많은 수난을 거쳤고 미싱도 가정미싱기로 시작을 해서, 지금은 그래도 협찬을 받아서 공업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별 탈 없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 많이 다치셨어요?
◆ 함지연> 바느질 하다가도 찔리고 미싱기로 하다가도 찔리고, 갖은 수난 다 당해봤어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거를 왜?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닌데 12년 동안이나 수의를 하셨어요?
◆ 함지연> 돌아가신 양반의 몸은 신성한 거다. 그렇지만 우리 보통 인간으로서는 돌아가신 양반들을 많이 무서워하면서 또 곁에서 안 보려고 하고 그러잖아요. 어딘가 모르게 선입견이 많잖아요. 이 수의라는 것도 연세 드신 양반이나 아니면 젊은 사람이나 공통적으로 어딘가 모르게 무섭다고 얘기를 하고.
◇ 김현정> 좀 꺼려하고.
◆ 함지연> 어딘가 모르게 꺼리게 생각을 하잖아요.
◇ 김현정> 일반적으로 그렇죠.
◆ 함지연> 그렇지만 우리들은 거기의 한 단계 넘어서 그런 거에 대해서 이해를 하면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사니까 편안한 거죠.
◇ 김현정> 말하자면 세상 떠나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는, (웃음) 친구가 되는 기분. 그런 기분은 만들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거겠네요.
◆ 함지연> 그렇죠.
◇ 김현정> 그래서 그렇게 정성스럽게 만든 수의는 누구한테 주시는 거예요?
◆ 함지연> 생활보호대상자나 독거노인 양반들을 각 동에서 한두 명씩 선출을 해서 주로 5월 달에 이렇게 선발식을 갖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두 손을 꽉 붙들고 막 흔들어주면서 고맙다고 얘기를 하고요. 어떤 분들은 너무 고마운 나머지 눈물을 내시는 분들도 있고 그래요.
◇ 김현정> 이게 그냥 사서 입으면 가격이 어느 정도 되는 거죠, 한 벌에?
◆ 함지연> 제일 싼 게 45만원 내지 몇 백 만원까지 가겠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없으신 분들은 제대로 된 수의를 입고 돌아가시는 일도 어려운 거네요.
◆ 함지연> 그렇죠.
◇ 김현정> 좋은 일 하십니다, 좋은 일 하세요. 이 봉사 언제까지 계속하실 생각이세요?
◆ 함지연> 저요? 지금 여든다섯 되신 분이 있는데. 저 역시 이 봉사가 계속 된다면 구청에서 지원이 된다면 하는 날까지, 기운 있는 날까지 할 겁니다!
◇ 김현정> 바늘구멍 제대로 못 꿰는 날이 오더라도.
◆ 함지연> 돋보기 있잖아요.
◇ 김현정> 돋보기? (웃음) 그럼요. 돋보기도 좋아집니다, 갈수록. (웃음)
◆ 함지연> 그렇죠.
◇ 김현정> 좋은 일 많이 해 주시고요. 우리가 아무리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아도 세상 눈 감을 때는 수의 한 벌 입고 가는데 마지막 귀한 옷을 만드시는 분들입니다. 귀한 봉사하시는 분들 오늘 아침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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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5(목) 함지연 단장 "수의를 만들어 저소득 노인에게 선물하는 뜻은"
201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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