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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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산명화극장 김은주 대표
우리나라에 추억을 파는 극장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이른바 실버영화관인데요.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에 딱 두 곳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내일 한 곳이 더 문을 엽니다. 그런데 이 영화관의 대표는 이미 기존에 한 곳을 운영하고 있는 분이에요. 혹시 너무 수익이 좋아서, 돈 잘 벌어서 사업확장하려는 걸까요? (웃음) 그건 오해라고 말하는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어보죠. 서울 허리우드극장, 안산 명화극장, 두 곳의 대표입니다. 김은주 대표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은주> 네, 안녕하세요. (웃음)
◇ 김현정> 실버영화관, 어르신들을 위한 영화관이라는 건데.
◆ 김은주> 네.
◇ 김현정> 아마 상영하는 영화 제목들 들으면 우리가 딱 감이 올 것 같아요. 어떤 거 상영하세요?
◆ 김은주> 이곳에서는 벤허, 십계, 사운드뮤직, 닥터지바고, 빠삐용, 애수 이런 명작들만 상영을 하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아, 애수까지. 지난 7월에 서울의 마지막 단관극장이자 실버영화관이었던 화양극장이 문 닫는 날. 그날 김은주 대표가 삭발하셨다면서요?
◆ 김은주> (웃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아니, 어떤 심정으로, 왜?
◆ 김은주> 그때 저희가 어르신들께서 이곳은 반드시 지켜져야 된다고 하셔서 저희가 간판도 어르신의 극장 제발 지켜주세요라고 간판을 걸었고요. 또 많은 어르신들께서 서명도 해 주셨습니다. 이 극장은 반드시 우리를 위해서 반드시 있어줘야 된다. 그래서 서명운동도 한 5000명 이상 해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어떤 자본주의 논리에 어떻게 져서 쫓겨나게 되었어요. 하지만 쫓겨난 거 어쩔 수 없습니다라고 항상 저희가 늘 사과를 입으로만 하는 사과가 아니라 젊은 여자가 삭발이라고 하면 향후에 이런 억울한 일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입으로만 사과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좀 보여드리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단행을 했는데 많이 슬퍼하시더라고요, 우리 관객들이. (웃음)
◇ 김현정> 머리 좀 많이 자랐어요?
◆ 김은주> 지금은 군대 제대하는 군인만큼? (웃음)
◇ 김현정> (웃음) 제대군인만큼. 그래서 그때 어르신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번에 다시 실버영화관을 만들게 되신 건가 봐요.
◆ 김은주> 네, 엄밀히 서대문 아트홀은 저희 부친이 운영하셨던 어르신들 극장이었고요. 지금 이곳 명화극장 안산의 중앙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안산의 가장 번화한 거리인데 이곳도 저희 부친 이름으로 해서 저희 부녀가 어르신들의 극장을 이제 운영하게 되었죠. (웃음)
◇ 김현정> 기존에 하고 있는 게 이제 허리우드영화관, 여기도 역시 실버영화관.
◆ 김은주> 네, 제가 직접 운영을 하고 있고요. 지금 저희 부친이 저와 함께 여기 명화극장에 어르신들의 최고의 명소로 만들기 위해서 내려왔습니다.
◇ 김현정> 하루에 몇 명이나 찾아옵니까, 지금 그 기존의 영화관은?
◆ 김은주> 저희 허리우드 실버영화관은 주말에는 1000명 정도 오시고, 평일날은 한 600, 700명씩 꾸준히 오고 계십니다.
◇ 김현정> 아, 1000명?
◆ 김은주> 100% 다 유료관객이고 저희는 좌석이 없어서 많은 분들이 너무 많이 오셔서 여쭤봤더니 여기 경기도 지역이 되게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경기도에서 한 30% 이상의 어르신들이 올라오고 계셔서 그러면 차라리 서울에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경기도에 하나 만들어서 인천, 수원, 안산, 아산 이런 쪽에서 오시는 분들이 종로까지 오시기 좀 버거우신 분들은 그쪽에서 이용하게 하는 게 맞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지방에 계시는 분들까지 이게 왜냐하면 달랑 세 곳밖에 없고 그나마 이게 다 서울에 있는 거잖아요.
◆ 김은주> 그렇죠. (웃음)
◇ 김현정> 그러니까 지방에 있는 분들도 다 차비 들여서 올라오기도 하고 그러신다는 거네요, 1000명이라는 얘기는.
◆ 김은주>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드리면 저희 극장에 문경에서 오신 부부가 계시고요. 그분도 매주 오시고요.
◇ 김현정> 문경.
◆ 김은주> 네, 어제도 여기에 오셨는데 강원도 영월에서도 오십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다 와서 하시는 얘기가 뭐냐면 우리가 염치가 없어서 우리 동네에 만들어달라고 하기에는 힘드니까 서울에다가 이렇게 해 놓으셔서 감사하다. 그래도 우리가 매주 올라올 테니까 제발 끝까지 지켜달라는 얘기를 늘 하셔서 어제는 안산에 만들었다고 하니까 또 그분이 직접 감자 싸가지고 와서 또 오셨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감사하다. 그런 분들도 계시고. 그러니까 이게 영화만 보고 그냥 가시는 게 아니라 이분들끼리 모여서 담소도 나누고 뭔가 소통을 하는 그런 공간이군요.
◆ 김은주> 네, 관객들은 저에게 많은 말을 하고 싶어하세요. 그런데 그게 어르신들의 마음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어르신들은 늘 우리에게 말을 하고 싶은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니까 그게 잘못, 화도 나시고 하니까 화통으로도 들리고 좀 소리치는 것처럼 들려서 더 소통이 단절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문화를 통해서 마음이 열리고 하다 보면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제가 다 느낄 수가 있거든요. 그런 마음들 때문에 제가 적자가 나도 이 극장을 계속 유지하는 이유가 그런 이유이고요.
◇ 김현정> 적자가 납니까?
◆ 김은주> 저희는 적자를, 만성적자입니다. 왜냐하면 2000편의 영화를 저희가 보여드린다 하더라도 사운드뮤직이나, 닥터지바고 이런 영화들이 3, 4000만원 정도에 거래가 되거든요. 필름까지 들여오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 김현정> 들여오는 데 돈이.
◆ 김은주> 그래서 계속 저희가 대출도 받고 차도 팔고 현재까지도 계속 좀 힘든 상황에서 유지하고 있는데 그래도 저희가 2, 3년 전보다는 관객도 많이 늘었고 또 저희를 지원해 주는 대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SK캐미탈, 유한킴벌리 이런 데서 후원을 좀 해 주셔서.
◇ 김현정> 후원 받아도 적자예요, 하루 10000명 오고 후원 받는데도?
◆ 김은주> 네.
◇ 김현정> 티켓 값이 얼마입니까?
◆ 김은주> 2000원입니다. (웃음)
◇ 김현정> 그래도 적자. 그러면 돈도 안 되는 노인영화관을 왜 그렇게 고집하세요?
◆ 김은주> 어르신들이 하루에 1000명이 오는데 문을 닫을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어르신들이 제 손을 잡고서 감사하다고 눈물을 흘리시는 분도 있는데 적자라서 문을 닫겠습니다라고 할 수가 없고 어찌 보면 관객들이 저를 이 자리에 만들게 한 것 같아요. 또 저희한테 계속 김장김치도 갖다 주시고 웃돈도 갖다주시고, 화장품도 갖다주시고 이러시거든요. 어떻게 보면 무언의 어떤 압력이라고 제가 얘기를 해도 될까요.
◇ 김현정> 무언의 김치압박. (웃음)
◆ 김은주> 그래서 저희가 문을 닫을 수가 없고. 하지만 어느 때보다도 보람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더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지금 전체 인구 10% 넘었는데 우리 사회의 노인에 대한 관심은 제자리걸음인 거, 관심 가져야 되겠고요. 노인이 우리의 미래라는 거, 우리 젊은이들의 미래라는 거 생각해서라도 우리 김은주 대표가 계속 좀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은주> 네. (웃음)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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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3(화) 김은주 안산명화극장 대표 "다시 실버극장을 엽니다"
201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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