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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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2(월) 김동희 군 "폐암 4기 수험생의 수능 투혼"
2012.11.12
조회 101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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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석고등학교 3학년 김동희 군

지난 8일, 전국 66만 8000명의 수험생이 수능시험을 치렀습니다. 우리나라의 수험생이라면 누구 하나 나름의 사연 없는 학생이 없겠습니다만 아마 그 중에서도 가장 가슴 찡한 사연의 수험생을 꼽으라면 오늘 만날 이 학생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나이 18살 고등학교 3학년 김동희 군인데요. 3년 전에 폐암선고를 받고 암 투병을 하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지금은 폐암 4기, 모두 말렸지만 병상에서 수능을 준비했고 시험을 치러냈습니다. 그 감동의 주인공, 오늘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심석고등학교 3학년 김동희 군입니다. 김동희 군,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김동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은 어디십니까?

◆ 김동희> 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수능 끝나고 이제 3일. 기분이 어떤가요, 후련합니까, 섭섭합니까, 어때요?

◆ 김동희> 우선 지금 되게 편해요.

◇ 김현정> 편안해요. 아, 시험을 잘 봤군요.

◆ 김동희> 아니요, 공부를 많이 못한 게 후회돼요.

◇ 김현정> (웃음) 수능이라는 게 하루 종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앉아서 보는 건데 몸이 좀 힘들지는 않던가요?

◆ 김동희> 네, 힘들었는데요. 수능감독관님들이 많이 도와주셨고, 시험실 안에 침대하고 여러 편의시설이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 김현정> 사실 잘 보고 못 보고를 떠나서 시험을 응시했고 끝까지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만으로도 참 대단합니다, 우리 동희 군. 동희 군은 지금 자신의 병명이라든지 몸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죠?

◆ 김동희> 네, 지금은 폐암 4기입니다. 페로 전이된 종양을 오른쪽은 제거한 상태이고요. 다른 쪽은 또 다시 항암을 시작하여 제거할 계획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 페가 우리 몸에 2개가 있는데 하나는 종양을 제거한 상태고, 다른 한쪽에 있는 것은 이제 수술 계획을 잡고 있는 건가요, 그러니까?

◆ 김동희> 네.

◇ 김현정> 암이라는 녀석이 몸에 들어왔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

◆ 김동희> 네.

◇ 김현정>17살, 18살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이게 상당히 벅찬 시간이었을 것 같은데?

◆ 김동희> 결과를 듣고 나서요. 부정하고 싶었어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많이 억울했어요. 또 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나 미안했어요.

◇ 김현정> 그래서 그때부터 포기한 것이 아니라 열심히 치료에 들어갔어요, 수술도 여러 번 하고.

◆ 김동희> 네, 9번 정도 했어요.

◇ 김현정> 9번 정도.

◆ 김동희> 처음 생긴 유잉육종 제거수술인 경추종양제거술, 정맥관삽입수술, 자가조혈모 세포이식 1차, 2차. 올해 폐암 진단을 받고 오른쪽 폐 종양 제거술, 오른쪽 폐 한 번 기흉수술, 왼쪽 폐 두 번 수술. 이렇게 했어요.

◇ 김현정> 제가 그냥 듣기로도 암이라는 것이 굉장히 고통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어떤 게 가장 힘들었어요?

◆ 김동희> 항암치료 중에 토하고 입안이 헐고 소화암 병실에서는 그게 일상이에요. 또 조혈모 세포이식 때에는 손톱이 빠지고 정말 아파서 죽을 것만 같았어요.

◇ 김현정> 몸이 그렇게 힘든데 그런데 어떻게 수능에 도전을 하겠다, 내가 공부를 하겠다, 이런 결심을 어떻게 할 수가 있었죠?

◆ 김동희> 외로웠어요, 많이. 친구들도 하는데 나도 못 하겠느냐 하고 한번 도전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아무리 결심을 했더라도 그동안 수업 빠진 것도 있고 모두가 특별히 과외 선생님이 붙은 것도 아니고 시험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 김동희> 꿀맛무지개학교의 화상 수업과 누나의 많은 도움을 통해 조금씩 기초를 다져나갔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인터넷 화상 수업하고 누나의 도움으로. 그런데 양쪽 폐에다가 관을 꽂고선 공부를 했다, 이런 얘기도 들리는데 그거는 왜 그럽니까?

◆ 김동희> 종양을 제거한 후에 집에 왔었어요. 그런데 기흉이 생겨서 치료가 수능 전날까지 못 끝낸다고 병원측에서 말했어요.

◇ 김현정> 아, 그러니까 수능 보기 직전에 또 한 번 수술이 있었던 거군요?

◆ 김동희> 네, 27일쯤인가? 아마 그쯤 될 거예요.

◇ 김현정> 10월 27일. 그러면 그쯤 되면 그냥 병상에 누워있어야 될 것 같은데 관 꽂고 그 힘든 상황에서 계속 공부를 이어간 거예요, 수능까지?

◆ 김동희> 저의 한계를 실험해 보고 싶었어요. 저도 한번 해 보자는 도전 정신도 있었고요. 학교와 시험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고 싶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수능 시험장에서도 119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었고 부모님께서도 몇 시간 내내 계속 바깥에서 기다리셨다면서요?

◆ 김동희> 네.

◇ 김현정> 동희군이 시험을 딱 보고 나오니까 부모님이 뭐라고 하시던가요, 첫마디가?

◆ 김동희> 수고했다, 대견하다.

◇ 김현정> 부모님은 우리 동희 군 보면서 자랑스럽다, 대견하다 하시는데 동희 군은 그 부모님 보면서 어떤 생각해요?

◆ 김동희> 항상 미안하고 죄송한 거밖에 없어요. 병원비도 만만치 않고 그것 때문에 하루 종일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제가 지금 부모님께 해 드릴 수 있는 건 최대한 씩씩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이 웃고, 운동하고, 밥 잘 먹고.

◇ 김현정> 부모님이 하루 종일 일을 하세요? 무슨 일을 하세요?

◆ 김동희> 부모님이 식당일을 하세요.

◇ 김현정> 그걸로 병원비 여태 대고 그러신 거예요?

◆ 김동희> 네, 집도 팔고.

◇ 김현정> 병원비가 지금까지 얼마나 들었는지 우리 동희 군은 혹시 알고 있나요?

◆ 김동희> 약 5억원이라고 들었어요.

◇ 김현정> 5억원 대기 위해서 부모님이 집도 팔고, 식당일 두 분이 나가서 일하시고. 대학 어떻게 합격할 것 같아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김동희> 네, 지금 수시 2차는 수능으로 끝났고요. 3차 면접이 남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면접만 통과하면 진학하는 거네요?

◆ 김동희> 네.

◇ 김현정> 그래요, 어느 대학교 어느 과 지원 했습니까?

◆ 김동희> 강원대학교 컴퓨터정보통신학과입니다.

◇ 김현정> 컴퓨터정보통신학과, 꿈이 그러니까 IT쪽 전문가예요?

◆ 김동희> 네.

◇ 김현정> 그래요. 꼭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리고 아까 전에 자신과의 싸움을 한 그런 기분이었다, 내가 지면 안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을 말씀을 하셨는데. 동희 군은 이미 이긴 거라는 거 잊지 마세요.

◆ 김동희> 네.

◇ 김현정> 오늘 아침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