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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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판결은 보수적이어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오락가락 기준은 용납 못해"
- 잔혹성 볼때 무기징역 용납 어려워
- 파괴된 가정...온가족 심리치료 중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중곡동 주부 살해사건 피해자의 남편
제주 올레길에서 여행객을 살해했던 가해자에게 그제 23년형이 선고가 됐죠. 과연 적절한 형량인가 논란이 있었는데요. 또 하나의 살해범에 대한 재판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서울 중곡동에서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돌아온 부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사건, 여러분 기억하시죠. 워낙 잔인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당시에 사회적 공분이 상당했는데요. 이 사건의 가해자 서진환에게 법원이 어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지금 유가족은 강하게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얘기일까요? 직접 만나보죠. 피해자의 남편,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나와 계십니까?
◆ 피해자 남편>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재판을 직접 가서 보셨다고요?
◆ 피해자 남편> 네. 예상은 하고 갔지만 정말 이렇게 안일한 태도로 나간다는 자체가 좀 이해할 수 없고요. 결단력 없는 이런 판결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자체가 너무 화가 납니다, 정말.
◇ 김현정> 안일하다, 결단력이 없다... 이게 무슨 말씀일까요?
◆ 피해자 남편> 안양 초등학생 살인사건 때는 뉘우침이 없다고 그래서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오원춘 사건하고 제주올레길 사건 같은 경우는 무기징역 내지 정말 어처구니없는 23년형이었단 말이죠. 그런데 그거에 휩쓸려서 (이번 사건도) 같이 하지 않았느냐,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 김현정>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 피해자 남편> 그렇죠. 그런데 안양 초등학생 살인사건 때는 너무 여론 자체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사형이 선고된 것 같고, 지금은 그런 분위기 자체가 아직까지 많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무기징역 내지는 정말 23년형이라는 이런 짧은 형량밖에 안 되니까 거기에 맞추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사법부 자체가 계속적으로 범행이 일어날 수도 있는 이런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단호한 모습이 없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정말로.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자꾸 이런 사건들이 연이어서 일어나는 거다. 잔인한 성폭행,살인사건들이 일어나는 거다. 이런 생각도 하시는 거예요?
◆ 피해자 남편> 그거는 계속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렇게 일어나도 솜방망이 처벌만 계속 이루어진다고 하면 가해자 서진환 같은 경우도 감옥에 들어가기 위해서 그렇게 범죄를 저질렀으면 무기징역 같으면 거기서 평생을 살아가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자기 목적은 달성한 것 아닙니까?
◇ 김현정> 감옥에 들어가기 위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건 뭔지 지금 아마 가물가물한 분도 계실텐데요...
◆ 피해자 남편> 서진환은 감옥에 들어가기 위해서 더 이상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감옥에 들어가기 위해서 이렇게 범죄를 저질렀다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다시 들어가기 위해서 나 범행을 저질렀다, 이렇게 말을 했죠.
◆ 피해자 남편> 네. 그런데 또 누군가가 이 서진환 같이 똑같은 식으로 또 했다고 하면 그 사람한테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끔 사법부가 만들어주는 꼴 밖에 안 되거든요.
◇ 김현정> 혹시 유가족이기 때문에 당연히 더 강한 처벌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어떤 유가족이라도 당연한 거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
◆ 피해자 남편> 저희 와이프 같은 경우에는 반항을 하니까 엄청난 구타를 했다고요. 그리고 경찰이 문 앞에 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을 무시하고 칼을 휘둘러서 살해를 한 거죠. 그리고 뉘우침 자체도 없습니다.
◇ 김현정> 잡힌 후에 뉘우침이 없었어요?
◆ 피해자 남편> 없습니다. 하다못해 현장검증이 끝나고 심리상담을 하는 여성분에게도 당신을 보면서 다시 흥분을 느낀다, 이런 식으로 얘기한 사람이고요. 자기는 경찰이 출동하지 않았으면 이 사람을 찌르지 않았을 거라고 얘기합니다, 경찰이 출동하지 않았으면.
◇ 김현정> 내 잘못이 아니라 경찰이 출동해서 잘못이다, 이런 식의 얘기를 했군요?
◆ 피해자 남편> 그렇죠. 이걸 가지고 현재 사법부에서는 어느 정도의 뉘우침이 있다라고 판단을 하는 거죠. 너무 안일한 겁니다, 이거는. 저희 유가족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처사밖에 안 되거든요.
◇ 김현정> 그 재판부는 이렇게 얘기를 했더군요. "가해자 서진환이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가정이 불안한 상황에서 왜곡된 심성을 형성하게 됐다. 법정에서 잘못을 뉘우치는 의사를 부족하게나마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사건과의 형평성 고려해서 무기징역 선고한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 피해자 남편> 그러니까 말씀을, 다른 사건에 비해서 형평성에 맞게끔. 그 전전에 판결도 엄청나게 좌우가 되는 거죠. 만약에 오원춘 사건이 사형이 선고가 됐으면 이 법원에 대한 판결은 달라졌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1심에서 사형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감형이 돼서 무기징역이 됐다 이 겁니다.
◇ 김현정> 2심에서 감형이 됐죠.
◆ 피해자 남편> 네. 그러면 그거에 대한 것도 생각을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판결밖에 나올 수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여론의 눈치를 본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피해자 남편> 그렇죠. 보리가 완전히 이거 바람 불면 휘날리듯이 이쪽으로 갔다 저쪽으로 갔다 밖에 안 되고, 중심이 없는 거고, 단호한 모습 자체가 아예 없는 거죠.
◇ 김현정>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의 양형제도가 재고가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세요?
◆ 피해자 남편> 서진환이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합니다. 무슨 초등학교 싸움하는 것도 아니고 반성문 제출한 거를 그걸 받아들였다는 것 자체가...
◇ 김현정> 그걸 뉘우침으로 판단을 했군요.
◆ 피해자 남편> 웃기는, 정말 너무 웃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거는.
◇ 김현정>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반론도 있어요. 사법부는 가장 보수적으로 판결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사람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가장 수동적이고 보수적으로 판결을 하는 것이 맞다. 이런 얘기들도 하는데요?
◆ 피해자 남편> 그러니까요. 그런 것도 당연히 있어야 되겠죠, 당연히. 그러면 초등학생 살인사건도 힘없는 아이고, 초등학생이고, 반성 안 한다는 이유로 사형이 선고가 됐습니다. 그러면 저희 와이프 같은 경우에는 힘이 없는 사람 아닙니까, 여성인데. 반항을 하고 반항을 하는데도 엄청난 구타를 당하고서도 경찰이 앞에 있는 와중에도 경찰이 바로 문 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조차도 무시하고서 살인을 했다 이거죠. 한 번 찌른 것도 아니고 세 번, 네 번씩이나 그렇게 찌르는 사람을 과연...
◇ 김현정> 그 말씀은 그러니까 법이 보수적으로 판단하지 말아라, 이 얘기가 아니라.
◆ 피해자 남편> 보수적으로 판단을 해야죠.
◇ 김현정> 해야죠. 그런데 여론에 따라 좌지우지, 기준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문제다 이걸 말씀하시는 거군요?
◆ 피해자 남편> 맞습니다.
◇ 김현정> 서울 중곡동 가정주부 살해사건의 피해자의 남편 만나고 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3개월 흘렀는데요. 삶이 아직 제자리 찾기는 어렵죠?
◆ 피해자 남편> 네, 좀 어렵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게 제일 어려우세요?
◆ 피해자 남편> 아이들이 변해가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볼 때 가장. 아이들하고 어머니하고 다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데. 큰 아이가 많이 변했어요.
◇ 김현정> 큰 아이가 몇 살이죠?
◆ 피해자 남편> 지금 5살입니다.
◇ 김현정> 5살짜리가 그 사건을 아나요?
◆ 피해자 남편> 사건이 일어난 건 모르지만 엄마가 죽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아이가 얼마한테 받던 사랑을 받지를 못하니까 그거에 대한 스트레스로 아이가 좀 폭력적으로 변해버렸어요. 자기가 뭔가 불만이 있으면 뭔가를 얘기하던 녀석이 말을 안 합니다. 그냥 울고만 있죠.
◇ 김현정> 울고만 있어요. 왜 말을 안 할까요. 누구에게 호소할 데가 없는, 정 붙일 때가 없어서 그런 걸까요?
◆ 피해자 남편> 그동안 엄마한테 계속적으로 얘기를 했는데. 그렇게 엄마한테 얘기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얘기를 안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5살이면 아빠 회사 간 이후에는 계속 엄마하고만 붙어 있었을 텐데....
◆ 피해자 남편> 그런 걸 바라볼 때 너무 너무 그렇죠, 정말로. 제 아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서 저렇게 변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요. 어머니 같은 경우도 약이 없으면 잠을 못 주무실 정도고요... 아이들도 그렇게 바뀌어버렸고 저 또한 정말 바뀌어버리고 싶은 데 제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아이들한테 뭔가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참고는 있지만 아이들이 바뀌었을 때는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게 너무 너무 힘들죠.
◇ 김현정> 아이들 바라볼 때 가장 가슴이 아프시군요, 그러니까?
◆ 피해자 남편> 가슴이 아픈 걸 어떻게 말로 합니까. 그거는 말을 할 수가 없죠.... 작은 아이도 엄마가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요.
◇ 김현정> 작은 아이는 몇 살이죠?
◆ 피해자 남편> 이제 37개월 됐어요..... 어느 날 한 번은 물어봤어요. 엄마 보고 싶으냐? 물어봤더니 안 보고 싶다고 얘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안 보고 싶다고요?
◆ 피해자 남편> 네. 그러더니 제 눈치를 봅니다. 절 한번 쓱 쳐다보고서 엄마 보고 싶어 그러더라고요. 37개월짜리인데도 제 눈치를 봅니다. 엄마 보고 싶다고 얘기 하는 거를. 그걸 눈으로 보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안 나죠......
◇ 김현정> 한 가족의 삶 전체가 무너진 거네요, 그러니까.
◆ 피해자 남편> 그렇죠. 정상적인 생활 자체가 솔직히 힘들 정도예요.
◇ 김현정> 가끔은 깊은 원망이 들 때도 있으세요?
◆ 피해자 남편> 원망 너무 너무 들어요, 정말로.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경찰이 너무 너무 원망스러워요. 제 와이프 당하기 전에, 13일 전에 서진환이 그런 범행을 저질렀고 DNA까지 검출하고, 전자발찌도 조금만 더 확인했으면 이 사람은 충분히 잡혔을 텐데도 그걸 잡지를 못한 거죠. 이런 현실 속에서 저희들이 살았었어요.
◇ 김현정> 예,, 지금 국민들이 많이들 같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요.
◆ 피해자 남편> 네.
◇ 김현정> 이 사건 끝까지 어떻게 재판이 나는지 국민들과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3(금) 중곡동 주부살해 유족 "법원이 범인소원 들어준 꼴"
201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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