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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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5팀 김성욱 경사
흔히들 형사 하면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죠. 밝은 운동화, 주름 간 청바지, 조금은 투박한 점퍼 또 TV에서 인터뷰하면 책 읽듯이 어눌하게 말하는 분들. (웃음) 그런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날 분은 많이 다릅니다. 배우들을 상대로 연기 지도하는 경찰이신데요. 배우들을 가르치는 분, 직접 만나보죠. 서울서대문경찰서 강력5팀의 김성욱 경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경사님, 안녕하세요.
◆ 김성욱> 안녕하세요, 김성욱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현직 경찰이시죠?
◆ 김성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형사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김성욱> 97년도에 처음에 경찰에 들어왔어요.
◇ 김현정> 네, 그러면 한 15년?
◆ 김성욱> 네.
◇ 김현정> 15년 정도, 베테랑 형사시네요.
◆ 김성욱> 별말씀을요. (웃음)
◇ 김현정> 그런데 그 베테랑 형사가 배우들에게 연기지도를 하신다고요?
◆ 김성욱> 연기지도라고는 좀 그렇고요. 그냥 연기자들이 형사역을 맡게 되거나 그런 비슷한 배역을 맡게 되면 제가 감수 정도하는 역할 정도, 자문 정도. 그 정도 하는 역할입니다.
◇ 김현정> 자문, 그게 연기 지도죠. (웃음) 아니, 어떻게 형사가 연기지도를 시작하게 되신 거예요, 계기가 따로 있습니까?
◆ 김성욱> 저 같은 경우에 부산에 있는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나왔어요.
◇ 김현정> 연극영화과 나오셨어요?
◆ 김성욱> 네, 그렇게 해서 부산 선배님 중에 조재현 선배님도 계시고.
◇ 김현정> 영화배우 조재현 씨요, 그분이 선배세요?
◆ 김성욱> 네, 선배님이세요.
◇ 김현정> 그렇군요.
◆ 김성욱> 그때 같이 보고. 처음에 눈사람이라는 드라마 했을 때 형사 역할로 나왔잖아요.
◇ 김현정> 그때가 한 2003년, 2년, 3년?
◆ 김성욱> 3년 정도.
◇ 김현정> 2년, 3년.
◆ 김성욱> 네. 그때 선배님이 형사 역할을 맡게 되서 몇 가지 전화가 와서 자문도 하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소문에 소문을 거쳐서 저희 선배님들 중에서도 최근에 연가시 제작했던 오죤필름 대표님하고는 거의 제가 30년 선후배 관계 사이니까요. 그래서 많은 다른 데서, 다른 영화에서 와서 이렇게 좀 도와주게 됐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배우들이 ‘나, 형사 연기해야 되는데 이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하면 서대문경찰서의 김성욱 경사 찾아가봐, 이렇게 된 거예요. (웃음)
◆ 김성욱> 네, 그렇게 봐야 되겠죠. (웃음)
◇ 김현정> 그러네요. 아니, 그런데 연극영화과의 연기전공 학생이 어떻게 경찰이 됐는가, 거기부터 신선하네요.
◆ 김성욱> 제가 연극영화학과 가게 된 게 배우가 하고 싶어서 처음에는. 갔다가 영화를 한 번 특별출연을 했었어요, 조연으로. 그랬다가 1년 정도를 제가 조금 안 좋은 사람을 만나서 너무 실망감이 크니까 제가 그만 두고 내려가게 됐죠, 다시 부산으로.
◇ 김현정> 영화판에 실망하고 아, 이건 아니다라고 하고 고향으로 내려갔군요, 고향으로.
◆ 김성욱>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하면 앞으로 살아갈 것인가, 내 앞으로의 직업이 뭔가 이렇게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사실은 사춘기 때 조금 그랬어요. 뭐라고 해야 되나, 질풍노도의 시기가 좀 길어지다 보니까, 그때 당시에.
◇ 김현정> 좀 노셨어요?
◆ 김성욱> 네. (웃음)
◇ 김현정> 사춘기 때.
◆ 김성욱> 사춘기 때, 철 모를 때 그러다 보니까. 운동하던 선배도 많이 있고 해서 선배님들 중에서 형사하시는 분이 너, 성격도 왔다갔다 다니는 거 좋아하고 그러니까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고민을 해 보니까 경찰이란 것도, 형사란 것도 동적이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성욱> 경찰이지만 또 경찰같이 안 보이는 것도 연기도 필요한 부분이 있고.
◇ 김현정> 경찰도 연기가 필요합니까?
◆ 김성욱> 아, 필요하죠.
◇ 김현정> 왜 필요해요, 경찰이?
◆ 김성욱> 예를 들면 범인을 검거하러 갔을 때 커피숍에 예를 들면 범인이 나타나게 됐다. 그러면 제가 형사같이, 멀대같이 서있으면 치고 도망갈 거 아니에요.
◇ 김현정> 아, 그러네요. 아닌 척해야 되는.
◆ 김성욱> 그러면 아르바이트 하는 척. 밤에 야간 같은 경우에 저희들이 용의자 은신처를 알게 되면 밖에서 문을 두드리면 안 열어줘요, 뒤로 도망가 버리고. 그러니까 아예 술 취한 사람이 돼버리는 거예요, 거기서. 막 술 취한 척하면서 ‘야! 문열어’ 하고 막 하고 안에서도 진짜인 줄 알고 나와서 가끔 검거하는 경우도 있고.
◇ 김현정> 그렇게 연기가 필요하네요, 곳곳에서. 그래서 ‘야, 이게 그러면 내 길이구나’ 하고 경찰이 되신 거예요.
◆ 김성욱> 네.
◇ 김현정> 그래서 지금까지 연기를 지도한 작품은 몇 편이나 되나요?
◆ 김성욱> 드라마 눈사람 같은 경우에, 영화 로망스, 미스터 소크라테스, 강력3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태원 살인사건, 그다음에 최근에 연가시까지.
◇ 김현정> 와, 경찰 영화 제가 최근에 기억나는 것들은 거의 다 참여하셨네요.
◆ 김성욱> 선배님들, 후배님들이 다 이렇게 영화쪽 계통에 계시니까, 다들.
◇ 김현정> 그럼 가르침을 받은 배우들, 그러니까 제자 배우들도 꽤 많으시겠어요?
◆ 김성욱> 네, 잘 아시는 조재현 선배님 같은 경우, 그다음에 한석규님.
◇ 김현정> 한석규 씨, 형사 역할 많이 했죠.
◆ 김성욱> 이성재 씨 그다음에 김정태 씨, 김민준 씨, 김래원 씨, 마지막에 김동완 씨까지.
◇ 김현정> 아니, 톱배우들만 가르치셨네요?
◆ 김성욱> (웃음) 아니에요.
◇ 김현정> 아니, 다 최고의 연기자들인데 그래도 그 중에서 형사 역할로 자웅을 가리자면 누가 가장 리얼하게 현실적으로 연기하던가요?
◆ 김성욱> 이거 참 엄청 어려운 질문인데. 제가 봤을 때 예를 들면 조재현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잘하시겠죠. 워낙 연극부터 해서 연륜이 있는 분이니까. 어떤 설득력이라든지 그런 부분을 더 업그레이드해서 하시는 당연한 분이고. 그다음에 이성재 씨 같은 경우에는 경찰서 사무실 들어오면 눈빛이 달라져요.
◇ 김현정> 경찰서 오면?
◆ 김성욱> 네, 벌써 이렇게 눈빛이 달라지고. 동완 씨 같은 경우는 최근에 봤는데 나이도 그렇게 안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되게 열정적이고.
◇ 김현정> 그 신화의 김동완 씨? 가수 신화 출신.
◆ 김성욱> 네. 정태 씨 같은 경우에는 잘 아시겠지만 워낙 맛깔스러운 연기를 하는 분이니까.
◇ 김현정> 능글능글하게 잘하죠.
◆ 김성욱> 한석규 씨 같은 경우에는 되게 진지하시고 그래서 뭐를 제지를 못하겠고요. 다들 자기들만의 주특기가 있으니까 다들 멋있는 배우들이고 대단한 배우들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제가 약간 질문을 바꿔볼게요. 이 배우는 배우 아니었으면 천상 경찰이다 싶은 ‘야, 경찰해도 잘 했겠다’ 싶은 이런 배우.
◆ 김성욱> 제가 공공의 적 할 때 나왔던 강신일님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그 분은 특별출연한 줄 알았어요, 맨처음에 봤을 때.
◇ 김현정> 진짜 형사가 특별출연한 줄 알았을 정도로 강신일 씨.
◆ 김성욱> 그다음에 장항선 선생님 같은 경우에도 사파리 입고 나오면 그 자체가 형사니까.
◇ 김현정> 장항선 씨 정말 형사 역할 많이 했죠, 그때도.
◆ 김성욱> 네, 강력3반에서 제가 처음 뵀는데 그냥 그분 같은 경우는 그림 자체가 그냥 형사 같은 그런 분위기가 나셨어요.
◇ 김현정> 강신일, 장항선 씨. 이분들은 그냥 형사로 바로 전직해도 (웃음)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형사 연기의 핵심 포인트는 뭐예요?
◆ 김성욱> 저는 현장의 배우들 보면 되도록이면 제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는 편이에요.
◇ 김현정> 현장을 데리고 다니세요, 그러면?
◆ 김성욱> 큰 현장 같은 경우는 힘들지만 제가 민원인들 상대할 수 있고 탐문수사 같은 경우는 같이 도는 경우도 있는데.
◇ 김현정> 탐문수사.
◆ 김성욱> 그리고 또 사람 대하는 말투 같은 경우도 제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식으로, 실연을 하신다면?
◆ 김성욱> 조사할 때 이름을 말씀하세요, 이렇게까지 안 하잖아요, 저희들은
◇ 김현정> 그럼 어떻게 하세요?
◆ 김성욱> 짧게 그냥 예를 들면 피의자 같은 경우는 이름, 집 이런 식으로 나오고. 예를 들면 연고지가 전혀 없는 용의자가 집도 없고 혈연도 없고 아무도 없는 같은 경우에는 저희들은 우리끼리 말로 떴다방이라고 하고.
◇ 김현정> 아무 것도 연고지가 없으면 이번 용의자는 떴다방이야, 이렇게 얘기.
◆ 김성욱> 그렇죠, 떴다방. 그런 식으로 이렇게 아니면 반장님 잡았습니다 그 다음에 반장님 땄습니다. 이런 식으로.
◇ 김현정> 땄습니다. 은어네요. 그러니까 형사들만 아는 은어를 절대 작가나 배우들은 모를 만한 것들, 현장의 언어를 알려주시는 거군요?
◆ 김성욱> 네.
◇ 김현정> 그렇군요. 김성욱 형사, 배우를 가르치는 형사, 만나고 있습니다. 형사가 좋으세요, 연기가 좋으세요?
◆ 김성욱> 형사도 좋고 연기도 좋은데.
◇ 김현정> 아, 네. (웃음)
◆ 김성욱> 제가 한 15년 정도 이 일을 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사명감이 생기고 평생을 김 형사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요즘에는.
◇ 김현정> 특별출연으로 정말 진짜 형사 역할을 해 보시는 것도 괜찮겠어요, 영화나 드라마에.
◆ 김성욱> 만약에 그 영화란 게 나쁜 이미지가 아니면 가능하면 할 수도 있어요, 저도. 의향은 있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연기면 연기, 검거면 검거, 팔방미인 김 형사님으로 기억되시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재미있는 이야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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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목) 김성욱 경사 "배우들에게 연기 가르쳐주는 형사"
20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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