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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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부 김난도 교수
이제 2012년도 불과 한 달하고 조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2012년의 트렌드 키워드를 정리해 보라면 어떨까요? 가수 싸이와 김기덕 감독 같은, 이른바 주류가 아닌 비쥬류. 마이너들이 세계를 흔들고요. 건축학개론 같은 90년대 감성이 브라운관을 지배하고 총선, 대선으로 후끈했던 그런 한 해였죠? 그렇다면 2013년도는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2013년의 소비트렌드. 도대체 무엇이 트렌드가 될 것인가, 미리 예상해 보겠습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저하고 똑같은 주제로 인터뷰하는 분이세요.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김난도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난도>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또 한 해가 이렇게 가네요.
◆ 김난도> 네, 그런가 봅니다.
◇ 김현정> 우리가 매년 이맘때 그 다음 해의 트렌드를 예상해 왔는데.
◆ 김난도> 벌써 7년째네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김난도 교수님을 청춘멘토로만 아는 분들은 웬 소비자 분석인가 이러실 텐데 원래 이쪽이 전공이시죠?
◆ 김난도> 네, 반대입니다. 제가 소비자 트렌드분석이 전공이고 에세이집은 가끔 한 번씩 펴는 책입니다, 사실은.
◇ 김현정> 그래서 어김없이 이번에도 소비자 분석책을 내셨습니다.
◆ 김난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분석은 어떤 식으로 하는 건가요?
◆ 김난도> 저희 트렌더스날이라고 부르는 트렌드헌터 자원봉사 그룹이 있고요. 또 제가 운영하는 연구소가 있어서요. 거기 연구원들이 1년 내내 우리나라의 변화에 대한 자료를 굉장히 방대하게 수집을 합니다. 이 자료들을 분석해서 내년에 특히 주목해야 될 키워드들을 저희가 선정을 하고 있죠.
◇ 김현정> 그럼 이 전망이 얼마나 맞아떨어지나요?
◆ 김난도> 작년 제가 드래곤볼이라는 키워드로 전망을 했었는데 D는 진정성이었거든요. 올해 이렇게 검색해 보시면 전보다 진정성 관련한 칼럼이나 기사는 4배 이상 증가했다고 하고요. 제가 마이너의 약진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아까 소개하신 대로 싸이라든지 굉장히 마이너 문화가 많이 퍼졌고요. 또 Blank Of My Life라고 스위치를 좀 끄고요. 힐링하고 치유하고, 그런 경향이 커질 거라고 봤는데 TV에서도 힐링이 대세였고.
◇ 김현정> 힐링이 대세였죠.
◆ 김난도> 책 서점가에서도 굉장히 대세였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 100% 맞아떨어진 거예요?
◆ 김난도> 100%까지는 아니고요.
◇ 김현정> 거의 유사하게 그 흐름을 예측하셨던 건데. 그래요, 그러면 2013년의 소비트렌드는 뭡니까?
◆ 김난도> 코브라트위스트로 결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코브라트위스트? 이건 프로레슬링에서 상대 숨통 끊기할 때 하는 기법, 필살기.
◆ 김난도> 그렇습니다. 그 코브라가 가장 맹독을 지닌 독사이고요. 그걸 본뜬 코브라트위스트라는 기술은 항상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필살기죠. 현재 내년의 경제도 굉장히 불확실하고 세계경제 전망도 엇갈리고 있는데 자기만의 필살기를 하나씩 갖추시라. 제가 이런 의미를 담아서 키워드를 코브라트위스트라고, 10대 키워드를 C부터 D까지 이렇게 쭉 적었습니다.
◇ 김현정> 이 불확실한 시대, 불안정한 시대에 필살기 하나씩을 가져야 된다라는 의미의 코브라트위스트도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가 이니셜 하나하나 들어가보죠.
◆ 김난도> 그럴까요?
◇ 김현정> 먼저 C 하면?
◆ 김난도> C는 City of hysterie라고 해서 날선 사람들의 도시예요.
◇ 김현정> 히스테리로 가득 찬 도시예요?
◆ 김난도> 그렇죠. 조금 우울한 전망인데. 요즘 보면 굉장히 신경질적이고 예민하고 이런 기운이 굉장히 감지가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 사고도 많이 일어나요. 사건, 이유없는 묻지마 폭행.
◆ 김난도> 네. 그래서 자동차에 블랙박스 같은 거 다들 달고 있는데, 그게 보면 나 건드리지 마라, 증거 지금 모으고 있다. 이런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요즘 영화나 이런 거 보면 굉장히 복수를 테마로 한 영화들이 되게 많습니다, 사적인 복수. 이게 공권력에 의한 정의의 실현이 난감하다고 보니까 일단 개인들이 자기의 방어는 자기가 해야겠다, 이렇게 사람들 간의 거리도 조금 넓어지는 것 같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 김난도> 그래서 좀 날선 기운이 굉장히 우리 2013년을 조금 휘감지 않을까, 그런 우려섞인 전망이기도 합니다.
◇ 김현정> 그러고 나서 O로 가는데요.
◆ 김난도> O는 OTL, 난센스하고 영어를 줬는데요. OTL은 젊은 분들은 다 아실 거예요. 사람이 좌절해서 엎드려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단어입니다. 난센스가 시대가 왔다, 요즘 개그 프로들을 보시면 기승전결이나 반전 이런 게 있는 게 아니고요. 나이 드신 분들은 왜 웃는지 이해하지 못할 만큼.
◇ 김현정> 허무개그.
◆ 김난도> 허무하고 난센스로 가득차고 “저는 사람이 아니므니다.”라고 한다든지 전문적으로 말하면 좀 포스트 모던하랄까?
◇ 김현정> 예를 들면 개그콘서트 외에 어떤 게 난센스적인 걸까요?
◆ 김난도> 전혀 용도를 알 수 없게 디자인을 한다든지, 그런 제품들 되게 많아지고요.
◇ 김현정> 기발한 것과.
◆ 김난도> 기발한 마케팅. 광고에서도 어떤 기승전결이 있는, 네거티브가 있는 광고가 아니라 굉장히 허망하고 이런 식의 정서가 굉장히 퍼질 거라는 거죠.
◇ 김현정> 어떻게 보면 앞의 City of hysterie하고도 좀 통하는 면이 있네요.
◆ 김난도> 통하는 것이죠. 사람들이 히스테리나 불안 이런 것들이 커지니까 굉장히 의미없는 곳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 트렌드가 2013년을 휘감을 거다. 그렇군요. 그 뒤에 조금 더 가보면 눈에 띄는 것이 S도 눈에 띄는데 Suviving burn out society.
◆ 김난도> 네, 그렇습니다. burn out은 우리가 지쳐서 완전히 소진된다. 이런 뜻인데요.
◇ 김현정> 완전 널부러진다, 이런 거잖아요.
◆ 김난도> 그렇죠. 요즘 사회가 보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이런 느낌이 좀 듭니다. 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걸 보면 한 주씩 탈락자가 한 명씩 떨어지잖아요. 보면 참가자들이 그 일주일 동안 정말 자기를 완전히 소진시켜서 경쟁에서 살아나고 또 그 다음 주에 또 미션을 또 한 번 받고, 이런 구조를 가지는데 시청자들이 그런 구조에 굉장히 열광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를 제가 명칭을 소진사회라고 한번 줘봤어요.
◇ 김현정> 그거 정말 와닿네요.
◆ 김난도> 그래서 정말 자신을 소진시키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그런 분위기가 있고요. 내년에 출범할 새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이런 소진성을 조금 완화시킬 수 있는 그런 좋은 여가정책이나 많은 인프라 기반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런 제안을 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여유를 좀 찾았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인데 어쨌든 2013년은 그렇게 여유롭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말씀.
◆ 김난도> 네. 여유 있는 2013년은 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뭔가 burn out 시켜요. 널부러질 때까지 일하고, 뭘 하든지 간에 소진시켜야지만 사람들 직성이 풀리는 이런 사회.
◆ 김난도> 심지어 노는 것도, 또는 쉬는 것도, 여가도 끝까지 소진을 시키려는 사람도 있고요.
◇ 김현정> 왜 이렇게 치열해지나요, 사람들이?
◆ 김난도>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하나의 그거라고 볼 수 있고요. 두번째는 시간개념이 많이 무너졌어요. 밤중에도 뭐를 하고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개성이 분출을 하다 보니까 소진성이 극대화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또 하나 눈에 띄는 게 또다른 T예요. 트위스트 할 때 마지막 T인데.
◆ 김난도> 마지막 T죠.
◇ 김현정> 이건 보니까 trouble is welcome.
◆ 김난도> 문제 불편이 OK, 불편도 좋다 그러는 것인데.
◇ 김현정> 아니, 트러블을 어떻게 welcome합니까?
◆ 김난도> 저는 적절한 불편이라고 키워드를 줬는데 우리 남녀관계하고 좀 비슷한 것 같아요. 너무 잘해주면 매력이 없고요. 약간 밀고 당기고.
◇ 김현정> 밀당.
◆ 김난도> 그런 관계가 필요한 것 같다는 것인데요. 제일 대표적인 게 글램핑이라고 하는 호텔에서 하는 캠핑입니다.
◇ 김현정> 글램핑?
◆ 김난도> 캠핑은 보통 우리가 불편하려고 가는 거거든요. 그게 재미있으니까.
◇ 김현정> 야생으로 가는 거잖아요.
◆ 김난도> 그런데 요즘은 보면 호텔 객실에서 조용히 편리하게 잠만 자는 게 아니고 호텔에서 텐트도 다 쳐주고 바베큐할 수 있는 거까기 다 재료를 만들어놓고 불 붙이고 고기 굽는 거 정도는 당신이 하세요. 이 정도죠.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 김난도> 그러니까 불편을 적절히 경험해 보고 싶은, 너무 많은 불편은 싫고요. 그냥 처음부터 재료를 사다가 너무 고생해서 요리를 하는 것도 싫고. 그렇다고 만들어진 거 배달시켜서 먹는 것도 정말 어려워지죠. 편리하게 약간 요리가 조금만 내가 더 손대면 맛있는 요리가 될 수 있는 시점까지 준비된 요리, 재료, 이런 것들, 그런 가공식품. 이런 것들이 인기를 끌 것이고. 소비자들이 약간 기다리게 만드는 그런 제품이라든지 약간의 불편을 제공하는 게 키워드다 하는 것이 마지막 T입니다.
◇ 김현정> 오늘 굉장히 유용한 정보, 특히 사업 구상하시는 분들이라면 새겨들어야 할 만한 이런 정보인데요. 사실은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겪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 새해이기도 한데 2013년 준비하는 우리 청취자들, 국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 한 말씀 있으실까요?
◆ 김난도> 2013년은 세계경제가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고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보면 이런 말씀 드린 지 꽤 오래된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불안이 상시화되는 사회를 우리가 살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우리가 히스테리적이 된 거잖아요.
◆ 김난도> 네. 그리고 우리가 고도성장할 수 없게 된 것도 꽤 오래됐고요. 현재 그런 기반 하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내가 어떻게 사업을 하고 조직을 이끌어나갈 것인가, 또 내 인생을 살 것인가 하는 새로운 계획이 좀 필요한 시점이 온 것 같다하는 같습니다.
◇ 김현정> 명심하면서 내년 준비해야겠습니다.
◆ 김난도> 네. 내년 준비 잘하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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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1(수) 김난도 교수 "2013 소비 트렌드, 코브라 트위스트"
201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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