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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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국민훈장 받은 이발사 김태식 씨(경남 산청)
여러분, 한센병 환자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편견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죠. 그런데 무려 30년 넘게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서 이발봉사를 한 분이 있습니다. 바로 어제 자원봉사의 날을 맞이해서 이분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경남 산청에 사시는 김태식 씨 연결돼 있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태식>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합니다.
◆ 김태식> 감사합니다.
◇ 김현정> 나라에서 주는 훈장 받으셨어요.
◆ 김태식> 네.
◇ 김현정> 기분이 어떠십니까?
◆ 김태식> 아이고, 좋은 거보다는 너무나 과분한 상을 받아서 영광보다는 상당히 죄송한 마음이고 두려움이 앞섭니다.
◇ 김현정>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실 필요 없고요. 아니, 한센인들 무료이발을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예요?
◆ 김태식> 제일 처음 시작하기는, 정식적으로 많은 사람 하기는 1998년부터 했고 그 앞에 5명을, 1993년도부터 4, 5명을 해 나오다가 1998년도부터는 본격적으로 많은 이발을 시작했죠.
◇ 김현정> 아니, 어떻게 그렇게 할 생각을 하셨어요, 처음 시작을?
◆ 김태식> 그분들이 그때만 해도 사정이 별로 안 좋다보니까 밖에 나와서 도움을 많이 받을 그런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왔다갔다하는 와중에 알게 되었고 그래서 올 때 이렇게 보면 머리부터 눈이 가게 돼요. 그래서 그분이 비록 몸은 그래도 머리 하나만큼은 단정히 해서 있으면 좋겠나 싶어서, 그분들을 이발을 해 주려고 하니까 처음에는 아이고, 안 한다고 그러더니, 그래서 낮에는 하지 말고 저녁때 조용한 시간에 해 드릴 테니까 그때 오시라고 하니까 조용한 시간에 와서 이발을 해 주기 시작을 했습니다, 처음에.
◇ 김현정>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네요. 그러니까 이것저것 도움받으러, 여기저기 가게도 다니고 이런 분들이 기부를 받으러 다니신 거죠, 말하자면. 그러다가 이분들 머리라도 내가 좀 해 줄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을 해서 ‘와라, 우리 가게 와라, 내가 깍아주겠다.’ 이렇게 되신 거예요. 아니,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면 그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상당히 안 좋았죠?
◆ 김태식> 그렇죠. 일반적인 욕을 할 때는 그분들이 목욕탕에는 자기 스스로 안 갔습니다. 머리가 많이 심한 사람은 스스로 이발하러 이발관에 오지는 않았죠, 그때는. 약간 외모적으로 덜 심한 사람들은 가게에 와서 다듬어서 좀 하고 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쯤에도 그게 있긴 있어가지고 그분들이 상당히 소외를 겪었던 그런 시대였죠.
◇ 김현정> 그렇죠. 그래서 손님들 다 간 다음에 그렇게 봉사활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좀 줄었다면서요.
◆ 김태식> 어쩌다 그 사람들이 들락거리면서 밤에라도 머리를 깎고 나가는 걸 어쩌다 본 경우가 있었습니다. 안 있었겠습니까?
◇ 김현정> 목격이 되는 거예요, 주변에서?
◆ 김태식> 네, 그렇죠. 목격이 되는 거죠. 그래서 그 당시, 그 이발소에 그 분이 밤 늦게 이발하고 가더라 이래서 이거 쪽으로 피해를 좀 봤습니다.
◇ 김현정> 손님이 줄었다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 김태식>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상황이 그렇게 되면 봉사도 좋지만 먹고 살아야 되는데 그만두실 법도 한데 오히려 한센인마을로 들어가서 주기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를 시작하셨어요.
◆ 김태식> 네, 그런데 그분들을 하다가 대화를 해 보면 그분들도 참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고, 똑같은 인간이거든요. 어쩌다 시대적으로 자기들이 한센이 걸려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이 계속 대화를 해 보고 해 보면 외로움을 가지고 쓸쓸히 있는 사람을 봤을 때 마음적으로 동정심이 가고, 제가 처음에 시작할 때 한 430명 정도 됐다고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430명이 모여사는 마을.
◆ 김태식> 할머니, 할아버지가 옹기종기 모여서 인간적으로 사시는 그 마을이 있거든요. 그분들이 비록 장애를 가졌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순수하더라고요, 보니까. 그러니까 봉사를 와서 해 보니까 봉사를 하는 매력을 느끼겠더라고요.
◇ 김현정> 봉사의 맛이 있습니까?
◆ 김태식> 네. 그 남루한 분, 지저분한 분의 머리를 깍아주니까 깨끗하고 또 그분들이 해져 있는 걸 손님들이 볼 때 너무 지저분하니까 반갑고 고맙게 느끼고 너무 그분들이 또 저한테 대하는 것도 정말로 참 감사하는 마음을 표할 때 제가 머리를 조금 해 준 것 가지고 이렇게 감사한 걸 받아야 되나. 이런 걸 느낄 때 상당히 보람을 느꼈죠, 거기에.
◇ 김현정> 감사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나 표현을 했어요, 예를 들자면?
◆ 김태식> 솔직히 얘기하면 이렇습니다. 거기 가면 저를 보고. 산청이 시골입니다, 여기가. 군의원에 나오시면 전부 다 한 표도 이탈 안 되고 군의원에 나오시면 표를 찍어줄게요.
◇ 김현정> (웃음) 그 정도로.
◆ 김태식> 어떤 분들은 ‘군의원이 되나? 대통령도 나오면 찍어드려야 되지’ 이런 교감이 흐를 정도로 마음이...
◇ 김현정> 머리 하나 잘라줬을 뿐인데 대통령을 시켜주자는 말이 나올 정도니.
◆ 김태식> 글쎄, 그분들은 육신이 성하지 않기 때문에 제일 불편한 게 머리입니다, 머리. 머리 깎는 거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그냥 머리 자르는 거 그거 참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한센인분들한테는 머리 잘라주는 그분의 손길이 가장 귀한 손길이었던, 가장 귀한 도움이었던 거죠.
◆ 김태식> 그렇죠. 그분들한테 제일 필요한 게 그거였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걸 알게된 순간부터는 정말 뿌리치고 열 일이 있어도 뿌리치고 가셔야 할 수밖에 없었겠네요.
◆ 김태식> 네.
◇ 김현정> 그분들 30년 동안 한 주에 가서 100명씩 그렇게 자르고 오셨으면 기억나는 한센인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 제일 잊지 못할 추억, 어떤 거 기억나세요?
◆ 김태식> 그때 그분들, 예전에 행사할 적이 있었습니다. 다 같이 어울려서 노래 부를 때가 있을 때도, 노래도 부르기도 하고 윷도 하고 하는데 그분들이 노래를 같이 부르다가도 손가락이 제대로 없어요. 노래를 부르다가도 마이크를 떨어뜨릴 때도 있고 윷을 놓을 때도 윷가락을 들고도 던지기 전에 흘러버리고 또 이렇게 자기들끼리 농담을 하는데, 옥수수 튀긴 과자를 사주면 그거 가지고 서로 나눠먹으면서도 한 주먹 쥔 게 이건 입에 넣었더니 세 개밖에 없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위로를 서로가 하면서 웃고 그런 거 볼 때 참 순수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순수한 영혼, 맞아요. 구김살 없는 분들이에요, 순수한 분들. 우리가 편견을 가지고 그분들을 바라볼 뿐이지 그분들에게는 작은 것에도 기뻐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아는 순수한 영혼이 있습니다. 그걸 이제 아시는 분이 김태식 선생님이세요.
◆ 김태식> 그분들이 항상 우리는 아무 것도 해 드릴 것도 없고 이렇게 감사하게 해 주니까. 우리는 두 손을 모아 하늘에 기도올리는 것밖에 보답을 할 수 없는 겁니다. 이렇게 이야기한들 누가 그걸 듣고 가슴이 뭉클 안 하겠어요? 아무 것도 해 드릴 게 없습니다, 우리는.
◇ 김현정> 선생님을 위해서 기도하는 거.
◆ 김태식>. 봉사단을 위해서, 봉사해 준 분들을 위해서 하늘에 기도를 올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거든요.
◇ 김현정> 그런 귀한 기도를 받으면서 사시는 분이니까 김태식 선생님이 얼마나 복받으신 분인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 김태식> 그래서 정말로 저도 건강이 봉사를 더 하라고 그러는가, 건강이 지금까지는 한 번도 아픈 거를 못 느꼈습니다. 저한테 계속 기도를 해 주니까, 기도에 대한 은덕을 입어서 그러는지 평소보다 몸이 더 건강한 편이고 제가 생각했을 때는 앞으로도 더 제가 이렇게 봉사를 할 수 있는 그런 반가운 가짐이 아직까지도 있습니다.
◇ 김현정> 참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단비 같은 분이십니다. (웃음) 제가 대표로 감사드리고요.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그분들을 위해서 깔끔하게 이발해 주십시오.
◆ 김태식>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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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07(금) 김태식씨 "30년째 한센인 무료 이발사"
201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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