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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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07(금) 조원태 목사(한기석씨 유가족측) "딸, 父 사망직전 사진에 큰 충격"
2012.12.07
조회 290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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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초의 시간, 당신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무엇을 했겠는가" 미국 사회 반성 중
- 집에 취재진 들이닥쳐 사망 첫 인지
- 공포감 주던 흑인 타이르다 봉변
- 22초간 주변 18명 누구도 도움 안 줘
- 착한 소시민, 아내는 척수염 투병 중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뉴욕우리교회 조원태 목사 (유가족 측)

여러분. '한기석'이라는 이름을 아십니까? 며칠 전 미국 뉴욕의 한 전철역에서는 한인 남성이 젊은 흑인 남성에게 떠밀려서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그 피해자가 바로 고 한기석 씨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사건 현장에 있던 사진기자가 철로에 떨어져서 숨지기 직전에 끔찍한 사진을 찍었고요. 뉴욕포스트지가 그 사진을 1면에 실었습니다. 이 ‘남성은 곧 죽습니다’ 라는 제목과 함께 말입니다.
과연 이 보도가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가' 지금 큰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미국 현지 사회의 분위기는 어떤지, 또 유가족의 입장은 어떤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고 한기석씨가 다녔던 뉴욕우리교회의 조원태 목사님이신데, 지금 사고 이후에 유가족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어제 고 한기석 씨 장례예배를 마치셨다고요?

◆ 조원태> 네. 장례예배를 마쳤고요. 이쪽에 많은 뉴욕시민들하고 한인단체들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해서 아주 잘 마쳤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유가족들하고 목사님이 함께 계세요?

◆ 조원태> 우선 미디어 문제인데요. 유가족이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된 것도 형사나 병원 측에서 소식을 전해 들어 안 게 아니라 미 방송 뉴스페이퍼 기자들이 집 앞에 갑자기 쳐들어와서 카메라 플래시 터트리면서, 또 문을 열고 다짜고짜 말을 해가지고.. 그때 유가족들이 처음 알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남편의 죽은 소식을 다른 데를 통해서 제대로 들은 것이 아니라 갑자기 기자들이 쳐들어오면서, 플래시를 터트리면서 알게 됐다고요?

◆ 조원태> 네. 그래서 지금 상당히 많이 당황스러워 하고요. 제가 유가족들을 저희 집으로 모시고 지금 같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지금 목사님이 유가족들을 충격과 스트레스로부터 보호를 하고 계시는 거네요.

◆ 조원태> 네. 그리고 워낙 이분들의 생활이 열악하고요. 평상시에도 사실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런 일이 겹치다 보니까 더 많은 어려움에 지금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상황이 열악하다는 것은 무슨 말씀이실까요?

◆ 조원태> 1975년경에 고 한기석씨께서 아메리칸드림을 가지고 대학교에 유학을 오셨어요. 그리고 여기에서 세탁소 비즈니스를 경영하시다가 세계의 경제불황이나 이런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한 동안 직장을 잃고 Unemployed된 상태에 있었어요.

◇ 김현정> 실업상태였군요.

◆ 조원태> 5년 전에는 또 뜻하지 않게 와이프께서 척수염이라고.. 불치병처럼 취급이 되는 병인데, 척수에 있는 DNA가 파괴돼서 하반신을 거의 쓰지 못하세요. 딸은 대학생인데요. 생계의 어려움 때문에 일도 하고 공부도 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남편까지 이런 사고를 당했으니 그 충격이라는 건 말할 수가 없겠네요.

◆ 조원태> 네.

◇ 김현정> 일단 사고 당시의 정확한 정황이 궁금한데요. 왜냐하면 지금 당시 정황에 대해서 보도들이 좀 엇갈립니다. 어떤 언론에서는 다른 사람하고 시비가 붙은 걸, 그러니까 가해자가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은 걸 고 한기석 씨가 말리다가 그런 봉변을 당했다, 얘기하는 데도 있고요. 또 어떤 곳에서는 고 한기석 씨가 음주상태에서 흑인 가해자하고 시비가 붙어서 그렇게 됐다, 이런 얘기도 있고 정황이 엇갈려요. 뭐가 정확한 건가요?

◆ 조원태> 정확한 거는 당시의 목격자들도 그렇고요. 또 담당했던 의사도 마찬가지인데. 하여튼 거기 어떤 건장한 흑인이 지하철 지하도에서 멈블링이라고 그러는데, 중얼중얼 거리면서 했답니다.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 김현정> 왔다갔다 하면서 중얼중얼 했다?

◆ 조원태> 그래서 고 한기석씨께서 '왜 다른 사람에게 두려움을 주느냐'고 그렇게 가서 말을 했대요. 그러면서 서로 간에 논쟁이 생겼나 봐요. 그러다가 갑자기 이 건장한 남자분이 우리 고인 되는 한기석씨를 밀쳤어요.

◇ 김현정> 철로로요?

◆ 조원태> 거기에서 이제 빠져나오시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시게 됐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음주상태에서 시비가 붙었다, 이런 얘기는 잘못된 거군요?

◆ 조원태> 여러 모로 지금 잘못된 보도가 많이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어제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 주변에 18명이 있었는데 아무도 이 철로로 떨어진 한기석 씨를 도우려고 하지 않았다, 이런 얘기도 들리던데요. 확인해 보셨어요?

◆ 조원태> 네. 지금 여기 미국 사회에서는 두 가지 정도 이슈가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그 상황에서 누구도 도움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 김현정> 왜 우리는 돕지 못했는가.

◆ 조원태> 거기 플랫폼으로 올라온 상태인데, 거기에서 조금만 도움을 제공했어도 이분이 살 수 있었을 텐데.. 또 아마추어 사진기자가 물론 해명은 '지하철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려고 플래시를 터트렸다'고 하지만 여기 뉴욕시민들은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제 그 사고가 난 다음에 많은 분들이 거기에 같이 돕고 그랬다고 해요.

◇ 김현정> 말씀 듣고 보니까 한 사람이 정신이상처럼 불안하게 하니까 그걸 제지하려고 용감한 행동을 하다가 그런 봉변을 당하신 거네요?

◆ 조원태> 네. 그리고 지금 여기 뉴욕에 있는 모든 방송들은 그렇게 방영을 하고 있고요. 뉴스위크에도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사건이 지금 더 큰 공분을 사는 이유는 철로 추락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순간 그 장소에 있었던 사진기자가 그 장면을 찍었습니다. 열차가 달려오고 있고, 고 한기석 씨가 바깥으로 나오려고 몸부림치는데 그 사망하기 직전 사진을 찍었죠. 또 거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걸 신문 1면에 실습니다. 제목을 달았죠. ‘이 남자는 곧 죽습니다’ 라고. 참 잔인한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원태> 지금 사실은 그것 때문에 여기 뉴욕의 시민들도 한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같이 공분을 사고 있고요.

◇ 김현정>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가 지금 공분을 하고 있습니까?

◆ 조원태> 네. 다른 언론사들, 뉴욕타임즈에서도 기사가 나왔는데요. 지금 상당히 이 행동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진을 찍는 거리였다면 충분히 살리고도 남는 시간이 주어져 있었는데, 그 사진을 찍어서 또 언론에 올렸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저희 입장에서는 납득이 되지 않고 있죠. 지금 유가족들은 그걸 보고 너무 큰 충격에 빠져 있어요.

◇ 김현정> 유가족이 봤습니까, 그 사진을?

◆ 조원태> 네.

◇ 김현정> 보셨군요...

◆ 조원태> 인터넷에도 올라오고 그러니까 그걸 또 어떻게 딸이 보게 됐나 봐요. 그래서 지금 사실 그것 때문에 많은 충격에 휩싸여 있는데. 조금씩 하나님의 위로하심으로 안정을 취해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무 관계없는 제가 봐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는데, 이걸 딸이 봤군요.

◆ 조원태> 네. 하여튼 지금 계속 너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고요. 뭐라고 표현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아마 그 장면 자체가 트라우마처럼 오랜 기간 가지 않을까, 그런 염려가 제 마음속에 있기도 하고요.

◇ 김현정> 사진기자는 말을 합니다. '플래시를 터트려서 그 전철운전사한테 알리려고 했다' 이게 가능한 얘기인가요?

◆ 조원태> 그러게요. 저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저뿐만 아니라 뉴욕에 있는 모든 시민들도 '내가 한기석씨가 위기에 처한 자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런 가정을 가지고 저마다 많은 생각을 지금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이렇게 관심을 지금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지금 우리나라에서 우리 교민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정도가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가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반성을 하는 거군요?

◆ 조원태> 네. 이게 지금 어떤 소수의 인종이나, 아니면 인종적인 문제로 갈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고요.

◇ 김현정> 사실 제가 그 질문 지금 드리려고 했어요. 혹시 동양인이어서 소수민족이기 때문에 이렇게 더 흥미 가십거리로 1면에 실린 게 아니냐. 우리를 우습게 본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한국에서는 하거든요?

◆ 조원태> 저는 그렇게 생각은 하지 않고요. 그런 방향으로 나가면 오히려 더 여기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싶어요. 예전에 LA에 있었던 일도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사고를 당한 사람이 백인 주류였다면, 이른바 주류 메이저였다면 과연 그렇게 실으면서 제목까지 달을 수 있었을까요?

◆ 조원태> 그 신문사의 문제인 것 같아요. 다른 신문들은 거기에 대해서 상당히 지금 비판하는 조로 기사를 쓰고 있고요.

◇ 김현정> 일종의 옐로우페이퍼, 황색신문이라는 말씀이신가요. 뉴욕포스트가?

◆ 조원태> 네.

◇ 김현정> 다른 언론까지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 전체의 시각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말씀이십니다. 지금 유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계시는 분이세요. 혹시 유가족들이 이 신문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든지 그럴 계획은 없나요?

◆ 조원태> 그 신문사 소송은 아직은 모르겠고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씀드리기는 좀 그러네요.

◇ 김현정> 뉴욕에서 이 정도 논란거리가 됐으면 뉴욕에 있는 공무원들, 시장이라든지 부시장이라든지 관심을 가졌을 법도 한데, 혹시 아무 연락도 없습니까?

◆ 조원태> 지금 여기 시장도 마찬가지로 표명을 했고요.

◇ 김현정> 입장표명을 했습니까?

◆ 조원태> 그리고 시장 다음으로 유력한 인사인 감사원장 존 리우라고 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어제 저희 교회에 오셔서 유족들도 같이 위로하고, 또 저희 대책회의도 참여하고, 또 저랑 같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 김현정> 한기석 씨가 사고로 세상 떠난 후에는 그래도 외롭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 분이셨어요?

◆ 조원태> 이분은 어려운 삶의 환경이지만 늘 어려움에 당한 사람들을 도우려고 노력했던 분이에요. 저희 교회에서는 가장 어려운 쪽에 속했던 분인데...

◇ 김현정> 가난을 말씀하시는 거죠?

◆ 조원태> 네. 가난하고 여러 가지 형편이요. 그런데 어떤 분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는 시장을 가서 아무도 모르게 그분에게 찾아가 건네 드리고. 그 집사님이 한기석씨가 사주신 고기를 어제 먹으면서 너무 눈물을 흘렸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교회에도 거의 1년 가까이 나오셔서 아무도 없는데 화장실이며 이런 곳들을 다 청소해 주셨던 분이고요.

◇ 김현정> 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분이셨고요.

◆ 조원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려운 상황 보면 눈감지 못하는 분으로 지금 기억을 하고 계시는데. 듣기로는 이분을 돕기 위해서 한인들 사회에서 뭔가 움직임도 있다고요?

◆ 조원태> 한인사회뿐만이 아니라 어제 낮에 감사원장이랑 또 한인회장, 여기에 있는 한인단체장들이 같이 모여서 대책회의를 했습니다. Community Fund Mr. Han 이라고 하는 타이틀을 가지고 '한기석 가족 돕기 위원회'를 설립 했습니다.

◇ 김현정> 한기석씨를 돕기 위한 커뮤니티 펀드네요?

◆ 조원태> 네. 그래서 십시일반으로 지금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국에서도 지금 애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 조원태> 네. 또 한국에서 이렇게 성원해 주셔서 가족들에게 많은 용기가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