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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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05(수) 최지언 군 "성층권까지 풍선 띄워 한반도 촬영한 꼬마과학자"
2012.12.05
조회 168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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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도성초등학교 6학년 최지언 군


헬륨풍선을 날린다면 과연 어디까지 날아갈까. 날아가다, 날아가다 결국에는 어떻게 될까. 궁금해 해본 적 없으십니까, 여러분? 저는 어린 시절에 들고 있던 풍선 놓칠 때마다 그게 참 궁금했는데요. 물론 그냥 궁금하고 말았죠. 그런데 실제로 한 소년이 풍선에다가 카메라를 달아서 하늘로 올려보냈습니다. 그 풍선, 어디까지 갔을까요? 또 그 카메라는 찾았을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어보죠. 서울 도성초등학교 6학년 최지언 군입니다. 지언 군 안녕하세요?

◆ 최지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결과가 궁금해요. 찾았습니까, 그 풍선?

◆ 최지언> 찾았어요.

◇ 김현정> 얼마 만에, 어디서 찾았어요?

◆ 최지언> 5시간 만에 천안에서 날렸는데 태백산맥 넘어가서 평해에서 찾았어요.

◇ 김현정> 와, 5시간 만에. 아니, 그게 태백산맥 넘어서 어디에 떨어진지를 어떻게 알았어요?

◆ 최지언> 거기 중고휴대폰을 넣어둬서 중고휴대폰에서 위치, 그러니까 GPS가 내장돼 있어서 다른 휴대폰에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 김현정> 그래서 그걸 찾아서 카메라를 보니까, 달려 있던 카메라를 보니까 촬영이 뭔가가 돼 있던가요?

◆ 최지언> 네, 아주 잘 돼 있었어요.

◇ 김현정> 뭐가 담겨 있던가요?

◆ 최지언> 일단 지구가 둥글게 나왔고 그리고 동해도 찍혔고 물론 서해쪽에서 날렸으니까 서해와 동해가 동시에 찍혔어요.

◇ 김현정> 저는 그냥 얘기만 들어도 전율이 쫙 느껴지는데 최지언 군이 그 필름 돌려볼 때 기분은 어땠을까, 어땠어요?

◆ 최지언> 진짜 그걸 찾았을 때보다 더 기뻤어요. 그게 제대로 나왔다는 걸 확인했을 때.

◇ 김현정> 막 소리 질렀어요?

◆ 최지언> 그때가 밤이고 주변에 집들도 있고 그래서 소리까지 지를 정도는 아니었어요.

◇ 김현정> (웃음) 아니, 이게 가능하군요?

◆ 최지언> 가능하더라고요.

◇ 김현정> 어떻게, 어떤 계기로 이런 실험을 구상하게 됐어요. 사실은 제가 앞에서도 얘기했습니다만 풍선이 날아가면 날아가는가보다. 어디까지 갈까까지만 생각하지 거기에 카메라 달 생각은 못하는데.

◆ 최지언> 저도 똑같은 생각으로 그게 어디까지 날아갈까. 어렸을 때부터 생각을 했었는데.

◇ 김현정> 지금 몇 살인데요?

◆ 최지언> 12살이요.

◇ 김현정> (웃음) 12살이요. 어렸을 때 언제부터 생각했는데요?

◆ 최지언> (웃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요.

◇ 김현정> 7살 때부터. 그랬는데.

◆ 최지언> 그래서 저는 그때쯤에도 거기다 카메라를 달아서 날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다른 외국이나, 미국이나 그런 데서 성공을 하고 나니까 이게 진짜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날리게 됐어요.

◇ 김현정> 아니, 그러면 보통 우리 일반적인 헬륨풍선에다가 카메라 달면, 카메라가 무겁기 때문에 이게 날아가지 않을 것 같은데 어디다가 달았어요? 위치추적장치하고 카메라하고?

◆ 최지언> 그게 다 합해서 한 500g 정도 되는데요. 그래서 나름 무겁긴 한데 그 풍선이 지름이 2m라서 워낙 크다 보니까 날아갈 수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럼 풍선도 특수제작을 했군요?

◆ 최지언> 겨우 하나 구해서.

◇ 김현정> 어디서, 어디서 겨우 하나 구했어요?

◆ 최지언> 기상청에서 겨우 하나 구해서.

◇ 김현정> (웃음) 기상청에서 협찬해 줬습니까?

◆ 최지언> 이건 진짜 어떻게 하나 구해서.

◇ 김현정> (웃음) 아니, 그러니까 어떻게 하나 구했어요? 최지언 군, 재주도 좋아요.

◆ 최지언> 아니, 아버지가 어떻게 해서 구해 주셨어요.

◇ 김현정> (웃음) 아버지가, 어떻게 해서 구해 주셨어요, 하나를. ‘옜다, 해 봐라!’ 하면서.

◆ 최지언> 사실 중국이나 그런 데서 수입을 해 와야 된대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데가 기상청밖에 없어서. 그게 사실은 풍선은 한 3만원밖에 안 하는데, 우리나라에도 수요량이 얼마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판매를 잘 안해요.

◇ 김현정> 그래서 그 풍선을 기상청만 수입하는데 그걸 하나 어떻게 어렵게 구해서 거기다가 카메라 달고.

◆ 최지언> 진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카메라는 그런 거 구하고 만들기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풍선은 구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 김현정> 풍선 구하는 데 얼마나 걸렸어요, 그럼?

◆ 최지언> 풍선 구하는 게 한 1년 내내 걸렸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찾고 그러는 데는 되게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거기다가 카메라는 어떤 카메라 달았어요?

◆ 최지언> 카메라는 초소형 카메라, 그것도 우리가 자전거 앞에다가 달아두는 카메라가 있어요.

◇ 김현정> 블랙박스 같은 이런 개념.

◆ 최지언> 네, 블랙박스 정도의 크기의. 그게 한 12만원인가, 그 정도 대의 카메라에서는 그게 제일 싸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그 12만원짜리하고, 전화기는?

◆ 최지언> 전화기는 중고.

◇ 김현정> 중고전화기 구하고, 그건 어렵지 않았을 거고. 그러면 합쳐서 돈이, 그래도 초등학생한테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 들었겠네요.

◆ 최지언> 그러니까 한 1년 동안 돈을 모아서.

◇ 김현정> 용돈 모아서?

◆ 최지언> 네.

◇ 김현정> 아니, 부모님이 이런 거 하겠다고 하면 요즘은 막 그냥 ‘아유, 대견하다’ 하면서 돈을 막 지원해 주고 그러지 않아요?

◆ 최지언> 그런데 제가 워낙에 이런 뻘짓을 많이 하다 보니까. (웃음) 하려면 돈을 모아서.

◇ 김현정> (웃음) 또 이거 말고는 뭘 했어요, 최지언 군?

◆ 최지언> 부화기도 만들어보고.

◇ 김현정> 뭐라고요?

◆ 최지언> 달걀 부화시키는.

◇ 김현정> 에디슨이네요, 이 친구가 보니까. 부화기도 만들고, 실패했어요?

◆ 최지언> 현재 진행중이에요.

◇ 김현정> 진행중인 거 있고.

◆ 최지언> 그리고 여러 개 분해도 많이 해 보고.

◇ 김현정> (웃음) 그러니까 부모님도 또 풍선 하나 띄워본다고 하니까, “그래, 뭐 해 보려면 해 봐라, 그러면 네가 돈 모아서 해라”, 이렇게 된 거군요.

◆ 최지언> 네.

◇ 김현정> 그러면 떡볶이도 먹고 싶고 오락도 하고 싶고 용돈 쓰고 싶을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닐 텐데, 12살 소년이. 그 돈을 모아가면서까지, 그렇게까지 풍선이 날리고 싶던가요?

◆ 최지언> 솔직히 그렇게 다른 것도 많이 하고 싶었는데, 중간에 솔직히 쓰기도 했어요.

◇ 김현정> (웃음) 쓰기도 했어요. 써 가면서 모아서 좀 오래 걸렸군요, 기간이.

◆ 최지언> 어찌어찌해서 돈이 모아져서.

◇ 김현정> 그런데 저는 궁금해요. 저는 과학을 잘 몰라요. 궁금한 게, 그 풍선이 올라가요. 올라가다가 어느 정도가 되면 터지지 않습니까?

◆ 최지언> 네, 터지죠.

◇ 김현정> 그러면 터지고 나서 어떻게 카메라고 하고 휴대전화는 그냥 뚝 떨어지는 거 아니에요?

◆ 최지언> 낙하산을 달아둬서 걔가 떨어져도 안전하게.

◇ 김현정> 낙하산은 그러면 어떻게 만들었어요?

◆ 최지언> 원래 다른 외국에서 하는 사람들은 전문제작을 해서 한다고 그러는데 저는 그냥 집에 망가진 우산으로 제작을 했어요.

◇ 김현정> 우산으로. 그게 되는군요. 좀 만화 같은 이야기 같은데, 저는.

◆ 최지언> 되더라고요.

◇ 김현정> 되는군요, 이게. 최지언 군 대단합니다. 꿈은 당연히 과학자죠?

◆ 최지언> 꼭 과학자라고 할 수도... 과학에도 여러 직업들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아직은 꿈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딱 꿈이 이거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꿈은 없어요.

◇ 김현정> 이제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좀더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뭔가 생각을 해 봐야죠. 12살인데. 그렇죠?

◆ 최지언> 네.

◇ 김현정> 이제 풍선도 띄웠으니까 그 다음, 또 다른 목표가 있겠네요?

◆ 최지언> 부모님은 공부하라고는 하는데, 그런데 솔직히 아직은 이제 여기에만 집중하다가 끝났으니까 아직은 다른 건 정해진 건 없는데 뭔가 또 생기겠죠, 조금 있으면.

◇ 김현정> 공부는 언제 해요?

◆ 최지언> 공부도 해야죠.

◇ 김현정> 공부도 해야죠. (웃음)

◆ 최지언> 이것도 몇 달 걸려서 만든 거니까.

◇ 김현정> 아니, 공부라는 게 꼭 책상에 앉아서 뭘 베껴써야지만 하는, 그게 공부가 아닙니다. 지금 살아있는 공부 하고 있는 거예요, 지언 군. 이 꿈 잃지 마시고요. 우리 최지언 군은 이렇게 발사에 성공했는데 나로호는 얼마 전에 우주로 날아가는 꿈, 또 안 됐어요. 보면서 많이 속상했죠, 우리 지언 군은?

◆ 최지언> 저는 그게 실패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그게 나중에 또 성공을 하기 위해서 이번에 말 그대로 연기가 된 거니까 그렇게 실망은 하지 않았어요.

◇ 김현정> 낙심하진 않는다는 말이에요. 맞아요, 맞아요. 지언 군 빨리 커서 나로호보다 몇 배 더 훌륭한 위성을 우리 기술로 좀 만들어 주세요. 미리 부탁합니다. (웃음)

◆ 최지언> 네.

◇ 김현정> 참 말도 잘하네요. 12살 소년, 과학소년. 우리가 궁금한 그것을, 우리는 못한 일을 실현했습니다. 최지언 군.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요. 유명해지면 누나 잊지 마세요.

◆ 최지언> (웃음)

◇ 김현정> (웃음) 고맙습니다.